부산지방법원 동부지원판결

부산지방법원 동부지원 2024. 10. 31. 선고 2023가단129349 판결

2023

주문

1.

피고(반소원고)는 원고(반소피고)에게 15,269,078원과 이에 대하여 2022. 11. 2.부터 2024. 10. 31.까지 연 5%,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2.

원고(반소피고)의 나머지 본소청구와 피고(반소원고)의 반소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3.

본소 및 반소 소송비용은 각자 부담한다.

4.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1.

기본적 사실관계

아래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1, 2, 3, 16호증, 을3 내지 6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이를 인정할 수 있다.

○

원고는 부산 기장군 C 소재 수산물 도소매업체인 ‘D’을 운영하고 있는데, 피고는 2022. 7. 21. 원고와 사이에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그 이래 위 업체의 화물차량을 이용하여 바다장어 유통, 활어차 배달 업무 등을 수행하여 왔다. 다만, 피고는 종전부터 부산 기장군 E 소재 배달대행서비스 업체인 ‘F’를 운영해 왔는데 원고 업체에 위와 같이 취업한 이후에도 위 배달대행서비스 업체를 계속 운영하였다.

○

피고는 2022. 11. 2. 10:40경 원고 소유의 활어운반차량인 (차량번호 1 생략) 6톤 화물차량(이하 ‘이 사건 피해차량’이라 한다)을 운전하여 부산 기장군 기장읍 이천리 118 일괄IC에서 31번 국도의 1차선에서 동백방향으로 진행하던 중 졸음운전을 하는 바람에 전방에 도로 잡초제거 작업을 위하여 정차 중이던 트럭의 뒷부분을 그대로 들이받아 이로 인하여 대퇴골절, 요골 골두 골절, 척골 몸통의 골정, 정강이뼈 골절 및 얼굴 열상의 부상을 입고 이 사건 피해 차량이 크게 파손되는 교통사고를 야기하였다(이하 ‘이 사건 졸음운전 사고’라 한다).

○

피고는 이 사건 졸음운전 사고로 입게 된 부상에 관하여 산업재해보상보험법에 따라 산업재해로 인정받아 2022. 11. 2.부터 2024. 4.경까지 부산대학교병원 등에서 요양치료를 받고, 근로복지공단으로부터 휴업급여 38,233,600원, 요양급여 47,680,570원, 장해급여 24,001,090원을 지급받았다.

2.

본소청구에 관한 판단

가.

원고의 본소 청구원인 및 주장 요지

(1)

이 사건 졸음운전 사고는 오로지 피고의 잘못으로 일어난 것이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위 사고로 인한 ① 이 사건 피해차량 수리비 5,250만 원(부가가치세 포함, 이하 같다), ② 부품비용 12,003,816원, ③ 활어통 수리비 130만 원, ④ 차량 대차비용 835만 원, ⑤ 차량 보험료 상승분 7,545,390원, ⑥ 위자료 1,000만 원 등 합계 91,699,206원을 손해배상 하여야 한다.

(2)

피고는 원고로부터 2022. 11월분 급여 300만 원을 미리 지급받고서도 위 사고 이후 전혀 원고 업체에 근무하지 않았으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부당이득으로 300만 원을 반환하여야 한다.

나.

판단

(1)

원고의 위 가.(1)항 주장 부분에 관하여 본다.

○

일반적으로 사용자가 피용자의 업무수행과 관련하여 행하여진 불법행위로 인하여 직접 손해를 입었거나 그 피해자인 제3자에게 사용자로서의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한 결과로 손해를 입게 된 경우에 있어서, 사용자는 그 사업의 성격과 규모, 시설의 현황, 피용자의 업무내용과 근로조건 및 근무태도, 가해행위의 발생원인과 성격, 가해행위의 예방이나 손실의 분산에 관한 사용자의 배려의 정도, 기타 제반 사정에 비추어 손해의 공평한 분담이라는 견지에서 신의칙상 상당하다고 인정되는 한도 내에서만 피용자에 대하여 손해배상을 청구하거나 그 구상권을 행사할 수 있다(대법원 1991. 5. 10. 선고 91다7255 판결, 대법원 2009. 11. 26. 선고 2009다59350 판결 등 참조)

○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이 사건 졸음운전 사고는 피고의 과실로 발생한 것이므로, 피고는 채무불이행책임 또는 불법행위책임에 기하여 원고에게 위 사고로 입게 된 이 사건 피해차량의 수리비 손해 등을 배상할 책임이 있고, 이 사건 변론에서 알 수 있는 원고 업체의 성격과 규모, 원고와 피고의 관계, 원고의 사용자로서의 지휘·감독 책임 및 배려의 정도(특히 아래 3의 나.항에서 보는 바와 같이 위 사고 전날 원고가 피고에게 밤늦게까지 장거리 운전 등의 업무를 하도록 하고 다음날 아침 일찍부터 운전 및 배달 업무를 하도록 한 점), 피고의 업무 내용, 위 사고의 경위와 원인, 사고 발생 후의 경과, 피고의 주의의무 위반 정도, 피고의 부상 정도와 피해 차량의 파손 상태 및 수리 내역 등 기타 제반 사정에 비추어 보면, 피고의 책임을 전체 손해액의 20% 정도로 제한함이 상당하다.

○

이상의 사정을 종합하면, 피고가 원고에게 배상해야 할 손해는 아래에서 보는 바와 같이 합계 12,269,078원이 된다.

①

이 사건 피해차량 수리비 5,250만 원(갑6호증, 이 법원의 주식회사 G에 대한 사실조회 회신)

②

부품비용 12,003,816원: 위 증거들에 의하면 이 비용은 피해차량의 수리비에 포함되어 있으므로, 이를 중복하여 인정할 수 없음

③

활어통 수리비 130만 원(다툼 없음)

④

차량 대차비용 835만 원: 원고가 피해차량에 대하여 실제 대차 하였다고 볼 만한 증거자료가 없으므로 이 손해를 인정할 수 없음

⑤

차량 보험료 상승분 3년간 합계 7,545,390원(이 법원의 H 주식회사에 대한 사실조회결과 및 변론 전체의 취지)

⑥

위자료 1,000만 원: 원고의 경우 이 사건 사고로 인한 피해차량의 수리비 등 재산상 손해를 전보 받는 외에 정신적 손해를 배상받을 만한 특별한 사정이 있다고 볼 수 없으므로 위자료를 인정하지 않음

⑦

위 사고로 인한 원고의 재산상 손해는 합계 61,345,390원(5,250만 원 +130만 원+7,545,390원)이 되고, 거기에다가 위 사고에 관한 피고의 책임제한비율을 고려하면 12,269,078원(61,345,390원×0.2)이 된다

(2)

원고의 위 가.(2)항 주장 부분에 관하여 본다.

이 부분에 대하여는 피고가 다투지 아니하고 이를 인정하고 있으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선불 급여금 상당의 부당이득금 300만 원을 지급할 책임이 있다.

(3)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합계 15,269,078원(손해배상금 12,269,078원+부당이득금 300만 원)과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책임이 있다.

3.

반소청구에 관한 판단

가.

피고의 반소 청구원인 및 주장 요지

(1)

원고는 이 사건 졸음운전 사고 전날인 2022. 11. 1. 오전 4시경부터 그 다음날 오전 2시경까지 피고에게 근로기준법상의 1일 근로시간 8시간을 넘어 22시간 동안 이 사건 피해 차량으로 장거리 운전(완도까지 왕복 운전)을 하고 통발 및 바다 장어 상·하차 작업 등을 하도록 하였을 뿐만 아니라 그와 같은 과로 상태에 있는 피고로 하여금 사고 당일 아침 일찍부터 위 차량을 운전하여 거래처에 바다장어를 배달하도록 지시하는 등으로 근로기준법 및 산업안전보건법상의 사용자 내지 사업주의 피용자에 대한 보호의무를 위반하였음은 물론, 사용자의 근로계약에 수반되어 신의칙상 요구되는 피용자에 대한 보호의무를 해태함으로써 결국 피고로 하여금 이 사건 졸음운전 사고에 이르게 하였다.

(2)

따라서 원고는 불법행위책임 또는 채무불이행책임에 기하여 피고에게 위 사고로 입게 된 일실수입 349,619,668원, 향후치료비 658만 원, 위자료 5,000만 원을 손해배상 하여야 한다.

나.

판단

○

사용자는 근로계약에 수반되는 신의칙상의 부수적 의무로서 피용자가 노무를 제공하는 과정에서 생명, 신체, 건강을 해치는 일이 없도록 인적·물적 환경을 정비하는 등 필요한 조치를 강구하여야 할 보호의무를 부담하고, 이러한 보호의무를 위반함으로써 피용자가 손해를 입은 경우 이를 배상할 책임이 있으며, 그 보호의무의 구체적인 내용은 근로자의 직종, 노무내용, 노무제공장소 등 보호의무가 문제되는 당해 구체적 상황 등에 따라 결정되어야 한다. 보호의무위반을 이유로 사용자에게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하기 위하여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사고가 피용자의 업무와 관련성을 가지고 있을 뿐 아니라 또한 그 사고가 통상 발생할 수 있다고 하는 것이 예측되거나 예측할 수 있는 경우라야 할 것이고, 그 예측가능성은 사고가 발생한 때와 장소, 사고가 발생한 경위 등 관계 기타 여러 사정을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01. 7. 27. 선고 99다56734 판결, 대법원 2006. 9. 28. 선고 2004다44506 판결 등 참조).

○

피고의 위 가.(1)항 주장에 관하여 본다.

(1)

갑12, 14호증의 각 기재와 증인 I, J의 각 증언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피고는 원고의 업무 지시에 따라 2022. 11. 1. 04:30경 전후에 원고 업체에 출근한 다음 이 사건 피해 차량을 운전하여 07:30경 창원시 진해구 부둣가에 도착하여 장어통발을 위 차량에 싣는 작업을 마치고 09:00경 전남 완도로 출발한 사실, 피고는 그날 12:30경 완도항 2부두에 도착하여 원고의 어선인 ‘K’가 지연 입항한 15:00경까지 대기하고 있다가 그 후부터 2시간가량 선원 및 거래처 직원과 함께 통발을 위 어선에 옮기고 어획한 바다장어를 뜰채로 위 차량에 옮겨 싣는 작업을 한 사실, 피고는 위 작업을 마친 후 17:00경 위 차량으로 완도항에서 출발하여 약 5시간 30분 동안 운전하여 22:30경 전후에 원고 업체에 도착한 사실, 이후 피고는 위 차량에 싣고 온 바다장어를 원고 업체의 수조에 옮기는 작업 등을 하고 그 다음날 01:00경 퇴근, 귀가한 사실, 피고는 원고의 업무 지시에 따라 2022. 11. 2. 06:30경에 원고 업체로 출근하여 수조에 보관 중이던 바다장어를 위 차량에 싣고 운전해 가서 09:00경 부산 사상구에 있는 바다장어 가공공장에 납품한 사실, 그 후 피고는 그 날 10:00경 위 차량을 운전하여 원고 업체로 복귀하던 중 10:40경 졸음운전을 하다가 위 사고를 야기한 사실이 인정된다.

(2)

그런데 비록 피고가 이 사건 사고 전날 원고 업체에서부터 전남 완도까지의 장거리 운전을 포함하여 1일 근로시간 8시간을 초과하여 근무하였다 하더라도, 앞서 든 각 증거에서 알 수 있는 아래와 같은 사정을 종합해 볼 때, 위 인정사실이나 피고 제출의 증거자료만으로는 원고가 근로기준법, 산업안전보건법 또는 신의칙상 사용자로서의 피용자에 대한 보호의무를 위반하였다거나 이로 인하여 피고의 이 사건 졸음운전 사고를 초래하였다고 인정하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충분한 증거자료가 없으므로, 원고가 피고에 대하여 불법행위책임 또는 채무불이행책임에 기하여 위 사고에 관한 손해배상책임을 진다고 할 수 없다.

①

원고와 피고 사이의 근로계약서에는 소정 근로시간이 오전 7시부터 작업 종료시까지, 근무일이 매주 6일로 되어 있고, 피고를 포함한 원고 업체 소속 직원들은 주 1회 정도 8시간을 근무하며, 나머지 날은 하루 4시간 정도 근무를 해왔으며, 원고 업체의 업무특성상 근로시간이 유동적이지만 근로기준법상의 주당 40시간을 넘지는 않았다.

②

피고는 평소 원고 업체에서의 근무를 마치면 다시 피고 업체의 업무를 해왔는데, 그 동안 원고에게 원고 업체에서의 업무 과중이나 과로를 호소한 바 없다.

③

원고는 장거리 운전을 앞둔 이 사건 사고 이틀 전에도 피고에게 휴식하게끔 하고 과로를 염려하여 통상의 경우 다른 직원들이 하는 것처럼 그날 저녁 전에 완도 쪽으로 이동하도록 권유하였는데, 피고가 피고 업체의 업무 관계로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다음날 새벽 일찍 출발하겠다고 하였다.

④

이 사건 사고 전날에 이루어진 완도까지의 장거리 왕복 운전 등의 업무는 대략 하루 12시간 남짓 소요되는 업무로서 보통은 직원들이 그 전날 출발하여 장거리 운전 부담을 줄이고 대기시간 등에 틈틈이 휴식을 하여 왔다.

⑤

피고의 경우 위와 같이 12시간 이상이 소요되는 장거리 운전 등의 업무는 근무기간 동안 처음으로 주어졌고, 피고의 의사에 따라 당일 새벽 일찍 출발하게 되었으며, 이동 과정이나 대기시간 등에 틈틈이 휴식하였거나 휴식할 수 있었다.

⑥

피고는 이 사건 사고 당일 위 업무를 01:00경에 마치고 귀가하여 원고의 업무 지시에 따라 06:30경 출근하였는데, 그 시간 경과에 비추어 피고는 4-5시간 정도 수면시간을 가졌다고 볼 수 있다.

⑦

이와 같은 상황에서 원고는 피고가 아침 시간에 이 사건 피해차량을 시내에서 운전하면서 업무상 과로로 인하여 이 사건 졸음운전 및 이에 따른 교통사고를 초래할 것이라고 쉽사리 예상하기는 어려웠을 것으로 보인다.

○

따라서 이와 다른 전제에서 나온 피고의 손해배상 청구 및 주장은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이를 받아들일 수 없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본소청구에 기하여, 피고는 원고에게 15,269,078원과 이에 대하여 2022. 11. 2.부터 피고가 항쟁함이 상당한 이 판결 선고일인 2024. 10. 31.까지 민법이 정한 연 5%,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따라서 원고의 본소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고, 원고의 나머지 본소청구 및 피고의 반소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박민수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