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지방법원판결

부산지방법원 2016. 8. 11. 선고 2016고정626 판결

주문

피고인은 무죄.

피고인에 대한 판결의 요지를 공시한다.

이유

1.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부산 사하구 C 소재 'D'의 대표로 상시 근로자 5명을 사용하여 청소업을 하는 사용자이고, 공동피고인 E(2016. 2. 26. 약식명령 확정)는 부산 사하구 F 소재 'G'의 대표로 상시 1명의 근로자를 사용하여 청소업을 하는 사용자로서, 피고인은 부산시 수도사업본부로부터 하도급 받은 'H 관내 배수지 청소' 작업을 E와 동업하여 진행하기로 하였다.

사용자는 근로자가 사망 또는 퇴직한 경우에는 그 지급 사유가 발생한 때부터 14일 이내에 임금, 보상금, 그 밖에 일체의 금품을 지급하여야 한다.

그럼에도 피고인과 E는 2014. 10. 27.부터 2014. 12. 5.까지 위 'H 관내 배수지 청소' 작업 현장에서 근무하다 퇴직한 근로자 I의 임금 270만 원과 같은 기간 같은 작업현장에서 근무하다 퇴직한 근로자 J의 임금 270만 원, 총 합계 540만 원을 당사자간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 없이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2.

판 단

가.

근로기준법에서 정한 사용자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계약의 형식이나 관련 법규의 내용에 관계없이 실질적인 근로관계를 기준으로 하여야 하고(대법원 2012. 5. 24. 선고 2010다107071, 107088 판결, 대법원 2008. 10. 23. 선고 2007다7973 판결 등 참조), 형사재판에서 공소제기된 범죄사실에 대한 입증책임은 검사에게 있는 것이고, 유죄의 인정은 법관으로 하여금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공소사실이 진실한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게 하는 증명력을 가진 증거에 의하여야 하므로, 그와 같은 증거가 없다면 설령 피고인에게 유죄의 의심이 간다 하더라도 피고인의 이익으로 판단할 수밖에 없다(대법원 2003. 2. 11. 선고 2002도6110 판결 등 참조).

나.

한편, 피고인은 이 사건 청소용역작업을 공동피고인인 E와 공동으로 수행하였는데, 이 사건 공소제기된 I와 J은 공동피고인인 E가 고용한 E의 근로자들이고 피고인은 I와 J을 직접 고용한 바 없으므로, I와 J에 대하여 임금지급의무가 없다고 주장한다.

다.

그런데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정들이 인정된다.

1)

피고인은 부산 사하구 C에서 'D'이라는 상호로 청소업을 하는 자이고, 공동피고인 E는 부산 사하구 F에서 'G'이라는 상호로 청소업을 하는 자로서 서로 별개의 사업체를 운영하고 있다.

2)

이 사건 근로자 I는 공동피고인 E의 친형으로서 팀을 꾸려 배수지청소용역을 제공하는 일을 하는데 E의 연락을 받고 다른 작업자인 J을 팀원으로 데리고 와 이 사건 작업에 참여한 것으로 보인다.

3)

한편 I는 수사기관에서 피고인과 대질신문을 할 당시 이 사건 청소용역작업에 관한 인건비는 피고인이 지급하고 남은 공사금액을 피고인과 공동피고인인 E가 나누기로 합의하였다는 취지로 진술한 바 있으나, 이 법정에 이르러서는 "동생인 E로부터 연락을 받고 임금을 10만 원으로 책정하여 일하게 되었을 뿐 인건비를 구체적으로 누가 지급하기로 약정하였는지는 모르고 피고인으로부터 돈거래에 관한 이야기를 들어본 적은 없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는바, I의 수사기관에서의 진술만으로 피고인이 G 측 인력인 I와 J의 인건비를 부담하기로 약정하였다고 인정하기 부족하다.

4)

공동피고인 E는 이 법정에 증인으로 출석하여 "피고인이 운영한 D이 수주한 H 관내 배수지 청소 작업공사를 하청받으면서 구두상으로 이윤 또는 계약금액의 50%를 분배받기로 하여 기존에 알고 있던 인력을 배치하고 소모품이나 장비의 절반가량을 조달하였다. 그런데 피고인이 계약금액의 33% 상당인 1,500만 원만을 지급하였고 이에 I나 J으로 하여금 인건비 미지급을 이유로 노동청에 신고하도록 한 것으로 추후 G(E운영)에서 I와 J의 인건비 전액을 지급하였다"는 취지로 증언하였다. 이상과 같은 E의 증언에 따르면, 공동피고인 E는 피고인으로부터 계약금액의 50%를 분배받는 조건으로 이 사건 청소용역공사를 하도급받거나 독자적으로 인력과 장비를 조달하여 피고인과 공동 작업을 한 것으로 볼 여지가 충분하다.

5)

또한 이 사건 작업에 관한 출력일보(수사기록 제124쪽)에는 일자별로 'D 2명' 또는 'D 3명', 'G 2명' 또는 'G 3명'으로 D과 G에서 투입한 인력이 별도로 구분되어 있다.

6)

공동피고인 E의 증언에 따르면, 이 사건 청소용역작업에 소요된 식대나 비품 등의 비용을 I에게 지급하였다는 것인바, I는 이 사건 청소용역작업을 하면서 발생된 비용을 피고인이 아닌 G의 E로부터 정산 받은 것으로 보인다.

7)

I나 J이 피고인으로부터 출퇴근 관리 등 직접적인 업무지시나 구체적인 지휘 ·감독을 받은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피고인이 이 사건 청소용역을 낙찰 받은 업체로서 작업현장의 안전관리나 위생관리 등 현장 관리·감독을 총괄하였다는 사정만으로 출퇴근관리, 작업내용의 지시 등 구체적이고 개별적인 지휘·감독을 하였다고 보기 어렵다).

8)

이 사건 청소용역작업기간 중 I와 J에 대한 산재보험 또는 고용보험이 피고인 운영의 D 소속으로 가입된 것은 부산시수도사업본부가 관리하는 이 사건 청소용역작업에 하도급이나 공동작업이 금지되어 있었기 때문으로 이를 실질적 근로관계의 유무를 판단하는 결정적인 지표로 삼기 어렵다.

9)

피고인은 공사금액의 30%에 상당하는 1,500만 원을 G을 운영하는 공동피고인 E에게 이미 지급한 바 있다(E는 공사금액의 50%를 정산받기로 약정하였다고 주장하여 정산금이 미지급되었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이는 별도의 민사소송을 통하여 정산금 지급을 구하여야 할 것이다).

라.

위 다.항에서 살펴본 여러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이 G을 운영하는 공동피고인 E에게 이 사건 청소용역작업 중 일부를 하도급하였거나 공동피고인 E와 사이에 각자 근로자를 고용하여 작업을 진행한 다음 일정비율의 공사대금을 분배하기로 하는 내용의 약정을 하였다고 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고, 검사가 제출하는 증거만으로는 피고인이 이 사건 근로자인 I와 J을 직접 고용한 사용자라는 점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증명되었다고 할 수 없다.

3.

결 론

그렇다면, 이 사건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의하여 피고인에게 무죄를 선고하고, 형법 제58조 제2항에 따라 피고인에 대한 판결의 요지를 공시한다.

판사 양소은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