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지방법원 서부지원판결

부산지방법원 서부지원 2025. 5. 20. 선고 2024가단101450 판결

주문

1.

피고는 원고 A에게 62,000,000원, 원고 B에게 38,000,000원 및 위 각 돈에 대하여 2023. 1. 8.부터 2024. 1. 26.까지는 연 5%, 그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2.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3.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1.

인정 사실

가.

당사자 지위

1)

피고는 부산 영도구 D에서 E이라는 상호의 경비용역 서비스업체를 실제로 운영하고 있다. 피고는 2022. 10. 13.경부터 망 F(2023. 1. 8. 사망, 이하 ‘망인’이라 한다)을 고용하여 부산 사하구 감천항 중앙부두에 계류 중이던 러시아 선적 G(G, 이하 ‘이 사건 선박’이라 한다)에 대한 경비업무를 담당하게 하였다.

2)

원고 A은 망인의 배우자, 원고 B은 망인의 아들이다.

나.

이 사건 사고

망인은 이 사건 선박의 내·외부 순찰, 고가 장비에 대한 도난 방지, 외부인의 선박 출입 통제, 화재 감시, 선박 외관의 손상여부 확인 등의 업무를 수행하면서 높이 약 3.85m의 선박을 오르내려야 했다. 망인은 2023. 1. 8. 13:49경 이 사건 선박의 순찰 업무를 마치고 좌현 측에 설치된 줄사다리를 통하여 안벽으로 하선하던 중 바다로 추락하여 사망하였다.

다.

형사 재판

피고는 다음과 같은 범죄사실 등으로로 2023. 12. 19. 징역 10월을 선고받았고 항소하였으나 2024. 8. 16. 항소기각, 2024. 12. 12. 상고기각되어 그 무렵 확정되었다.

2.

판단

가.

손해배상책임의 발생

1)

청구원인에 대한 판단

위 인정사실에 따르면, 피고는 산업재해 예방의무 위반 및 업무상 과실로 사망한 망인 및 망인 유족인 원고들의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하므로, 근로계약상 보호의무 위반으로 인한 선택적 손해배상청구에 대해서는 판단하지 않는다).

2)

피고 주장에 대한 판단

가)

피고는, 이 사건 선박에 발생한 사고에 관하여는 선박안전법이 적용되어야지 산업안전보건법 적용 대상이 아니라고 주장하나, 피고의 사업은 이 사건 선박에 대한 단순 경비용역 업무이므로 선박의 운항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고 그 경비 업무 대상이 선박이라는 점만으로 산업안전보건법을 배제한 채 선박안전법이 적용되는 사업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 피고의 위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나)

피고는 다음과 같이 주장한다. 망인은 경비 업무가 아니라 일요일에 개인 용무를 보기 위해 선박에 출입한 것이므로 그 사고 발생에 피고의 책임이 없다. 또한 이 사건 선박소유자가 아닌 단순 경비업무를 하는 사업주인 피고에게 이 사건 선박의 안전통로를 설치할 의무가 없고, 줄사다리 및 추락방호망이 설치되어 있었으므로 피고는 업무상 주의의무를 다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아래 사정들에 비추어 피고의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1)

망인은 토, 일요일을 포함하여 이 사건 선박에서 숙식을 해결하고 24시간 상주하며 근로를 제공하였다. 근로계약상으로는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근무였으나 망인이 토, 일요일에도 출근해서 경비업무를 하는 것을 피고도 알고 용인하였다. 결국 망인은 이 사건 사고일에도 근로 중이었던 것으로 보아야 한다.

2)

이 사건 선박에는 전기가 들어오지 않아 순찰 외에도 휴대전화 충전이나 식사 등 여러 용무를 위해 근로자들은 수시로 선박에서 승하선하여야 했다. 선박 옆 안벽과 선박의 간격은 약 0.7 ~ 1m로 보이는데, 기상상황에 따라 그 간격이 더 넓어질 가능성도 있다. 망인은 승하선을 위해 안벽에서 약 1m 거리의 해상 위를 발로 뻗어 밧 줄과 나무로 되어 있는 줄사다리를 타고 오르내려야 했다. 줄사다리 한 칸의 폭은 10cm에 불과하다. 하선 시에는 뒤로 내려와야 하므로 추락 위험이 더 크다. 추락방호망이 단단하게 지면과 고정되어 있고 사람이 추락 시 구조를 기다리며 버틸 정도의 넓이를 갖추고 있었다면 망인이 그 위로 추락했어야 할 것이나, 망인은 바로 바다로 추락한 것으로 보인다. 결국 줄사다리와 느슨한 추락방호망을 설치한 것만으로 피고가 사업주로서 주의의무를 다하였다고 볼 수 없다. 피고는 형태와 무관하게 작업장인 이 사건 선박으로 출입하는 안전한 통로를 설치할 의무가 있으므로, 줄사다리(피고는 도선 사용 사다리라고 주장한다)를 이용하는 것이 일반적인 하선 방법이고, 휴일에 아무도 출입하지 않는 선박에 현측사다리 또는 현문사다리까지 설치할 의무는 없다는 피고의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3)

피고는, 선박에 안전하게 승하선하기 위한 통행설비는 선박안전법에 따른 승강설비에 해당할 뿐 산업안전보건법에 따라 사업주가 설치해야 하는 작업장으로 향하는 통로가 아니므로, 선박소유자 또는 선박관리인, 용선자 등이 선박 승강설비를 설치할 의무가 있고, 경비업자에 불과한 피고에게 그 설치 의무가 없다는 취지로도 주장한다. 설령 피고 주장대로 선박안전법에 따라 선박소유자 등이 승강설비를 설치할 의무가 있더라도, 피고가 이 사건 선박의 경비업무를 수주하여 그 용역에 망인을 근로자로 투입시킨 이상 이 사건 선박은 경비사업주인 피고의 작업장에 해당하므로, 해당 근로자를 위해 그리로 출입하는 안전한 통로를 설치해야 할 피고의 주의의무가 여전히 존재한다. 피고의 위 주장도 받아들일 수 없다.

나.

손해배상범위

앞서 본 이 사건 사고 발생 경위, 피고의 주의의무 위반 정도(사고 발생에 망인의 과실이 없다고 할 수는 없겠으나, 망인은 피고의 근로자로 피고가 안전한 통로를 설치하지 않은 상황에서 다른 선택의 여지 없이 줄사다리만을 사용하여 출입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으므로, 망인의 과실이 80%에 이른다는 피고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추락 위험이 매우 큰 장소에 특별한 안전장치 없이 망인을 근로자로 투입한 점, 형사재판 경과와 피고의 태도 등을 종합하여, 망인의 위자료를 70,000,000원(원고 A에게 42,000,000원, 원고 B에게 28,000,000원 상속), 원고 A의 위자료를 20,000,000원, 원고 B의 위자료를 10,000,000원으로 정한다.

다.

소결론

피고는 원고 A에게 62,000,000원(= 42,000,000원 + 20,000,000원), 원고 B에게 38,000,000원(= 28,000,000원 + 10,000,000원) 및 위 각 돈에 대하여 이 사건 사고 발생일인 2023. 1. 8.부터 이 사건 소장 부본 송달일인 2024. 1. 26.까지는 민법이 정한 연 5%, 그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3.

결론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인용한다.

판사 주진오

각주1) 이 사건 변론종결 후 사임서를 제출하였으나, 소송대리인 표시는 변론종결 당시를 기준으로 한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