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한다.
이유
처분의 경위
원고 A는 망 E(이하 '망인'이라고 한다)의 배우자이고, 원고 B, C은 망인의 자녀들이다.
망인의 명의로 2015. 6. 26. '요양신청서'가 작성되었는데, 그 사유는 '망인이 F 기관사로 2015. 5. 1.부터 일하다가 2015. 5. 28. 21:30경 배에서 수리업무를 마치고 술을 마신 상태로 귀가하던 중 자택 앞에서 문에 기댔다가 문이 열리면서 위로 넘어져 머리를 부딪혀 병원으로 긴급 후송하여 치료 중 사망하였다'는 것이었다.
원고들은 2018. 6. 1. 망인의 사망과 관련하여 피고에게 유족급여 및 장례비를 청구하였는데, 피고는 '승무 중 발생한 재해로 볼 수 없다'는 사유로 그 지급을 거부하는 결정(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고 한다)을 하였다.
청구취지
피고가 2018. 6. 12. 원고들에게 한 유족급여 및 장례비 지급거부처분을 각 취소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4호증, 갑 9 내지 11호증(가지 번호 있는 것은 가지 번호 포함)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이 사건 처분의 적법 여부
원고들의 주장 및 쟁점
망인은 2015. 5. 28. 아침 6:30부터 다대포에 있는 선박에 기관사로 출근하여 오후 8시경 귀가하였는데 거주지 현관 앞에서 어지러움을 호소하며 갑자기 뒤로 넘어 졌고, 119 응급차량으로 부산대학교 병원에 이송해서 뇌수술을 받았으나 4일 후 사망하게 되었다. 망인이 1개월간 선박수리 작업을 하며 업무스트레스로 인하여 술을 마신 후 사망에 이르렀고, 이와 같은 사망은 '승무 중 직무외 사망'에 해당한다. 그럼에도 이와 다른 전제에서 한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다.
이에 대하여 피고는 당시 망인이 '승무 중'이 아니었다고 다툰다.
어선원 및 어선재해보상보험법에 따라 부보되는 어선원 등의 재해보상보험에 따른 유족급여 및 장례비는 '직무'와 관련되어 있지 않은 사망은 '승무 중'에 발생한 사망인 경우에 한정된다(제27조 제2항 및 제28조, 어선원 및 어선 재해보상보험법 제28조에 따른 장례비는 선원법 제100조에 따라 선박소유자가 지급하여야 할 장제비의 일부만을 부보하고 있다고 보인다). 망인의 사망이 직무와 관련된 원인이 아니라는 것에 다툼이 없는 이 사건에서는, 사망 당시 망인이 '승무 중'이었는지가 쟁점이 된다.
관련 법령
별지와 같다.
기초사실
망인의 근무 경력 및 선원근무계약의 체결
망인은 1991. 5. 8.경부터 G노동조합의 조합원이었는데, H의 I에 기관장으로서 2014. 9. 11. 승선하였다가 2015. 5. 4.(음력 3월 16일) 하선하였다.
2014. 5. 27. J조합과 G노동조합 사이에 체결된 단체협약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K 주식회사의 취업규칙은 선원의 복무 및 취업조건은 법령, 단체협약 및 취업규칙에 따르도록 하고 있고(제1조), 휴일과 휴가는 단체협약서 제17조, 제19조, 제21조를 준용하며(제8조), 유족보상은 선원법 제99조에 따르고(제22조), 제1기관사의 월 고정급은 기본급 1,788,000원, 승선수당 200,000원 합계 1,988,000원으로 정해져 있었다.
망인은 2015년도 어기에는 2015. 5. 1.부터 K 주식회사에서 기관사로 일하기로 계약하였고, G노동조합에는 'L'에 제1기 관사 직책으로 승선하기로 보고되었는데(갑 제12호증), K 주식회사가 확인한 '요양신청서'에는 'F'의 기관사라고 기재되어 있었다(갑 제11호증의 1), 망인은 2015. 5. 29. K 주식회사로부터 1,815,220원을 임금으로 수령하였다.
단체협약에 따른 휴어기는 2015. 5. 2.부터 2015. 5. 31.까지였다. L는 2015. 6. 22. 우리나라 국적을 취득하여, 2015. 7. 28. 출항하였다.
망인의 사망 경위
단체협약에 따르면 망인이 휴업기 중이라도 초 또는 말일에 9일을 일하도록 하고 있었다. 망인은 휴업기 중에 수리작업에 종사하는 기간에는 부산 영도구 M에 위치한 자택에서 출퇴근 하였다.
망인은 2019. 5. 29. 00:15경 119 구급차를 이용하여 부산대학교병원 응급의학과에 내원하였는데, 당시 손상기전은 "미끄러짐(slip down)"으로 기재되어 있었다. 당시 입원기록지에는 "저녁 9:30경 평소보다 술 많이 마시고 귀가하던 중 자택 앞에서 문에 기댔다가 문이 열리면서 뒤로 넘어져 부딪혔다고 하며, 그 뒤로 집안에서 1시간 가량 구토하였고, 의식 혼미해지며 계속 자려고 하는 모습을 보여 본원 응급실로 내원함"으로 입원경위를 기록하였다.
망인은 부산대학교병원에서 '급성경막 밑 혈종(외상성)' 진단을 받아 2015. 5. 29. 두개골 절개술을 받았고, 이후 뇌출혈이 발생하여 2015. 6. 1. 사망하였다.
다툼 없는 사실, 갑 제4 내지 13호증, 을 제1 내지 4호, 제6호, 제15호증의 각 기재
관련 법리
판례의 태도
근로자의 업무상 재해에 대하여만 보험급여를 지급하도록 하고 있는 산업재해보상보험법과는 달리, 어선원 및 어선 재해보험법 제27조 제2항 본문은 어선원 등의 경우 승무 중 직무 외의 원인으로 인한 사망한 때(승무 중 직무 외의 원인으로 인한 부상 또는 질병으로 요양하는 중에 사망한 경우를 포함한다)에도, 유족급여를 지급하도록 하고 있고, 제31조에서 경합조정주의 대상으로 정하는 법률로서 선박소유자의 유족'보상' 의무를 정하고 있는 선원법 역시 제99조에서 같은 취지의 규정을 두고 있다. 이는 어선원 등은 작업환경의 특성상 그 직무상뿐만 아니라 승무 중에도 재해발생의 위험성이 매우 큰 데 비하여, 재해와 직무의 관련성 등을 명백히 규명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은 점 등을 고려하여 직무관련성을 인정하기 어려운 경우라도 승무 중 직무외 재해보상을 인정하여 어선원 등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다. 사회보장급여의 하나인 재해보상보험급여의 기준이나 내용 등을 구체적으로 확정하는 문제는 재해보상보험기금의 상황, 국가의 재정부담능력, 전체적인 사회보장수준과 국민감정 등 사회정책적인 측면 및 보험기술적 측면과 같은 제도 자체의 특성 등 여러 가지 요소를 고려할 필요에 의하여 입법자에게 광범위한 입법형성의 자유가 주어진 영역이라는 점에서(대법원 2011. 10. 27. 선고 2011두15640 판결 참조), 직무외 원인으로 인한 사망에 대한 유족급여 지급 여부 및 그 범위의 결정은 입법자에게 폭넓게 허용되는 입법재량의 범위 내에 속한다(대법원 2018. 8. 30. 선고 2018두43774 판결 참조). 아울러 선원 직무의 특수성 및 이를 참작하여 선원에 대한 재해보상을 확대한 선원법의 취지에 비추어 보면 선원법 제90조 제2항 소정의 '승무 중'이라는 개념에는 업무수행 여부를 떠나서 선원이 승선하고 있는 일체의 기간, 기항지에서의 상륙기간, 승하선에 수반되는 여행기간을 포함하는 것으로 해석하여야 하고, 휴무와 관련하여서 본다면, 휴무기간 중이더라도 계속 승선하고 있는 일체의 기간, 휴무를 마치고 배로 복귀하는 여행기간은 물론 비록 휴무기간이 만료되기 전이더라도 배로 복귀하는 기간 등 실제 승무 중인 기간 또는 적어도 구체적인 항행조직의 일원으로 구성된 기간을 의미한다(대법원 1999. 9. 17. 선고 99다24836 판결).
관련 법령의 규정 및 연혁
선원법은 선원의 직무의 특수성을 고려하여 근로기준이나 재해보상기준 등 선원근로계약과 관련된 사항을 규율하고자 마련되었다. 선원법에서는 '승무'라는 표현이 빈번히 사용되는데 같은 법 내에서도 여러 가지 의미로 사용되고 있다. 배의 운항을 위한 인력조건을 규정하는 경우에는 승선 이후 선내에서 사용자의 지휘·감독 하에 두는 좁은 의미로 사용되기도 하고(제2조 제7호, 제64조, 제65조, 제76조), 유급휴가 산정기준이 되는 근로기간 산정의 경우에는 수리 중이거나 계류 중인 선박에서 일하는 등 선박과 관련된 업무 전체를 포함하는 등 넓은 의미로 명시한 규정도 있다(제69조 내지 제75조).
이선원등의 재해보상과 관련하여 구 선원법(1984. 8. 7. 법률 제3751호로 전부 개정되기 전의 것)에서는 요양보상급여를 '직무상'과 '승선계약존속 중 직무외'에서 발생한 경우로 나누어 급여기간을 차등하고(제94조), 유족수당을 '직무상'과 '승선 중'에 발생한 경우에 한정하여 지급하는 것으로 규정하였다. 구 선원법이 1984. 8. 7. 법률 제3751호로 전부 개정된 후 1990. 8. 1. 법률 제4255호로 일부 개정되기 전까지의 기간 중에는, '선원근로계약'을 승무할 선박이 특정되었는지 여부에 따라 '일반계약'과 '특정계약'으로 구분하여 근로조건을 규율하였으나, 요양보상급여와 장해급여를 모두 선원근로계약기간과 연동하지는 않고 '직무상'과 '승무 중(기항지에서의 상륙기간, 승선을 위한 여행기간 및 선박소유자가 인정하는 하선 여행기간을 포함한다) 직무외의 원인으로' 발생한 경우를 구분하여 급여에 차등을 두는 방식으로 변경되었다. 구 선원법이 1990. 8. 1. 제4255호로 개정되면서, 선박의 특정 여부에 따라 일반계약과 특정계약으로 구분되던 근로계약제도를 일반근로계약제도로 전환하고, 재해보상에 적용되는 '승무 중'의 개념을 현재와 같이 '기항지에서의 상륙기간, 승하선에 수반되는 여행기간'으로 정립하였다.
소결론
현행 선원법에서는 입법자가 '선원근로계약기간'과 '승무 중'이라는 용어를 명확하게 구분하여 규정하였다. 또한 '선원'의 업무가 공권력이 쉽게 미칠 수 있는 육상에서 벗어난 '선박'이라는 특수한 공간에서 주로 행하여지고, 항행 중에 생명·신체와 관련한 높은 위험에 노출되어 있으면서도 이동가능성이 보통의 근로자에 비해 현저히 떨어져 이를 보호받을 수 있는 환경이 부족하여, 근로기준법이나 산업재해보상보험법의 특별법으로 선원법이 제정된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승무'라는 것은 일상적으로 업무를 위하여 배에 타는 것을 전제하는 용어로 사용되고, 일단 승선하여 항해가 시작되는 경우 어선원이 사용자의 지휘·감독 하에 있지 않더라도 이동의 자유가 제한되는 이상, 승선 후의 기간과 장소에서 발생하는 선원의 생명·신체에 대한 위험을 사용자에게 더 많이 부담하도록 하기 위하여 어선원 등의 재해보상보험제도가 마련된 것으로 보인다. 위와 같은 어선원 및 어선재해보험법과 선원법의 취지와 규정형식 및 문언, 어선원 등 재해보상기금, 재정부담능력, 선원법에서 '승무 중'이 규정된 연혁 등을 살펴보면, 어선원 및 어선 재해보상보험법에 따라 부보되는 유족급여 및 장례비의 지급요건이 되는 '승무 중'이라는 개념은 업무수행과 직접 연관이 없더라도 선박소유자 측에 위험을 부담시키는 것이 타당한 승선 및 여행과 상당한 연관이 있는 기간을 의미하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 그러나 그 기간이 '선원근로계약'을 체결한 이후의 계약 기간 전체와 일치한다거나 전적으로 승선이나 여행과 관계없이 개인생활의 영역에 있는 기간까지를 포함한다고 보기는 어렵다.
판단
이 사건으로 돌아와 살피건대, 앞서 든 기초사실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위 관련 법령과 법리에 비추어 보면, 망인이 '승무 중'에 사망한 것으로 보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망인이 2015. 5. 29.경 월급을 수령한 것으로 보아, 망인이 2015. 5. 5.경부터 2015. 5. 28. 중 단체협약에 따라 9일의 업무를 수행한 것으로 보이기는 하지만, 원고들의 주장대로 2015. 5. 28. 선박 수리업무를 수행하였는지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자료가 부족하다. 원고들이 K 주식회사를 피고로 하여 수행한 민사소송(부산지방법원 2015가단82104 사건)의 증인신문기일에 G노동조합의 부장 N가 망인의 당일 수리작업이 있었는지에 관하여 일부 증언하기는 했으나, N가 망인과 함께 같은 사업장에서 일한 것도 아니고 사고 발생 후에 들었다고만 진술하여 그 신빙성이 약하다.
원고들의 주장과 같이 망인이 당일 K 주식회사의 L 또는 F의 수리업무를 위하여 출근하였다고 하더라도, 망인이 업무시간 이후 퇴근 경로에서 이탈하여 술을 마신 것으로 보이고, 술을 마시고 집에 도착하여 문에 부딪혀 머리에 외상을 입은 것이 사망의 직접적 원인이 되었다고 보인다. 달리 망인의 사망이 망인의 선원으로서의 업무와 관련이 있다는 사정을 전혀 찾아 볼 수 없다.
망인이 배정되었다는 K 주식회사의 배가 'L'였는지 'F'였는지 원고들 대리인의 주장 자체도 혼동스러울 뿐만 아니라, K 주식회사에서 서면으로 확인한 사항과 노동조합 측에 보고한 사항이 달라, 망인이 사망 이전에 특정 배의 출항과 관련하여 정확히 배정된 것인지 의구심이 든다. L의 출항일이 망인의 사고일로부터 2개월 이후여서, 망인이 위 배에 배정되었다고 하더라도 망인의 사고 시점에 출항계획이 잡혔다거나 출항을 위한 구체적인 항행조직이 구성되었다고 단정하기도 어렵다.
망인이 구체화된 항행조직의 일원이었다고 가정하더라도, 휴어기 중 짧은 기간 동안 수리업무에만 종사하였고 망인의 거주지에서 출퇴근하면서 업무를 수행하는 형태여서, 승선 이후 여행기간과는 달리 통상의 근로자와 비슷하게 업무 이외의 개인적인 영역과 이동의 자유가 충분히 확보되어 있었다. 망인이 사망경위 역시 승선이나 여행 또는 그를 위한 준비와도 전혀 관련성이 없다. 비록 망인과 K 주식회사 사이에 선원근로계약이 체결되어 임금을 받는 기간이었고 일부 업무를 수행했다고 하더라도, 망인의 사망이 전적으로 망인의 개인생활영역에서 발생한 것이고, 선박소유주에게 위험을 전가할 만한 기간이나 영역에서 발생한 것이 아니었다.
결론
따라서 원고들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도요
사건정보
부산지방법원
판결
사건
2018구단21648
판결선고
2019. 7. 10.
부산지방법원
판결
별지
각주1) 원고들은 '2015. 5. 2.'까지라고 주장하는데, 갑 제5호증에 기재된 하선일자에 따른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