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은 무죄.
판결의 요지를 공시한다.
이유
항소이유의 요지
피고인은 F과 사이에 도급계약을 체결하였을 뿐, F, L, M, N과 근로계약을 체결한바 없음에도 이와 달리 피고인이 F, L, M, N과 근로계약을 체결하였음을 전제로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 없이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F, L, M, N에게 임금을 지급하지 아니하였다고 본 원심판결에는 사실오인의 위법이 있다.
판단
이 사건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부산 연제구 C에 있는 주식회사 D의 대표이사로서 일일 평균 25명의 근로자를 사용하여 해운대 E유치원 리모델링공사를 시공하는 등 전문건설업(실내건축)을 경영하는 사람인데, 위 공사현장에서 2011. 7. 31.부터 2011. 9. 4.까지 근무하다가 퇴직한 F의 2011. 9월 임금 449,250원 등 아래 체불금품 내역표 기재와 같이 퇴직근로자 4명의 임금 합계 1,575,000원을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당사자 간의 합의 없이 퇴직일로부터 14일이 경과하도록 지급하지 않았다.
원심의 판단
원심은 그 채용 증거들을 종합하여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하였다.
당심의 판단
형사재판에서 공소가 제기된 범죄사실에 대한 증명책임은 검사에게 있고, 유죄의 인정은 법관으로 하여금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공소사실이 진실한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게 하는 증명력을 가진 엄격한 증거에 의하여야 하므로, 그와 같은 증거가 없다면 설령 피고인에게 유죄의 의심이 있다고 하더라도 피고인의 이익으로 판단할 수밖에 없다(대법원 2014. 6. 12. 선고 2014도3163 판결 등 참조).
피고인은 원심 법정에서부터 당심 법정에 이르기까지 '피고인은 F과 사이에 해운대 E유치원 리모델링공사 목공부분(이하 '이 사건 목공공사'라 한다)에 관하여 도급계약을 체결하였고, F에게 그 도급계약에 따른 금원을 모두 지급하였으며, 이 사건 공소사실의 퇴직근로자들인 F, L, M, N과 사이에 근로계약을 체결한 바 없어 임금을 지급할 의무가 없다'는 취지로 이 사건 공소사실을 부인하고 있다.
살피건대,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피고인은 당시 현장소장인 G로부터 'F과 계약할 때 80명을 동원하기로 하고 1인당 150,000원씩 지급하기로 하였다'는 내용을 듣고 이 사건 목공공사에 관한 계약을 체결한 점(피고인은 F과 사이에 도급계약서를 작성하지는 않았으나, 해운대 E유치원 리모델링공사 비계부분, 설비부분 역시 도급계약서를 작성하지 않고 도급계약을 체결한 점에 비추어 볼 때 도급계약서가 작성되지 않은 사실만으로 이 사건 목공공사에 관한 계약이 도급계약이 아니라고 보기 어렵다), ② 피고인은 이 사건 목공공사와 관련하여 F에게 2011. 8. 13. 2,000,000원, 2011. 8. 20. 3,000,000원, 2011. 9. 9. 7,000,000원, 2011. 9. 11. 10,000,000원을 각 지급하였는데, 만약 이 사건 목공공사에 관한 계약이 도급계약이 아니라면 피고인이 F에게 이 사건 목공공사와 관련된 금원 전부를 지급할 이유가 없는 점, ③ F은 계약 당시 피고인과 사이에 피고인으로부터 이 사건 목공공사와 관련된 금원을 지급받아 이를 이 사건 목공공사 인부들에게 나누어주는 약정을 한 사실이 없음에도, 피고인이 자신에게 이 사건 목공공사와 관련된 금원 전부를 지급하니 단순히 업무편의를 위해서 이 사건 목공공사 인부들에게 나누어주었다고 진술하였는데, F 역시 단순 임금근로자에 불과한 상황에서 자신의 노임을 포기한 채 다른 인부의 노임을 먼저 지급할 아무런 이유가 없는 점(G는 이 사건 공소사실 기재 1,575,000원이 모두 F이 지급받지 못한 금원이라고 진술하고 있다), ④ G가 작성한 공사일보에도 목공작업은 직영이 아닌 목공으로 분류되어 있는 점(도급계약을 체결한 수장작업, 설비작업, 금속작업, 비계작업 역시 직영으로 분류되어 있지 않고, 각 수장, 설비, 금속, 비계로 분류되어 있다), ⑤ 피고인은 이 사건 목공공사가 완료된 이후에야 비로소 일용노무비대장의 존재를 인식한 점(G는 2013. 3. 11. 원심법정에서 '모든 공정이 끝난 후인 2011. 9. 5. 피고인에게 일용노무비대장을 보내면서 비로소 노무비 단가를 155,000원으로 기재하였다'고 진술하였다) 등을 종합하면,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인이 F, L, M, N과 근로계약을 체결하였다는 점이 합리적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입증되었다고 보기에 부족하다. 그런데도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한 원심 판결에는 사실오인의 위법이 있고, 이를 지적하는 피고인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있다.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의 항소는 이유 있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6항에 의하여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다시 쓰는 판결]
이 사건 공소사실의 요지는 제2의 가.항 기재와 같고, 제2의 다.항 기재와 같이 이는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의하여 무죄를 선고하고, 형사소송법 제440조에 의하여 판결의 요지를 공시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박석근(재판장) 이환기 김유성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