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가 2017. 5. 17. 원고에게 한 유족급여 및 장의비 부지급처분을 취소한다.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이유
처분의 경위
망 소외1은 ○○○○공사 소속 근로자로 1994. 2. 21. 입사하여 1998. 12. 25.까지 약 3년 10개월간 운수부 운전과 승무관리소 등에서 근무하다, 1998. 12. 26.부터 2016. 4. 13.까지 약 17년 4개월간 기관사로 근무하였다. 원고는 망인의 아내이다.
망인은 2016. 1. 28.부터 불면증과 우울증으로 치료를 받아왔고 2016. 3. 5.부터 병가를 사용하는 중이었는데, 2016. 4. 7. 신경정신과 치료를 받고 귀가한 후 목을 매었고, 18:00경 가족들에게 발견되어 병원으로 후송되었으나, 뇌사상태에서 2016. 4. 13. 11:05분경 '저산소성 뇌손상'으로 사망하였다.
원고는 망인의 사망이 업무상 사유에 기인한 것이라고 2016. 10. 4. 유족급여 및 장의비를 청구하였다. 피고는 이에 대하여 ○○○○○○○○○위원회를 거쳐 2017. 5. 17. 망인의 사망과 업무가 인과관계가 없다는 이유로 유족급여 및 부지급결정(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고 한다)을 하였다.
원고는 2017. 6. 28. 피고에게 이 사건 처분에 대한 심사청구를 하였으나, 2017. 12. 20. 심사청구가 기각되었다.
청구취지
주문과 같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28호증, 을 제1 내지 10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이 법원의 ○○○○협회장, ○○○○○○의학회장에 대한 각 진료기록감정촉탁 및 사실조회 결과, 이 법원의 ○○○○공사 사장에 대한 사실조회결과, 변론 전체의 취지
판단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37조 제11항에서 말하는 '업무상의 재해'란 업무수행 중 그 업무에 기인하여 발생한 근로자의 부상·질병·신체장애 또는 사망을 뜻하는 것이므로 업무와 재해발생 사이에는 인과관계가 있어야 한다. 그 인과관계는 이를 주장하는 측에서 증명하여야 하지만, 반드시 의학적·자연과학적으로 명백히 증명되어야 하는 것이 아니며 규범적 관점에서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되는 경우에는 그 증명이 있다고 보아야 한다. 따라서 근로자가 자살행위로 인하여 사망한 경우에, 업무로 인하여 질병이 유발 또는 악화되고, 그러한 질병으로 인하여 정상적인 인식능력이나 행위선택능력, 정신적 억제력이 결여되거나 현저히 저하되어 합리적인 판단을 기대할 수 없을 정도의 상황에서 자살에 이르게 된 것이라고 추단할 수 있는 때에는 업무와 사망 사이에 상당인과관계를 인정할 수 있다. 그리고 그와 같은 상당인과관계를 인정하기 위해서는 자살자의 질병 내지 후유증상의 정도, 그 질병의 일반적 증상, 요양기간, 회복가능성 유무, 연령, 신체적·심리적 상황, 자살자를 에워싸고 있는 주위상황, 자살에 이르게 된 경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야 한다(대법원 2014. 10. 30. 선고 2011두14692 판결 등 참조). 비록 망인의 내성적인 성격 등 개인적인 취약성이 자살을 결의하게 된 데에 영향을 미쳤다거나 망인이 자살 직전에 환각, 망상, 와해된 언행 등의 정신병적 증상에 이르지 않았다고 하여 달리 볼 것은 아니다(대법원 2017. 5. 31. 선고 2016두58840 판결, 대법원 2019. 5. 10. 선고 2016두59010 판결 등 참조).
앞서 든 사실들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기관사 업무가 주는 스트레스가 상당한 원인으로 작용하여 망인에게 강박장애와 우울증이 발병하였거나 크게 악화되었고, 그로 인하여 인지능력, 행위선택능력, 정신적 억제력 등이 현저히 저하되어 자살에 이르게 되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따라서 원고의 주장은 이유 있고, 그와 다른 전제에 선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다.
2007년 연구결과 지하철 기관사의 약 50% 이상은 위험수준은 아니지만 스트레스로부터의 위험을 받을 수 있는 가능성에 노출되어 있었고, 전체응답자의 42% 가량은 심각한 수준의 스트레스를 받고 있었던 것으로 보고되어, 한국의 평균 노동자보다 스트레스 지수가 훨씬 높았다. 2007년 서울지하철소속 기관사를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도 836명 중 우울증 25명, 강박장애 15명, 외상후스트레스장애 12명, 공항장애 12명, 불안장애 7명 등 정신건강이 훼손된 기관사가 71명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되어 약 8.5%의 높은 비율의 근로자가 정신건강에 이상을 나타낸 것으로 조사되었다. 2005년에서 2006년 ○○○○공사 노동조합에서 실시한 결과에서도 우울증상설문에서 21점 이상의 우울을 호소한 응답자는 49명(15.7%)이고, 불안증상설문에서 64명(21.9%)이 상당히 불안한 상태에 있었고 3명(1.0%)은 아주 심각한 불안을 느끼고 있는 상태에 있다고 보고되었다. 지하에서 일하는 심리적 폐쇄감, 복잡한 기계와 송수신의 작동, 민원, 시간 엄수요구 등 기관사로서의 업무환경 및 업무특성 때문에, 다른 직종에 비하여 훨씬 높은 정도로 정신건강에 이상을 나타내는 비율이 높다고 보인다. 특히 망인이 17년 이상 근무 하였던 ○○○○공사 2호선은 43개중 38개 구간이 지하로 구성되어 있고, 운행거리도 왕복 170분에 달하는 장거리에 이르렀으며, 출퇴근 시간이 고정되지 않고 자주 변하는 교번제 근무로 생체리듬의 잦은 변화가 예정되어 있었다. 망인은 장기간 수면장애와 우울증, 강박장애 등의 위험이 매우 높은 환경에서 근무하였다고 보인다. 실제로 망인이 병가를 사용하기 전 동료에게 불면증으로 인한 만성두통, 무기력감을 여러 번 호소하였고, 지각하는 꿈, 고장 등 비상상황시 실수하는 꿈 열차교대를 제 시간에 못해서 놓치는 꿈 등 악몽에 시달린 적이 한 두 번이 아니라고 호소한 적이 있는 것으로 보아, 장기간 위와 같은 업무환경으로 인하여 실제로 매우 스트레스를 받았음을 알 수 있다. ○○○○공사에서 2012년에서 2018년 사이 정신적 질환으로 병가를 사용한 인원은 15명에 이른다. 물리적 환경으로 인한 스트레스의 수용성과 심적 취약성이 개개인마다 차이가 큰데, 이를 고려하지 않고 교번제 근무가 불가능할 정도로 정신적 문제를 겪고 있는 근로자가 많아야 업무의 특성과 정신병증 사이의 인과관계를 인정할 수 있다는 이 법원의 ○○○협회 소속 감정의의 의견은, 앞서 본 법리가 요구하는 정도보다 훨씬 더 강한 역학적 관련성을 요구하는 것이고, 개인의 심리적 취약성이 정신병증에 기여하는 경우 개인적 특성을 고려하지 않고 인과관계를 부정하겠다는 취지이므로, 앞서 본 대법원 판례의 입장과 배치된다.
망인의 동료들은 대략 2015년 말부터 2016년 초경에 망인이 무표정하고, 이전과 달리 사회적 상황에 제대로 반응하지 못하는 상황이나 성격변화 관찰했던 것으로 보이고, 이러한 시기는 이 법원의 감정의들이 우울증의 발병시기로 예측하는 시기와 유사하다. 망인이 정신상태가 회사에 알려질까 봐 두려워하면서도 2016. 1. 28. 스스로 정신의학과를 찾아가 검진을 받기에 이르는데, 그 4일 전인 2016. 1. 24. 04:30경 신호오취급사고가 있었던 것은 분명한 사실이고, 망인이 병가 전 이 사고로 인한 징계의 두려움을 가족과 친한 동료들에게 토로하였음은 분명해 보인다(가족이나 동료들의 진술은 직접 듣지 않았으면 알지 못했을 정도로 구체적이다). 망인이 17년이 넘는 기간 동안의 운전업무에서 특별한 사고가 없었고 2015년에 베스트 기관사로 선정될 정도로 모범적인 운전생활을 하였던 점, 망인의 동료들이 섬세하고 완벽주의적인 성격을 가지고 타인에게 피해를 끼치는 것을 매우 저어하였다고 망인을 평가하고 있던 점에 비추어 보면, 망인이 우울증과 불면증으로 집중력이 다소 저하되고 자존감이 떨어진 상태에서 위와 같은 사고가 있자, 위 사고로 인하여 망인이 평소 가지고 있던 사고에 대한 불안이 현실화되었고, 이로 인해 과실 여부에 대한 제대로 된 평가를 할 수 없을 정도에 이르러 징계에 대한 두려움 등이 증폭되어 기존의 우울증과 불면증을 크게 악화시켰던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공사의 기관사 징계율은 타직렬의 징계율의 13배에 달할 정도로 높았다.
지하철 기관사 직역의 업무특성으로 우울, 강박, 공황장애 등에 이환될 위험이 다른 직역보다 현저히 높고 이는 기관사가 감내하여야 하는 물리적 업무환경과 상당한 관련이 있음을 시사하는 연구들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공사에서는 정신적으로 문제가 생긴 근로자들을 조기에 포착하기 위한 제도(예를 들어 정기적 심리 검사, 수면장애 극복 제도 등)를 시행한 정황이 보이지 않고, 정신병증이 발생한 직원들이 다른 부서에서 안착할 수 있을 정도도 충분한 교육 및 적응시스템을 마련해 두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기관사들의 물리적 업무환경을 바꾸기 어렵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와 같은 조기발견과 전환배치를 위한 교육시스템은 근로환경 및 문화의 조성뿐만 아니라 공공의 안전에도 상당히 중요하였을 것으로 보이는데, ○○○○공사는 기관사에게 정신병증이 발병하더라도 개인적 문제로 치환하는 문화를 유지하고 있어서, 평생 운전업무만 해 왔던 기관사들이 정신병증이 생기는 경우 이를 숨기려고 하는 것이 통상적이었다고 보인다. 망인 역시 2016. 1. 24. 우울증과 강박장애 등의 진단을 받고도 30일 이상이나 더 근무하였다. 특히 지하철 운전이 상당한 집중력을 요하는 작업임을 고려해 보면, 약 복용시 부작용을 염려하여 출근 중에는 제대로 처방약을 복용하지도 못했을 것인데, 위와 같은 ○○○○공사의 업무문화와 시스템으로 인하여 망인이 우울증 등이 상당히 진행된 상태에서 이를 숨기고 지하 운전업무를 계속하여 더욱 스트레스에 노출된 상황이었다. 실제로 망인은 2016년 2월과 2016년 3월에 보약이나 영양제를 취하여야 한다고 판단할 정도로 급격하게 신체적으로도 쇠약해졌고, 정신과 치료에도 불구하고 우울증, 불면증 등의 차도가 거의 없었다. 따라서 망인의 정신병증의 악화에는 ○○○○공사의 업무 문화가 상당히 일조했던 것으로 보인다.
망인은 병가 중에 회사로부터 연락을 받아 2016. 4. 22. 직무적성검사를 하겠다고 한 상태였고 2016. 4. 4. 회사에 행정업무를 처리하기 위하여 잠깐 출근했던 것으로 보인다. 망인은 2016. 3. 말경부터 자신의 정신건강의학과 주치의에게 운전하는 것 자체가 불안하고 또 본인의 건강과 해고에 대해 걱정을 이야기 하면서도 회사에 알려 질까 봐 그러한 사항을 의료기록에 기록하기 원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가족과 동료들의 증언에 의하더라도, 망인이 강박적으로 적성검사 테스트 항목을 USB에 담아 와 연습하였다는 것이고, 운전업무에 대한 회의를 표시한 바가 많다고 하였다. 망인은 병가에도 불구하고 병세가 호전되지 않는 상태에서 운전업무에 복귀하여야 하는 것, 직무적성검사에 통과하지 못하여 더 이상 회사를 다닐 수 없는 데 대하여 상당한 불안을 느꼈다고 보인다. 직무적성검사가 객관적으로 불합격률이 높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이미 상당히 진행된 우울증 상태에 있었던 망인에게는 주관적으로 큰 부담으로 작용하였을 것이다. 망인이 자살한 시점도 회사에 잠깐 다녀오고 3일 뒤 정신과 상담과 처방을 받은 후여서 시간적으로 밀접해 있었고, 이 무렵에는 특별히 업무와 관련된 불안 외에 개인적 영역에 대하여는 정신과 주치의에게 언급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일부 전문가들은 망인이 처음 정신의학과에 내원하여 장인의 사망, 모친의 입원과 형제들 사이의 불화 등을 진술하였다는 이유로 망인의 업무가 우울증 등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았고, 망인의 개인적 성격이나 환경이 망인의 자살에 더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기는 하다. 그러나 이 경우에도 업무적 요인이 망인의 우울증 발병 또는 악화에 기여하였을 개연성을 부정하지는 않는다. 망인이 경제적으로 채무가 없었고, 모친도 2012. 10.경부터 요양병원에 입원하고 있기는 했으나 그 진료비가 망인의 소득에 비하여 크게 부담되는 수준이라고 보기도 어려웠으며, 2015년 무렵 모친의 병세가 크게 악화된 사정도 없다. 아울러 망인의 장인 역시 사망 전 망인과 동거하거나 달리 이례적으로 친밀한 관계에 있었던 것으로 보이지도 않아, 장인의 사망이 망인에게 우울증을 단독으로 발병시킬 수 있는 사유가 되는지도 상당한 의문이 든다. 일반인을 기준으로 할 때, 망인이 정신과 첫 상담에서 진술하였던 사유가 원고가 주장하는 업무상 사유보다 정신적, 심리적으로 더 영향을 주는 사유로 평가하기 어렵다. 오히려 정신의학과를 방문한 첫 상담시, 망인이 전문의와의 라포(Rapport)가 형성되지 않은 상태에서 진술한 것에만 의존하여 우울증이나 자살의 원인을 찾는 것은 타당하지 못하고 망인이 첫 세션 이후에는 특별히 주치의에게 개인적 특이상황을 이야기 했던 바도 없다고 보인다. 앞서 든 기관사 업무의 장소적, 시간적 환경의 열악함, 기관사로서의 장시간 근무에다가, 신호오작동 사고, 우울증 진단 후 계속 근무, 병기와 복귀, 직무적성능력시험 등 제반 업무상의 사유와 망인의 우울증 발병 및 악화, 자살 사이의 시간적 밀접성에 비추어 보면, 망인의 우울증이 발병하고, 정상적인 인식능력이나 행위선택능력, 정신적 억제력이 결여되거나 현저히 저하되어 합리적인 판단을 기대할 수 없을 정도의 상황까지 이르게 한 것은 업무적인 요인이 크게 작용했다고 보인다.
결론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어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판사1
진료기록감정촉탁결과 ○ 망인은 사망 전 우울증 및 수면장애(불면증)를 앓고 있었다. 우울증은 기분의 저하, 비관적 사고, 수면과 신체활동 저하 등 기분과 사고, 행동 등의 정신기능의 저하 상태로서, 원인은 기분에 영향을 주는 신경전달물질의 이상과 스트레스 등의 심리사회적 요인이 있다. 치료경과는 개인적 차이가 큰 편이나 대체로 적절한 치료를 집중적으로 받을 경우 대부분 상당한 호전을 보이는 편이다. 수면장애(비기질적 불면증)는 수면의 양과 질의 부족이 있되, 그 원인이 뇌 또는 다른 신체의 기질적 원인이나 약물 등에 의하지 않은 경우를 말한다. 원인은 각종 스트레스나 우울증 등이 원인이며, 생활습관의 변화, 수면위생의 개선, 적절한 약물치료 받을 경우 대부분에서 상당한 호전이 있었다. 강박장애는 자기 의지와는 무관하게 특정한 생각이나 행동을 반복하는 병적 상태로, 원인은 신경전달물질의 활동 과다 또는 저하 상태, 유전적 요인과 심리사회적 요인이 모두 제기되어 있다.
망인의 질병 경과 및 진료기록을 종합적으로 검토에 보면, 2015. 11.경부터 우울증이 시작되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고, 그 원인은 가족들과의 갈등과 경제적 어려움 등이 주원인이었을 것이다.
증상의 발생시전에서 특별하게 변화된 것은 장인의 사망과 모친의 장기간 요양, 그로 인한 형제들과의 갈등과 경제적 부담과중 등의 개인적 요인이고, 업무와 관련되어서는 유의한 업무환경이나 업무강도의 변화가 없있다고 보이므로, 망인의 우울증 및 수면장애의 발병에 주 역할을 한 것이 개인적 요인이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가족 문제에 대한 스트레스 정도에 대하여 망인의 부인과 형제들이 고인의 기록과 다른 증언을 하고 있으나 그 신뢰도에 있어 이해관계가 없는 의사가 작성한 진료기록보다 신뢰도가 있다고 볼 수 없다. 또한 정신병력을 가진 자가 의도적으로 업무직 요인을 숨기고 업무 외적 요인을 부각하여 상담받았을 가능성은 거의 없다.
신호오취급 사고는 업무 특성상 가끔씩 발생하는 것이고 인적, 물적 피해가 없었으며, 사고 즉시 본인의 과오가 아니라는 것을 확인하였다는 점에서 우울증 및 수면장애의 발병원인이라고 하기는 어려우며, 이미 우울증이 시작된 상태에서는 평상시에 흔히 있는 일상적인 일도 과중한 스트레스로 받아들였을 수 있음. 신호오취급사고는 우울증과 수면장애의 직접적 원인으로 볼 수 없으며, 모든 사안을 비관적으로 보게 되는 우울증의 증상으로 인해 그 사고에 대해서 과민하게 받아들었다고 보인다. 징계 부담감, 직무적성검사, 건강검진과 관련된 스트레스에 대한 망인의 태도도 마찬가지이다.
기관사 업무 외 타 업무로서의 전환배치 우려는 우울증과 불면증이 발병한 상태에서 우울증과 불면증을 일정정도 악화시켰을 가능성이 있음. 기관사의 정신건강에 문제가 있을 경우 다중의 안전에 중대한 영향을 주기에 제정된 이 규칙은 업무 스트레스라고 할 수 없고 본인과 다중의 안전을 위해서 지켜야할 책임과 의무라고 할 수 있다.
교번제 근무로 인하여 불면증이 발병하였다고 하기 위해서는 교번제가 유사한 근무를 수행하고 있는 타 근로자에게도 일정수준 이상(불면증 유발 근로자가 상당해서 불면증이 발병한 부적합자를 업무배제하고 교번제를 유지할 수 없을 정도 수준) 불면증을 유발하여야 개인적 요인보다 업무적 요인을 주원인으로 볼 수 있으나, 망인이 수행하던 교번제는 그런 정도가 아니었으므로, 개인적 요인이 주원인이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불면증이 업무로 인하여 발병하였다고 볼 수 없으므로, 우울증과 이로 인한 자살의 직접적 원인으로 볼 수 없다. 우울증의 발병에 가정환경과 경제적 상황에 대한 주관적 이해, 개인적 요인이 주원인으로 작용하였으나 자살 사건 자체는 가정적, 개인적 요인이 직접적으로 작용했는지에 대하여 판단할 수 있는 정보가 제한적이다.
스트레스가 일정 역치를 넘는 경우 정신질환이 발병하고, 역치는 개인마다 큰 차이가 있는데, 업무 스트레스에 대한 역치의 차이가 개인의 업무 적합성으로 표현될 수 있다. 망인이 22년간 근무하면서 무사고로 큰 문제없이 업무를 수행해왔다는 점에서 업무 적합성이 높은 기관사였다고 볼 수 있음. 즉 망인이 최근에 경험했던 업무 강도나 형태의 수준이 작년 말 또는 올해 초까지 망인의 업무 적합성으로 표현되는 스트레스에 대한 내성 역치를 넘지 않고 잘 유지되어 왔다고 볼 수 있으며, 업무 스트레스 요인만으로 고인의 정신질환의 발병 가능성이 상당하다고 보기 어렵다. 이 역치가 단기적으로 낮아지는 상황이 신체질환과 정신질환의 발생, 수면에 영향을 주는 술이나 약물의 복용, 일정수준 이상의 연령미달 또는 고령화 등이라고 할 수 있다. 업무스트레스 요인만으로 고인의 정신질환의 발병가능성이 상당하다고 보기 어렵다. 망인은 일반적 기관사 평균 정도의 스트레스 수준 유지하고 있다가 2015년 말 가족적 요인과 알 수 없는 요인 등 변화로 인해 스트레스가 높아지고 이로 인해 우울증으로 이환되었으며, 이후 평소 수준의 업무 스트레스(신호오작동 사고, 직장 내 건강검진, 직무적성검사 등)에 대해 더 비관적이고 민감하게 받아들이면서 자살에 이를 정도로 스트레스 수준이 높아졌다고 볼 수 있다.
이와 같은 사정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할 때 업무상 과로 및 스트레스를 우울증과 불면증의 발병 및 이의 악화로 인한 자살에 주요한 원인이었다고 보기 어렵다.
이 법원의 ○○○○○○의학회에 대한 진료기록감정촉탁결과
수면장애는 건강한 수면을 취하지 못하고 잠이 둘기 어렵거나 자주 깨는 증상, 활동 중 수면부족으로 인한 피로를 겪는 장애이다. 잠들기 어렵거나 자주 깨는 불면증, 충분히 잠을 잤음에도 낮에 과도한 졸음이 발생하는 과면증, 자신도 모르는 와중에 수분-수십분간 잠에 빠지게 되는 기면증, 수면 도중 다리의 불편감을 호소하는 하지불안증후군, 수면 중 호흡이 멈추는 수면무호흡증, 교대근무나 큰 시차가 발생하는 여행으로 인한 일주기 리듬 관련 수면장애, 뇌손상이나 질병 등으로 인한 기질적 수면장애 등이 있다. 수면장애의 원인은 매우 다양한데 대부분의 질병이나 외상이 수면장애를 유발할 수 있다. 심리적 스트레스, 약 복용, 생활습관, 교대근무, 고령 등이 수면장애의 원인으로 알려져 있다. 우울증은 우울한 감정과 활동력 저하를 동반하는 정신적 상태이다. 우울증의 정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다. 세로토닌, 멜라토닌, 도파민, 노르에피네프린 등의 호르몬이 우울증과 관련 있고, 가족력이 있는 경우 우울증의 위험이 증가 한다. 남성보다 여성에서 발병위험이 높고, 스트레스를 잘 받는 성격, 스트레스가 자주 나타나는 환경, 약 복용, 그리고 당뇨병이나 암 등의 질병이 우울증과 관련이 있을 수 있다. 또한 학력이나 생활수준과도 관련이 있다.
교번제 근무와 업무 중의 부담, 직무 스트레스 등 업무조건과 환경은 수면장애와 우울증의 위험을 증가시킬 수 있다. 감정인의 자살은 불면증보다 우울증으로 인한 것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
망인은 2016. 1. 28. 정신과를 방문하여 상병을 진단받았고, 정확한 발병시기를 확인하기는 어려우나 처음 진단받은 시기로부터 비교적 가까운 과거에 상병이 발병하였을 것으로 보인다. 우울증은 적어도 2주 동안 특정증상이 있다는 것을 확인해야 한다. 신호오취급사고로부터 4일 후 우울증 진단을 받았기 때문에 신호오취급사고가 우울증을 유발하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교대근무 수행 근로자 중 수면장애가 동반된 경우 실제 병원에서 수면장애로 상담하고 치료를 받는 사람은 매우 적다. 따라서 과거 수면장애 진료를 받은 적이 없다는 것만으로 교번제 근무와 불면증의 관련성이 없다고 할 수 없다. 우울증의 발병원인은 아직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는데, 수면부족으로 인한 멜라토닌 부족은 불면증의 위험을 높일 수 있다. 망인이 직무적성검사나 건강검진으로 다소 부담을 받았을 수는 있으나, 이로 인하여 자살을 하였을 가능성은 낮다. 다만, ○○○정신건강의학과 원장과 통화한 내용에서 2016년 3월 말경 운전하는 것 자체가 불안하고 본인의 건강, 해고에 대한 걱정을 많이 했다고 진술하였으나, 해고사유가 될 수 있어 기록을 거부했다는 내용이 있다. 망인이 자살하게 된 여러 가지 이유 중 업무와 관련된 요인도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망인은 ○○○정신건강의학과에서 "얼마 전 장인이 돌아가셨다. 어머니도 몸이 안 좋으니 걱정이 된다. 어머니가 몸이 좋지 않아 요양원에 입원해 계시는데 가정적으로 힘든 상황, 치료비를 막내인 본인이 모두 부담하고 있어 돈도 부담되고 또 1주일에 3~4회 요양병원에 문병도 가야하고 이러한 것들이 힘들다"는 내용도 있다. 망인이 자살에 이르게 된 여러 이유 중에는 개인적 상황에 대한 요인도 있다.
망인이 우울증이 있는 상태에서 자살로 사망을 하였는데, 개인적 요인과 업무요인이 모두 관여했던 것으로 보인다. 개인적 요인과 업무요인 중 어면 것이 자살의 선택에 더 크게 관여하는지 명확하게 판단하기 어렵다. 진료기록 등에 의하면 망인은 2016. 1. 의료기관에 방문하였고 이때 주로 개인적 문제를 호소하였으므로 개인적 요인에 의하여 우울증이 발병하였을 가능성이 높다. 3월에 업무 중 부담과 스트레스에 대한 호소가 있었고 이후에 자살을 하였으므로, 자살에는 직무 스트레스 등 업무 요인도 분명 관여하였을 것으로 판단된다. 다만, 망인이 병가를 신청하고 1개월 이후 자살을 하였던 점, 진료기록에 업무에 대한 것보다 개인적 상황을 먼저 언급하였던 점, 입사 후 20년 이상 근무하면서 우울증이 발병하였거나 이로 인해 진료를 받은 적이 없다가 개인적 사건(장인의 사망, 어머니의 병환)이 발생한 후에 증상이 나타났다는 점을 고려하면, 업무적인 요인이 자살에 영향을 주었을 수 있으나, 이보다는 개인적 요인이 자살의 선택에 더 많은 영향을 주었다. 피고 측의 의학적 소견에 대체로 동의하나 '망인의 개인적 성격적 취약성이 사망(자살)에 더 크게 기인한 것으로 판단된다"라는 의건 중 '개인적인 취약성'보다 '망인의 개인적인 요인(장인의 사망과 어머니의 병환, 형들과의 갈등, 경제적 상황)'이라고 하는 것이 더 타당하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07.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