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지방법원판결

부산지방법원 2016. 8. 12. 선고 2015나17750 판결

주문

1.

제1심 판결을 취소한다.

2.

피고는 원고에게 4,520,000원 및 이에 대하여 2012. 9. 29.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20%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3.

소송총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4.

제2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1.

기초 사실

가.

원고는 피고가 운영하는 사업장에서 2012. 5. 7.경부터 같은 해 9. 14.경까지 페인트공으로 일하고 퇴직하였는데, 8월 임금 3,020,000원, 9월 임금 1,500,000원 등 합계 4,520,000원 상당의 임금을 지급받지 못하고 있다.

나.

이에 따라 원고는 피고를 상대로 위 미지급 임금을 구하면서 이 사건 청구취지와 동일한 소를 제기하였고(부산지방법원 2013가소148615호 임금), 위 법원은 2013. 9. 27. '피고는 원고에게 4,520,000원 및 이에 대하여 2012. 9. 29.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20%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는 내용의 이행권고결정을 하였으며, 피고는 2013. 10. 2. 위 이행권고결정 정본을 송달받고도 이의신청을 하지 않아 같은 해 10. 17. 위 이행권고결정이 그대로 확정되었다.

다.

그 후 원고는 2015. 7. 20. 피고를 상대로 위 확정된 이행권고결정과 동일한 내용의 이 사건 소를 제기하였고, 제1심은 원고의 이 사건 소가 부적법하다는 이유로 각하하였다.

[인정 근거] 갑 1호증의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이 사건 소의 적법 여부

가.

제1심의 판단

1)

확정된 이행권고결정은 확정판결과 같은 효력이 있고, 집행문을 부여받을 필요 없이 강제집행이 가능하므로, 이미 이행권고결정이 확정된 경우 그 이행권고결정과 동일한 소송물에 관하여 신소를 제기하는 것은 시효중단 등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권리보호이익이 없다.

2)

또한, 확정된 이행권고결정에는 기판력이 없고, 임금채권보장법(2016. 1. 27. 법률 제13909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임금채권보장법'이라 한다)에 신설된 소액체당금 제도를 이용하기 위하여 이 사건 소를 제기하였다고 원고가 주장하더라도, 임금채권보장법 부칙 제1, 2조의 규정내용과 위 법의 입법취지, 기판력 있는 확정판결을 받은 근로자와의 형평 등을 고려하면 소의 이익을 인정할 수 없다.

나.

당심의 판단

이미 확정된 승소판결에는 기판력이 있으므로 당사자는 그 확정된 판결과 동일한 소송물에 기하여 신소를 제기할 수 없는 것이 원칙이다(대법원 1998. 6. 12. 선고 98다1645 판결 참조). 하지만 이와 달리 집행력 등이 있을 뿐이고 기판력이 없는 집행권원의 경우에는 그 집행권원과 동일한 소송물에 기해 신소를 제기할 수 있다고 보아야 한다. 확정판결 등 집행권원과 동일한 소송물에 기한 신소 제기 허용 여부는 기판력 존부에 달려 있는 것이다.

확정된 이행권고결정은 확정판결과 같은 효력이 있고(소액사건심판법 제5조의7 제1항), '확정판결과 같은 효력'은 기판력을 제외한 나머지 효력인 집행력 및 법률요건적 효력 등의 부수적 효력을 말하는 것이며, 기판력까지 인정하는 것은 아니다(대법원 2009. 5. 14. 선고 2006다34190 판결 참조).

따라서 확정된 이행권고결정에는 집행력은 있지만 기판력이 없으므로, 그 확정된 이행권고결정과 동일한 내용의 신소를 제기하더라도 그 소의 이익이 부정된다고 할 수는 없다.

결국 원고의 이 사건 소는 확정된 이행권고결정과 동일한 내용의 소이지만, 그 이행권고결정에는 기판력이 없으므로 적법하다. 이 사건 소의 주된 목적이 임금채권보장법상 소액체당금 제도를 이용하려는 것이라고 하더라도 이 사건 소의 적법 여부에는 영향을 미치지 아니한다.

다.

본안판결의 가능 여부

소가 부적법하다고 각하한 제1심판결을 취소하는 경우에는 항소법원은 사건을 제1심법원에 환송하여야 하고 다만 제1심에서 본안판결을 할 수 있을 정도로 심리가 된 경우 또는 당사자의 동의가 있는 경우에는 항소법원은 스스로 본안판결을 할 수 있다(민사소송법 제418조). 이 사건의 경우에 제1심은 이 사건 소가 부적법하다는 이유로 이를 각하하는 판결을 하였으나 위에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소는 적법하므로 제1심 판결은 취소되어야 한다. 따라서 민사소송법 제418조 본문에 따라 원칙적으로 이 사건을 제1심법원으로 환송하여야 할 것이지만, 기록에 의하면 제1심에서 본안판결을 할 수 있을 정도로 심리가 되었음이 인정되므로 민사소송법 제418조 단서에 따라 당심이 직접 본안판결을 한다.

3.

원고의 청구에 관한 판단

위 기초 사실에 의하면, 피고는 원고에게 미지급 임금 4,520,000원 및 이에 대하여 원고의 퇴직일로부터 14일이 지난 다음날인 2012. 9. 29.부터 다 갚는 날까지 근로기준법에서 정한 연 20%의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4.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소는 적법하고, 피고는 원고에게 앞서 인정한 미지급 임금과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따라서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여야 할 것인데, 이 사건 소를 각하한 제1심 판결은 이와 결론을 달리하여 부당하므로, 원고의 항소를 받아들여 제1심 판결을 취소하고 원고의 청구를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박민수(재판장) 곽태현 최영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