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심판결
중 피고인 A에 대한 부분을 파기한다.
피고인 A를 징역 1년 2월에 처한다.
피고인 A에 대한 공소사실 중 횡령의 점은 무죄.
피고인 B의 항소를 기각한다.
이유
항소이유의 요지
원심의 형(피고인 A : 징역 1년 6월, 피고인 B : 징역 2년)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판단
피고인 A에 대한 직권판단
피고인 A에 대한 공소사실 중 횡령 부분의 요지
피고인은 2013. 6. 26.경 J요양병원에서 국민건강보험공단에 청구한 5월분 요양급여비용 중 30,607,740원을 피고인 명의의 국민은행 계좌로 송금 받아 J요양병원의 실제 운영자인 B를 위하여 보관하던 중, 그 무렵 부산 이하 불상지에서 16,607,740원(이하 '이 사건 금원'이라 한다)을 인출하여 피고인의 생활비, 채무변제 등의 명목으로 임의로 사용하여 횡령하였다.
원심의 판단
원심은 그 거시 증거에 의하여 위 횡령 부분의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였다.
당심의 판단
피고인 A가 이 사건 금원을 임의로 사용한 행위에 대하여 B에 대한 횡령죄가 성립되려면, 우선 피고인과 B 사이에 형법상 보호할 만한 가치가 있는 위탁관계 내지 신임관계가 존재하여야 하고, 이 사건 금원이 B의 정당한 소유로 인정되어야 한다.
원심에서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면, B는 피고인으로부터 의사면허를 빌려 J요양병원을 개설한 사실, 의료법에 위반하여 개설된 병원에서 이루어진 의료행위에 대하여는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요양급여비용을 받을 수 없음에도 피고인과 B는 공모하여 J요양병원이 적법하게 개설된 병원인 것처럼 국민건강보험공단을 기망하여 요양급여비용을 청구한 사실, 이 사건 금원은 이와 같이 피고인과 B에게 속은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수령한 편취금원에 해당하는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위 인정사실 및 기록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 ① 내지 ③ 사정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 A가 B와 함께 편취한 이 사건 금원을 B 몰래 임의로 사용하였다고 하더라도 횡령죄가 성립한다고 할 수 없다.
횡령죄에서의 위탁관계는 계약에 의한 것 뿐만 아니라 관습이나 조리, 신의칙 등에 의하여도 성립할 수 있고 사실상의 위탁관계로도 족하나 적어도 형법상 보호가치가 있어야 하는바, 피고인이 B와 함께 편취한 이 사건 금원을 단독으로 보관하고 있다고 하여 사기죄의 공범관계인 피고인과 B 사이에 어떠한 형법상 보호가치가 있는 신임관계 내지 위탁관계가 발생하였다고 보기 어렵다.
이 사건 금원은 범죄수익으로서 이에 대하여 정당하게 권리를 주장할 수 있는 자는 사기 피해자인 국민건강보험공단 뿐이므로, 이 사건 금원이 횡령죄의 보호객체가 되는 B의 단독소유라거나 피고인과 B의 공유 내지 합유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다.
피고인이 이 사건 금원을 임의로 사용한 행위는 단순히 사기행위로 취득한 범죄수익을 소비하는 방법 중 하나에 불과하고 그것이 공범관계에 있는 B에 대한 어떠한 새로운 법익을 침해한다고 보이지도 아니한다.
따라서 피고인 A에 대한 공소사실 중 횡령 부분은 범죄로 되지 아니하는 경우에 해당하여 무죄를 선고하여야 할 것임에도 이와 결론을 달리하여 유죄를 인정한 원심판결에는 법리오해로 인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고 할 것이다.
피고인 B의 주장에 대한 판단
피고인이 이 사건 범행을 자백하고 있는 점, 피고인에게는 부양해야 할 자녀들이 있는 점 등은 피고인에게 유리한 정상이다.
그러나 피고인에게는 2회의 의료법위반 전력 및 4회의 근로기준법위반 전력이 있고, 특히 의료법위반죄로 1년 3월의 징역형을 선고받고 출소 후 그로부터 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 같은 범죄를 반복하여 저지르는 등 이 사건 범행의 중대함이나 자신의 잘못에 대하여 제대로 깨우치지 못한 것으로 보이는 점, 비의료인이 이른바 사무장병원을 개설, 운영하는 행위는 개인적인 영리를 추구하기 위하여 과다 진료, 항생제 오·남용, 보험사기 연루, 환자 알선 등의 폐해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 의료기관 개설자격을 엄격히 제한하여 건전한 의료질서를 확립하고 나아가 국민건강을 보호하려는 의료법의 입법취지를 잠탈하여 궁극적으로는 국민의 건강과 안전을 침해할 여지가 큰 점, 나아가 적법하게 개설된 의료기관인 것처럼 국민건강보험공단을 기망하여 요양급여를 수령한 행위는 국민들의 소중한 보험료를 재원으로 마련된 공단의 재정에 심각한 악영향을 끼쳐 사회적으로도 큰 문제를 발생시키는 점, 피고인이 임금을 지급하지 못한 근로자의 수가 상당하고 체불 임금액수 역시 많은 점,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정수급한 요양급여비용이나 미지급임금에 대하여 현재까지 별다른 반환이나 변제가 이루어지고 있지 아니한 점, 원심이 이미 위와 같은 정상들을 충분히 고려하여 형을 정하였고, 당심에 이르러 원심과 형을 달리할 만한 사정변경이 없는 점, 그 밖에 피고인의 연령, 성행, 지능과 환경, 사기 피해자와의 관계, 이 사건 범행의 동기, 수단과 결과 및 범행 후의 정황 등 양형의 조건이 되는 여러 요소를 종합해 보면, 원심의 형은 적정한 것으로 판단된다.
따라서 피고인 B의 양형부당 주장은 이유 없다.
결론
원심판결
중 피고인 A에 대한 횡령 부분에는 위와 같은 직권파기 사유가 있으므로 이는 더 이상 유지될 수 없게 되었는데, 위 횡령 부분과 나머지 유죄 부분은 형법 제37조 전단의 경합범 관계에 있어 하나의 형이 선고되었으므로, 결국 원심판결 중 피고인 A에 대한 부분은 전부 파기되어야 한다. 따라서 피고인 A의 양형부당 주장에 관한 판단을 생략한 채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2항에 의하여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하되, 피고인 B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의하여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