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지방법원판결

부산지방법원 2017. 7. 19. 선고 2016나53685 판결

주문

1.

제1심 판결 중 아래에서 지급을 명하는 돈을 초과하는 피고 패소 부분을 취소하고, 그 취소 부분에 해당하는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피고는 원고에게 29,134,800원 및 이에 대하여 2016. 5. 20.부터 2017. 7. 19.까지는 연 12%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5%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 하라.

2.

피고의 나머지 항소를 기각한다.

3.

소송총비용 중 1/3은 원고가, 나머지는 피고가 각 부담한다.

이유

1.

인정사실

가.

원고는 조명기구, 전원장치, 제어장치, 특수전기장비 제조·판매업 등을 영위하는 법인이다.

나.

원고는 2010. 4. 12. 그 직원인 피고와 사이에 피고의 학위 취득을 지원하기 위한 약정(이하 '이 사건 약정'이라 한다)을 체결하였는데, 주요한 내용은 아래와 같다.

다.

피고는 2014. 2. 21. C대학교 대학원에서 센서 및 디스플레이공학과 박사학위(이하 '이 사건 박사학위'라 한다)를 취득하였고, 원고는 이 사건 약정에 따라 피고에게 합계 48,558,000원(= 등록금 13,558,000원 + 학자금 35,000,000)원을 지급하였다.

라.

한편, 피고는 위 박사학위 취득일 이전인 2014. 1. 1. 원고의 계열사인 주식회사 D(이하 'D'라 한다)의 연구소 센서시스템 팀장으로 전출되었고, D에서 근무하다가 2016. 3. 31. 퇴사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4, 9, 10호증, 을 제1, 2호증(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

2.

당사자들의 주장

가.

원고의 주장

피고는 이 사건 약정서 제6조에 따라 이 사건 박사학위 취득일인 2014. 2. 21.부터만 6.5년 동안 원고(계열사 포함)에서 재직할 의무가 있음에도, 2016. 3. 31. 임의로 퇴사하여 이를 위반하였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이 사건 약정서 제7조 제2항(이하 '이 사건 상환 규정'이라 한다)에 따라 원고가 피고에게 지급하였던 대여금 합계 48,558,000원 및 그 이자를 상환할 의무가 있다.

나.

피고의 주장

1)

피고의 의무 재직기간이 과다하게 장기간인데, 이 사건 상환 규정은 그 기간을 조금이라도 채우지 못하면 대여금 전액을 상환하도록 하고 있는 등으로 피고의 퇴직의 자유를 제한하여 부당하게 근로의 계속을 강요하고 있으므로, 근로기준법 제20조에 의하여 금지된 위약금 또는 손해배상의 예정에 해당되어서 무효이다.

2)

설령, 이 사건 상환 규정이 유효라고 하더라도, 원고 스스로 원고가 아닌 D로 피고를 전출시킨 이상, 의무 재직기간을 준수하여야 할 피고의 의무는 소멸한 것으로 보아야 하고, 또 원고는 피고로 하여금 의무 재직기간을 준수하지 못하도록 피고를 전출시키는 등 조건의 성취를 방해하였으므로, 피고는 민법 제150조 제1항에 따라 의무재직기간을 준수한 것으로 주장할 수 있다.

3)

원고는 피고를 부당하게 전출시켜 원고의 계열사에서 근무하도록 하였을 뿐만 아니라, 부당하게 승진대상에서 누락시키기까지 하였다. 이에 피고는 근로계약을 해지하고 퇴직하기에 이른 것이므로, 의무 재직기간을 준수하지 못한 데에 피고에게 귀책사유가 있다고 볼 수 없다.

3.

판단

가.

이 사건 상환 규정의 해석 및 유효성

1)

먼저 이 사건 상환 규정이 손해배상액 예정인지에 관하여 본다. 이 사건 약정서에는 원고가 피고에게 지원하는 비용이 '대여금'이라고 명시되어 있고, 피고가 이 사건 약정에서 정한 의무를 이행하는 경우 원고가 피고의 대여금 채무를 면제하는 것으로 되어 있을 뿐이다. 이 사건 상환 규정이 피고가 의무 재직기간이 경과하기 전에 퇴직하는 경우 상환의무를 정하고 있다는 사정만으로, 위와 같은 명시적 문언에 반하여, 피고가 원고에게 반환해야하는 비용 상당액이 의무 재직기간 준수 약정 위반에 대한 손해배상액의 예정이라고 보기는 어렵고, 달리 이를 손해배상액 예정으로 해석할 근거가 없다. 피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2)

다음으로 이 사건 상환 규정이 유효한지에 관하여 본다. 근로자가 일정 기간 동안 근무하기로 하면서 이를 위반할 경우 소정 금원을 사용자에게 지급하기로 약정하는 경우 그 약정이 사용자가 근로자의 교육훈련 또는 연수를 위한 비용을 우선 지출하고 근로자는 실제 지출된 비용의 전부 또는 일부를 상환하는 의무를 부담하기로 하되 장차 일정 기간 동안 근무하는 경우에는 그 상환 의무를 면제해 주기로 하는 취지인 경우에는, 그러한 약정의 필요성이 인정된다. 이때 주로 사용자의 업무상 필요와 이익을 위하여 원래 사용자가 부담하여야 할 성질의 비용을 지출한 것에 불과한 정도가 아니라 근로자의 자발적 희망과 이익까지 고려하여 근로자가 전적으로 또는 공동으로 부담하여야 할 비용을 사용자가 대신 지출한 것으로 평가되며, 약정 근무 기간 및 상환해야 할 비용이 합리적이고 타당한 범위 내에서 정해져 있는 등 위와 같은 약정으로 인하여 근로자의 의사에 반하는 계속 근로를 부당하게 강제하는 것으로 평가되지 않는다면, 그러한 약정까지 근로기준법 제20조에 반하는 것은 아니다(대법원 2008. 10. 23. 선고 2006다37274 판결 참조).

이 사건 상환 규정은 의무 재직기간 전 퇴직하는 경우 대여금 전액을 상환하도록 정하고 있을 뿐, 퇴직을 하게 되는 구체적인 사정을 고려하여 상환할 금액을 감액할 수 있도록 정하고 있지는 않다.

그러나 위 인정사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면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이 사건 약정서에는 원고가 피고에게 지원하는 교육비 등의 성격이 대여금으로 명시적으로 기재되어 있고, 피고는 이 사건 약정서에 서명함으로써 이 사건 약정서에 따른 의무를 부담할 의사를 표시하였던 점, ② 피고는 원고로부터 지원받은 비용으로 이 사건 박사학위를 취득하였는데, 피고가 이 사건 박사학위를 취득한 것이 원고의 업무를 수행함에 있어서만 도움이 되는 것이 아니라, 피고의 개인적인 경력에도 긍정적인 요소로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므로, 원고가 지출한 비용은 피고가 전적으로 또는 원고와 공동으로 부담하여야 하는 비용인데 원고가 대신 지출한 것으로 평가할 수 있는 점, ③ 원고가 의무 재직기간으로 정한 기간인 학위 취득 후 만 6.5년이 원고가 지출한 비용의 규모에 비추어 볼 때 근로자인 피고에게 부당한 부담을 부과하는 정도의 장기간으로 보기는 어렵고, 반환의무의 범위 역시 원고가 실제로 지출한 비용에 한정되어 있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상환 규정이 의무 재직기간 전 퇴직하는 경우 무조건 대여금 전액을 상환하도록 정하고 있다고 하더라도, 피고의 의사에 반하는 계속 근로를 부당하게 강제하는 것으로 평가하기는 어렵다. 이 사건 상환 규정은 유효하다. 피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나.

이 사건 상환 규정의 적용

1)

원고와 피고가 이 사건 약정을 체결한 사실, 피고는 원고의 계열사인 D의 연구소 센서시스템 팀장으로 전출된 이후 이 사건 박사학위를 취득하였는데, 그때부터 만 6.5년이 경과하기 전에 D에서 퇴사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다.

그리고 위 인정사실 및 갑 제5 내지 8, 11 내지 14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원고와 D가 과반수 주식을 보유한 최대주주가 동일하고, 나머지 주요주주의 현황이 유사한 계열사 관계에 있는 점, ② 원고와 D 사이에 직원들의 전·출입이 빈번하고, 두 회사의 취업규정과 인사관리규정 등 인사, 복무, 급여체계, 복리후생 등 노무 관련 규정의 내용이 동일하여 직원들이 두 회사 간의 전·출입에도 불구하고 동일한 근로조건에서 근무하고 있는 점, ③ 피고 또한 1996. 12.경 원고에 입사한 이후 2002. 11. 1.부터 2003. 3. 31.까지 D로 전출되었다가, 이후 원고로 다시 전출되어 근무하기도 하였던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약정의 '피고는 학위 취득일자로부터 만 6.5년 이상 원고에서 관련된 업무를 맡아서 충실히 근무하여야 한다'라는 규정 중 '원고'에는 원고의 계열사인 D도 포함된다고 해석함이 상당하다(설령, 위와 같이 원고의 의미를 확장하여 해석할 수 없다고 하더라도, 피고는 D로 전출된 것에 대하여 별다른 이의를 제기하지 아니하고, 원고로부터 계속하여 이 사건 약정에 따라 지원금을 지급받았으므로, 원고와 피고 사이에 피고가 D에서 근무하는 경우에도 이 사건 약정은 여전히 적용된다는 묵시적인 합의는 있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위와 같은 해석에 의하면, 피고는 이 사건 박사학위 취득일로부터 원고(계열사 포함)에서 만 6.5년 동안 근무하지 아니하고 퇴사하여 이 사건 약정을 위반하였다고 할 것이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이 사건 상환 규정에 따라 원고로부터 지급받은 대여금 전액인 48,558,000원 및 이에 대한 이자 또는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이 사건 약정을 위와 같이 해석하는 이상, 원고가 피고를 D로 전출시킴으로써 이 사건 약정에 따라 의무 재직기간을 준수할 피고의 의무가 소멸하였다거나 원고가 피고로 하여금 의무 재직기간을 준수할 수 없도록 조건의 성취를 방해하였다는 피고의 주장은 모두 이유 없다).

2)

그리고 피고 스스로 원고를 퇴사하여 의무 재직기간을 준수하지 못한 것이므로, 이는 피고의 귀책사유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 피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위 판단을 뒤집기에 부족하고, 달리 반증이 없다. 피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3)

다만, 이 사건 약정에 따른 대여는 기본적으로는 근로관계에서 사용자가 근로자의 복지를 지원함과 아울러 사용자의 업무에도 도움을 받기 위하여 이루어진 것으로 일반적인 소비대차와는 성격을 달리하며, 신의성실의 원칙이나 공평의 원칙이 적용되어야 할 필요성이 더욱 강하게 요청되는 영역이라고 할 것인데,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상환 규정은 의무 재직기간 전 퇴직하는 경우 대여금 전액을 상환하도록 정하고 있을 뿐이어서, 이에 의하면, 피고가 만 6.5년을 한 달 정도 채우지 못하고 원고에서 퇴직하는 경우에도 대여금 전액을 반환해야 하고, 피고가 이 사건 박사학위를 취득하고 원고에서 바로 퇴직하는 경우에도 대여금 전액을 반환해야 한다는 해석에 이르게 되는데, 이 같은 처우는 형평에 크게 반한다. 때문에 피고가 이 사건 박사학위 취득일인 2014. 2. 21.부터 원고의 계열사인 D에서 퇴사한 날인 2016. 3. 31.까지 재직했던 기간과 피고가 퇴사하게 된 경위 및 이 사건 변론에 나타난 제반 사정 등을 참작하여 신의칙상 피고가 원고에게 반환해야하는 의무가 있는 대여금액은 대여금 전액의 60%로 제한한다.

다.

소결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대여금 전액의 60%인 29,134,800원(= 48,558,000원 × 0.6) 및 이에 대하여 이 사건 소장 부본이 송달된 날임이 기록상 명백한 2016. 4. 19.에서 1개월이 경과한 2016. 5. 20.부터 피고가 이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하여 항쟁함이 타당하다고 인정되는 당심 판결 선고일인 2017. 7. 19.까지는 이 사건 상환 규정에서 정한 연 12%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15%의 각 비율로 계산한 이자 또는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원고는 이 사건 소장 부본 송달 다음날부터의 이자의 지급을 구하나,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상환 규정에는 피고는 원고로부터 상환 청구를 받을 때로부터 1개월 이내에 대여금과 이에 대한 연 12%의 이자를 지급하도록 되어 있고, 원고가 피고에게 이 사건 소장 부본 송달 1개월 이전에 이 사건 상환 규정에 따른 금원의 지급을 구한 사실을 인정할 증거가 없으므로, 원고의 이 부분 청구는 이유 없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해야 한다. 그런데 제1심 판결은 이와 결론을 일부 달리하여 부당하므로 피고의 항소를 일부 받아들여 제1심 판결 중 위에서 지급을 명하는 부분을 초과하는 피고 패소 부분을 취소하고, 그 취소 부분에 해당하는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며, 피고의 나머지 항소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성수(재판장) 김회근 박가연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