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을 징역 10월에 처한다.
배상신청인의 배상신청을 각하한다.
이유
항소이유의 요지
피고인
법리오해
피고인이 피해자로부터 편취한 1억 2,000만 원을 주식회사 F 명의의 은행계좌로 송금받은 사실은 있으나, 이는 실질적으로 피고인이 송금받은 것에 불과하므로, 이후 피고인이 위 편취한 금원을 소비한 것은 불가벌적 사후행위에 해당한다. 그런데, 원심은 피고인이 편취한 금원을 주식회사 F의 소유라고 보아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였는바, 원심판결에는 법리오해로 인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양형부당
원심이 피고인에 대하여 선고한 형(징역 1년)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검사
원심이 피고인에 대하여 선고한 형은 너무 가벼워서 부당하다.
판단
법리오해 주장에 대한 판단(피고인)
대표이사가 회사의 사업을 수행하면서 피해자들을 기망하여 편취한 대금은 회사의 소유로 귀속되는 것이므로, 대표이사가 그 대금을 횡령하는 것은 사기 범행이 침해한 것과는 다른 법익을 침해하는 것이어서 회사를 피해자로 하는 별도의 횡령죄가 성립되는 것이고, 주식회사는 주주와 독립된 별개의 권리주체로서 그 이해가 반드시 일치하는 것은 아니므로 회사의 자금을 회사의 업무와 무관하게 주주나 대표이사의 개인채무 변제, 다른 업체 지분 취득 내지 투자, 개인적인 증여 내지 대여 등과 같은 사적인 용도로 임의 지출하였다면 그 지출에 관하여 주주총회나 이사회의 결의가 있었는지 여부와는 관계없이 횡령죄의 죄책을 면할 수는 없으며, 이는 1인 회사인 경우에도 마찬가지이다(대법원 2005. 4. 29. 선고 2005도741 판결 등 취지 참조).
피고인은 1심에서 모두 자백하다가 당심에 이르러 위와 같은 법리오해의 주장을 하므로 위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에서 보건대, 원심에서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피고인은 피해자 C에게 주식회사 F를 위한 자본을 투자하라고 기망하여 그로부터 주식회사 F의 은행계좌로 합계 1억 2,000만 원을 송금받은 점, 피고인이 주식회사 F의 대표이사라 하더라도 피고인과 주식회사 F는 독립된 별개의 권리주체로서 그 이해가 반드시 일치하는 것은 아닌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이 주식회사 F의 자금을 자신이 별도로 운영하는 K의 운영에 사용하거나 개인적으로 사용한 것은 피해자 C에 대한 사기 범행으로 침해한 법익과는 다른 피해자 주식회사 F에 대한 새로운 법익을 침해하는 것이므로, 이에 대해 업무상횡령죄가 성립한다고 판단한 원심의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되고, 거기에 피고인이 주장하는 바와 같은 법리오해의 위법이 없다. 따라서 피고인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양형부당 주장에 대한 판단
피고인과 검사의 주장을 함께 판단한다.
피고인이 편취한 각 금원이 1억 2,000만 원, 790만 원에 이르고, 업무상횡령 범행을 범하였으며, 나아가 피고인은 자신이 운영하는 식당에 대한 채권자의 채권압류 및 추심명령을 피하기 위하여 O 주식회사의 재산을 은닉하기도 하였는바, 피고인이 범한 일련의 범행 모두가 계획적으로 이루어진 것으로 그 죄질이 좋지 않은 점, 피고인은 집행유예의 형으로 2차례, 벌금형으로 8차례에 걸쳐 처벌받은 전력이 있는 점, 피고인이 피해자들 합의하지 못하여 피해자들이 피고인의 처벌을 원하는 점 등은 피고인에게 불리한 정상이다.
그러나 피고인이 이 사건 각 범행 대부분을 자백하고 있는 점, 피고인이 당심에 이르러 피해자 C을 위하여 6,000만 원을 공탁한 점과 그 밖에 피고인 Z의 나이, 성행, 환경, 가족관계, 범행 수단과 결과, 범행 후의 정황 등 이 사건 기록 및 변론에 나타난 양형의 조건이 되는 여러 가지 사정들을 고려하여 보면, 원심이 피고인에게 선고한 형은 다소 무거워서 부당하다.
배상명령신청에 대한 판단
배상신청인 C은 피고인과 사이에 피해금액 1억 2,000만 원에 대하여 1억 3000만 원을 지급받기로 하는 내용의 형사조정에 의한 합의가 이루어졌으므로, 피고인에 대하여 1억 3,000만 원 및 그에 대한 지연손해금의 지급을 구하고 있고, 원심은 피고인에게 배상신청인 C에 대하여 1억 3,000만 원을 지급하라는 내용의 배상명령을 하였다. 그러나 피고인이 당심에 이르러 배상신청인 C을 공탁자로 하여 피해금액의 일부를 공탁하는 등 피고인의 배상신청인 C에 대한 배상책임의 범위가 명백하지 않게 되었으므로, 형사소송절차인 이 사건에서 배상명령을 하는 것이 타당하지 아니하다고 인정된다. 따라서 원심의 피고인에 대한 배상명령은 더 이상 유지될 수 없게 되었다.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의 항소는 이유 있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6항에 의하여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하되(검사의 항소는 이유 없으나, 피고인의 항소를 받아들여 원심판결을 파기하는 이상, 따로 주문에서 검사의 항소를 기각하지 아니한다), 배상신청인의 배상명령신청은 배상명령을 하지 아니함이 상당하므로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 제32조 제1항 제3호에 의하여 이를 각하한다.
[다시 쓰는 판결의 이유]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