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는 원고에게 5,000,000원 및 이에 대하여 2016. 4. 22.부터 2019. 7. 11.까지는 연 5%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원고의 나머지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 중 6/7은 원고가, 나머지는 피고가 각 부담한다.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기초사실
당사자들의 지위
피고는 부산 해운대구 D에 있는 E대학교(이하 '피고 대학교'라 한다)를 운영하는 학교법인이고, 원고는 피고 대학교 사회복지과에서 교수로 근무하던 사람이다.
관련 사건들의 경과
원고와 같은 학과 교수인 F은 2016. 5. 30. 부산지방법원 동부지원 2015고정43 모욕 등 사건에서 아래 범죄사실에 대하여 벌금 100만 원을 선고받아, 2017. 2. 3. 위 판결이 확정되었다.
원고와 같은 학과 교수인 J는 2017. 1. 5. 부산지방법원 동부지원 2016고약7345호 모욕 사건에서 벌금 100만 원의 약식명령을 받고 정식재판을 청구하였으나, 2017. 5. 10. 부산지방법원 동부지원 2017고정161호로 동일하게 벌금 100만 원을 선고받아, 2017. 11. 14. 위 판결이 확정되었다.
피고 대학교 교직원인 M는 2017. 1. 24. 부산지방법원 동부지원 2016고약8073호 명예훼손 사건에서 벌금 70만 원의 약식명령을 받고 정식재판을 청구하였으나, 2017. 9. 21. 부산지방법원 동부지원 2017고정234호로 동일하게 벌금 70만 원을 선고받아, 2017. 9. 29. 위 판결이 확정되었다.
원고에 대한 형사처벌 및 파면 처분
원고는 2018. 2. 22. 부산지방법원 동부지원 2017고단1239, 2537(병합) 모해위증 등 사건에서 아래 범죄사실에 대하여 징역 6월 및 집행유예 1년을 선고받아, 2019. 4. 19. 위 판결이 확정되었다.
피고는 2018. 4. 26. 교원징계위원회를 개최하여 위 1심 형사판결 등으로 학교의 명예를 손상시켰다는 이유로 원고에 대하여 파면을 의결하였고, 2018. 5. 18. 원고에게 파면 처분을 하였다.
이에 원고는 2018. 5. 28. 교원소청심사위원회에 파면 처분을 취소하는 소청심사를 청구하였고, 위 교원소청심사위원회는 2018. 7. 18. 징계의결요구서에 기재되지 않은 징계사유를 포함하여 징계의결을 하여 청구인의 방어권 준비와 행사에 지장이 있었다는 절차상 하자를 이유로 파면을 취소하는 결정을 하였다.
피고는 2018. 10. 15. 다시 교원징계위원회를 개최하여 원고에 대하여 동일한 이유로 파면을 의결하고, 2018. 10. 22. 원고에게 파면 처분을 하였다. 이에 원고가 다시 교원소청심사위원회에 소청심사를 청구하였으나, 교원소청심사위원회는 2019. 2. 13. 원고에 대한 파면 처분의 징계사유가 인정되고 징계권자의 재량권을 현저하게 일탈, 남용한 처분이라고 볼 수도 없다는 이유로 이를 기각하는 결정을 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3, 8, 11호증, 을 제2, 12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원고의 주장
사용자책임 주장
F, J, M는 피고와 고용계약을 체결하고 피고 대학교에 근무하던 교직원들로 원고를 모욕하거나 그 명예를 훼손하는 등의 불법행위를 하였다. 따라서 피고는 F, J, M의 사용자로서 원고가 입은 정신적 손해 1,500만 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배상할 책임이 있다.
남녀고용평등법 위반에 따른 손해배상책임 주장
앞서 본 F, J, M의 불법행위는 직장 내 성희롱에 해당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는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이하 '남녀고용평등법'이라 한다) 제14조 제2, 3, 5항에 정한 각 조치를 취하지 아니하였다.
나아가 피고는 정당한 이유 없이 원고에게 직위해제 및 대기발령을 명하고 파면 처분을 하였고, 임금을 일방적으로 삭감하는 등 남녀고용평등법 제14조 제6항 제1 내지 4, 7호에서 금지하고 있는 부당한 처우를 하였다.
따라서 피고는 위와 같은 부당한 처우 등으로 원고가 입은 정신적 손해 2,000만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배상할 책임이 있다.
판단
사용자책임에 대한 판단
민사재판에 있어서는 형사재판의 사실인정에 구속을 받는 것은 아니라고 하더라도 동일한 사실관계에 관하여 이미 확정된 형사판결이 유죄로 인정한 사실은 유력한증거 자료가 되므로 민사재판에서 제출된 다른 증거들에 비추어 형사재판의 사실 판단을 채용하기 어렵다고 인정되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이와 반대되는 사실은 인정할 수 없다(대법원 2008. 2. 14. 선고 2007다69148·69155 판결 참조).
F, J, M가 원고에 대한 모욕, 명예훼손 등의 불법행위로 인하여 형사 사건에서 유죄 판결을 받은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다. 그런데 을 제9 내지 11호증의 각 기재에의하면, 원고가 F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사건(부산지방법원 2016나50570)에서 모욕의 점에 대하여는 위 형사판결에서 유죄의 증거로 사용된 관련자들의 진술을 믿을 수 없는 특별한 사정이 인정되고, 달리 F이 모욕에 해당하는 발언을 하였다고 인정할 증거가 없어 모욕으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은 인정되지 않고, 다만 방실침입미수로 인한 손해배상책임만이 인정된다는 판결을 받은 사실이 인정된다.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F의 불법행위 중 모욕의 점에 대하여는 이를 인정할 수 없다 할 것이고, F의 방실침입미수의 점 및 J의 모욕의 점, M의 명예훼손의 점에 대하여는 피고 제출의 증거들만으로는 형사재판의 사실 판단을 채용하기 어렵다고 인정되는 특별한 사정을 인정할 수 없으므로 불법행위 성립을 인정할 수 있다.
나아가 ① F의 방실침입미수 행위 및 M 의 명예훼손 행위는 각 근무시간 내에 피고 대학교 내에서 발생한 일로서 외형상 객관적으로 피고의 사무집행행위와 관련되어 보이는 행위라 할 것이고, ② J의 모욕 행위는 비록 근무시간 외에 술자리에서 발생한 것이기는 하나, 갑 제4호증의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보면 당시 술자리는 피고 대학교 상조회 모임을 마친 동료 교수들을 중심으로 이루어졌고 상조회 모임과 시간적 근접성도 인정되므로, 피고의 사무처리와 관련성이 인정된다고 판단된다.
결국 피고는 F, J, M의 사용자로서 원고에게 위 각 불법행위로 인한 정신적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고, 피고가 배상하여야 할 위자료 액수는 각 사건의 경위 및 결과, 사건 이후의 정황, 동일한 유형의 불법행위가 반복되는 과정에서 피고의 방지 노력의 정도 등 이 사건 변론에 나타난 모든 사정을 참작하여 5,000,000원으로 정한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위자료 5,000,000원 및 이에 대하여 최종 불법행위일인 2016. 4. 22.부터 피고가 그 이행의무의 존부와 범위에 관하여 항쟁함이 상당하다고 인정되는 이 판결 선고일인 2019. 7. 11.까지는 민법에 정한 연 5%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에 정한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남녀고용평등법 위반에 따른 손해배상책임
이 사건과 관련한 남녀고용평등법의 규정은 아래와 같다.
먼저 피고가 남녀고용평등법 제14조 제2, 3, 5항에 정한 각 조치를 이행하지 아니하였는지에 관하여 살펴본다.
J와 M가 원고에 대하여 1.의 나.항 각 기재 범죄사실과 같은 발언을 한 행위는 남녀고용평등법에 정한 직장 내 성희롱에 해당한다고 봄이 상당하다(앞서 본 바와 같이 F의 발언에 대하여는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이러한 경우 피고로서는 ① 지체 없이 사실확인을 위한 조사를 하여야 하고(2항), ② 필요한 경우 피해 근로자를 보호하기 위한 조치를 취해야 하며(3항), ③ 조사 결과 성희롱 사실이 확인된 경우 지체 없이 행위자에 대한 징계 등 필요한 조치를 취하여야 한다(5항).
그런데 앞서 본 인정사실 및 을 제3, 16호증(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다음의 각 사정들이 인정된다.
㉠ 원고는 피고가 J와 M의 발언을 알고도 사실확인을 위한 조사를 하지 않았다고 주장하나, 원고 제출의 자료만으로는 피고가 J나 M에 대한 형사 판결 이전에 구체적으로 어느 시기에 위와 같은 발언을 인식하게 되었는지 불분명하여, 피고가 이를 알고도 신속한 조사를 하지 않았다고 보기 어렵다.
㉡ 오히려 피고는 M가 약식명령을 받은 직후인 2017. 3. 29.경 직원징계위원회 개최하여 M에 대하여 "견책"의 징계 처분을 하고, 2017. 4. 12. 그 처분 결과를 M에게 통보하였다.
㉢ 또한 피고는 J가 약식명령을 받은 직후인 2017. 3. 13.경 교원징계위원회에 교원 징계의결을 요구하였으나, 당시 교원징계위원회의 위원장 및 위원 1명에 대한 임원취임 승인이 취소되는 사정이 발생하여 의결정족수 미달로 의결을 하지 못하는 결과가 발생하였다. 피고 교원징계위원회는 의결정족수 문제가 해결된 2019. 2. 19.경 비로소 J에 대하여 감봉 1월의 징계를 의결하였다.
㉣ 한편 원고 제출의 증거들만으로는 당시 피해자인 원고를 보호하기 위한 조치가 필요하였음에도 불구하고 피고가 이를 이행하지 않았다고 인정하기 부족하다.
위와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피고가 직장 내 성희롱 발생 사실을 알고도 남녀고용평등법 제14조 제2, 3, 5항에 정한 조치를 이행하지 않았다고 보기 어렵다 할 것이다.
다음으로 피고가 원고에게 남녀고용평등법 제14조 제6항 제1 내지 4, 7호에서 금지하고 있는 부당한 처우를 하였는지에 관하여 본다.
피고가 2018. 5. 18.경 교원징계위원회의 의견을 거쳐 원고에게 파면 처분을 하고, 위 파면 처분이 취소된 이후인 2018. 10. 22.경 다시 파면 처분을 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다. 그런데 원고 제출의 증거들만으로는 원고에 대한 파면 처분이 원고가 직장 내 성희롱 피해자이거나 이를 신고하였다고 하여 내린 불이익 조치라고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오히려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에 대한 위 파면 처분은 유죄의 형사판결에 기초한 것으로 보일 뿐이다.
한편 갑 제12, 13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면 원고가 2018. 3.경부터 피고로부터 임금의 일부 또는 전부를 지급받지 못한 사실은 인정되나, 을 제25, 26호증의 각 기재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 제출의 증거들만으로는 위와 같은 임금 미지급이 성희롱 피해자에 대한 부당한 인사조치 또는 다른 직원들과의 차별이라고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그 밖에 성희롱 피해자임을 이유로 피고가 원고의 의사에 반하는 인사조치를 하였다거나 달리 어떠한 불리한 처우를 하였다고 볼 아무런 증거가 없다.
결국 피고가 남녀고용평등법 위반에 따른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하여야 한다는 원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위 인정 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박주영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