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항소를 모두 기각한다.
항소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원고(이하 '원고 회사'라고 한다)는 철구조물 제조업 등을 영위하는 법인이고, 피고 B는 2012. 12. 7.부터 2015. 8. 17.까지, 피고 C은 2013. 2. 15.부터 2015. 8. 17.까지 각 원고 회사에서 용접공으로 근무한 사람들이다.
피고들은 퇴직한 이후인 2015. 11. 2. 부산지방고용노동청에 원고 회사의 대표이사인 D이 퇴직금을 지급하지 아니하였음을 이유로 진정서를 제출하였고, 부산지방고용노동청은 2016. 2. 12. 위 D이 피고 B에게 9,214,186원의, 피고 C에게 9,021,641원의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았다는 내용의 '체불 임금 등 사업주 확인서'를 발급하였다.
D은 2016. 4. 6. 부산지방법원 2016고약1432호로 피고들에 대한 퇴직금 합계 18,235,827원의 체불로 인한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의 범죄사실로 200만 원의 약식명령을 발령받았고, 위 약식명령은 2016. 4. 19. 확정되었다.
한편, 피고들이 원고 회사와 사이에서 작성한 근로계약서에는 아래와 같은 내용이 포함되어 있으며, 피고들은 2014. 4. 2. '매월 지급되는 급여에 퇴직금이 포함되어 있음에 관하여 충분히 설명을 들었으며, 퇴사시 이 건으로 어떠한 이의제기도 하지 않을 것을 확약한다'는 내용의 퇴직금 확약서를 작성하여 원고 회사에게 교부한 사실이 있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1, 2, 6호증, 을1호증의 각 기재(가지번호가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 변론 전체의 취지
원고의 주장
원고는 2012. 12.경부터 2015. 9.경까지 피고들에게 매월 급여를 지급하면서 퇴직금분할약정에 따라 임금의 9.5% 상당액을 퇴직금 명목의 금원으로서 함께 지급하였는데 위와 같은 퇴직금 분할 약정은 무효여서 퇴직금 지급으로서의 효력이 없다. 따라서 피고들은 수령한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부당이득으로서 원고에게 반환할 의무가 있다.
판 단
사용자와 근로자가 매월 지급하는 월급이나 매일 지급하는 일당과 함께 퇴직금으로 일정한 금원을 미리 지급하기로 약정(이하 '퇴직금 분할 약정'이라고 한다)하였다면, 그 약정은 퇴직금 중간정산으로 인정되는 경우가 아닌 한 최종 퇴직 시 발생하는 퇴직금청구권을 근로자가 사전에 포기하는 것으로서 강행법규에 위배되어 무효이고, 그 결과 퇴직금 분할 약정에 따라 사용자가 근로자에게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지급하였다 하더라도 퇴직금 지급으로서의 효력이 없다. 한편 근로기준법상 임금은 사용자가 근로의 대가로 근로자에게 지급하는 일체의 금원으로서, 근로자에게 계속적 · 정기적으로 지급하고 그 지급에 관하여 사용자가 단체협약, 취업규칙, 급여규정, 근로계약, 노동관행 등에 따라 지급의무를 부담하는 것을 의미한다. 그런데 근로관계의 계속 중에 퇴직금 분할 약정에 의하여 월급이나 일당과는 별도로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지급하였으나 퇴직금 분할 약정이 위와 같은 이유로 무효여서 퇴직금 지급으로서의 효력이 없다면 위 약정에 의하여 이미 지급한 퇴직금 명목의 금원은 '근로의 대가로 지급하는 임금'에도 해당한다고 할 수 없고, 따라서 사용자는 법률상 원인 없이 근로자에게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지급함으로써 그 금액 상당의 손해를 입은 반면 근로자는 같은 금액 상당의 이익을 얻은 셈이 되므로, 근로자는 수령한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부당이득으로 사용자에게 반환하여야 한다고 보는 것이 공평의 견지에서 합당하다(대법원 2010. 5. 20. 선고 2007다90760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다만 퇴직금 제도를 강행법규로 규정한 입법 취지를 감안할 때 위와 같은 법리는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에 실질적인 퇴직금 분할 약정이 존재함을 전제로 하여 비로소 적용할 것이어서, 사용자와 근로자가 체결한 당해 약정이 그 실질은 임금을 정한 것에 불과함에도 불구하고 사용자가 퇴직금의 지급을 면탈하기 위하여 퇴직금 분할 약정의 형식만을 취한 것인 경우에는 위와 같은 법리를 적용할 수 없다. 즉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에 월급이나 일당 등에 퇴직금을 포함시키고 퇴직 시 별도의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합의가 존재할 뿐만 아니라, 임금과 구별되는 퇴직금 명목 금원의 액수가 특정되고, 위 퇴직금 명목 금원을 제외한 임금의 액수 등을 고려할 때 퇴직금 분할 약정을 포함하는 근로계약의 내용이 종전의 근로계약이나 근로기준법 등에 비추어 근로자에게 불이익하지 아니하여야 하는 등, 사용자와 근로자가 임금과 구별하여 추가로 퇴직금 명목으로 일정한 금원을 실질적으로 지급할 것을 약정한 경우에 한하여 위와 같은 법리가 적용된다 할 것이다(대법원 2010. 5. 27. 선고 2008다9150 판결 참조).
위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을 살펴보건대, 피고들이 원고 회사와 근로계약을 체결하면서 임금을 일당 95,000원으로 산정하되 위 일당에는 퇴직금(일당의 9.5%에 해당하는 금액)이 포함된 것으로 약정한 사실, 피고들이 퇴직금에 관하여 어떠한 이의제기도하지 않을 것을 확약한다는 내용의 퇴직금 확약서를 작성·교부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으나, 앞서 본 증거들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들의 근로계약서에는 연장근로는 일당의 1.5배로계산한다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는데, 연장근로수당이 '통상임금'의 1.5배인 점(근로기준법 제56조 참조)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의 일당은 그 구성항목의 명칭과 관계없이 실질적으로 그 전부가 '임금'에 해당한다고 봄이 상당한 점, ② 이 사건 일당의 구성항목비율[기본급(75.5%), 주차(10.1%), 월차(2.7%), 연차(2.3%), 퇴직금(9.5%)]을 모두 합산하면 100.1%에 해당하여 구성비가 정확히 맞지 않고 비율을 정한 기준도 불명확한 점, ③ 또한 이 사건 일당에는 앞서 본 바와 같이 그 구성항목을 나열한 후에 '등 각종 법적 수당이 포함된 것으로 한다'라는 기재가 있는바, 이러한 기재내용 및 형태에 비추어 보면 그 구성항목의 비율은 법적 수당이 추가·제외될 때마다 유동적으로 바뀔 수 있음을 예상할 수 있는 등 편의상 임의로 기재된 것으로 볼 여지가 큰 점, ④ 용접공 일용노임의 통상적 수준에 비추어 보아도 일당 95,000원은 비교적 적은 금액인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원고 회사가 피고들에게 임금과 구별하여 추가로 퇴직금 명목으로 일정한 금원을 실질적으로 지급할 것을 약정하였다는 점을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원고 회사와 피고들 사이에 실질적인 퇴직금 분할 약정이 존재한다고 볼 수 없는 이상, 이와 다른 전제에 있는 원고 회사의 이 사건 청구는 모두 이유 없다.
결 론
그렇다면, 원고 회사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모두 기각하여야 할 것인바, 제1심 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하여 정당하므로, 원고 회사의 항소는 이유 없어 이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원수(재판장) 안현진 오승희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