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지방법원 동부지원판결

부산지방법원 동부지원 1998. 9. 9. 선고 97가단1985 판결

주문

1.

피고가 1996. 10. 30. 원고에 대하여 한 해고처분은 무효임을 확인한다.

2.

피고는 원고에게 1996. 10. 1.부터 원고를 복직시킬 때까지 매월 금 1,057,818원씩의 금원을 지급하라.

3.

소송비용은 피고의 부담으로 한다.

4.

제2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1.

기초사실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제4호증, 을제7호증, 을제10호증, 을제11호증, 을제13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의 전취지를 종합하여 다음과 같은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가.

여객운수사업 등을 목적으로 하는 회사인 피고회사는 1996. 6. 8. 원고를 시내버스 운전기사로 채용하여 근무하게 하였다.

나.

원고가 1996. 9. 10. 피고회사의 노동조합이 실시하는 교양교육에 참석하였으나 그 이후 실시된 청소작업에 불참함으로써 노동조합의 총무인 소외 C과 말다툼을 하게되었고 원고가 밤 늦게 위 C의 집으로 전화를 거는 등 양인 사이에 분쟁이 심화되었다.

다.

그 후 피고회사는 1996. 9. 19. 원고에게 이력서 등 입사 관련 서류를 반환하고 1996. 10. 23. 원고에게 원고의 귀책사유를 원인으로 한 징계위원회를 개최한다는 내용의 통지를 하였다.

라.

피고회사는 1996. 10. 30. 피고회사의 회의실에서 원고를 참석시킨 가운데 징계위원회를 개최하여 원고가 이력서에 경력을 허위로 기재하였다는 점과 이를 은폐하기 위하여 피고회사의 직원들에게 향응과 금품을 제공하였다는 점을 비위사실로 하여 원고를 해고하였다.

2.

해고무효확인청구에 대한 판단

가.

당사자의 주장

원고는 위 해고의 정당한 사유가 없으므로 위 해고처분이 무효라고 주장함에 대하여, 피고회사는 1) 원고가 과거 소외 D 주식회사(이하 소외 D이라고 한다)에 취업하기 위하여 그 회사의 업무과장이었던 소외 E에게 금품을 제공하고 위 D에 입사하였다가 그 금품수수 사실이 밝혀짐으로 인하여 4개월 후 위 D을 퇴직하게 된 사정이 있었던바, 피고회사에 입사하면서 위 D 근무 경력을 누락하는 방식으로 이력서를 허위로 기재하였고, 2) 원고는 이와 같은 이력서 허위기재 사실을 은폐하기 위하여 피고회사의 직원인 소외 F, G, H을 나이트클럽으로 초대하여 향응을 제공하였고, 3) 원고에 대한 징계절차가 진행되자 원고는 다시 피고회사의 노동조합장인 소외 I의 집을 방문하여 해고당하지 않도록 협조하여 달라는 취지로 돈봉투를 전달하려 하였다고 주장하면서, 원고가 1996. 7. 1. 피고회사의 수습사원으로 입사하면서 "수습기간 만료시 주관부서장의 계속 근무 적격 판정을 받지 못하거나 채용상 하자가 발생시는 입사 불가능함에 어떠한 이의도 제기치 않을 것"임을 서약하였으므로 수습기간 3개월 동안 발생한 위 1) 내지 3)의 사유로 인하여 계속 근무 적격판정을 할 수 없고 채용상 하자가 발생하였음을 이유로 입사관련 서류를 반환하는 방식으로 원고를 정식 직원으로 채용하지 아니하였고, 뿐만 아니라 피고회사의 취업규칙 제62조는 제1호에서 수습기간 중 채용이 취소되었을 때, 제2호에서 본 규칙이 정하는 바에 따라 징계해고가 결정되었을 때, 제5호에서 근무성적 또는 능률이 현저하게 불량한 경우 등을 각 해고 사유로 규정하고 있고, 취업규칙 제99조는 제3호에서 사내에서 풍기와 질서를 문란하게 한 때, 제8호에서 기타 중대한 근로자의 귀책사유가 발생하였을 때를 징계사유로 규정하면서 제100조에서 위 징계사유의 정도가 심하여 구제할 여지가 없다고 판단될 시에는 관계법령에 따라 해고하도록 규정하고 있는바, 위 1) 내지 3)의 사유는 넉넉히 위 취업규칙에서 정하는 해고사유가 되므로 피고회사가 원고를 해고함에 정당한 사유가 있다고 주장한다.

나.

원고가 위 해고 당시 수습사원이었는가 여부

피고회사는 원고가 1996. 6.경부터 피고회사에 출근하여 버스 운전 업무를 익혀 왔으나 그 기간은 수습사원으로 인정되지 아니하고 임금도 지급받지 못하고 있다가 1996. 7. 1. 비로소 수습사원으로 입사하여 이후 3개월 동안 수습사원의 지위에 있었다고 주장한다.

그러므로 살피건대, 을제1호증, 을제7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면, 피고회사의 취업규칙 제12조 제1항은 "회사는 종업원으로서의 적격여부를 시험하기 위하여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입사일로부터 3개월까지를 수습시용기간으로 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원고가 피고회사에 입사하면서 "입사일로부터 3개월 동안 신분상 수습사원임을 인지하고 수습기간 만료시 주관 부서장의 계속 근무 적격 판정을 받지 못하거나 채용상 하자가 발생시는 입사 불가능함에 어떠한 이의도 제기하지 않을 것을 서약합니다"라는 내용의 부동문자로 된 각서양식에 서명날인하였고, 그 각서의 작성일자는 1996. 7. 1.로 되어 있는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그러나 원고가 위 각서를 작성하여 피고회사에 제출할 당시 그 작성일자는 공란으로 되어 있다가 피고회사의 직원에 의하여 사후에 1996. 7. 1.로 보충되었던 점은 피고 스스로 자인하고 있고, 갑제2호증의 1 내지 3, 갑제4호증, 을제1 내지 3호증, 을제7호증, 을제15호증(뒤에서 배척하는 부분 제외)의 각 기재, 증인 J의 증언(뒤에서 배척하는 부분 제외)에 변론의 전취지를 종합하면, 취업규칙 제14조 제2항에서 "수습시용기간 중에 있는 자라도 회사가 수습시용의 필요성이 없다고 인정할 때는 본 규칙 제12조 제1항에 관계 없이 정식 종업원으로 발령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는 사실, 수습사원이 수습기간 동안 하게 되는 주요 수습 내용은 피고회사가 운행하는 6개 노선을 숙지하는 것이고 통상 그 기간은 1개월 이상이 소요되지만 아래에서 보는 바와 같이 수습기간 동안은 임금이 지급되지 아니하므로 근로자의 생계에 많은 지장이 초래되는 점을 고려하여 1개월 이상의 수습을 금하고 있는 사실, 피고회사는 원칙적으로 수습기간 동안 수습사원이 단독으로 배차를 받아 버스를 운행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는데 원고는 과거 소외 주식회사 K에서 버스기사로 약 2년간 근무한 경력이 있었고 피고회사와 공동배차를 하는 소외 D에 4개월 근무하였던 관계로 1996. 6. 5.부터 같은 해 6. 7.까지 운전수 옆 조수석에 승차하여 피고회사의 버스운행 노선을 숙지하는 등 비교적 단기간 내에 운전기사로서의 업무를 익힌 후 같은 해 6. 8.부터 운전업무에 임하였던 사실, 피고회사의 인사관리규정 제3조는 수습사원에게 임금을 지급하지 아니하도록 규정하고 있는데(피고회사가 수습사원을 정식사원으로 발령하는 과정에 비추어 볼 때 취업규칙 제11조의 수습시용기간과 인사규정 제3조의 견습시간은 같은 의미라고 판단된다) 피고회사는 원고가 직접 운전업무를 하기 시작한 1996. 6. 8.부터 원고에게 임금을 지급하여 온 사실, 그리고 취업규칙상 수습사원의 발령은 사령장 또는 통지서나 사내공고에 의하도록 되어 있으나 실제로 피고회사는 별도의 사령장을 교부하지 아니하고 신분증의 교부로 대체하고 있었던바, 피고회사는 1996. 7. 1. 원고에게 피고회사 신분증을 교부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피고회사는 적어도 1996. 7. 1.부터는 원고를 정식 직원으로 채용하였다고 봄이 상당하므로 원고가 수습사원이었음을 전제로 채용취소만으로 원고를 해고할 수 있다거나 징계해고사유를 판단함에 있어 원고가 수습기간 중에 있었음을 고려하여야 한다는 피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다.

이력서 허위 기재에 관하여

갑제7호증, 을제8호증, 을제12호증의 각 기재, 증인 J의 증언(뒤에서 배척하는 부분 제외), 이 법원의 D에 대한 사실조회결과에 변론의 전취지를 종합하면, 원고가 1994. 10. 2.부터 1995. 3. 2.까지 소외 D에 근무한 경력이 있음에도 피고회사에 입사하면서 제출한 이력서에 위와 같은 경력을 기재하지 아니한 사실, 원고가 위 D에 근무하던 소외 L를 통하여 위 D의 영업과장으로 근무하던 소외 E를 소개받아 위 D에 입사하게 되었고 그 사례로 위 E에게 금 300,000원을 지급한 사실, 그 후 원고는 가정사정 등으로 위 D을 퇴직하게 되었고 퇴직 이후에 위 L가 위 E 사이가 나빠져서 원고의 금품제공 사실을 공개하면서 그 점이 처음으로 위 D에게 알려진 사실을 인정할 수 있고, 이와 달리 원고가 위 금품제공 문제로 위 D을 퇴사하였다는 취지의 증인 J의 증언은 믿지 아니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아무런 증거가 없다.

살피건대 기업이 근로자를 고용하면서 학력 또는 경력을 기재한 이력서와 그 증명서를 요구하는 이유는 단순히 근로자의 근로능력, 즉 근로력을 평가하기 위해서만이 아니라 노사간의 신뢰형성과 기업질서유지를 위해서는 근로자의 지능과 경험, 교육정도, 정직성 및 직장에 대한 정착성과 적응능력 등 전인격적 판단을 거쳐 고용 여부를 결정할 필요가 있으므로 그 판단자료로 삼기 위한 것으로서 그 전력사칭이 사전에 발각되었다면 사용자는 고용계약을 체결하지 아니하였거나 적어도 동일조건으로는 계약을 체결하지 아니하였을 것으로 인정되는 정도라면 그 근로자에 대한 징계사유가 된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그러나 앞에서 본 바와 같이 원고가 위 D에 입사하면서 위 E에게 금품을 제공하기는 하였으나 그 점이 위 D 근무기간 동안 문제시되지 아니하였고 이로 인하여 원고가 위 D을 퇴사하게 된 것도 아니며 원고의 퇴직 후에 위 D에게 그 사실이 알려졌을 뿐 당시 사소한 문제로 취급되었던 점, 따라서 과거 별 문제가 없었던 위 금품제공 사실을 은폐할 목적으로 원고가 위 D에 근무한 경력을 고의로 누락시켰다기 보다는 위 K에서 약 2년 동안 운전기사로 근무한 경험이 있어 이것만을 밝히면 운전경력을 나타내는데 큰 지장이 없다고 판단한 나머지 4개월이라는 비교적 짧은 근무기간인 위 D 근무경력을 부주의로 누락시키게 되었다고 봄이 상당한 점, 이와 달리 피고회사가 노사간의 신뢰형성이나 기업질서유지의 측면에서 원고와 근로계약 체결 여부를 결정하는 데 원고의 위 D 근무경력을 중대한 고려대상으로 삼을 만한 구체적 사정이 엿보이지 아니하고 오히려 원고가 1996. 9.경부터 피고회사의 노동조합 총무인 위 C과 갈등이 심화되자 피고회사가 새삼스럽게 위 경력누락을 문제삼아 원고를 징계절차에 회부하게 되었던 점에 비추어 볼 때 피고회사가 위 D의 근무경력을 사전에 알고 있었더라도 원고와 고용계약을 체결하지 아니하였거나 적어도 동일조건으로 계약을 체결하지 아니하였을 것이라고 단정짓기 어렵다. 따라서 원고가 위와 같이 위 D의 근무경력을 이력서에 기재하지 아니하였다는 점은 정당한 해고사유가 될 수 없다.

라.

향응의 제공에 관하여

증인 H의 증언에 변론의 전취지를 모아보면, 원고와 같은 동료인 소외 H, F, G 등이 1996. 7. 초순경 M호텔 나이트클럽에서 함께 술을 마시고 원고가 그 비용을 부담하였던 사실은 인정되나 당시 원고가 소외 D 주식회사에 근무한 경력을 은폐하였다는 점에 관하여 전혀 거론된 바 없으므로 {증인 J는 동인이 원고가 위 D에 근무하였던 사실을 1996. 8.말경 이후에 알게 되었다고 증언하고 있고, 위 H, F, G 등이 작성한 자술서(을제9호증)에 의하더라도 동인들이 차후에 원고가 취업 목적으로 이력서 허위기재를 속이려고 자신들을 접대한 것이라고 알게 되었다는 것이며, 원고는 1996. 7. 1. 정식사원으로 채용되었음을 축하하는 회식자리였다고 주장하고 있다} 위 인정사실만으로는 원고가 이력서 허위 기재 사실을 은폐하기 위하여 위와 같은 회식비용을 부담하였다고 볼 수 없으니 위와 같은 사유 역시 원고를 해고할 정당한 사유라고 하기 어렵다.

마.

금품의 제공에 관하여

을제13호증의 기재에 변론의 전취지를 모아보면, 피고회사가 원고에게 입사관련 서류를 반환하게 되자 원고는 1996. 10. 초순경 피고회사의 노동조합장인 소외 I을 찾아가 벌꿀 1통을 전달하면서 원고가 피고회사에 계속 근무할 수 있도록 협조하여 달라는 부탁을 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으나 더 나아가 원고가 위 I에게 돈봉투를 교부하였다는 점에 부합하는 듯한 증인 J의 일부증언, 을제15호증의 일부 기재는 믿지 아니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아무런 증거가 없는바, 원고가 위 I에게 벌꿀 1통을 교부하면서 인사문제를 부탁하였다는 점만으로는 원고를 해고할 정당한 사유가 있다고 보기도 어렵다.

바.

소결론

따라서, 피고회사가 1996. 10. 30. 원고에 대하여 한 해고처분은 근로기준법 제27조 제1항에서 정한 정당한 이유 없이 이루어진 것으로서 무효라 할 것이고, 피고회사가 이를 다투고 있는 이상, 원고에게는 그 확인을 구할 이익도 있다 할 것이다.

3.

임금청구에 관한 판단

위에서 본 바와 같이, 피고회사가 원고에 대하여 한 위 해고처분은 무효이므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원고와 피고회사 사이의 근로관계는 현재까지 유효하게 존속한다 할 것이고, 변론의 전취지에 의하면, 피고회사가 해고처분의 유효를 주장하면서 위 해고처분 이후인 1996. 10. 30.부터 현재까지 원고의 복직을 거절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는바, 이러한 경우 원고와 피고회사의 근로관계에 따른 원고의 근로제공의무는 피고회사의 수령지체로 인하여 시일이 경과함과 동시에 이행할 수 없게 된 것이므로, 원고는 민법 제538조의 규정에 의하여 피고회사의 반대급부의무인 임금의 지급을 구할 수 있다 할 것이다.

나아가, 피고회사가 원고에게 지급하여야 할 임금의 액수에 관하여 보건대, 갑제2호증의 1 내지 3, 갑제3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의 전취지를 모아보면, 원고는 1996. 6. 8.부터 1996. 9. 18.까지 피고회사에 근무하면서 월 근무일수가 25일인 7월에는 제수당을 포함하여 금 1,163,696원을, 월 근무일수가 28일인 8월에는 제수당을 포함하여 금 1,404,893원을, 월 근무일수가 18일인 9월에는 제수당을 포함하여 금 851,148원을 각 지급받는 등 월 근무일수에 비례하여 임금을 지급받아 온 사실, 부산광역시버스운송사업조합 및 피고회사를 포함한 산하 각 회사와 전국자동차노동조합연맹부산버스지부 산하 사업장 단위분회 및 노동조합이 1996년 체결한 임금협정서에 의하면, 운전자의 임금을 일체의 법정 수당을 포함하여 월 25일 승무시 금 1,057,818원으로 정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고 반증이 없는바, 입사 이후 원고의 근무일수를 고려하여 볼 때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원고는 월 25일 근무할 수 있고 위 근무일수에 따른 월 임금은 금 1,057,818원 정도라고 봄이 상당하므로 피고회사는 원고에게 임금을 지급받지 못한 1996. 10. 1.부터 원고를 복직시킬 때까지 매월 금 1,057,818원씩의 금원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할 것이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정당하므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1998. 9. 9.

판사 김현석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