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지방법원판결

부산지방법원 2020. 2. 6. 선고 2018가합42531 판결

주문

1.

피고는 원고에게 고용의 의사표시를 하라.

2.

피고는 원고에게 2018. 7. 1.부터 원고에 대하여 고용의 의사표시를 하는 날까지 매월 3,128,328원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3.

원고의 나머지 청구를 기각한다.

4.

소송비용 중 10%는 원고가, 나머지는 피고가 각 부담한다.

5.

제2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제1항 및 피고는 원고에게 2017. 12. 11.부터 원고를 고용하는 날까지 매월 3,300,000원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이유

1.

기초사실

가.

피고는 전력자원의 개발, 발전·송전·변전·배전 및 이에 관련되는 영업 등을 목적으로 설립된 법인이다.

나.

피고 부산울산지역본부는 1년 내지 2년 단위로 적격심사를 통과한 협력업체에 관할구역 내 배전공사를 도급하여 왔는데, 2016. 12. 30. 주식회사 B(C 주식회사에서 상호가 변경되었다, 이하 'B'이라 한다)과 사이에 피고 부산울산지역본부 D지사 관할지역의 2017년도 고압 배전공사에 관하여 배전공사 협력회사 도급계약(이하 '이 사건 도급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였다. 이 사건 도급계약에 대한 보다 구체적인 내용은 피고의 '배전공사 협력회사 계약 특수조건' 및 '배전공사 협력회사 업무처리기준'에서 정하고 있는데, 그 주요 내용은 아래와 같다.

다.

원고는 2017. 1. 1. B에 입사한 후 피고 부산울산지역본부 D지사의 배전운영실(이하 '피고 배전운영실'이라 한다)로 출근하여 피고 배전운영실 소속 직원과 2인 1조로 123민원 고장수리, 배전선로순시 및 조류등지순시 등의 업무를 담당하다가 피고의 지시로 2017. 12. 11.부터는 더 이상 피고 배전운영실로 출근하지 아니하게 되었는데, 원고는 위 기간 이외에도 아래 표 기재와 같이 2011. 7. 16.경부터 피고의 여러 협력업체에 고용되어 위와 같은 업무를 담당하였다.

라.

원고는 2017. 12. 11.부터는 B의 사무실로 출근하여 조류둥지순시업무를 수행하다가 2018. 7. 1. B에서 퇴사하였다.

마.

B은 고용노동부장관으로부터 근로자파견사업의 허가를 받지 않았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2, 8 내지 11, 15, 16, 19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 및 을 제1 내지 3, 9호증의 각 기재 내지 영상, 증인 S의 증언, 이 법원의 B에 대한 사실조회결과, 이 법원의 진주세무서장에 대한 과세정보제출명령결과, 변론 전체의 취지

2.

당사자의 주장

가.

원고의 주장

원고는 B에 소속되어 이 사건 도급계약에 따라 피고를 위해 근로를 제공하였는데 그 실질은 근로자파견에 해당한다. B은 근로자파견사업허가를 받지 않은 업체이므로, 피고는 파견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하 '파견법'이라 한다) 제6조의2 제1항 제5호에 따라 원고를 직접 고용할 의무가 있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고용의 의사표시를 하여야 하고, 피고에 대한 근로관계 종료일 다음날인 2017. 12. 11.부터 직접고용관계가 성립할 때까지 원고에게 매월 임금 상당의 손해(즉 원고와 동일한 업무를 수행한 피고 배전운영실 직원의 보수에 해당하는 5직급 3등급의 기본연봉, 직무급, 연봉가급, 연봉외수당, 성과연봉을 합한 금액 중 일부인 3,300,000원)를 배상할 의무가 있다.

나.

피고의 주장

1)

피고는 이 사건 도급계약에 따라 B 소속이었던 원고로부터 근로를 제공받았을 뿐 원고에게 업무수행에 대한 지휘·명령을 하거나 원고에 대한 인사권 행사에 관여한 바 없고, 원고가 수행한 업무는 특정성·전문성·기술성이 있어 피고의 직원들과 상호 대체될 수 없었으며, B은 이 사건 도급계약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필요한 독립적인 기업조직 및 설비 등을 갖추고 있었으므로, 원고와 피고 사이에 근로자파견관계가 성립하지 않는다.

2)

설령 원고와 피고 사이에 근로자파견관계가 성립하여 피고에게 직접고용의무가 인정된다 하더라도, 피고가 원고에게 지급해야 할 임금 상당의 손해액에서 원고가 2017. 12. 11.부터 B 등 다른 회사에 근무하며 지급받은 임금 상당액이 공제되어야 한다.

3.

판단

가.

관련 법령

이 사건과 관련된 법령 규정은 별지 기재와 같다.

나.

고용의 의사표시 청구에 대한 판단

1)

관련 법리

파견법 제2조 제1호에 의하면, 근로자파견이란 파견사업주가 근로자를 고용한 후 그 고용관계를 유지하면서 근로자파견계약의 내용에 따라 사용사업주의 지휘·명령을 받아 사용사업주를 위한 근로에 종사하게 하는 것을 말한다. 원고용주가 어느 근로자로 하여금 제3자를 위한 업무를 수행하도록 하는 경우 그 법률관계가 위와 같이 파견법의 적용을 받는 근로자파견에 해당하는지는 당사자가 붙인 계약의 명칭이나 형식에 구애될 것이 아니라, 제3자가 당해 근로자에 대하여 직·간접적으로 그 업무수행 자체에 관한 구속력 있는 지시를 하는 등 상당한 지휘·명령을 하는지, 당해 근로자가 제3자 소속 근로자와 하나의 작업집단으로 구성되어 직접 공동 작업을 하는 등 제3자의 사업에 실질적으로 편입되었다고 볼 수 있는지, 원고용주가 작업에 투입될 근로자의 선발이나 근로자의 수, 교육 및 훈련, 작업·휴게시간, 휴가, 근무태도 점검 등에 관한 결정 권한을 독자적으로 행사하는지, 계약의 목적이 구체적으로 범위가 한정된 업무의 이행으로 확정되고 당해 근로자가 맡은 업무가 제3자 소속 근로자의 업무와 구별되며 그러한 업무에 전문성 기술성이 있는지, 원고용주가 계약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필요한 독립적 기업조직이나 설비를 갖추고 있는지 등의 요소를 바탕으로 그 근로관계의 실질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9. 8. 29. 선고 2017다219072, 219089, 219096, 219102, 219119, 219126, 219133 판결 등 참조).

2)

근로자파견관계 성립 여부

위와 같은 법리에 비추어 살피건대, 위 인정사실 및 앞서 든 각 증거와 갑 제1, 4, 7, 12, 13, 17, 18, 20, 29, 30호증, 을 제12 내지 14호증의 각 기재 내지 영상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보태어 보면 알 수 있는 아래와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가 피고 배전운영실을 통해 근무한 것은 파견법의 적용을 받는 근로자파견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다.

가)

원고가 피고 배전운영실에서 담당한 업무는 123민원 고장수리, 배전선로순시, 조류둥지순시 등이다. 123민원 고장수리업무는 '피고의 고객센터 문의전화(123)를 통해 고객들의 전기고장신고가 접수되면 해당 현장에 출동하여 민원을 해결하는 업무'를 말하는 것으로 연중 내내 상시적으로 수행하는 업무이고, 조류둥지순시업무는 '123민원 고장수리업무를 하는 도중 또는 이를 위해 이동하는 도중에 배전선로를 침범하는 조류둥지를 발견하면 이를 피고 배전운영실에 보고하거나 직접 철거하는 업무'를 말하는 것으로 주로 12월부터 5월까지 행해지는 것이며, 배전선로순시업무는 '123민원 고장수리 업무를 하는 도중 또는 이를 위해 이동하는 도중에 배전선로를 침범하는 말벌집이나 나뭇가지 등을 발견하면 이를 보고하거나 철거하는 업무'를 말하는 것으로 연 중 내내 이루어지는 것인데, 원고가 피고 배전운영실에서 담당한 업무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123민원 고장수리이다.

한편, 피고 배전운영실에는 팀장, 실장, 차장이 각 1명씩 있고, 그 아래 에이조, 비조, 씨조, 디조, 일상조의 5개조가 구성되어 있으며 각 조는 조장과 사원들(사원들 중 피고의 정직원인 아닌 사람은 원고 외 1명이 있었다)로 구성되어 있었는데, 123민원 고장수리업무와 관련하여 피고의 123민원 전기고장 콜센터에 전기고장 등의 신고가 접수되면 피고 배전운영실 담당자가 원고 내지 피고 배전운영실 직원에게 업무용 휴대전화의 문자메시지 또는 문서로 123민원 고장접수의 일시, 민원인의 이름 및 연락처, 수리가 필요한 목적지의 위치, 고장 증상, 지시사항 등을 전달하고, 위와 같은 지시사항을 수령한 원고 내지 피고 직원은 2인 1조로 팀을 이루어 현장에 출동하여 복구업무 등을 수행하였다. 그리고 원고는 업무 수행 후 그 작업결과를 일일근무표에 기재하고, 피고 배전운영실장 등 상급자에게 작업결과를 보고하였다.

위와 같은 업무처리절차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는 피고 배전운영실에 출근한 기간 동안 피고로부터 직접 업무수행에 관한 지시 및 감독을 받았다고 봄이 상당하다. 반면, B은 피고 배전운영실에서 근무하는 원고를 관리하기 위한 현장대리인을 두기는 하였으나, 현장대리인은 원고의 업무에 대하여 어떠한 업무지시를 하거나 원고로부터 업무수행에 대한 작업결과를 보고받은 사실이 없고, 피고 또한 원고가 수행한 작업에 대하여 B 내지 현장대리인에게 통보를 하지 아니하였다.

나)

원고는 B에 입사한 후 2017. 12. 10.까지 B 사무실로 출근하지 아니하고 피고 배전운영실로 출근하였다. 또한 원고는 피고 배전운영실 직원과 항상 2인 1조로 작업하였고, 피고 배전운영실 내에 피고 직원들과 동일한 옷장을 배치받았으며, 작업시 피고 직원과 동일하게 피고의 회사 로고가 그려진 작업모 및 피고의 회사명의 영문 약자인 'KEPCO'가 기재된 작업복을 착용하는 등 피고 배전운영실 직원들과 하나의 작업집단으로 구성되어 공동 작업을 하였다.

다)

원고는 B 입사 후 곧바로 피고 배전운영실로 출근하면서 피고 배전운영실에 비치된 '출근부 및 일일근무 내용'에 이름 및 해당 일자의 근무사항을 기재함으로써 피고로부터 출근 및 근무내역 확인을 받았다. 반면, B은 원고의 출근부를 작성하지 아니하였고, 피고로부터 원고의 근무일수에 따라 산정된 비용을 지급받음으로써 원고의 근무일수를 파악하는 외에 원고의 피고 배전운영실로의 출근 여부 등에 대하여 따로 확인하지 아니하였으며, B의 현장대리인이 가끔 피고 배전운영실장을 통하여 원고가 일을 잘 하고 있는지 확인하는 외에 원고의 근무태도를 점검하지 아니하였다.

라)

B은 다른 협력업체와 하계휴가일정 등을 겹치지 않게 조율하여 소속 직원들의 휴가일정을 미리 정한 후 이를 피고에게 통보하였는데, 원고는 B에서 위와 같이 미리 정하여 피고에게 통보한 휴가일정 외의 휴가를 사용함에 있어 B이나 현장대리인에게 보고하거나 허가받은 사실이 없고, 오히려 피고 배전운영실장에게 보고한 후 허가를 받았다. 또한 원고는 피고 배전운영실장의 지시에 따라 휴일근무 또는 주말근무를 하거나 대통령선거일 등에 특별근무를 하기도 하였는데, 그와 같은 특별근무를 B이 지시한 적은 없다.

마)

이 사건 도급계약은 그 목적 공사를 피고 부산울산지역본부 D지사 관할지역의 '고압B공사'로 정하면서도 그 도급계약서에 목적 공사의 구체적인 내용을 정하지 아니하고, 다만, 위 도급계약상 계약의 내용에 포함되는 배전공사 협력회사 계약 특수조건 및 배전공사 협력회사 업무처리기준을 통하여 목적 공사인 고압공사를 '계약된 사업소 관내에서 발생되는 배전설비 공사 중 저압공사를 제외한 모든 배전공사'로 규정하면서 그 적용범위를 원칙적으로 추정가격 3,000만 원 이하의 배전공사로 정하되, 재해 등 돌발정전에 대한 긴급복구가 필요한 공사에 대해서는 위 추정가격에 관계없이 선착공할 수 있도록 규정함과 아울러 피고가 단위공사 건별로 시공통보서를 발급하면 B은 시공통보서상의 공사기간 내에 시공을 완료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위와 같이 이 사건 도급계약은 피고가 시공통보서를 발급함으로써 비로소 대상 공사를 정할 수 있도록 하여 그 목적 업무를 구체적인 범위 내의 한정된 업무로 특정하고 있지 아니하다.

바)

이 사건 도급계약의 목적 공사에 원고가 피고 배전운영실에서 주로 수행한 123민원 고장수리 업무는 포함되어 있지 아니하고, 피고의 '배전운영실 관리지침'에 의하면 123민원 고장수리업무 중 고압 정전 초기 대응 업무는 피고의 직영업무에 해당하여 원칙적으로 협력업체에 도급할 수 없다. 이에 대하여 피고는 123민원 고장수리업무는 피고의 배전공사 협력회사 업무처리기준상 고압공사 중 긴급공사에 해당하므로 이 사건 도급계약의 목적 공사에 포함된다고 주장하나, 피고의 배전공사 협력회사 업무처리기준에 의하면, 긴급공사는 '돌발적인 상황으로 정전지역 발생 등 사회적 물의가 야기되거나, 피고의 손실이 계속 발생하는 경우, 긴급하게 설비를 복구하지 않으면 정전발생의 우려가 있거나 안전사고의 위험이 있는 경우, 긴급행사 계획과 관련한 경우'라고 규정하고 있는데{제5의 가. 1) 가)항}, 원고가 수행한 123민원 고장수리업무에는 위 각 경우에 해당하지 아니하는 '고장접수 테스트', '인입 전선 정리', '전선피복 테이핑', '전신주 도색', '통신선 정리 민원 통신업체 이첩' 등의 민원업무 내지 긴급하지 아니한 일상적 수리업무가 포함되어 있다는 점에서 이를 위 긴급공사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사)

원고는 피고 배전운영실 직원과 항상 2인 1조로 작업하면서 123민원 고장수리 업무를 위하여 민원 발생지로 이동할 때 사다리차를 원고가 직접 운전하기도 하는 등 작업 과정에서 원고가 피고 직원과 함께 사다리차를 이용하여 작업을 하였고, 작업 후 원고가 피고 직원과 같이 일일근무표에 작업처리자로서 근무사항을 기재하고 서명하는 등 원고와 피고 직원은 동일하게 업무를 수행하였다.

이에 대하여 피고는, 원고가 배전선로순시 및 배전설비의 단순한 고장을 수리하는 업무를 담당하였을 뿐이고, 피고 배전운영실 직원들은 고압 고장 복구, 민원응대업무 및 전기공사 산업기사 또는 전기기능사 자격을 요하는 배전설비 진단·점검, 측정업무 등을 담당하였으므로 원고와 피고 배전운영실 직원 사이에 업무내용이 명확히 구분되었다고 주장하나, ① 원고의 주된 업무는 배전선로순시가 아니라 123민원 고장수리업무였던 데다가 피고 배전운영실 직원의 업무에 123민원 고장수리 외에 배전선로순시업무도 포함되는 점, ② 피고 배전운영실의 대체인력 채용요건으로는 가공배전전공 또는 지중배전전공 자격만을 요하는데, 원고는 지중배전자격증 및 가공배전전공자격증을 모두 소지하고 있음은 물론 전기기능사자격증도 소지하고 있는 점, ③ 123민원 고장수리업무를 담당하던 피고 배전운영실 직원이 휴가 중일 때 원고가 해당 직원의 업무를 대신한 적이 있고, 원고가 휴가 중일 때 피고 배전운영실 직원이 원고의 업무를 대신한 적도 있으며, 원고가 피고 배전운영실 직원을 대신하여 B이 아닌 다른 협력업체에 '운영실입니다'라고 표시하여 현장사진을 첨부한 문자메시지를 보낸 적도 있는 등 원고와 피고 배전운영실 직원 사이에 업무를 대체수행하기도 하였던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원고와 피고 배전운영실 직원 사이에 업무내용이 명확히 구분되었다고 볼 수 없으므로, 피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아)

원고가 수행한 업무 중 배전작업과 무관한 업무, 즉 123민원 고장수리업무 중 현장조사 등의 업무는 특별한 자격 내지 기능을 요하지 아니하고, 배전작업과 관련된 업무는 배전공사기능자격증을 필요로 하는데 원고는 배전공사기능자격증 중 지중배전자격증 및 가공배전전공자격증을 소지하고 있고 피고 배전운영실 직원들도 모두 지중배전자격증 또는 가공배전전공자격증을 소지하고 있으므로, 원고의 업무가 피고 배전운영실 직원들의 업무에 비하여 전문성 기술성을 요한다고 볼 수 없다.

자)

피고는 원고가 피고 배전운영실에서 업무를 수행함에 있어 필요한 사다리차, 공구, 수리부품 등을 제공하였다. 반면, B은 원고에게 업무를 위한 작업복, 작업모, 안전화 등의 작업 장비를 제공하지 아니하였을 뿐만 아니라 123민원 고장수리, 조류둥지순시 및 배전선로순시 업무를 위한 독립적 기업조직을 갖추고 있지 아니하였다.

3)

고용의무 발생 여부

구 파견법 제6조의2 제1항 제5호에 의하면, 사용사업주가 고용노동부장관의 허가 없이 근로자파견사업을 행하는 자로부터 근로자파견의 역무를 제공받은 경우 해당 파견근로자를 직접 고용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살피건대, 우선 원고와 피고 사이에 근로자파견관계가 성립함은 앞서 본 바와 같고, 피고가 위와 같이 원고로부터 근로자파견의 역무를 제공받은 것은 이 사건 도급계약에 기한 것이다. 앞서 본 사실 내지 사정을 관련 법령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수행한 123민원 고장수리업무, 배전선로순시업무, 조류등지순시업무는 피고 배전운영실 직원들이 수행하는 업무로서 기본적으로 배전공사기능자격증을 필요로 하므로, 구 파견법 제5조 제1항, 같은 법 시행령 제2조 제1항, 별표1에 의하여 '기타 전기공학 기술공의 업무'로서 근로자파견 대상업무에 해당하고, 위 인정사실에다가 변론 전체의 취지를 보태어 보면 B은 피고의 협력업체로서 그 동안 피고가 협력업체들과 사이에 1년 내지 2년 단위로 이 사건 도급계약과 같은 형식의 도급계약을 체결해 왔음을 알았다고 봄이 상당하므로, B으로서는 피고와의 사이에 근로자파견계약에 해당하는 이 사건 도급계약을 체결함으로써 근로자파견사업을 하기 위하여는 구 파견법 제7조 제1항에 따라 고용노동부장관의 허가를 받아야만 할 것이다. 그런데 B이 근로자파견 대상업무에 해당하는 역무의 제공을 목적으로 하는 이 사건 도급계약 체결 당시 고용노동부장관으로부터 근로자파견사업에 대한 허가를 받지 않은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다.

따라서 피고는 근로자파견사업을 하면서 고용노동부장관의 허가를 받지 않은 B으로부터 근로자파견의 역무를 제공받았다고 할 것이므로 위 구 파견법에 따라 파견근로자인 원고에게 고용의 의사표시를 할 의무가 있다.

다.

손해배상청구에 대한 판단

1)

관련 법리

사용사업주가 직접고용의무를 이행하지 아니하는 경우 파견근로자는 사용사업주를 상대로 위 직접고용의무 불이행에 대하여 직접고용관계가 성립할 때까지 임금 상당의 손해배상을 구할 수 있다(대법원 2015. 11. 26. 선고 2013다14965 판결 참조).

한편, 채무불이행이나 불법행위 등으로 인하여 손해를 입은 채권자 또는 피해자 등이 동일한 원인에 의하여 이익을 얻은 경우에는 공평의 관념상 그 이익은 손해배상액을 산정함에 있어서 공제되어야 한다. 이와 같이 손해배상액의 산정에 있어 손익상계가 허용되기 위해서는 손해배상책임의 원인이 되는 행위로 인하여 피해자가 새로운 이득을 얻었고, 그 이득과 손해배상책임의 원인인 행위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어야 한다. 파견근로자가 사용사업주의 직접고용의무 불이행을 이유로 직접고용의무를 이행하였다면 받을 수 있었던 임금 상당액을 손해배상으로 청구하는 경우, 파견근로자가 사용사업주에게 제공하였어야 할 근로를 다른 직장에 제공함으로써 얻은 이익이 사용사업주의 직접고용의무 불이행과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된다면, 이러한 이익은 직접고용의무 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액을 산정함에 있어서 공제되어야 한다(대법원 2017. 3. 22. 선고 2015다232859 판결 등 참조).

2)

손해배상책임의 발생

살피건대, 피고가 구 파견법 제6조의2 제1항 제5호에 의하여 원고를 직접 고용할 의무가 있음에도 그 의무를 이행하지 아니하였으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직접고용의무를 부담하게 되는 파견근무 개시일인 2017. 1. 1. 이후로써 원고가 구하는 바에 따라 2017. 12. 11.부터 원고를 고용하는 날까지 고용의무 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으로 피고가 고용의무를 이행하였더라면 원고가 받았을 임금 상당액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2)

손해배상의 범위

가)

원고에게 적용될 기준 임금

구 파견법 제6조의2 제3항 제1호에 의하면, 사용사업주가 파견근로자를 직접 고용하는 경우 사용사업주의 근로자 중 해당 파견근로자와 동종 또는 유사업무를 수행하는 근로자가 있는 경우에는 그 근로자에게 적용되는 취업규칙 등에서 정하는 근로조건에 따르도록 규정하고 있는바, 원고가 피고의 배전운영실 직원과 동일한 업무를 수행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으므로 피고의 배전운영실 직원에게 적용되는 임금 조건이 원고에게 적용될 기준 임금이 된다고 할 것이다.

나)

구체적인 임금의 산정

갑 제25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면, 피고의 연봉 및 복리후생관리규정 제3조에 따라 피고 직원의 보수는 기본연봉, 직무급, 연봉가급, 연봉외수당, 성과연봉 및 퇴직급여로 구성되어 있는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1)

기본연봉

갑 제25 내지 27호증, 을 제14 내지 18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면, 기본연봉은 직무를 난이도, 책임, 자격요건 등의 수준에 따라 횡적으로 분류하는 기준인 '직급'과 근속연수에 따른 기준인 '등급'에 의하여 결정되는 사실, 원고와 같이 근무하였던 피고의 배전운영실 직원들은 모두 배전담당 직원이고 배전담당 직원은 5직급에 해당하는 사실, 원고는 군필자인데 군필자의 기본연봉등급은 3등급인 사실, 5직급 3등급의 기본연봉은 2016. 12. 16.부터 2017. 12. 15.까지 29,090,000원이었다가 2017. 12. 16.부터 30,070,000원으로 변경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원고는 군필자로서 동일 또는 유사한 업무를 수행하였던 피고 배전운영실 직원과 같은 5직급 3등급을 기준으로 한 기본연봉을 지급받을 수 있다고 할 것이므로(피고는 원고에게 6직급의 연봉기준이 적용되어야 한다고 주장하나, 원고가 6직급에 해당하는 직원과 동일 또는 유사한 업무를 수행하였다고 볼 수 없으므로, 피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원고가 피고로부터 지급받을 수 있었던 기본연봉은 2017. 12. 11.부터 2017. 12. 31.까지는 1,684,327원{= 2017. 12. 11.부터 2017. 12. 15.까지의 기본연봉액 390,994원(= 29,090,000원 ÷ 12개월 × 5/31일, 원 미만은 버림, 이하 같다) + 2017. 12. 16.부터 2017. 12. 31.까지의 기본연봉액 1,293,333원(= 30,070,000원 ÷ 12개월 × 16/31일)}, 2018. 1. 1.부터는 매월 2,505,833원(= 30,070,000원 ÷ 12개월)이라 할 것이다.

(2)

직무급

피고 배전운영실 직원들이 2017년 직무급으로 매월 105,000원씩 지급받은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으므로, 원고가 피고로부터 지급받을 수 있었던 직무급은 2017. 12. 11.부터 2017. 12. 31.까지는 71,129원(= 105,000원 × 21/31일), 2018. 1. 1.부터는 매월 105,000원이라 할 것이다.

(3)

연봉 가급

을 제19호증의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보태어 보면, 연봉가급은 개인별, 능력, 직무, 근무여건 등에 따라 항목별 포인트를 부여하고 이를 합산한 총점에 1,000원을 곱하여 매월 지급액을 산출하는 사실, 연봉가급은 기술자격, 연구활동, 특수직무, 근무환경, 특수작업실적 등에 따라 포인트가 배정되어 있는 사실, 원고는 전기기능사자격증 및 자동차운전면허증을 소지하고 있는데 위와 같은 기술자격 소지자의 경우 매월 20포인트를 부여하는 사실을 인정할 수 있으므로, 원고가 피고로부터 지급받을 수 있었던 연봉가급은 2017. 12. 11.부터 2017. 12. 31.까지는 13,548원(= 20포인트 × 1,000원 × 21/31일), 2018. 1. 1.부터는 매월 20,000원이라 할 것이다.

원고는, 피고 배전운영실 직원들이 2017년 연봉가급으로 매월 최소 125,000원씩을 지급받았으므로 원고에 대한 연봉가급도 위 20,000원을 초과하여 매월 125,000원씩 산정되어야 한다고 주장하나, 원고에게 위와 같은 기술자격 소지 외에 연구활동, 특수직무, 근무환경, 특수작업실적 등이 존재하는 사실을 인정할 아무런 증거가 없으므로, 원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4)

연봉외수당

원고는 피고, 배전운영실 직원들이 2017년 연봉외수당으로 매월 최소 391,160원씩을 지급받았으므로 원고는 연봉외수당으로 월 391,160원씩 지급받을 수 있었다고 주장한다.

살피건대, 을 제19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연봉외수당은 통상적으로 발생되는 연장·휴일근무수당 외의 연장·휴일·야간근무에 대하여 지급되는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그런데 원고가 통상적으로 발생되는 연장·휴일근무 외의 연장·휴일·야간근무를 한 사실을 인정할 아무런 증거가 없으므로, 원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5)

성과연봉

갑 제28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면, 피고 배전운영실 직원들이 2017년 성과연봉으로 합계 5,969,950원을 지급받은 사실을 인정할 수 있으므로, 원고가 피고로부터 지급받을 수 있었던 성과연봉은 2017. 12. 11.부터 2017. 12. 31.까지는 337,013원(= 5,969,950원 ÷ 12개월 × 21/31일), 2018. 1. 1.부터는 매월 497,495원(= 5,969,950원 ÷ 12개월)이라 할 것이다.

(6)

임금 합계액

따라서 원고가 피고로부터 지급받을 수 있었던 임금의 총액은 2017. 12. 11.부터 2017. 12. 31.까지는 2,106,017원(= 1,684,327원 + 71,129원 + 13,548원 + 337,013원), 2018. 1. 1.부터는 매월 3,128,328원(= 2,505,833원 + 105,000원 + 20,000원 + 497,495원)이 된다(원고가 퇴직급여에 대하여는 주장하지 아니하므로 퇴직급여에 대하여는 따로 판단하지 아니한다).

다)

기수령 임금의 공제

살피건대, 원고가 2017. 12. 11. 이후로 2018. 7. 1. 퇴사할 때까지 B에 출근하면서 조류둥지순시업무를 수행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고, 갑 제2호증의 각 기재, 이 법원의 진주세무서장에 대한 과세정보제출명령결과에 의하면, 원고가 2018. 1. 10. B으로부터 2017. 12. 분 급여로 3,839,472원을 지급받은 사실, 원고가 2018. 1. 1.부터 2018. 7. 1.까지 사이에 B으로부터 합계 32,215,516원의 임금을 지급받은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원고는 B으로부터 2017. 12. 11.부터 2017. 12. 31.까지 2,600,932원(= 3,839,472원 × 21/31일), 2018. 1. 1.부터 2018. 6. 30.까지 매월 5,369,252원씩(= 32,215,516원 ÷ 6개월)의 임금을 지급받았다고 할 것이므로, 원고의 손해액에 대하여 위와 같이 원고가 B으로부터 기수령한 임금의 범위 내에서 피고가 주장하는 액수를 각 공제하면, 원고의 손해액 중 2017. 12. 11.부터 2017. 12. 31.까지의 손해액 2,106,017원 및 2018. 1. 1.부터 2018. 6. 30.까지의 매월 3,128,328원씩의 손해액은 모두 소멸하고, 2018. 7. 1.부터 매월 3,128,328원씩의 손해액만이 남게 된다.

한편, 피고는 원고의 손해액에서 원고가 2018. 7. 2. 이후로 다른 회사로부터 지급받은 임금이 있다면 추가로 공제되어야 한다고 주장하나, 원고가 2018. 7. 2. 이후로 다른 회사로부터 임금을 지급받은 사실을 인정할 아무런 증거가 없으므로, 피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3)

소결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손해배상금으로 2018. 7. 1.부터 원고를 고용하는 날까지 매월 3,128,328원의 비율로 계산한 임금 상당의 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윤영(재판장) 김경수 김지영

각주1) 관련 법령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