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은 무죄.
이유
이 사건 공소사실
피고인은 부산 북구 D에 있는 장애인재활시설인 부산E복지관의 사무국장으로서 위 복지관 관장을 보좌하고 직원들을 통할하여 복지관의 제반 업무를 수행하는 사람인바, 2014. 4. 2.경 피해자 F가 위 복지관 관장으로 부임하자 피해자가 장애인복지시설의 장의 자격이 없다고 시비하며 업무에서 배제할 것을 요구하는 민주노총 산하 부산지역 일반노동조합의 입장에 동조하여 2014. 4. 9.경부터 2014. 6. 하순경까지 위 복지관에서 피해자가 1급 E인 사정을 이용하여 관계 기관으로부터 접수된 '장애인시설 안전점검', '윷놀이대회 개최', '한국E복지관협의회 관장회의 관련', '한국E도소관협의회 세미나 참석', '부울경장애인복지관장 간담회 참석' 등의 공문 일체를 피해자에게 결재상신하거나 보고하지 아니하고, 직원들에게도 그 보고를 하지 말도록 지시하며, 복지관 운영에 필요한 인사규정 등 내부지침을 제공하지 아니하고, 회원 야유회, 재활교육생 입수료식 등을 피해자에게 알리지 않는 등 위계 및 위력으로 피해자의 복지관운영업무를 방해하였다.
판단(공소사실 기재 그 자체에 대하여)
공소사실 기재 각 행위가 형법 제314조 제1항 업무방해죄의 '위계'에 해당하는지 여부
위계에 의한 업무방해죄에서 '위계'란 행위자가 행위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상대방에게 오인, 착각 또는 부지를 일으키게 하여 이를 이용하는 것을 말한다. 이 사건의 경우 공소사실 기재 각 행위는 2014. 4. 9. 민주노총 산하 부산지역 일반노동조합에서 부산E복지관 조합원들에게 피해자의 업무지시에 따르지 말 것을 지시하는 공문을 보내고, 피고인을 비롯한 위 복지관 직원들이 위 공문대로 피해자에게 업무보고를 하지 않는 등의 방법으로 피해자의 업무 지시를 노골적으로 따르지 않은 것이고, 피해자 역시 공소사실 기재 각 행위에 대하여 모두 인지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바, 이러한 지시불복종 행위를 가리켜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오인, 착각 또는 부지를 일으키게 하여 이를 이용한 것이라고는 할 수 없다. 따라서, 공소사실 기재 각 행위는 형법 제314조 제1항 업무방해죄의 '위계'에 해당하지 아니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공소사실 기재 각 행위가 형법 제314조 제1항 업무방해죄의 '위력'에 해당하는지 여부
업무방해죄에서 말하는 '위력'이란 사람의 자유의사를 제압·혼란케 할 만한 일체의 세력을 말한다. 쟁의행위로서 파업(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2조 제6호)도, 단순히 근로계약에 따른 노무의 제공을 거부하는 부작위에 그치지 아니하고 이를 넘어서 사용자에게 압력을 가하여 근로자의 주장을 관철하고자 집단적으로 노무제공을 중단하는 실력행사이므로, 업무방해죄에서 말하는 위력에 해당하는 요소를 포함하고 있다. 그러나 근로자는 원칙적으로 헌법상 보장된 기본권으로서 근로조건 향상을 위한 자주적인 단결권·단체교섭권 및 단체행동권을 가지므로(헌법 제33조 제1항), 쟁의행위로서 파업이 언제나 업무방해죄에 해당하는 것으로 볼 것은 아니고, 전후 사정과 경위 등에 비추어 사용자가 예측할 수 없는 시기에 전격적으로 이루어져 사용자의 사업운영에 심대한 혼란 내지 막대한 손해를 초래하는 등으로 사용자의 사업계속에 관한 자유의사가 제압·혼란될 수 있다고 평가할 수 있는 경우에 비로소 집단적 노무제공의 거부가 위력에 해당하여 업무방해죄가 성립한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대법원 2011. 3. 17. 선고 2007도482 전원합의체 판결).
이러한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공소사실 기재 각 행위는 노조활동의 일환으로서 이루어졌으나 파업에까지 이르지 아니하였을 뿐 아니라, 그 행위태양 역시 피해자에 대한 노무의 제공을 거부하는 부작위에 그치는 정도로서 업무방해죄의 '위력'에 해당하지 아니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여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따라 무죄를 선고한다.
이상의 이유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희진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