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지방법원판결

부산지방법원 2016. 8. 11. 선고 2015가단244100 판결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인정사실

가.

피고는 위 소재지에서 해상운송업 및 해상화물운송업을 영위하는 회사로 2014. 12월경부터 보령시 소재 B 건설현장(이하 '이 사건 공사현장'이라 한다)에서 자켓(JACKET, 방파제건설을 위한 철구조물) 설치공사를 하는 홍우산업 주식회사(이하 '홍우산업'이라 한다)에 피고 소유의 선박인 C(크레인 바지선, 이하 '이 사건 선박'이라 한다) 및 살코3(예인선)을 임대하였다.

나.

이 사건 선박은 이 사건 공사현장에서 자켓 운반에 사용되었는데, 홍우산업이 조수간만의 차가 없는 조금에 자켓을 설치할 해역을 특정하면, 이 사건 선박의 크레인으로 자켓을 들어 올려 설치할 해역에 내려놓고 홍우산업이 이를 최종적으로 설치하며, 이와 같은 작업을 하지 않을 때에는 안벽에 접안한 상태에서 대기하였다.

다.

이 사건 선박에는 선장(전체적인 작업공정 지휘), 기관장(선박에 비치된 윈치크레인의 작동과 조절), 갑판장(선장을 보좌하여 갑판 위의 업무를 총괄), 조리장 각 1인과 원고를 포함한 갑판원 2인이 근무하고 있었는데, 갑판원인 원고의 담당업무는 중량물 작업을 할 때에는 선장의 지시에 따라 선수, 선미 앵커 윈치 조작 업무를, 평상시에는 정비 업무(갑판에 녹이 생기지 않도록 페인트칠 등 정비, 작업에 필요한 삭구류 정비 및 청소)를 각 담당하였다.

라.

원고의 근무형태는 주 5일제로 토요일과 일요일이 휴무이고, 통상 근로시간은 9:00부터 19:00까지로 1일 8시간을 원칙으로 하나(식사시간 60분 1회, 휴식시간 1일 2회 각 30분), 작업 여부에 따라 1일 근무시간이 다소 유동적이고, 중량물 작업이 물때에 따라 진행되어 주말에 근무하기도 하였다.

마.

원고는 2014. 5. 13. 피고 회사에 입사하여 이 사건 선박의 갑판원으로 근무하였는데, 2015. 4. 19. 오전부터 원고를 제외한 나머지 선원들이 휴가로 하선함에 따라 이 사건 선박에서 혼자 당직근무를 하던 중 2015. 4. 20. 오전경 급성 뇌내출혈로 쓰러졌고(이하 '이 사건 사고'라 한다), 같은 날 15:00 발견되어 병원으로 후송되었으나, 상세불명의 뇌내출혈, 뇌내출혈의 후유증, 인지결핍 등의 장해를 입게 되었다.

바.

이 사건 사고가 있기 전 12주간(2015. 1. 26.부터 2015. 4. 19.까지) 원고의 1주당 평균 근무시간은 42.83시간이었고, 이 사건 사고가 있기 전 4주간(2015. 3. 23.부터 2015. 4. 19.까지) 원고의 1주당 평균 근무시간은 52시간이었으며, 특히 이 사건 사고가 있기 전 2주간은 휴무일 없이 1주당 평균 57 시간을 근무하였다.

사.

이 사건 사고 전 원고의 건강상태 등은 다음과 같다.

○

이 사건 사고 전 실시된 검사 결과

-

2007. 5. 31. 본태성(일차성) 고혈압

-

2008. 6. 4. 본태성(일차성) 고혈압

-

2010. 3. 16. 건강진단 시행 결과 특이 소견 없음

-

그 이후 사고 전까지 건강검진 사실 확인되지 않음

○

원고는 평소 건강상 특별한 문제는 없었고 불규칙적으로 1일 소주 반병을 마셨고, 이 사건 사고로부터 약 45일 전부터 하루 1갑의 담배를 피웠다.

아.

근로복지공단은 2015. 8. 18. 원고의 뇌출혈은 업무상 질병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요양불승인처분'을 하였고, 원고는 요양불승인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소를 제기하지는 않았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7, 10호증, 을 제1 내지 6호증의 각 기재 및 영상(각 가지번호 포함), 변론 전체의 취지

2.

원고의 주장 및 판단

가.

원고의 주장

원고는 이 사건 사고 전 고혈압 판정을 받은 바는 있으나 대체로 건강한 편이었는데, 2014. 12월부터 이 사건 공사현장에 투입되어 불규칙한 작업과 환경으로 피로가 누적되었고, 특히 이 사건 사고 전 2주간은 하루도 쉬는 날이 없이 계속 근무하였으며, 선장이 부당한 대우를 하기도 하는 등 극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렸다. 그로 인하여 원고가 이 사건 사고를 입었는데도 이 사건 사고 당시 이 사건 선박에는 근무자 혼자 당직 근무를 하다가 위험한 사고가 발생할 경우 대응할 수 있는 아무런 조치가 되어 있지 않았고, 그 결과 원고가 쓰러진 이후 제 때에 조치가 이루어지지 않아 장해가 커지게 되었다.

피고는 사용자로서 이러한 직원들의 고충을 잘 살피고 직원들이 정신적인 스트레스를 겪거나 과중한 육체적 노동을 하지 않도록 사전에 필요한 조취를 취하여야 할 보호의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보호의무를 위반하였고, 그로 인하여 원고가 이 사건 사고를 당함으로써 손해를 입었으므로, 원고에게 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나.

판단

(1)

근로계약에 수반되는 신의칙상의 부수적인 의무로서 근로자에 대한 보호의무를 부담하는 사용자에게 근로자가 입은 신체상의 재해에 대하여 민법 제750조 소정의 불법행위책임을 지우기 위해서는 사용자에게 당해 근로로 인하여 근로자의 신체상의 재해가 발생할 수 있음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그 회피를 위한 별다른 안전조치를 취하지 않은 과실이 있음이 인정되어야 할 것이고, 위와 같은 과실의 존재는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근로자에게 그 입증책임이 있다(대법원 2000. 3. 10. 선고 99다60115 판결 참조).

(2)

위 인정 사실 앞서 든 각 증거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 피고가 원고에게 뇌출혈이 발생할 우려가 있음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음에도 그 회피를 위한 별다른 안전조치를 취하지 아니하고 연장근로 또는 업무를 계속 수행하도록 한 과실이 있다고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①

원고가 이 사건 사고 발생 전 2주간은 주당 평균 57시간을 휴무일 없이 근로하기는 하였으나, 이는 작업현장의 사정에 따른 것으로 보이고 그 기간이 비교적 길지 않을 뿐만 아니라 원고가 위와 같은 연장근로에 대하여 이의를 제기하였다고 볼 증거가 없다{근로자가 근로기준법상의 연장 근로시간 상한선을 초과하여 근무한 경우에도 근로자의 동의를 얻은 이상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근로자의 과로로 인한 발병에 대하여 사용자측에 과실이 있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대법원 1994. 10. 28. 선고 94다33491 판결 참조)}.

②

원고가 사고 발생 전 2주간을 제외한 나머지 기간에 특별히 과도한 시간을 근무하였다는 사정은 보이지 않고 담당한 업무가 뇌출혈을 일으킬 정도로 과중하였다고 볼 만한 증거 역시 없다.

③

원고가 사고 직전 혼자 이 사건 선박에서 당직근무를 하다가 이 사건 사고를 당하기는 하였으나, 당직업무는 정박해 있는 이 사건 선박의 계류상태를 확인하고 관리하는 것으로 특별히 과중한 것으로는 보이지는 않고, 선원들이 순번을 정하여 휴무를 하는 대신 선박을 관리할 직원이 필요함에 따라 이루어진 것으로 그 자체로 부당하다고 보이지 않는다. 또한 원고가 이 사건 사고 당시 이 사건 선박에서 혼자 당직근무를 하다가 뇌출혈 사실을 즉시 발견하지 못하게 된 사정은 있으나, 사용자인 피고에게 당직근무자가 혼자 근무하다가 뇌출혈로 쓰러질 경우까지 대비하여 사전에 그에 대한 구호체계를 마련하여야 할 주의의무가 있다고 보기도 어렵다.

④

원고는 사고 당시 56세로서 2007년과 2008년에는 본태성(일차성) 고혈압 판정을 받은 바는 있으나, 그 이후로는 건강검진 결과 신체에 특별한 이상이 없었고, 평소 건강상태에 이상을 보인 적은 없었다.

3.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신형철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