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인정사실
피고회사는 정보통신공사업 등을 목적으로 설립되어 C로부터 부산 지역의 통신선의 신설, 관리, 보수 공사를 도급받아 시공하는 회사이다.
원고는 2017. 10. 13.부터 2019. 3. 8.까지 피고회사에서 근무하였는데, 2017. 8. 23. 피고회사와 사이에 구두로 일당 14만 원으로 하는 근로계약을 체결하였고, 원고의 일급이 2018. 1.경부터 145,000원으로, 2018. 6.경부터 15만 원으로, 2019. 1. 1.부터 16만 원으로 각 인상되었다.
원고와 피고회사와 사이에 2018. 9.경 작성된 근로계약서의 내용은 다음과 같고, 2019. 1. 1.자 근로계약서의 내용도 계약기간이 2019. 1. 1.부터인 것과 아래 일당급여내역표와 같이 시급 및 시급을 기초로 산정된 법정수당이 증액된 것을 제외하고는 2018. 9.경 작성된 근로계약서의 내용과 유사하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 5, 6, 8 내지 10호증, 을 제2, 3호증의 각 기재(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 증인 D, E의 각 증언, 변론 전체의 취지
주장 및 판단
당사자의 주장
원고의 주장
2018. 9.경 및 2019. 1. 1. 각 작성된 포괄임금약정이 기재된 근로계약서는 피고회사로부터 포괄임금약정에 관한 설명을 듣지 못한 상태에서 피고회사의 강요에 의하여 작성되어 무효이고 달리 원고가 피고회사와 포괄임금약정을 한 사실이 없기 때문에, 원고가 피고회사로부터 지급받은 일당에 법정수당인 주휴수당, 연차수당, 시간외 근무수당이 포함되어 있다고 볼 수 없는데, 원고는 피고회사에 입사한 이후 퇴사할 때까지 근무하는 날마다 적어도 2시간의 초과근무를 하였으므로, 피고회사는 원고에게 법정수당 합계 30,457,500원(= 주휴수당 951만 원 + 연차수당 414만 원 + 시간외 근무수당 16,807,500원)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피고회사의 주장
피고회사는 2017. 10.경 원고와 근로계약을 체결할 당시 구두로 원고에게 주휴수당, 연차수당, 시간외 근무수당을 포함하여 포괄적으로 산정한 금액을 일당으로 지급하는 내용의 포괄임금약정을 체결하였고, 2018. 9.경 및 2019. 1. 1. 각 작성된 근로계약서에 이를 명시하였는데, 위 포괄임금약정이 원고에게 불이익하지 않아 유효할 뿐만 아니라 원고가 초과근무를 한 사실이 없으므로, 피고회사가 원고에게 추가로 지급해야 할 주휴수당 등의 법정수당은 존재하지 아니한다.
판단
포괄임금약정의 성립여부
기본임금을 미리 산정하지 아니한 채 제 수당을 합한 금액을 월급여액이나 일당임금으로 정하거나 매월 일정액을 제 수당으로 지급하는 내용의 포괄임금제에 관한 약정이 성립하였는지는 근로시간, 근로형태와 업무의 성질, 임금 산정의 단위, 단체협약과 취업규칙의 내용, 동종 사업장의 실태 등 여러 사정을 전체적·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구체적으로 판단하여야 한다. 이때 단체협약이나 취업규칙 및 근로계약서에 포괄임금이라는 취지를 명시하지 않았음에도 묵시적 합의에 의한 포괄임금약정이 성립하였다고 인정하기 위해서는, 근로형태의 특수성으로 인하여 실제 근로시간을 정확하게 산정하는 것이 곤란하거나 일정한 연장·야간·휴일근로가 예상되는 경우 등 실질적인 필요성이 인정될 뿐 아니라, 근로시간, 정하여진 임금의 형태나 수준 등 제반 사정에 비추어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에 정액의 월급여액이나 일당임금 외에 추가로 어떠한 수당도 지급하지 않기로 하거나 특정한 수당을 지급하지 않기로 하는 합의가 있었다고 객관적으로 인정되는 경우이어야 한다(대법원 2016. 10. 13. 선고 2016도1060 판결 등 참조).
위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위에서 거시한 증거 및 갑 제4호증, 을 제1, 6 내지 9, 11, 12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수행하던 통신선 신설, 관리, 보수 작업은 그 업무의 속성상 토요일이나 공휴일 근무가 예상될 뿐만 아니라 대부분 현장근무이어서 실제 근로시간을 정확하게 산정하는 것이 어려워, 원고와 피고회사는 2017. 10.경 묵시적으로나마 일정한 기본임금에다 주휴수당, 연차수당, 시간외 수당 등의 법정 제수당을 포함한 일정한 금액의 일급을 지급하는 것으로써 근로기준법에 따른 법정수당의 지급에 갈음하기로 하는 포괄임금약정을 하였다고 봄이 상당하다.
원고를 비롯한 피고회사 근로자들은 C의 통신선이 설치된 장소로 이동하며 통신선의 관리, 보수 등 작업을 하였기 때문에 작업량과 작업현장의 상황을 고려하여 출·퇴근시간 및 휴게시간을 자율적으로 조정하며 작업을 하였을 뿐만 아니라 날씨와 C의 사정에 따라 출근여부가 불규칙하였으며 장기간 근무하는 경우가 드물었고, 이로 인하여 피고회사 근로자들의 근무시간을 정확하게 산정하거나 증명하는 것이 곤란한 측면이 있고, 원고를 비롯한 피고회사 근로자들이 긴급을 요하는 작업으로 인하여 토요일에도 근무해야 하는 경우가 많아 근로계약서에 토요근로수당을 명시하였다.
원고를 비롯한 피고회사 근로자들과 피고회사 사이에 체결된 근로계약서에는 ‘포괄일급제’ 및 포괄일급에는 주휴수당, 시간외 근무수당, 토요근무수당, 연차휴가근무수당이 포함된다는 내용이 명시되어 있다.
원고의 일급이 2018. 6.경부터 15만 원으로 인상되었는데 2018. 9.경 작성된 근로계약서에 동일한 액수의 일급이 기재되어 있는 것을 보면, 2018. 9.경 작성된 근로계약서는 그 이전에 원고와 피고회사 사이에 합의된 근로계약의 내용을 재확인한 내용으로 봄이 합리적이고, 이는 포괄일급제 합의가 2019. 9.경 근로계약서가 작성되기 전부터 있었음을 추단할 수 있는 정황에 해당한다.
원고는 이 사건 소제기 이전까지 피고회사로부터 일당임금을 지급받으면서 피고회사를 상대로 각종 법정수당 미지급에 관한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다.
피고회사와 마찬가지로 통신공사업을 영위하는 다른 사업장에서도 소속 근로자들에게 제 수당을 포함한 포괄임금 약정에 따라 일당임금을 지급하고 있다.
포괄임금약정의 유효 여부
사용자는 근로계약을 체결함에 있어서 기본임금을 결정하고 이를 기초로 하여 근로자가 실제로 근무한 근로시간에 따라 시간외근로․야간근로․휴일근로 등이 있으면 그에 상응하는 시간외근로수당․야간근로수당․휴일근로수당 등의 법정수당을 산정하여 지급함이 원칙이라 할 것이다. 이러한 원칙적인 임금지급방법은 근로시간 수의 산정을 전제로 한 것인데, 예외적으로 감시단속적 근로 등과 같이 근로시간, 근로형태와 업무의 성질을 고려할 때 근로시간의 산정이 어려운 것으로 인정되는 경우가 있을 수 있고, 이러한 경우에는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에 기본임금을 미리 산정하지 아니한 채 법정수당까지 포함된 금액을 월급여액이나 일당임금으로 정하거나 기본임금을 미리 산정하면서도 법정 제 수당을 구분하지 아니한 채 일정액을 법정 제 수당으로 정하여 이를 근로시간 수에 상관없이 지급하기로 약정하는 내용의 이른바 포괄임금제에 의한 임금 지급계약을 체결하더라도 그것이 달리 근로자에게 불이익이 없고 여러 사정에 비추어 정당하다고 인정될 때에는 유효하다 할 것이다. 그러나 위와 같이 근로시간의 산정이 어려운 경우가 아니라면 달리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시간에 관한 규정을 그대로 적용할 수 없다고 볼 만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앞서 본 바와 같은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시간에 따른 임금지급의 원칙이 적용되어야 할 것이므로, 이러한 경우에도 근로시간수에 상관없이 일정액을 법정수당으로 지급하는 내용의 포괄임금제 방식의 임금 지급계약을 체결하는 것은 그것이 근로기준법이 정한 근로시간에 관한 규제를 위반하는 이상 허용될 수 없다. 한편 근로기준법 제15조에서는 근로기준법에서 정하는 기준에 미치지 못하는 근로조건을 정한 근로계약은 그 부분에 한하여 무효로 하면서(근로기준법의 강행성) 그 무효로 된 부분은 근로기준법에서 정한 기준에 따르도록 정하고 있으므로(근로기준법의 보충성), 근로시간의 산정이 어려운 등의 사정이 없음에도 포괄임금제 방식으로 약정된 경우 그 포괄임금에 포함된 정액의 법정수당이 근로기준법이 정한 기준에 따라 산정된 법정수당에 미달하는 때에는 그에 해당하는 포괄임금제에 의한 임금지급계약 부분은 근로자에게 불이익하여 무효라 할 것이고, 사용자는 근로기준법의 강행성과 보충성 원칙에 의해 근로자에게 그 미달되는 법정수당을 지급할 의무가 있고(대법원 2010. 5. 13. 선고 2008다6052 판결 등 참조), 특히 근로자들에게 포괄임금제를 적용함으로써 최저임금법에서 정한 최저임금에도 못 미치는 임금을 지급할 경우에는 근로자들에게 불이익이 있으므로 포괄임금제 약정 중 최저임금에 미달하는 금원에 해당하는 부분은 무효로 보아야 한다(대법원 2016. 9. 8. 선고 2014도8873 판결 등 참조).
위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위에서 거시한 증거 및 갑 제11 내지 15호증, 을 제4, 5, 10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원고와 피고회사 사이의 포괄임금약정은 그 필요성과 합리성이 인정되고 피고회사가 원고에게 지급한 수당이 근로기준법상 법정수당에 미달한다고 볼 수 없어 원고에게 불이익하지도 않아 유효하다고 봄이 상당하다.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는 C통신선이 설치된 장소로 가서 그 관리, 보수작업을 하였기 때문에 근무시간의 정확한 산정과 증명이 곤란한 측면이 있고, 업무의 속성상 일정한 토요일근무가 예상된다.
피고회사는 원고를 비롯한 소속 근로자들의 업무특성을 고려하여 장기간 위와 같은 포괄임금제 방식의 임금지급계약을 유지하여 왔고, 그 과정에서 원고를 비롯한 피고회사 소속 근로자들이 이에 별다른 불만을 제기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위 각 근로계약서상 근무시간은 08:00부터 17:00까지이고, 휴게시간은 오전, 오후 각 30분이며, 점심시간은 12:00부터 13:00까지이어서 근로계약상 실제 근로시간은 7시간인데, 피고회사는 원고가 8시간 근무한 것을 전제로 한 일당을 지급한 점, 원고는 06:30경 피고회사 사무실로 출근하여 다른 근로자들과 피고회사 트럭을 타고 07:10~07:20경 작업현장에 도착한 다음 커피를 마시거나 아침식사를 하는 등으로 잠시 휴식을 취한 다음 08:00경 C감독관의 지시가 있으면 작업을 시작하였고, 당일 할당된 작업을 마치면 17:00 이전이라도 피고회사 사무실로 복귀한 다음 퇴근하였기 때문에, 원고가 실제 근무한 시간을 정확하게 파악하기가 어려운 점, 원고는 피고회사 사무실이 아니라 작업현장으로 바로 출근하는 것도 가능하였음에도 피고회사 사무실에서 운행하는 트럭을 이용하여 작업현장으로 가기 위하여 피고회사 사무실로 출근한 것으로 보이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주장하는 사정과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원고가 시간외 근무를 하였거나 그에 대한 수당을 지급받지 못하였다고 보기 어렵다.
고용노동부가 고시한 2017년도 최저임금은 6,470원, 2018년도 최저임금은 7,530원, 2018년도 최저임금은 8,350원이고, 위와 같은 최저임금과 근로계약상 근로시간을 기초로 산정한 휴일근로수당 등을 합한 원고의 임금이 원고에게 실제 지급된 임금보다 많다고 보기 어렵고, 원고는 피고회사를 퇴사하고 2019. 7. 26. 피고회사와 동종업체인 F 주식회사와 근로계약을 체결하면서 피고회사로부터 받던 일급 16만 원보다 적은 일급 15만 원인 포괄임금약정을 하였다.
원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포괄임금약정이 기재된 위 각 근로계약서가 피고회사 측의 강요에 의하여 작성되었다고 보기 어렵다.
소결
따라서 원고가 피고회사와 체결한 포괄임금약정은 유효하다 할 것이어서, 이를 지적하는 피고회사의 위 주장은 이유 있으므로, 포괄임금약정이 성립하지 않았거나 무효임을 전제로 한 원고의 위 주장은 결국 이유 없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춘근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