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지방법원판결

부산지방법원 2015. 11. 27. 선고 2014구합4208 판결

주문

1.

원고는 2015. 1. 1.부터 피고의 지역사회 통합건강증진사업에 관하여 피고와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의 지위에 있음을 확인한다.

2.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당사자 지위

피고는 그 산하에 사상구 보건소를 설치·운영하고 있는 지방자치단체이고, 원고는 물리치료사로서 위 보건소에서 방문건강관리사업 담당 인력으로 근무하던 근로자이다.

나.

원고와 피고 사이의 근로계약 체결 및 계약갱신

1)

보건복지부는 2012년경 기존에 지방자치단체가 건강생활실천, 만성질환 예방, 취약계층 건강관리를 목적으로 실시하던 17개의 개별 사업(방문건강관리사업, 지역사회중심재활, 보건소 건강생활실천통합서비스 등)을 2013. 1. 1.부터 '지역사회 통합건강증진사업'이라는 1개의 사업으로 통합하여 이를 상시·지속적으로 운영하기로 하였고, 그에 따라 방문건강관리사업은 2013. 1. 1.부터 지역사회 통합건강증진사업 중 하나의 사업분야가 되었다(이하 2013. 1. 1.부터 지역사회 통합건강증진사업 중 하나의 사업분야가 된 방문건강관리사업을 '통합 후 방문건강관리사업'이라 하고, 위와 같이 통합되기 전의 방문건강관리사업을 '통합 전 방문건강관리사업'이라 한다).

2)

원고는 2008. 1.경부터 2012년경까지는 통합 전 방문건강관리사업 담당 인력으로 2013년, 2014년에는 통합 후 방문건강관리사업 담당 인력으로, 피고와 1년 단위로기간제 근로계약을 갱신하였다.

다.

피고의 계약기간 만료 통보 및 시간선택제임기제 공무원 채용

1)

원고는 2013. 11.경부터 피고와 단체협상을 통하여 무기계약직 전환을 요구하였으나, 피고는 이를 거부한 후 2014. 12. 1. 원고에게 2014. 12. 31.자로 계약기간이 만료된다는 통보(이하 '이 사건 기간만료 통보'라 한다)를 하였다.

2)

이후 피고는 2014. 12. 10. 통합 후 방문건강관리사업(간호사, 물리치료사 등)에 종사할 인력을 시간선택제임기제 공무원으로 채용하기 위한 채용계획 공고를 하였고, 그에 따라 위 인력을 시간선택제임기제 공무원으로 채용하였다.

라.

원고의 구제신청

원고는 2015. 3. 27. 이 사건 기간만료 통보가 부당해고라는 이유로 부산지방노동위원회에게 구제신청을 하여, 부산지방노동위원회는 2015. 5. 18. '피고가 원고에게 행한 2014. 12. 31.자 계약기간 만료 통보는 부당해고임을 인정한다. 피고는 이 판정서를 송달받은 날부터 30일 이내에 원고를 원직에 복직시키고, 해고기간 동안 정상적으로 근로하였더라면 받을 수 있었던 임금상당액을 지급하라'는 내용의 판정을 하였고, 이에 피고는 2015. 6. 26. 중앙노동위원회에 위 부산지방노동위원회 판정의 취소를 구하는 재심을 신청하였으나 2015. 9. 11. 기각되었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 6, 7, 9, 10, 15, 19호증, 을 제2, 3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각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원고 본인신문 결과, 변론 전체의 취지

2.

원고의 주장 및 관련 법령

가.

원고 주장의 요지

원고는 아래와 같은 이유로 2015. 1. 1.부터 피고의 지역사회 통합건강증진사업 중 방문건강관리사업 담당 인력으로서 피고와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로 간주된다고 할 것므로, 피고가 이를 다투고 있어 이 사건 소로써 그 확인을 구한다.

1)

원고는 통합 전 방문건강관리사업 근로자로 근무하기 시작한 2008. 1.경부터 통합 후 방문건강관리사업으로 근무한 2014. 12. 31.까지 계속근로한 기간이 2년을 초과하므로, 원고는 기간제 및 단시간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하 '기간제법'이라 한다) 제4조 제2항에 따라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로 간주된다.

2)

설령 피고 주장과 같이 계속근로기간의 2년 초과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 원고가 통합 전 방문건강관리사업 근로자로 근무한 기간(2012. 12. 31.까지)을 제외해야 한다고 하더라도, 원고는 최초 피고와 기간제 근로계약을 체결한 후 2014. 12. 31.까지 별다른 심사절차 없이 여러 차례 근로계약을 갱신해 왔는바, 원고는 피고와의 근로계약 갱신에 대한 정당한 기대권을 가지게 되었다고 할 것이다. 그런데도 피고가 근로계약의 갱신을 거부하고 시간선택제임기제 공무원을 채용한 것은 기간제법의 적용을 회피하기 위한 것으로서 근로계약 갱신을 거부할 정당한 이유가 되지 못한다. 따라서 원고와 피고 사이의 마지막 근로계약이 갱신되어 그 기간만료일인 2014. 12. 31. 이후에도 근로계약이 유지되고 있다고 보아야 하므로, 원고가 통합 후 방문건강관리사업 근로자로 근무하기 시작한 2013. 1. 1.을 기산점으로 삼더라도 계속근로기간이 2년을 초과하므로, 원고는 기간제법 제4조 제2항에 따라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로 간주된다.

나.

관련 법령

별지 기재와 같다.

3.

판단

가.

2013. 1. 1. 전의 근로기간이 기간제법 제4조 제2항에서 정한 계속근로기간에 산입되는지 여부

1)

통합 전·후의 방문건강관리사업의 성격

기간제법 제4조 제1항 본문과 제2항은 사용자가 2년을 초과하여 기간제 근로자를 사용하는 경우 원칙적으로 그 기간제 근로자를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로 본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이 규정은 국가나 지방자치단체의 기관에 대하여도 적용된다(같은 법 제3조 제3항). 다만 기간제법 제4조 제1항 단서 제5호는 정부의 복지정책·실업대책 등에 따라 일자리를 제공하는 경우로서 대통령령이 정하는 경우에는 사용자가 2년을 초과하여 기간제 근로자를 사용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고, 이에 따라 같은 법 시행령 제3조 제2항 제1호는 위 법 제4조 제1항 단서 제5호가 위임한 기간제 근로자 사용기간 제한 예외 사유의 하나로 '고용정책 기본법, 고용보험법 등 다른 법령에 따라 국민의 직업능력 개발, 취업 촉진 및 사회적으로 필요한 서비스 제공 등을 위하여 일자리를 제공하는 경우'를 들고 있다.

그런데 국가나 지방자치단체가 국민 또는 주민에게 제공하는 공공서비스는 그 본질적 특성상 사회적으로 필요한 서비스의 성격을 가지고 있는바, 국가나 지방자치단체가 공공서비스를 위하여 일자리를 제공하는 경우, 기간제법 제4조 제1항 단서 제5호, 같은 법 시행령 제3조 제2항 제1호에 해당하는지는 해당 사업의 시행 배경, 목적과 성격, 사업의 한시성이나 지속가능성 등 여러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해야 한다(대법원 2012. 12. 26. 선고 2012두18585 판결 참조).

앞서 든 증거 및 갑 제3, 4, 8, 14, 18호증, 을 제1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2013. 1. 1. 전의 통합 전 방문건강관리사업은 기간제법 제4조 제1항 단서 제5호, 기간제법 시행령 제3조 제2항 제1호에서 정한 '국민의 직업능력 개발, 취업 촉진 및 사회적으로 필요한 서비스 제공 등을 위하여 일자리를 제공하는 경우'에 해당하여 2년을 초과하여 기간제근로자를 사용할 수 있는 경우에 해당하지만, 2013. 1. 1. 이후의 통합 후 방문건강관리사업은 위 법령에서 정한 경우에 해당하지 않아 2년을 초과하지 아니하는 범위 안에서만 기간제 근로자를 사용할 수 있는 경우(다만 2년을 초과하여 기간제 근로자를 사용하는 경우 기간제법 제4조 제2항에 따라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로 간주될 수 있다)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①

방문건강관리사업은 2006. 9. 20.경 정부의 '보건복지부분야 사회서비스 확충전략'의 '좋은 일자리 창출을 위한 시장형성 촉진' 중 '서비스 영역의 제도화를 통해 지속가능한 시장형성' 부분에 포함되었던바, 방문건강관리사업은 취약계층의 건강관리라는 사회서비스 확충을 목적으로 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위 사업을 수행함에 필요한 인력을 확충함으로써 일자리를 창출한다는 것도 주된 목적으로 하고 있으며, 이에 위 사업은 고용정책기본법 제13조의2에 근거한 재정지원 일자리사업으로 관리되고 있다.

②

고용노동부는 2012. 1. 16. 공공부문의 비정규직 근로자들 중 상시, 지속적인 업무에 종사하는 근로자들의 경우 원칙적으로 무기계약직 근로자(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로 전환하도록 지침을 마련하였는데, 보건복지부는 2012. 12.경 통합 전 방문건강관리사업은 기간제법 제4조 제1항 제5호 및 같은 법 시행령 제3조 제2항 제1호의 적용대상에 해당하지만, 통합 후 방문건강관리사업은 위 2012. 1. 16.자 고용노동부 지침에 따라 기간제법 제4조 제1항 단서 제5호 및 같은 법 시행령 제3조 제2항 제1호의 적용대상에서 제외되는 것으로 보아, 기존 통합 전 방문건강관리사업에 종사하던 기간제 근로자들을 무기계약직 전환대상에 포함시키기로 결정하였다. ③ 방문건강관리사업은 국고보조금 지원을 전제로 한 것으로서 그 지원이 중단될 경우 지속될 수 없다. 그러나 보건복지부장관이 국민건강증진법 제4조 제1항, 제5조에 따라 적극적인 건강증진 및 질병예방 정책을 추진하기 위한 목적으로 국민건강증진정책심의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수립한 제3차 국민건강증진종합계획(2011년부터 2020년에 이르는 10년 계획이다)에는 방문건강관리사업이 중점과제 중 하나로 열거되어 있고, 2020년까지 관련 예산을 지속적으로 증액한다는 계획이 포함되어 있으며, 더욱이 보건복지부는 방문건강관리사업이 포함된 지역사회 통합건강증진사업을 상시·지속적으로 운영하기로 결정하였는바, 2013. 1. 1. 이후의 통합 후 방문건강관리사업은 통합 전과 달리 지속가능한 사업으로 판단된다.

2)

통합 전 근로기간을 합산할 것인지 여부

기간제법 제4조 제2항은 '사용자가 제1항 단서(2년을 초과하여 기간제 근로자로 사용할 수 있는 경우)의 사유가 없거나 소멸되었음에도 불구하고 2년을 초과하여 기간제근로자로 사용하는 경우에는 그 기간제근로자는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로 본다'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기간제법 제4조 제1항 단서 각 호에서 정한 근로자로 기간제 근로계약을 체결하였다가 그 계약기간이 만료된 후 새로이 위 제4조 제1항 단서에 해당하지 않는 일반 기간제 근로계약을 체결한 경우, 위 단서에 해당하는 근로자로 근무한 기간은 기간제법 제4조 제2항이 정한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로 간주할 수 있는 요건으로서의 근로기간 2년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봄이 타당하다(대법원 2014. 11. 27. 선고 2013다2672 판결 참조).

위 1)항에서 본 바와 같이 2013. 1. 1. 전의 통합 전 방문건강관리사업은 기간제법 제4조 제1항 단서 제5호의 경우에 해당하지만, 2013. 1. 1. 이후의 통합 후 방문건강관리사업은 위 경우에 해당하지 않는다. 따라서 위 법리에 따라 원고가 2013. 1. 1. 전의 통합 전 방문건강관리사업의 근로자로 근무한 기간은 기간제법 제4조 제2항이 정한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로 간주할 수 있는 요건으로서의 근로기간 2년에 포함되지 않는다 할 것이므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나.

2014. 12. 31. 근로계약이 갱신되어 기간제법 제4조 제2항에서 정한 계속근로기간이 충족되는지 여부

1)

원고에게 근로계약 갱신에 대한 정당한 기대권이 인정되는지 여부

가)

기간을 정하여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의 경우 그 기간이 만료됨으로써 근로자로서의 신분관계는 당연히 종료되고 근로계약을 갱신하지 못하면 갱신 거절의 의사표시가 없어도 당연 퇴직되는 것이 원칙이다. 그러나 근로계약, 취업규칙, 단체협약 등에서 기간만료에도 불구하고 일정한 요건이 충족되면 당해 근로계약이 갱신된다는 취지의 규정을 두고 있거나, 그러한 규정이 없더라도 근로계약의 내용과 근로계약이 이루어지게 된 동기 및 경위, 계약 갱신의 기준 등 갱신에 관한 요건이나 절차의 설정 여부 및 그 실태, 근로자가 수행하는 업무의 내용 등 당해 근로관계를 둘러싼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볼 때 근로계약 당사자 사이에 일정한 요건이 충족되면 근로계약이 갱신된다는 신뢰관계가 형성되어 있어 근로자에게 근로계약이 갱신될 수 있으리라는 정당한 기대권이 인정되는 경우에는, 사용자가 이를 위반하여 부당하게 근로계약의 갱신을 거절하는 것은 부당해고와 마찬가지로 아무런 효력이 없고, 이 경우 기간만료 후의 근로관계는 종전의 근로계약이 갱신된 것과 동일하다(대법원 2011. 4. 14. 선고 2007두1729 판결 참조).

그리고 기간제법 제4조 제1항, 제2항에서 규정한 바와 같이 기간제법의 시행으로 사용자가 2년의 기간 내에서 일반 기간제 근로자를 사용할 수 있고, 일반 기간제근로자의 총 사용기간이 2년을 초과할 경우 일반 기간제 근로자가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자로 간주되더라도, 위 규정들의 입법 취지가 기본적으로 기간제 근로계약의 남용을 방지함으로써 근로자의 지위를 보장하려는 데에 있는 점을 고려하면, 기간제법의 시행만으로 시행 전에 이미 형성된 기간제 근로자의 갱신에 대한 정당한 기대권이 배제 또는 제한된다고 볼 수는 없다(대법원 2014. 2. 13. 선고 2011두12528 판결 참조). 나) 앞서 인정한 사실 및 앞서 든 증거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해 보면, 원고에게는 2014. 12. 31. 최종 근로계약 기간이 만료될 무렵 근로계약이 갱신될 수 있으리라는 정당한 기대권이 인정된다.

①

원고는 2008. 1. 9. 피고와 기간제 근로계약을 체결한 후 최종 계약기간이 만료된 2014. 12. 31.까지 6회에 걸쳐 매년 계약을 갱신해 왔다. 그 사이 원고를 비롯한 피고의 통합 전·후 방문건강관리사업에 종사한 근로자들은 본인이 사직할 의사가 없는 한 해고가 되거나 갱신이 거부된 적이 없었다.

②

원고는 처음 채용될 때에는 공개채용 절차를 거쳐 피고와 근로계약을 체결하였으나, 그 후 2014년까지 매년 계약을 갱신하는 과정에서는 공개채용 절차를 거치지 않고 근로계약서만 새로 작성하였을 뿐이다.

③

고용노동부는 2012. 1. 16. 공공부문의 비정규직 근로자들 중 상시, 지속적인 업무에 종사하는 근로자들의 경우 원칙적으로 무기계약직으로 전환하도록 지침을 마련하였고, 보건복지부는 2012. 12. 12. 위 지침에 따라 2013. 1. 1.부터 통합 전 방문건강관리사업 등 개별 사업을 지역사회 통합건강증진사업으로 통합하여 상시·지속적으로 운영하기로 하면서 통합 후 방문건강관리사업에 종사하는 기간제 근로자들을 무기계약직 전환대상에 포함하도록 결정하였다.

④

또한 고용노동부는 2014. 12. 16. 광역자치단체에 '인건비 등 사유로 방문건강관리사업 등 지역사회 통합건강증진사업에 종사하는 기간제 근로자들을 무기계약직으로 전환하지 않는 사례가 있어 언론에 보도되는 등 문제가 발생하고 있는바, 지방자치단체에서는 정부 지침에 따라 무기계약직 전환을 적극 추진하여 주시기 바랍니다'라는 내용의 협조요청을 한 바 있다(갑 제14호증의 1 중 제3면 참조).

⑤

통합 전 방문건강관리사업 등 17개의 개별 사업들이 2013. 1. 1.부터 지역사회 통합건강증진사업으로 통합되면서 그 전·후로 위 사업들에 대한 국고보조금 지원방식이 개별 사업별 지원방식에서 지역사회 통합건강증진사업이라는 하나의 사업에 대한 포괄적 지원방식으로 변경되었으나, 그렇다고 하여 통합 전·후의 방문건강관리사업 자체의 성격이나 그 업무 내용이 본질적으로 변경되었다고 볼 수는 없다.

⑥

비록 원고의 근로기간 중 2013. 1. 1. 전까지 통합 전 방문건강관리사업에 종사하던 기간은 기간제법 제4조 제1항 단서 제5호에 따라 사용자가 2년을 초과하여 기간제 근로자로 사용할 수 있는 경우에 해당하였고, 2013. 1. 1. 이후부터 비로소 기간제법 제4조 제1항 본문, 제2항에 따라 기간제 근로자의 총 사용기간이 2년을 초과할 경우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자로 간주될 수 있게 되었지만, 위 규정들의 입법 취지가 기본적으로 기간제 근로계약의 남용을 방지함으로써 근로자의 지위를 보장하려는 데에 있는 점을 고려하면, 2013. 1. 1. 이전부터 이미 형성되어 온 원고의 근로계약 갱신에 대한 정당한 기대권이 배제 또는 제한된다고 볼 수는 없다.

2)

피고의 근로계약 갱신거절의 정당성

앞서 본 사정들에다가 앞서 든 증거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가 원고와의 근로계약 갱신을 거절하는 것이 사회통념상 상당하다고 인정되는 합리적인 이유가 있다고 볼 수 없다.

①

보건복지부는 2012. 1. 16.자 고용노동부 지침에 따라 명시적으로 2013. 1. 1.부터 통합 전 방문건강관리사업 등 17개 개별 사업을 지역사회 통합건강증진사업으로 통합하여 상시·지속적으로 운영하기로 결정하였고, 방문건강관리사업이 중점과제 중 하나로 열거되어 있는 제3차 국민건강증진종합계획에도 2020년까지 관련 예산을 지속적으로 증액한다는 계획이 포함되어 있다.

②

보건복지부는 2014. 12. 29. 전국의 광역자치단체에게 '지역사회 통합건강증진사업은 상시·지속적 업무로 동 사업에 2년을 초과하여 근무하는 기간제 근로자는 무기계약직 전환대상입니다. 최근 이들 종사자의 고용과 관련하여 언론보도 등 외부의 지적이 지속되고 있는바, 정부지침을 준수하여 무기계약직 전환에 적극 협조해 주시기를 바랍니다. 동 사업의 원활한 추진에 영향이 없는 범위에서 무기계약직 인건비를 지역사회 통합건강증진사업 예산에서 편성할 수 있으며, 동 사업의 추진을 위해 고용된 인력의 무기계약직 전환에 따른 기준 인건비 초과분에 대해서는 불이익이 없음을 다시한 번 알려드립니다'라는 내용의 협조요청을 하였고(갑 제14호증의 1 참조), 2015. 1. 29.에는 '우리 부에서는 공공부문 비정규직 고용 개선대책에 따라 지역사회 통합건강증진사업의 기간제 근로자가 무기계약직으로 전환하는 경우 무기계약직의 인건비를 동사업 예산에서 지원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지방자치단체가 채용한 임기제 공무원의 인건비는 동 사업비로 편성 및 집행이 불가함을 알려드리니 시·도는 관할 시·군·구에 즉시 공지하여 주시기 바랍니다'라는 내용으로 지역사회 통합건강증진사업 예산집행에 관한 공지를 하기도 하였다(갑 제14호증의 2 참조).

③

2014. 12. 31. 전·후로 피고가 지역사회 통합건강증진사업 중 방문건강관리사업을 통하여 제공하는 의료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감소하였다거나 방문건강관리사업 외의 다른 사업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였다고 볼 만한 증거가 없고, 지역사회 통합건강증진사업으로 통합된 17개의 개별 사업분야 중 방문건강관리사업을 제외한 나머지 사업들이 방문건강관리사업보다 더 긴급한 시행이 요구되는 사업으로 보이지도 않는다.

④

피고의 주장에 따르더라도, 원고를 비롯한 기존 인력을 무기계약직으로 전환하는 경우(5호봉 전제)의 근로자 1인당 연간 인건비 총액은 약 3,500여만 원 정도이고시간선택제임기제 공무원으로 채용하는 경우의 근로자 1인당 연간 인건비 총액은 약 3,300여만 원 정도로서 그 차액은 약 200여만 원(2014년도 방문건강관리사업 전담 인력수 14명을 기준으로 약 2,800여만 원 정도)에 불과한 점(피고의 2015. 9. 24.자 준비서면 중 제12면 참조) 등에 비추어 보면, 2014. 12. 31. 기준 시점에서 원고를 무기계약직으로 전환함으로써 통합 후 방문건강관리사업 자체를 유지할 수 없을 정도로 과다한 인건비 등 비용이 발생한다거나 단기간 내에 위와 같은 상황이 발생할 것이 객관적으로 명백하다고 보기 어렵다.

⑤

2014. 12. 31. 전·후로 피고가 지역사회 통합건강증진사업을 통하여 제공하는 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특별히 변동하였다고 볼 수 없는 점 및 위 ④항에서 본 바와 같이 무기계약직으로 전환하는 경우와 시간선택제임기제 공무원으로 채용하는 경우의 인건비 차액이 전체 사업예산의 규모에 비해 그다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이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는 원고를 비롯한 기존의 방문건강관리사업 담당 근로자들을 2년을 초과하여 사용할 경우 무기계약직으로 전환하여야 할 상황에 직면하게 되자, 단지 이를 회피할 목적으로 계약갱신을 거절한 채 원고와 동일한 업무를 담당할 시간선택제임기제 공무원을 채용한 것으로 보인다.

⑥

피고는 2014. 10. 16.경 개최된 부산광역시 관내 구청장, 군수 협의회에서의 논의된 결과에 따라 미리 원고과의 근로계약 갱신을 거부한다는 방침을 세워놓고 그에 따라 원고에게 2014. 12. 31.자로 계약기간이 만료되었다는 통보를 하였을 뿐,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기준에 따라 원고의 업무실적이나 업무수행능력 등을 평가하는 절차는 거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다.

소결론

위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원고에게는 근로계약 갱신에 관한 정당한 기대권이 인정되는 반면, 피고의 갱신거절은 사회통념상 상당하다고 인정되는 합리적인 이유가 있다고 볼 수 없어 부당해고와 마찬가지로 아무런 효력이 없다.

따라서 원고의 근로관계는 종전의 근로계약(계약기간 2014. 12. 31.까지)이 갱신된 것과 동일하므로, 2015. 1. 1. 이후에도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고 할 것이다. 그런데 통합 후 방문건강관리사업이 시작된 2013. 1. 1.부터 기산하면, 2015. 1. 1. 이후 피고가 원고를 기간제 근로자로 사용한 기간이 2년을 초과하게 되므로, 기간제법 제4조 제2항에 따라 원고는 2015. 1. 1.부터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로 간주되고, 피고가 이를 다투고 있는 이상 그 확인의 이익이 있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인용한다.

판사 이흥구(재판장) 인진섭 김두홍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