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가 2012. 10. 5. 원고에 대하여 한 요양불승인처분을 취소한다.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이유
이 사건 처분의 경위
원고는 2010. 5. 24. B주식회사(이하 'B'이라고 한다)에 공사과장으로 입사하여 근무하던 중 2010. 11. 24. '승모판폐쇄부전'으로 양산부산대학교병원에서 수술(이하 '최초 수술'이라고 한다)을 받고 2011. 1. 3. B에 복직하여 근무하였으나, 2011. 1. 22. 위 상병이 재발하여 서울아산병원에서 심장이식 수술(이하 '2차 수술'이라고 한다)을 받았다.
원고는 2010. 11, 24. 최초 수술 이후 발생한 욕창 및 수술 후유증 등으로 전신상태가 극도로 불량한 상태에서 조기에 업무에 복귀한 이후 업무상 과로·스트레스로 인해 승모판폐쇄부전 증상이 재발하여 심장이식 수술까지 받았기에 재발된 시점인 2011. 1. 22.을 산업재해보상보험의 최초 요양시점으로 판단하고 피고에게 '심부전, 승모판폐쇄부전, 심장세동 및 심방조동'(이하 '이 사건 상병'이라고 한다)을 상병명으로하여 요양급여신청을 하였으나, 피고는 2012. 10. 5. 원고에게 부산업무상질병판정위원회의 판정결과 및 관련법령상의 업무상 질병 인정기준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요양불승인 결정(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고 한다)을 하였다.
원고는 이에 대해 불복하여 산업재해보상보험심사위원회 및 산업재해보상보험재심사위원회에 각 심사청구 및 재심사청구를 하였으나 모두 기각되었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호증, 을 제1, 3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이 사건 처분의 적법여부
원고의 주장
원고는 최초 수술 이후 침상생활의 장기화로 양측 둔부에 심한 욕창이 발생하여 업무에 복귀할 당시에도 책상에 앉아 있기도 힘든 상태였는데 적정 회복기를 갖지 못하고 회사의 사정으로 인해 무리하게 업무에 복귀한 점, 업무 복귀 후 본사에 파견되어 그 이전에 해본 적이 없는 공사견적서 작성업무로 인해 심적 부담감이 컸고 평소보다 많은 연장근무를 수행한 점, 'T.S.C'라는 새로운 공법을 사용하는 공사현장에서 복귀 후 공사변경에 따른 설계도면의 변경과 견적서 수정업무를 장시간 책상에 앉아서 수행하면서 근로기준법 상의 1주 근무시간(40시간)과 비교할 경우 60% 이상 증가된 작업시간 동안 근무한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업무상 과로나 스트레스로 인해 원고의 기존질환이 자연경과 이상의 진행속도로 급격히 악화되었음을 추단할 수 있고, 따라서 원고의 이 사건 상병의 재발은 업무와 상당인과관계가 있음에도 이와 달리 판단한 피고의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므로 취소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인정사실
원고의 업무내용 및 근무시간 등
원고는 2010. 1. 3. B에 복귀하여 C 건립 공사현장(이하 '공사현장'이라고 한다)의 현장사무소 내에서 작업일보 및 분기보고서의 작성, 설계변경에 따른 도면작성 등의 업무를 수행하였고, 2010. 1. 10.부터 2010. 1. 15.까지 및 2010. 1. 17.에는 B의 본사에서 D 이사로부터 E교회 증축공사의 공사견적서 작업업무를 도와달라는 요청을 받고 위 공사견적서 작성업무를 수행한 뒤 다시 공사현장으로 복귀하였다.
원고가 본사에서 수행한 견적서 작업업무는 공사금액이 20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원고로서는 B에 입사한 이후 처음해 보는 업무였는데, 각 공종별(10 내지 15개 공종)로 도면을 보고 계산기로 직접 공사물량을 산출하고 각 공종별로 B의 하청업체 2-3곳에 공사내용에 대해 설명하고 견적서를 받은 뒤 잘못된 부분이 없는지 수차례 비교검토한 다음 취합하여 종합적인 공사견적서를 작성하는 것으로 매우 복잡하고 공사견적서의 적정성에 따라 공사수주의 여부가 직결될 수 있는 중요한 업무였다.
원고가 공사현장에 복귀한 후 수행한 업무내용은 최초 수술 전 수행하였던 업무내용과 동일하였으나 복귀 당시 현장에서의 서류 업무가 많이 밀려 있는 상태였고, 분기보고서의 작성 및 설계변경에 따른 캐드(CAD) 작업 등이 많아 근무시간의 대부분을 앉아서 업무를 수행하였다.
원고는 C 공사현장에서는 07:00경에 출근하여 17:00경에 현장작업이 종료되고 인부들이 퇴근하면 현장 정리, 다음날 업무계획, 출근일보 등을 정리한 후 퇴근하였고, B 본사에서는 정식 근무시간이 09:00부터 18:00까지였으나 19:00경 내지 20:00경 퇴근하였다.
원고의 복귀경위 및 최초 수술 후 복귀 당시 건강상태 등
원고는 양산부산대학교병원에서 2010. 11. 24. 최초 수술 이후 침상생활의 장기화로 인해 양측 둔부에 근육층 이상을 침범하는 심한 욕창이 발생하였고 그로 인하여 부산 좋은강안병원에서 2010. 12. 6.부터 2011. 1. 21. 이 사건 상병의 재발 직전까지 욕창 치료를 하였는데, B의 이사인 D는 원고의 최초 수술 후 병문안을 갔을 당시 원고가 욕창이 심했다는 사실을 들었고, 원고가 퇴원한 이후에도 욕창 치료를 받기 위해 병원을 다닌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B에서는 원고가 최초 수술을 받고 병원에 입원해 있을 당시 대체인력이 들어오지 않은 상태였기 때문에 공사현장은 바쁘게 돌아가는 상황이었고, 원고를 대체할 인력을 구해야 하는지 여부를 결정해야 할 기로에 서 있었기 때문에 직접적으로 원고에게 복귀를 권유하지는 않았지만 자주 원고에게 전화를 걸어 원고의 몸 상태에 대해서 물었고, 원고로서도 직장생활을 계속 유지하기 위해서 최초 수술 후 5주가 조금 더 지난 시점인 2011. 1. 3. B에 복귀하게 되었다.
의학적 소견
원고 주치의 소견 (양산부산대학교병원 의사 F)
승모판폐쇄부전은 승모판막탈출증에 의한 것이며, 승모판막탈출증은 일반 인구의 2%정도에서 동반된다. 대부분의 경우 그 정도가 경미하며, 심장질환으로 진행되지 않으나 일부의 경우 승모판폐쇄부전이 동반되어 심부전으로 진행하고 이에 합병되어 심방세동 및 심방조동이 나타나는데 원고의 경우도 이와 같은 원인일 가능성이 높다.
원고는 2010. 11. 17. 당시 심초음파 소견상 심한 승모판폐쇄부전증으로 내원하였고 2010. 11. 24. 수술 후 2010. 12. 8. 퇴원하였고 2011. 1. 22. 호흡곤란으로 다시 응급실에 내원하였는데. 내원 당시 심부전이 악화된 상태로 좌심실 구혈율이 수술 전에 비하여 감소한 상태(35%에서 15%로 감소)였으며 약제 치료에도 불구하고 심부전이 호전되지 않아 아산병원으로 전원하였다. 병의 진행과정 중 심부전이 악화되는 원인에는 원래의 승포판폐쇄부전에 더하여 추가적인 전신상태, 예를 들어 감염, 과로, 스트레스 등이 큰 영향을 미치게 된다.
승모판차단술 및 심장세동차단술을 시행한 이후 직장에 복귀가 가능한 시기에 대해서는 명확한 기준은 없으나 일반적인 개흉술 환자의 경우 수술 후 8주가 경과된 때부터 일상 업무에 복귀하도록 설명하고 있다.
피고 자문의 소견
승모판 역류증에 대한 수술 후 상태에서 예상과는 달리 심기능의 악화로 심장이식을 받게 된 경우로 업무상 과로, 스트레스 등이 수술 후 심기능의 악화를 유발할 가능성이 없지는 않겠으나 일반적으로 심장기능의 악화, 부정맥 발생 등이 중요한 원인일 것으로 판단된다. 즉 외부적 요인보다는 원고가 가지고 있는 혈역학적 문제, 남은 심기능 등이 문제가 되었을 것으로 판단된다.
부산업무상질병판정위원회
원고의 작업력, 작업내용, 진술서 및 의무기록 등 조사자료 일체를 검토한 결과, 원고는 승모판 폐쇄부전으로 수술을 시행하였으므로 심내막염 등의 합병증으로 심부전의 발생가능성이 있는 상태였고, 작업력상 재해 발생 전 업무와 관련된 놀람, 긴장, 흥분상태나 급격한 작업환경의 변화는 없었던 것으로 확인되고 만성적인 과로상태에서 이 사건 상병이 발생하였다고 볼 객관적인 근거도 없는바, 이 사건 상병은 기존 질환의 자연경과적 악화에 의하여 발병한 것으로 판단함이 타당하다.
진료기록감정의(인제대학교 부속 부산백병원 의사 G) 소견
승모판폐쇄부전은 어떠한 이유로 인해 승모판막이 느슨해지거나 손상이 생기는 경우 심장의 수축기에 승모판막이 충분히 닫히지 않아 좌심실에서 좌심방으로 혈액이 역류가 되는 현상을 말한다.
승모판성형술 및 심방세동차단술 시행 후 심부전이 악화되는 것은 수술 후 전신상태에 따라 다양한 악화요인이 존재하며 수술부위 또는 전신의 감염, 스트레스, 면역력 저하, 빈맥을 동반한 부정맥의 병발 도는 악화 등이 심부전을 악화시킬 수 있다.
심장관련 개흉술 후 직장복귀시점을 명확히 규정한 지침은 없으나 수술의 종류, 합병증의 유무, 환자의 상태에 따라 1개월에서 3개월까지 다양하게 직장복귀시점을 권고하고 있다.
원고는 승모판폐쇄부전에 동반된 심방세동, 심부전을 가진 상태에서 수술을 받고 퇴원한 후 알 수 없는 원인에 의해 심부전이 더욱 악화되어 심장이식수술을 받은 경우로 원고의 업무상 과로, 스트레스와 병의 악화 간에 명확한 인과관계를 규명할 수는 없으나 개인의 취약성 및 업무강도에 따라 간접적으로 관련이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인정근거] 갑 제2 내지 17호증, 갑 제18호증의 1, 2, 갑 제19호증, 을 제2, 4, 7, 8,9호증의 각 기재, 증인 H의 일부 증언, 이 법원의 인제대학교 부산백병원에 대한 진료기록 감정촉탁결과, 이 법원의 양산부산대학교병원에 대한 사실조회결과, 변론 전체의 취지
판단
산업재해보상보험법상의 업무상의 재해라 함은 근로자의 업무수행 중 그 업무에 기인하여 발생한 질병을 의미하는 것이므로 업무와 사망의 원인이 된 질병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어야 하지만, 질병의 주된 발생 원인이 업무수행과 직접적인 관계가 없더라도 적어도 업무상의 과로나 스트레스가 질병의 주된 발생 원인에 겹쳐서 질병을 유발 또는 악화시켰다면 그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다고 보아야 하고, 그 인과관계는 반드시 의학적·자연과학적으로 명백히 증명하여야 하는 것이 아니라 제반 사정을 고려할 때 업무와 질병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고 추단되면 증명된 것으로 보아야 하며, 또한 평소에 정상적인 근무가 가능한 기초질병이나 기존질병이 직무의 과중 등이 원인이 되어 자연적인 진행속도 이상으로 급격하게 악화된 때에도 그 증명이 된 경우에 포함되는 것이고, 이때 업무와 질병 또는 사망과의 인과관계 유무는 보통 평균인이 아니라 당해 근로자의 건강과 신체조건을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한다. 나아가 과로의 내용이 통상인이 감내하기 곤란한 정도이고 본인에게 그로 인하여 사망에 이를 위험이 있는 질병이나 체질적 요인이 있었던 것으로 밝혀진 경우에는 과로 이외에 달리 사망의 원인이 되었다고 볼 특별한 사정이 드러나지 아니하는 한 업무상 과로와 신체적 요인으로 사망한 것으로 추정함이 경험칙과 논리칙에 부합한다(대법원 2010. 1. 28. 선고 2009두5794 판결 참조).
살피건대, 위 인정사실에서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원고는 승모판 폐쇄부전으로 최초 수술을 받은 후 개흉술의 경우 통상적인 업무복귀 권고기준보다 빠른 수술 후 5주가 조금 더 경과한 시점에서 입원 당시 발생한 욕창의 치료도 마무리되지 않은 상태에서 무리하게 업무에 복귀한 것으로 보이고, 복귀 당시 공사현장에서 수행한 업무는 수술 전에 수행한 업무와 동일한 내용이기는 하나 밀려 있는 서류업무를 근무시간 내 처리하느라 근무시간의 대부분을 앉아서 업무를 수행하였던 점, ② 원고는 공사현장에 복귀한 후 약 6일 정도를 본사에 파견되어 B에 입사한 이후 처음해 보는 공사견적서 작업업무를 초과근무를 하면서 수행하였는데 공사견적서의 작성은 그 적정성에 따라 공사수주의 여부가 직결될 수 있는 중요한 업무였던 점, ③ 원고가 수행한 업무내용은 정상적인 건강상태에서라면 그다지 무리가 되지 않을 수 있는 업무이나 원고는 최초 수술 후 전신상태가 완전히 회복되지 아니한 상태에서, 특히 욕창의 치료가 마무리되지 않은 상태에서 오랜 시간 앉아서 근무를 하였고 익숙하지 아니한 공사견적서 작성업무를 수행함으로써 원고의 업무상 부담 및 스트레스는 급격히 증가 되었을 것으로 보이는 점, ④ 원고가 공사현장에 복귀하였다가 이 사건 상병이 재발하여 양산부산대학교병원에 입원할 당시 좌심실 구혈율은 최초 수술 전 (35%)에 비하여 현저히 감소된 상태(15%)였던 점, ⑤ 원고 주치의 및 진료기록감정의는 승모판성형술 및 심방세동차단술 시행 후 심부전이 악화되는 것은 수술 후 전신상태에 따라 다양한 악화요인이 존재하며 수술부위 또는 전신의 감염, 스트레스, 면역력 저하, 빈맥을 동반한 부정맥의 병발 또는 악화 등이 심부전을 악화시킬 수 있다는 소견을 제시하고 있는 점, ⑥ 비록 피고 자문의는 외부적 요인보다는 원고가 가지고 있는 혈역학적 문제, 남은 심기능 등이 문제가 되었을 것으로 판단된다는 소견을 제시하고 있으나 업무상 과로나 스트레스 등이 수술 후 심기능의 악화를 유발할 가능성이 없지는 않다고 하고 있는 점, ⑦ 진료기록 감정의도 원고의 업무상 과로, 스트레스와 병의 악화 간에 명확한 인과관계를 규명할 수는 없으나 개인의 취약성 및 업무강도에 따라 간접적으로 관련이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는 소견을 제시하고 있는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이 사건 상병은 원고의 업무상 과로나 스트레스로 원고의 기존질환이 자연경과 이상의 진행속도로 급격히 악화되었다고 추단함이 상당하므로, 원고의 업무와 이 사건 상병의 재발 사이에는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고 판단된다.
따라서 이와 다른 전제에서 이 사건 상병이 업무상 재해에 해당하지 아니한다고 본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백승엽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