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지방법원 동부지원판결

부산지방법원 동부지원 2025. 11. 27. 선고 2024가합101000 판결

정년보장교수 지위 확인의 소

주문

1.

원고들의 주위적 및 예비적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당사자의 지위

피고는 F대학교(이하 ‘이 사건 대학교’라고 한다)를 운영하는 학교법인이고, 원고들은 이 사건 대학교의 교수들로서, 원고 A는 2008. 9. 1.에, 원고 B은 2009. 3. 1.에, 원고 C는 2010. 3. 1.에, 원고 D은 2011. 3. 1.에 각 이 사건 대학교 전임강사로 신규임용되어 근무하다가, 원고 A는 2014. 9. 1.자로, 원고 B은 2015. 9. 1. 자로, 원고 C는 2016. 3. 1.자로, 원고 D은 2017. 3. 1.자로 각 부교수로 승진임용되었다.

나.

피고의 원고들에 대한 정년보장임용 거부처분

1)

원고들은 부교수로 승진되고 나서 여러 차례 피고에게 이 사건 대학교의 정년보장교수에 임명해달라고 신청하였는데, 피고는 별지 1 내지 4 기재와 같이 원고들의 정년보장임용 신청을 모두 받아주지 않았다(피고가 원고들에 대하여 한 별지 1 내지 4 기재 각 처분을 통틀어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

2)

원고들은 모두 2013. 2. 28. 이전에 임용된 자들로 이 사건 처분 당시 아래 피고의 교원인사관리규정상 정년보장심사기준 [별표 1-1](이하 ‘이 사건 심사기준표’라고 한다)의 필수연구업적 점수, 교육업적 점수 등 정량평가 기준은 모두 충족하였다.

[별표1-1] 재임용·승진임용·정년보장임용 심사기준(일반형) [2013. 2. 28. 이전 임용자]

다.

관련 규정

이 사건과 관련 있는 피고의 정관, 교원인사관리규정은 별지 5 기재와 같다(그 중 교원인사관리규정은 2014. 8. 25. 개정되면서 정년보장임용 평가기준에 정성평가가 새로 추가되었는데, 원고들이 그 효력 여부를 다투고 있으므로 위 개정 전․후의 규정을 모두 기재하였다, 이하 피고의 정관을 ‘이 사건 정관’, 2014. 8. 25. 개정되기 전 피고의 교원인사관리규정을 ‘구 교원인사관리규정’, 2014. 8. 25. 개정된 후 피고의 교원인사관리규정을 ‘개정 교원인사관리규정’이라 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7호증(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 을 제1, 2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원고들의 주장

피고는 2014. 8. 25. 교원인사관리규정을 개정하면서 기존의 정량평가 외에 정성평가 항목을 추가하고, 정량평가에 있어서도 이 사건 심사기준표의 영역별 최저평점을 대폭 상향하였으며, 정년보장임용절차를 재임용 절차와 별도로 규정하여 종전에 재임용 절차를 준용함으로써 인정하였던 사전 통지권, 신청권, 사후 통지권 등을 삭제하였다. 이는 취업규칙을 근로자에게 불이익하게 변경한 경우에 해당하는데, 원고들을 포함한 이 사건 대학교 교수 과반수의 동의를 받지 않아 근로기준법 제94조 제1항을 위반하였으므로 원고들에게 개정 교원인사관리규정은 무효이다.

그렇다면 이 사건 처분과 관련하여 구 교원인사관리규정이 적용된다고 할 것인데, 이 사건 정관 제43조 제2항 제2호, 구 교원인사관리규정 제9조 제1항 제2호, 제30조 제3항에 따르면 피고는 이 사건 심사기준표를 충족하는 부교수에 대하여 정년보장임용을 할 의무가 있다. 그런데 피고는 이에 반하여 이 사건 심사기준표를 충족하는 원고들에 대하여 정년보장임용을 거부하는 이 사건 처분을 하였으므로, 주위적으로 이 사건 처분의 무효 확인(단, 원고들마다 먼저 있었던 거부처분이 무효인 경우에는 그 이후의 거부처분에 대하여는 무효를 주장하지 않음, 즉 나머지 거부처분은 먼저 있었던 처분의 예비적 주장) 및 원고들이 이 사건 대학교의 정년보장교수의 지위에 있다는 것의 확인을 구하고, 예비적으로 아직 원고들이 이 사건 대학교의 정년보장교수의 지위에 있지 않다면, 피고가 원고들을 이 사건 대학교의 정년보장교수에 임용할 것을 구한다.

설령 피고가 이 사건 심사기준표를 충족하는 부교수에 대하여 정년보장임용을 할 의무가 없고, 이에 대하여 재량권이 인정된다고 하더라도 피고의 이 사건 처분은 구 교원인사관리규정 제31조가 준용하는 재임용절차를 따르지 않은 절차상 하자가 있고, 정년보장대상자를 총장이 자의적으로 선정함으로써 재량권을 일탈한 위법이 있어 여전히 무효이다.

3.

피고의 본안전항변에 관한 판단

피고는 정년보장임용이 학교법인의 의무사항이 아니고 원고들에게 정년보장임용에 대한 법규상의 권리나 조리상 기대권이 없으므로, 피고의 원고들에 대한 이 사건 처분은 법적으로 다툴 수 있는 처분에 해당하지 않아 원고들의 이 사건 소는 각하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살피건대 개정 교원인사관리규정 제30조, 제30조의2, 제31조에서 교원의 정년보장임용 절차를 규정하고 있으므로 원고들은 정년보장임용에 대하여 합리적 기준에 의한 공정한 심사를 요구할 권리를 가진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원고들은 이 사건 처분에 대하여 법적으로 다툴 수 있고 이 사건 처분에 관한 무효확인을 구할 이익도 있다고 봄이 타당하다. 피고의 위 본안전항변은 이유 없다.

4.

본안에 관한 판단

가.

개정 교원인사관리규정이 근로기준법 제94조 제1항을 위반하여 원고들에 대하여 무효인지 여부

피고의 교원인사관리규정은 아래와 같은 이유로 근로기준법 소정의 취업규칙이라고 보기 어렵고, 따라서 개정 교원인사관리규정이 교원 과반수의 집단적 동의 등 근로기준법 제94조 제1항에 정한 절차를 거쳐야만 원고들에 대하여 효력이 생긴다고 볼 수는 없다. 원고들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①

근로기준법의 취업규칙은 사용자가 근로자의 복무규율과 임금 등 당해 사업의 근로자 전체에 적용될 근로조건에 관한 준칙을 규정한 것을 말하는 것으로, 취업규칙은 사용자가 다수의 개별적 근로관계의 처리상 편의를 위하여 근로계약의 내용이 되는 사항을 일방적으로 정하는 것이고, 근로기준법이 종속적 노동관계의 현실에 입각하여 실질적으로 불평등한 근로자의 입장을 보호․강화하여 그들의 기본적 생활을 보호․향상시키려는 목적의 일환으로 그 작성을 강제하고 이에 법규범성을 부여한 것이다(대법원 1977. 7. 26. 선고 77다355 판결 등 참조).

②

한편 헌법 제31조 제4항의 대학의 자율은 헌법 제22조 제1항이 보장하는 학문의 자유의 확실한 보장수단으로서, 대학에 부여된 헌법상의 기본권이다. 대학의 자율은 대학시설의 관리․운영만이 아니라 전반적인 것이라야 하므로 연구와 교육의 내용, 그 방법과 대상, 교과과정의 편성, 학생의 선발과 전형 및 특히 교원의 임면에 관한 사항도 자율의 범위에 속한다(헌법재판소 1998. 7. 16. 선고 96헌바33 등 전원재판부 결정 참조).

③

피고는 이 사건 대학교를 운영하는 학교법인이고, 피고의 교원인사관리규정은 피고가 교원 재임용, 승진임용 및 정년보장임용 등에 관하여 가지는 재량권을 행사할 때 교원의 업적을 평가하기 위하여 구체적인 평가항목, 평가지표 등을 정한 것으로 취업규칙에 명시되는 근로조건과는 그 성격이 다르다. 또한, 이를 근로기준법의 취업규칙으로 본다면, 그 변경시 교원들의 집단적 동의 여부에 따라 기존 교원과 새로 임용되는 교원 사이에 재임용, 승진임용 및 정년보장임용에 관하여 서로 다른 기준이 적용될 여지가 있게 되고, 오히려 재임용, 승진임용 및 정년보장임용의 기준이 불확실해지거나 심사방법의 예측가능성이 떨어져 사립학교법의 취지에 반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이에 사립학교법에도 재임용, 승진임용 및 정년보장임용 평가기준에 대하여 근로기준법의 취업규칙에 관한 규정을 준용한다고 정하고 있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나.

피고에게 정년보장임용 의무가 있는지 여부

사립학교 교원에 대한 승진임용행위는 승진된 직명의 교원을 새로이 임용하는 것으로서 새로운 신분관계의 설정이고, 그 승진임용계약의 성질이 사법상의 고용계약에 다름 아닌 점, 또한 일반적으로 대학교수 등에게는 고도의 전문적인 학식과 교수능력 및 인격 등을 갖출 것이 요구되는 만큼 임용권자에게 이런 사정을 참작하여 승진임용 여부를 결정할 수 있는 재량을 인정하여야 할 필요가 있는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비록 어느 교원이 승진임용 요건을 모두 갖추었다 하더라도, 사립학교법이나 학교법인의 인사규정 등에 승진임용의무를 지우는 규정이 있다는 등의 특단의 사정이 없는 한 그의 승진임용 여부는 사법상 계약의 일방 당사자로서 임용권자의 자유재량에 맡겨져 있을 뿐, 임용권자에게 그 승진임용대상인 교원을 반드시 승진임용할 의무가 있다고 볼 수 없고(대법원 1997. 12. 23. 선고 97다25477 판결 등 참조), 이는 정년보장임용의 경우도 마찬가지라 할 것이다.

위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을 보건대, 앞서 인정한 사실과 앞서 든 증거들에 의하면 이 사건 정관 제43조 제2항은 “부교수의 경우 3년 이내의 기간을 정하여 임용하되, 2013. 2. 28. 이전에 임용되어 관련 규정에 의거 정년보장의 요건을 갖춘 경우에는 정년까지 임용한다”고 규정하고 있는 사실, 개정 교원인사관리규정 제9조 제1항 제2호는 “법인 정관이 정하는 바에 따라 부교수는 계약으로 정하는 3년 이내의 기간으로 하되, 2013. 2. 28. 이전에 임용되어 제30조 제3항<1>의 요건을 갖춘 경우 정년까지 임용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제30조 제1항은 교수 승진임용대상자와 2013. 2. 28. 이전에 임용된 교원 중 부교수 승진임용대상자를 정년보장임용 대상교원으로 정하고, 같은 조 제2항은 정년보장심사기준으로 이 사건 심사기준표를 정하고 있으며, 제8조의2는 “신규임용, 재임용, 승진임용, 정년보장임용 등 교원인사 행정을 시행함에 있어서는 정량평가와 정성평가를 병행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는 사실, 제30조의2 제1항은 “정년보장 임용 여부를 심사함에 있어서 합리성과 공정성을 기하기 위하여 정년보장심사위원회를 둔다”, 같은 조 제3항은 “정년보장심사위원회는 재적위원 과반수의 출석으로 개회하고, 출석위원 과반수의 찬성으로 의결한다”고 규정하고 있는 사실이 인정된다.

위와 같이 정년보장임용은 정년보장심사위원회의 심사를 받아야 하고, 정년보장심사위원회는 출석위원 과반수의 찬성으로 의결을 하도록 한 점, 정년보장심사기준은 정량평가인 이 사건 심사기준표 외에 정성평가도 반영되는 점, 교원의 지위 자체에 관한 재임용 여부도 임용권자인 학교법인의 자유재량행위에 속하는데(대법원 1997. 6. 27. 선고 96다7069 판결 등 참조), 정년보장임용 여부는 재임용거부와 같이 교원의 지위를 박탈하는 것도 아니고, 교원정원, 보직교수의 수, 학생 수와 학교법인의 재정을 비롯한 학교법인에 대한 경영적 평가 등 여러 가지 사정을 참작하여 학교법인으로 하여금 정년보장임용 여부를 결정할 수 있는 재량을 인정하여야 할 필요가 있는 점, 기타 이 사건 정관과 개정 교원인사관리규정의 문언과 종합적인 체계를 종합하면, 2013. 2. 28. 이전에 임용되어 부교수로 승진임용 된 원고들과 같은 교원 중 정년보장의 요건을 갖추었다는 의미는, 단순히 이 사건 심사기준표에 정한 정량평가 기준을 충족하였다는 것이 아니라 정년보장심사위원회의 심사에서 정년보장임용 대상자로 선정되었다는 것을 뜻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원고들이 이 사건 처분 당시 이 사건 심사기준표로 정한 정량평가 요건을 모두 충족하였다고 하더라도, 이 사건 정관 및 개정 교원인 사관리규정에 따라 원고들이 당연히 이 사건 대학교의 정년보장교수로서의 지위를 갖는다거나 또는 피고가 원고들에 대하여 이 사건 대학교의 정년보장교수로 임용할 의무를 부담한다고 할 수 없다. 원고들의 위 주장도 이유 없다.

다.

원고들의 청구에 대한 당부

원고들은 자신들에게 개정 교원인사관리규정이 무효이고, 이 사건 정관과 구 교원인사관리규정에 따르면 이 사건 심사기준표의 요건을 모두 충족한 원고들은 당연히 이 사건 대학교의 정년보장교수의 지위에 있거나, 적어도 피고에게 원고들을 이 사건 대학교의 정년보장교수로 임용할 의무가 있다고 주장하면서, 주위적으로 이 사건 처분의 무효 및 원고들이 이 사건 대학교의 정년보장교수의 지위에 있다는 것의 확인을 구하고, 예비적으로 피고가 원고들을 이 사건 대학교의 정년보장교수에 임용할 것을 구한다. 그런데 원고들의 위와 같은 주장이 모두 이유 없음은 앞에서 본 바와 같으므로, 그와 다른 전제에 선 원고들의 위 주위적 및 예비적 청구는 모두 이유 없다.

한편 원고들은 피고에게 정년보장임용에 대하여 재량권이 인정된다고 하더라도 피고의 이 사건 처분은 구 교원인사관리규정 제31조가 준용하는 재임용절차를 따르지 않은 절차상 하자가 있고, 정년보장대상자를 총장이 자의적으로 선정함으로써 재량권을 일탈한 위법이 있어 무효라고 주장한다. 살피건대, 개정 교원인사관리규정은 제31조로 재임용절차와 별도로 정년보장임용절차를 규정하고 있으므로 이 사건 처분 당시 재임용절차를 따르지 않았다고 하여 절차상 하자가 있다고 할 수 없고, 원고들이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가 이 사건 처분 당시 재량권을 현저하게 일탈․남용하여 이 사건 처분이 합리적인 기준에 기초한 공정한 심사가 결여되어 그 사법상 효력 자체를 부정하는 것이 사회통념상 타당하다고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원고들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고, 이를 전제로 하여 원고들이 주위적 청구로 구하고 있는 이 사건 처분의 무효 확인 청구도 이유 없다.

5.

결론

그렇다면 원고들의 주위적 및 예비적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오승준(재판장) 강태호 김효연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