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지방법원판결

부산지방법원 2019. 6. 13. 선고 2017가단330395 판결

주문

1.

피고는 원고에게 25,000,000원 및 이에 대하여 2017. 7. 4.부터 2019. 6. 13.까지는 연 6%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5%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2.

원고의 나머지 청구를 기각한다.

3.

소송비용 중 1/2은 원고가, 나머지는 피고가 각 부담한다.

4.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1.

인정사실

가.

원고의 지위

원고는 교육서비스업, 일반 교습 학원업 등을 목적으로 하는 법인으로, 공무원, 경찰 등을 준비하는 수험생들을 대상으로 부산 부산진구에서 C학원(이하 '원고 학원'이라 한다)을 운영하고 있다.

나.

원고와 피고 사이의 이 사건 강의계약 체결

1)

원고는 2015. 5.경 피고와 사이에 아래와 같은 내용의 강의계약(이하 '이 사건 강의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였다.

2)

피고는 이 사건 강의계약에 따라 그 무렵부터 원고 학원에서 수험생들을 상대로 '사회' 과목을 강의하였다.

다.

피고의 타 학원으로의 이전

피고는 2017. 6. 14.경부터 원고 학원에 출근을 하지 아니하였고, 2017. 7. 4. 원고 학원 인근에서 공무원 등을 준비하는 수험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D' 학원에서 '사회' 과목을 강의하기 시작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당사자들의 주장

가.

원고 주장의 요지

1)

이 사건 강의계약은 자동 연장 조항에 따라 2018. 5. 30.까지 연장되었는데, 피고는 계약기간 중 부산 내에 있는 성인고시학원에서 동일한 과목을 강의하여 이 사건 강의계약 제4-3항 의무를 위반하였다.

2)

설령 이 사건 강의계약이 해지되었다 하더라도 피고는 계약기간 만료 후 10개월 내 부산 지역에 소재한 동종 학원에서 동일한 과목의 강의를 함으로써 같은 조항에서 규정하고 있는 경업금지약정을 위반하였다.

3)

따라서 이 사건 강의계약의 위약금 약정(이하 '이 사건 위약금 약정'이라 한다)에 따라, 피고는 원고에게 최근 1년 동안의 강의료 상당액인 46,944,100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나.

피고 주장의 요지

1)

이 사건 강의계약 및 위약금 약정은 아래와 같은 이유로 그 효력이 없다.

가)

피고는 원고 학원의 근로자인데, 이 사건 위약금 약정은 근로기준법 제20조가 금지하는 위약의 예정에 해당하여 그 효력이 없다.

나)

원고와 피고 사이에 이 사건 강의계약이 체결된 것은 민법 제104조 불공정한 법률행위에 해당하여 무효이다.

다)

이 사건 강의계약은 약관의 규제에 관한 법률(이하 '약관규제법'이라 한다)의 적용을 받는 약관에 해당하는데, 원고가 약관규제법 제3조 설명의무 및 사본 교부의무를 이행하지 아니하였으므로 이 사건 강의계약에 따른 의무 이행을 주장할 수 없고, 이 사건 위약금 약정은 같은 법 제8조의 고객에게 부당하게 과중한 손해배상 의무를 부담시키는 약관 조항으로 무효이다.

2)

이 사건 위약금 약정은 손해배상예정으로 볼 수 있는데 그 예정액이 부당하게 과다하므로 이는 감액되어야 한다.

3.

판단

가.

이 사건 강의계약 및 위약금 약정의 효력

1)

피고가 근로자인지 여부에 따른 이 사건 위약금 약정의 효력

가)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는 계약의 형식이 고용계약인지 도급계약인지 위임계약인지보다 근로제공 관계의 실질이 근로제공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 여기에서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 여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수행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제공자가 이에 구속을 받는지, 근로제공자가 스스로 비품·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하게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근로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고,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는지, 그리고 근로제공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그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의 경제적·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7. 1. 25. 선고 2015다59146 판결 등 참조).

나)

이 사건에서 앞서 본 인정사실에다가 갑 제5, 6, 9호증의 각 기재, 증인 E의 증언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피고가 원고로부터 지휘·감독을 받고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근로를 제공한 근로자라고 보기 어렵다.

①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 학원에서 강의 업무와 관련된 기획과 계획, 행정업무는 원고가 이를 결정하고, 피고는 이를 준수하여 강의를 진행하기로 약정하였고, 실제 구체적인 강의 일정, 강의실 배정 등을 원고가 일괄적으로 공지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이는 국가직 및 지방직 공무원 시험 공고가 나오면 그 시험 일정에 맞추어 연간 커리큘럼(공고된 시험 일정에 따라 기본이론, 심화이론, 문제풀이, 최종정리 등의 강의를 순차적으로 배치)을 미리 계획하여야 하는 원고 학원의 특수성에 기인한 것으로 판단된다. 그 과정에서 구체적인 강의 요일, 강의 횟수 및 시간, 강의실 등은 강사들 사이의 강의 일정이나 수강생의 수 등에 맞추어 조율되었던 것으로 보일 뿐 원고가 일방적으로 이를 강제하였던 것으로 볼 근거가 없다. 실제 일부 강사들의 경우 다른 학원에서의 강의 일정을 고려하여 강의 시간이나 요일을 변경하기도 하였다.

②

피고는 동일한 시기에 원고 학원 이외에 대구, 창원 등의 공무원 학원에서도 '사회' 과목의 강의를 진행하였다. 다른 강사들의 경우에도 부산 지역 이외의 공무원학원에서의 강의가 자유롭게 허용되었고, 나아가 온라인 강의를 자체적으로 판매하기도 하였다. 또한 원고 학원의 강사들은 다른 학원의 강의 이외에도 스스로 수익을 창출하기 위하여 애초 원고 학원이 공고한 강의 시간표 중 비어있는 시간에 새로운 강의 개설을 원고 학원에게 요구하고, 이에 따라 강의가 개설, 수험생이 모집되기도 하였다.

③

원고 학원에는 피고를 비롯한 강사들의 출근 및 퇴근 시간을 관리, 감독하는 시스템이 갖추어져 있지 않다. 피고는 강의시간을 준수하였어야 했고, 제3자로 하여금 강의 업무를 대행하게 할 수도 없었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출, 퇴근 감독이 이루어졌다는 취지로 주장하나, 이는 수험생을 대상으로 하는 모든 입시 학원의 특성에 기인한 것에 불과하다. 강사들이 강의시간을 준수하거나 다른 대체 강사를 고용하지 않았던 것은 원고 학원의 관리, 감독에 의하여 이루어진 것이라기보다는 본인들이 진행하는 강의에 대한 평판을 유지, 일정 수준의 수강생을 확보함으로써 더 많은 수익을 얻고자 함이었다고 봄이 상당하다.

④

한편 을 제7호증(각 이메일)의 각 기재만으로는 원고가 피고에 대하여 업무를 지시하는 관계였다고 인정하기 부족하다. 위 각 이메일은 대부분의 경우 일정을 확인하거나 피고의 강의 준비를 위하여 원고가 행정적으로 강의 자료를 미리 준비하겠다는 취지일 뿐 구체적으로 원고의 필요에 따라 업무를 지시하는 내용으로 보기 어렵다. 그 밖에 피고 주장과 같이 강의교재 선택이나 강의자료 작성 등에 대한 원고의 지휘·감독이 있었다고 볼 만한 객관적인 자료가 없다.

⑤

피고는 종합반 강의의 경우 시간당 강사료를 책정하여 강의료를 지급받은 반면, 단과특강의 경우 수강생 수에 따라 전체 수강료의 50%를 강의료로 지급받았다. 나아가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 학원의 일정에 따라 새로운 특강을 개설하여 수익을 증대시킬 수도 있었다. 이러한 사정에 비추어 보면 피고가 일부 강의에서 수강생의 수와 관계 없이 시간당 강사료를 고정적으로 지급받았다는 사정만으로 피고가 지급받은 강의료 전체가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이었다고 보기도 어렵다.

다)

따라서 근로기준법 제20조에 따라 이 사건 위약금 약정이 무효라는 피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2)

이 사건 강의계약 체결이 불공정한 법률행위에 해당하는지 여부

가)

민법 제104조에 규정된 불공정한 법률행위는 객관적으로 급부와 반대급부 사이에 현저한 불균형이 존재하고, 주관적으로 그와 같이 균형을 잃은 거래가 피해 당사자의 궁박, 경솔 또는 무경험을 이용하여 이루어진 경우에 성립하는 것이다.

나)

피고 제출의 증거들만으로는 이 사건 강의계약의 급부와 반대급부 사이에 현저한 불균형이 존재한다거나 피고가 궁박 상태에서 이 사건 강의계약을 체결하였다고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으므로, 피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3)

이 사건 강의계약이 약관에 해당하는지 여부

가)

약관규제법의 규제 대상인 약관이라 함은 계약의 일방 당사자가 다수의 상대방과 계약을 체결하기 위하여 일정한 형식에 의하여 미리 마련한 계약의 내용이 되는 것이다.

나)

이 사건 강의계약의 내용이 다른 강사들과 사이에서도 동일하게 적용되었다는 점에 대한 아무런 자료가 제출된 바 없는 이 사건에서, 피고 제출의 증거만으로는 이 사건 강의계약이 원고가 다수의 강사들과 계약을 체결하기 위하여 일정한 형식으로 미리 마련한 약관에 해당한다고 인정하기 부족하다. 나아가 원고가 이 사건 위약금 약정에 대한 설명의무를 이행하지 아니하였음을 인정할 증거가 없고, 이 사건 위약금 약정이 고객에 대하여 부당하게 과중한 손해배상 의무를 부담시키는 약관 조항이라고 볼 수도 없다. 따라서 피고의 이 부분 주장도 이유 없다.

4)

소결

따라서 이 사건 강의계약 및 이 사건 위약금 약정은 원고와 피고 사이에 그 효력이 있다고 판단된다.

나.

위약금 지급의무의 발생

1)

이 사건 강의계약이 합의 해지되었는지 여부

가)

먼저 이 사건 강의계약이 합의 해지되었는지에 관하여 살펴본다. 을 제3, 12 내지 14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면, 피고가 2017. 3.경 원고 학원의 부원장인 F에게 원고 학원을 그만두겠다는 의사를 표시한 사실, 원고 학원에서 2017. 5. 22.경 게시한 홍보물에는 피고의 강의가 포함되어 있지 않은 사실이 인정되고, 원고 학원에서 피고의 강의를 듣던 수험생들 일부가 피고가 원고 학원을 그만둔다고 알고 있었던 것으로 볼 사정도 엿보인다.

나)

그러나 위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F는 원고 학원을 그만두겠다는 피고에게 거듭 시간표 조절이 안되겠는지 의사를 확인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 점, 이 사건 위약금 약정에도 불구하고 원고가 피고의 장래 강의 계획, 위약금 적용 여부 등에 대한 검토 없이 피고의 의사표시에 따라 선뜻 이 사건 강의계약의 해지를 받아들일만한 특별한 사정이 엿보이지 않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앞서 본 인정사실만으로는 원고와 피고 사이에 이 사건 강의계약을 해지하기로 하는 의사의 합치가 있었다고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2)

피고의 의무 위반 및 위약금 지급의무 발생

결국 피고는 이 사건 강의계약의 계약 기간 내에 부산 내에 있는 공무원 학원에서 동일한 강의를 함으로써 이 사건 강의계약 제4-3항에 정한 의무를 위반하였음이 인정되므로, 손해배상의 예정으로 추정되는 이 사건 위약금 약정에 따라 원고에게 위약금을 지급하여야 한다.

나아가 갑 제3, 4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면, 피고가 2016. 7.경부터 2017. 6.경까지 사이에 지급받은 강의료는 합계 46,944,100원인 사실이 인정되므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피고는 원고에게 위약금 46,944,100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다.

손해배상예정액의 감액

1)

민법 제398조 제2항은 손해배상의 예정액이 부당히 과다한 경우에는 법원이 이를 적당히 감액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는바, 여기서 '부당히 과다한 경우'라고 함은 채권자와 채무자의 각 지위, 계약의 목적 및 내용, 손해배상액을 예정한 동기, 채무액에 대한 예정액의 비율, 예상 손해액의 크기, 그 당시의 거래관행과 경제상태 등 모든 사정을 참작하여 일반 사회관념에 비추어 그 예정액의 지급이 채무자에게 부당한 압박을 가하여 공정성을 잃는 결과를 초래한다고 인정되는 경우를 뜻하는 것으로 보아야 하고, 위 규정의 적용에 따라 손해배상의 예정액이 부당하게 과다한지의 여부 내지 그에 대한 적당한 감액의 범위를 판단하는 데 있어서는 법원이 구체적으로 그 판단을 하는 때, 즉 사실심의 변론종결 당시를 기준으로 하여 그 사이에 발생한 위와 같은 모든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야 할 것이다(대법원 2013. 6. 28. 선고 2013다5121 판결 등 참조).

2)

앞서 본 인정사실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 이 사건 위약금 약정에서는 위약금을 피고의 최근 1년 동안의 강의료로 규정하고 있는데, 피고가 지급받을 강의료가 구체적으로 정해진 바 없고 그 강의료 액수 또한 피고 스스로의 노력으로 증대될 가능성도 있어 그 전체를 위약금으로 반환하도록 하는 것은 피고의 의무 위반에 비하여 과다하다고 보이는 점, ㉡ 실제 피고가 다른 학원에서 강의를 함으로써 원고 학원의 수강생이 현저하게 감소하였다는 등에 대한 구체적인 자료가 제출된 바 없는 점에다가 피고의 근무기간이나 실제 지급받은 강의료 액수 등 제반 사정들을 고려하여 보면, 피고가 원고에게 지급하여야 할 위약금은 2,500만 원으로 제한함이 상당하다.

라.

소결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위약금 2,500만 원 및 이에 대하여 피고의 의무 위반행위가 있던 2017. 7. 4.부터 피고가 그 이행의무의 존부와 범위에 관하여 항쟁함이 상당하다고 인정되는 이 판결 선고일인 2019. 6. 13.까지는 상법에 정한 연 6%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15%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박주영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