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지방법원 서부지원판결

부산지방법원 서부지원 2020. 11. 10. 선고 2019가단843 판결

주문

1.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피고회사는 부산 사하구 E에서 상시근로자 15명을 고용하여 선박수리업을 운영하는 자이고, 원고 A은 2013. 10. 1.부터 2018. 8. 31.까지, 원고 B은 2018. 2. 21.부터 2018. 8. 31.까지, 원고 C은 2016. 8. 29.부터 2018. 9. 30.까지 각 피고회사에게 고용되어 선박엔진 등 수리업무를 하였다.

나.

원고 A과 피고회사가 2016. 1. 1. 체결한 근로계약의 내용은 다음과 같고, 원고 B, C이 피고회사와 체결한 근로계약의 내용도 원고 A의 위 근로계약의 내용과 '임금'에 관한 부분이 동일하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호증, 을 제3 내지 5, 11호증의 각 기재(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 이 법원의 부산지방검찰청 서부지청에 대한 각 문서송부촉탁결과, 변론 전체의 취지

2.

주장 및 판단

가.

당사자의 주장

1)

원고들의 주장

원고들이 피고로부터 지급받은 연장근로수당과 휴일근로수당 및 퇴직금이 원고들이 실제 근무한 연장근로시간 등을 기준으로 근로기준법에 따라 산정한 것보다 적으므로, 피고는 원고들에게 그 차액인 청구취지 기재 금액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2)

피고의 주장

피고는 원고들에게 일정한 연장 및 휴일근로수당 등의 법정수당을 포함하여 포괄적으로 산정한 금액에다 연장근로, 휴일근로 등에 대한 수당을 추가로 지급하는 내용의 포괄임금약정을 체결하였고, 이러한 포괄임금약정이 원고들에게 불이익하지 않아 유효하므로, 피고가 원고들에게 추가로 지급해야 할 연장근로수당과 휴일근로수당 및 퇴직금은 존재하지 아니한다.

나.

판단

1)

포괄임금약정의 성립여부

가)

기본임금을 미리 산정하지 아니한 채 제 수당을 합한 금액을 월급여액이나 일당임금으로 정하거나 매월 일정액을 제 수당으로 지급하는 내용의 포괄임금제에 관한 약정이 성립하였는지는 근로시간, 근로형태와 업무의 성질, 임금 산정의 단위, 단체협약과 취업규칙의 내용, 동종 사업장의 실태 등 여러 사정을 전체적·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구체적으로 판단하여야 한다.

이때 단체협약이나 취업규칙 및 근로계약서에 포괄임금이라는 취지를 명시하지 않았음에도 묵시적 합의에 의한 포괄임금약정이 성립하였다고 인정하기 위해서는, 근로형태의 특수성으로 인하여 실제 근로시간을 정확하게 산정하는 것이 곤란하거나 일정한 연장·야간·휴일근로가 예상되는 경우 등 실질적인 필요성이 인정될 뿐 아니라, 근로시간, 정하여진 임금의 형태나 수준 등 제반 사정에 비추어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에 정액의 월급여액이나 일당임금 외에 추가로 어떠한 수당도 지급하지 않기로 하거나 특정한 수당을 지급하지 않기로 하는 합의가 있었다고 객관적으로 인정되는 경우이어야 한다(대법원 2016. 10. 13. 선고 2016도1060 판결 등 참조).

나)

위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위에서 거시한 증거 및 갑 제5호증, 을 제1, 2, 6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원고들이 담당한 선박 등 수리업무는 그 업무의 속성상 일정한 연장·야간·휴일근로가 예상될 뿐만 아니라 출장근무가 잦아 실제 근로시간을 정확하게 산정하는 것이 어려워, 원고들과 피고는 월정액의 급여 및 합의된 방식에 의한 수당을 지급하는 것으로써 근로기준법에 따른 초과근로수당의 지급에 갈음하기로 하는 내용의 포괄임금약정을 하였다고 봄이 상당하다.

(1)

원고들을 비롯한 피고회사 근로자들은 피고회사 밖에 있는 정박 장소에 가서 선박수리를 하는 경우가 많아 근무시간의 정확한 산정과 증명이 곤란한 측면이 있고, 선박수리는 긴급을 요하는 경우가 많아 원고들을 비롯한 피고회사 근로자들이 일정한 연장·야간·휴일근로를 할 것이 예상되기 때문에, 피고회사는 아래에서 보는 바와 같이 매년 연장근로수당 등을 포함하여 원고들을 비롯한 피고회사 근로자들에게 매월 지급할 포괄월급(급료지급명세서에는 '월봉'으로 기재되어 있다)을 책정하였다.

(2)

원고들을 비롯한 피고회사 근로자들과 피고회사 사이에 체결된 근로계약서에는 '포괄월급제' 및 포괄월급에는 출장수당, 연장수당, 휴일수당 등이 포함된다는 내용이 명시되어 있다.

(3)

원고들을 비롯한 피고회사 근로자들은 매년 정해지는 금액의 포괄월급에 피고회사가 정한 '근로시간외 수당 현황표'에 따른 정액의 휴일근로수당, 철야근로수당, 국내출장수당, 국외출장수당, 승선항해수당, 특별근로수당 및 근로시간에 따라 차등 지급되는 조출근로수당, 야근수당 등을 지급받았는데, 원고 A이 2013. 11. 1. 위와 같은 방식의 임금지급에 동의한다는 동의서를 작성하였고, 원고 B, C을 비롯한 피고회사의 나머지 근로자들도 위와 같은 내용의 동의서를 작성하였다.

2)

포괄임금약정의 유효 여부

가)

사용자는 근로계약을 체결함에 있어서 기본임금을 결정하고 이를 기초로 하여 근로자가 실제로 근무한 근로시간에 따라 시간외근로·야간근로·휴일근로 등이 있으면 그에 상응하는 시간외근로수당·야간근로수당·휴일근로수당 등의 법정수당을 산정하여 지급함이 원칙이라 할 것이다. 이러한 원칙적인 임금지급방법은 근로시간 수의 산정을 전제로 한 것인데, 예외적으로 감시단속적 근로 등과 같이 근로시간, 근로형태와 업무의 성질을 고려할 때 근로시간의 산정이 어려운 것으로 인정되는 경우가 있을 수 있고, 이러한 경우에는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에 기본임금을 미리 산정하지 아니한 채 법정수당까지 포함된 금액을 월급여액이나 일당임금으로 정하거나 기본임금을 미리 산정하면서도 법정 제 수당을 구분하지 아니한 채 일정액을 법정 제 수당으로 정하여 이를 근로시간 수에 상관없이 지급하기로 약정하는 내용의 이른바 포괄임금제에 의한 임금 지급계약을 체결하더라도 그것이 달리 근로자에게 불이익이 없고 여러 사정에 비추어 정당하다고 인정될 때에는 유효하다 할 것이다. 그러나 위와 같이 근로시간의 산정이 어려운 경우가 아니라면 달리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시간에 관한 규정을 그대로 적용할 수 없다고 볼 만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앞서 본 바와 같은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시간에 따른 임금지급의 원칙이 적용되어야 할 것이므로, 이러한 경우에도 근로시간수에 상관없이 일정액을 법정수당으로 지급하는 내용의 포괄임금제 방식의 임금 지급계약을 체결하는 것은 그것이 근로기준법이 정한 근로시간에 관한 규제를 위반하는 이상 허용될 수 없다. 한편 근로기준법 제15조에서는 근로기준법에서 정하는 기준에 미치지 못하는 근로조건을 정한 근로계약은 그 부분에 한하여 무효로 하면서(근로기준법의 강행성) 그 무효로 된 부분은 근로기준법에서 정한 기준에 따르도록 정하고 있으므로(근로기준법의 보충성), 근로시간의 산정이 어려운 등의 사정이 없음에도 포괄임금제 방식으로 약정된 경우 그 포괄임금에 포함된 정액의 법정수당이 근로기준법이 정한 기준에 따라 산정된 법정수당에 미달하는 때에는 그에 해당하는 포괄임금제에 의한 임금지급계약 부분은 근로자에게 불이익하여 무효라 할 것이고, 사용자는 근로기준법의 강행성과 보충성 원칙에 의해 근로자에게 그 미달되는 법정수당을 지급할 의무가 있고(대법원 2010. 5. 13. 선고 2008다6052 판결 등 참조), 특히 근로자들에게 포괄임금제를 적용함으로써 최저임금법에서 정한 최저임금에도 못 미치는 임금을 지급할 경우에는 근로자들에게 불이익이 있으므로 포괄임금제 약정 중 최저임금에 미달하는 금원에 해당하는 부분은 무효로 보아야 한다(대법원 2016. 9. 8. 선고 2014도8873 판결 등 참조).

나)

위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위에서 거시한 증거 및 갑 제2 내지 4, 6 내지 9호증, 을 제7 내지 10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원고들과 피고회사 사이의 포괄임금약정은 그 필요성과 합리성이 인정되고 피고회사가 원고들에게 지급한 수당이 근로기준법상 법정수당에 미달한다고 볼 수 없어 원고들에게 불이익하지도 않아 유효하다고 봄

이 상당하다.

(1)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들은 정박 장소로 출장을 가서 선박수리를 하는 경우가 많아 근무시간의 정확한 산정과 증명이 곤란한 측면이 있고, 업무의 속성상 일정한 연장·야간·휴일근로가 예상된다.

(2)

피고회사는 원고들을 비롯한 소속 근로자들의 업무특성을 고려하여 장기간 위와 같은 포괄임금제 방식의 임금지급계약을 유지하여 왔고, 그 과정에서 원고들을 비롯한 피고회사 소속 근로자들이 이에 별다른 불만을 제기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오히려 피고회사는 2017년 원고들을 비롯한 피고회사 근로자들에게 매월 209시간의 소정근로시간에 시급 7,650원을 곱한 금액에다 매월 40시간의 연장근로와 매월 10시간의 휴일근로에 대한 초과근무수당 및 퇴직금을 합한 금액을 연봉으로 지급하되, 피고 회사 근로자들이 위 연봉산정에 포함되는 매월 40시간의 연장근로 및 매월 10시간의 휴일근로를 초과하는 연장근로나 휴일근로를 하는 경우에는 그 초과하여 근무한 연장근무시간이나 휴일근로시간에 대하여는 추가로 연장근무수당이나 휴일근무수당을 지급하는 것으로 급여지급방식을 변경하자는 제안을 하였으나, 원고들을 비롯한 피고회사 근로자들은 종전처럼 포괄임금약정에 의하여 임금을 지급받는 것이 새로운 방식보다 더 유리하다는 이유로 피고회사의 위 제안을 거절한 것을 보면, 피고회사와 그 근로자들 사이에 체결된 포괄임금약정이 원고들을 비롯한 피고회사 근로자들에게 불이익하다고 보기 어렵다.

(3)

민사재판에 있어서 이와 관련된 다른 민, 형사사건 등의 확정판결에서 인정된 사실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유력한 증거자료가 되는 것이나, 당해 민사재판에서 제출된 다른 증거내용에 비추어 관련 민, 형사사건의 확정판결에서의 사실판단을 그대로 채용하기 어렵다고 인정될 경우에는 이를 배척할 수 있는바(대법원 2010. 8. 19. 선고 2010다26745, 26752 판결, 대법원 1997. 3. 14. 선고 95다49370 판결 등 참조), 피고회사 대표자 F는 원고들에게 근로기준법에 따라 산정한 연장근로수당, 휴일근로수당 및 퇴직금과 실제 지급한 연장근로수당, 휴일근로수당 및 퇴직금과의 차액인 청구취지 기재 금액을 원고들의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않았다는 범죄사실로 부산지방법원 서부지원 2019고약3889호로 약식기소되었고, 위 법원은 2019. 9. 5. F에게 벌금 300만 원의 약식명령(이하 '이 사건 약식명령'이라 한다)을 발령하였으며, 이 사건 약식명령은 그 무렵 확정되었으나, 이 사건 약식명령에서 인정된 체불임금은 피고회사가 원고들에게 매월 지급한 월봉에 포함되어 있는 매월 40시간의 연장근로 및 매월 10시간의 휴일근로에 대한 수당을 피고회사가 원고들에게 지급한 연장근로수당 및 휴일근로수당에 포함시키지 않고 산정된 것이어서, 이 사건 약식명령이 확정되었다는 사실만으로, 피고회사가 원고들에게 지급하지 않은 연장근로수당, 휴일근로수당 및 퇴직금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

(4)

고용노동부가 고시한 2015년도 최저임금은 5,580원, 2016년도 최저임금은 6,030원, 2017년도 최저임금은 6,470원, 2018년도 최저임금은 7,530원이고, 위와 같은 최저임금과 급료지급명세서상 연장근로시간 및 휴일근로일수을 포함한 원고들의 실제 근무시간을 기초로 산정한 연장근로수당 및 휴일근로수당이 원고들에게 실제 지급된 연장근로수당 및 휴일근로수당보다 많다고 보기 어렵다.

(5)

피고회사 취업규칙 제61조는 연장근무, 휴일근무, 야간근무에 대하여 통상 임금의 50%를 가산하여 지급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나 그 구체적 지급방식에 대하여는 규정하고 있지 않아, 포괄임금제에 따라 연장근무 등에 관한 수당을 지급한다고 하더라도 그것만으로 위 취업규칙 제61조에 위반된다고 보기 어렵다.

다.

소결

따라서 원고들이 피고회사와 체결한 포괄임금약정은 유효하다 할 것이어서, 이를 지적하는 피고회사의 위 주장은 이유 있으므로, 포괄임금약정이 성립하지 않았거나 무효임을 전제로 한 원고들의 위 주장은 결국 이유 없다.

3.

결론

그렇다면, 원고들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춘근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