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처분의 경위
원고는 2008. 6.30. 순경으로 임용되어 2013. 7. 1. 경장으로 승진한 뒤, 2016. 7. 25.부터 2018. 5. 18.까지 부산사하경찰서 B지구대에서 근무하다가 2018. 5. 19.부터 부산사하경찰서 C파출소에서 근무하는 경찰공무원이다. D은 경찰공무원 임용 시험에 합격하여 2017. 6. 12. 부산사하경찰서 B지구대에 실습 발령받아 근무하던 중 2017. 8. 5. 정식 임용되어 위 B지구대에서 근무하다가 현재 부산광역시지방경찰청 E에서 근무하는 여성 경찰공무원이다.
원고는 2018. 3. 19. 부산광역시지방경찰청장으로부터 아래와 같은 징계사실에 대하여 국가공무원법 제56조(성실의무), 제63조(품위유지의무) 등을 위반하였다는 이유로 국가공무원법 제78조 제1항 제1호 내지 제3호에 따라 정직 2월의 징계처분을 받았다.
이에 대하여 원고가 2018. 4. 17. 인사혁신처 소청심사위원회에 소청을 제기하였고, 인사혁신처 소청심사위원회는 2018 7. 12. 정직 2월 징계처분의 징계혐의사실 중위 "다"항 기재 비위사실은 D의 진술이 다소 과장되었거나 왜곡되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 온전히 신뢰할 수 없고, "라"항 기재 비위사실은 징계처분에 이를 정도의 비위사실로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하여 위 "다"항과 "라"항 기재 사실을 제외한 나머지징계사실만을 인정하여(이하 '이 사건 징계사실'이라 한다) 정직 2월의 징계처분을 감봉 3월로 변경하는 결정을 하였다.
피고는 2018. 7. 19. 인사혁신처 소청심사위원회의 위와 같은 결정에 따라서 원고에 대한 징계를 감봉 3월로 변경하였다(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호증, 을 제1호증, 을 제2호증의 각 기재(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변론 전체의 취지
원고의 주장에 대한 판단
원고의 주장
원고는 D에 대하여 성희롱 행위를 한 사실이 없어 처분사유가 존재하지 않음에도 피고는 원고가 D에 대하여 성희롱 행위를 하였다는 이유로 이 사건 처분을 하였으므로,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다.
원고에게 징계사유가 존재한다고 하더라도 이 사건 처분은 감봉 3월을 받을 만한 징계행위에 해당하지 않으므로, 피고의 이 사건 처분은 재량권을 일탈·남용하여 위법하다.
관계법령
별지 관계법령 기재와 같다.
판단
처분사유의 존재 여부에 관한 판단
관련 법리 등
성희롱이란 업무, 고용, 그 밖의 관계에서 국가기관·지방자치단체, 각 급 학교, 공직유관단체 등 공공단체의 종사자, 직장의 사업주·상급자 또는 근로자가 ① 지위를 이용하거나 업무 등과 관련하여 성적 언동 또는 성적 요구 등으로 상대방에게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끼게 하는 행위, ② 상대방이 성적 언동 또는 요구 등에 따르지 아니한다는 이유로 불이익을 주거나 그에 따르는 것을 조건으로 이익 공여의 의사표시를 하는 행위를 하는 것을 말한다[양성평등기본법 제3조 제2호,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 제2조 제2호, 국가인권위원회법 제2조 제3호 (라)목 등 참조]. 여기에서 '성적 언동'이란, 남녀 간의 육체적 관계나 남성 또는 여성의 신체적 특징과 관련된 육체적, 언어적, 시각적 행위로서 사회공동체의 건전한 상식과 관행에 비추어 볼 때, 객관적으로 상대방과 같은 처지에 있는 일반적이고도 평균적인 사람으로 하여금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끼게 할 수 있는 행위를 의미한다. 성희롱이 성립하기 위해서는 행위자에게 반드시 성적 동기나 의도가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당사자의 관계, 행위가 행해진 장소 및 상황, 행위에 대한 상대방의 명시적 또는 추정적인 반응의 내용, 행위의 내용 및 정도, 행위가 일회적 또는 단기간의 것인지 아니면 계속적인 것인지 여부 등의 구체적 사정을 참작하여 볼 때, 객관적으로 상대방과 같은 처지에 있는 일반적이고도 평균적인 사람으로 하여금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낄 수 있게 하는 행위가 있고, 그로 인하여 행위의 상대방이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꼈음이 인정되어야 한다(대법원 2007. 6. 14. 선고 2005두6461 판결 등 참조).
성희롱을 사유로 한 징계처분의 당부를 다투는 행정소송에서 징계사유에 대한 증명책임은 그 처분의 적법성을 주장하는 피고에게 증명책임이 있다. 다만 민사소송이나 행정소송에서 사실의 증명은 추호의 의혹도 없어야 한다는 자연과학적 증명이 아니고,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경험칙에 비추어 모든 증거를 종합적으로 검토하여 볼 때 어떤 사실이 있었다는 점을 시인할 수 있는 고도의 개연성을 증명하는 것이면 충분하다(대법원 2010. 10. 28. 선고 2008다6755 판결 등 참조). 민사책임과 형사 책임은 그 지도이념과 증명책임, 증명의 정도 등에서 서로 다른 원리가 적용되므로, 징계사유인 성희롱 관련 형사재판에서 성희롱 행위가 있었다는 점을 합리적 의심을 배제할 정도로 확신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공소사실에 관하여 무죄가 선고되었다고 하여 그러한 사정만으로 행정소송에서 징계사유의 존재를 부정할 것은 아니다(대법원 2015. 3. 12. 선고 2012다117492 판결 등 참조).
인정되는 사실
앞에서 본 각 증거와 을 제2호증 내지 을 제5호증의 각 기재(각 가지번호 포함), 증인 D의 증언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원고는 2008. 6. 30. 순경으로 임용되어 2013. 7. 1. 경장으로 승진하여 2016. 7. 25. 사하경찰서 B지구대 순찰4팀에서 근무하고 있었고, D은 2017. 6. 12.부터 위 B지구대에 실습 발령을 받아서 원고와 함께 순찰4팀에서 근무하게 되었는데, 당시 D은 울산에서 본인의 차량을 이용하여 출퇴근을 하였고, 원고는 D의 출·퇴근 방향에 있던 부산 기장군 F에 살고 있었다.
원고는 자신이 차량을 가지고 오지 않는 날에는 D에게 동승을 부탁하여 D의 차량을 이용하게 되었는데, 원고는 2017. 7. 초순경 야간 근무 후 아침에 퇴근할 때 동승한 D의 차량 안에서 "내가 이런 말을 해도 될지 모르겠는데 니 좀 섹시하게 생긴 것 같다'라는 말을 하였고, 2017. 7.경 야간 근무 후 아침 퇴근길에 D의 차량에 동승하여 옆자리에 앉아서 대화를 하는 중에 왼손 바닥으로 D의 오른손 허벅지를 여러 차례 툭툭치는 행위를 하였으며, 이후에도 두 차례 정도 D의 차량에 원고가 동승하여 가던 중 얘기를 하면서 왼손바닥으로 D의 오른쪽 허벅지를 툭툭 치는 행위를 반복하였다.
2017. 7. 9. 12:00 원고와 D이 소속된 순찰4팀이 전체 회식을 마친 후 집으로 귀가하면서 D의 차량을 대리운전을 불러서 운행하게 되었고, 당시 원고는 차량 뒷좌석에 D과 함께 타고 가던 중 술에 취한 D의 머리를 잡아 자신의 어깨부분으로 붙이면서 "기대라"고 말하였고, D이 곧바로 머리를 빼버리자 다시 머리를 잡아서 자신의 어깨에 기대도록 하였다.
구체적 판단
앞에서 본 법리를 토대로 위와 같은 인정사실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는 자신이 근무하던 순찰4팀에 배치된 여성 경찰관인 D에게 이 사건 징계사실과 같은 언행을 하였다는 사실을 넉넉히 인정할 수 있고, 위와 같은 행위는 원고가 D과 지위의 차이가 존재하는 같은 팀의 상급자로서 실습발령 중인 D에게 성적 언동 또는 의사에 반하는 신체접촉을 함으로써 D으로 하여금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끼게 하기에 충분하다고 판단되므로 성희롱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원고의 성희롱 관련 주장에 대한 판단
원고는 D이 이 사건 징계사실이 있었다고 주장하는 시기 전후로도 원고와 평소와 다름없이 거리낌 없이 친밀하게 G 메시지를 주고받았는데, 이는 성희롱 피해자의 언행으로 보기 힘들다고 주장하면서 이 사건 징계사유와 같은 행위를 한 바가 없다고 다툰다.
그러므로 살피건대, 갑 제2호증 내지 제11호증, 갑 제14호증 내지 갑 제22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면, 원고의 주장처럼 이 사건 징계사실과 같은 성희롱 행위가 있었던 시기를 전후하여 D과 원고 사이에서 평소와 다름없이 친밀한 내용으로 G 메시지를 주고받은 사실, 당시 D이 원고에게 이 사건 징계사실에 대하여 특별히 항의하거나 불편함을 표시한 내용 등은 찾아볼 수 없다.
그러나 법원이 성희롱 관련 소송의 심리를 할 때에는 그 사건이 발생한 맥락에서 성차별 문제를 이해하고 양성평등을 실현할 수 있도록 '성인지 감수성'을 잃지 않아야 한다(양성평등기본법 제5조 제1항 참조). 그리하여 우리 사회의 가해자 중심적인 문화와 인식, 구조 등으로 인하여 피해자가 성희롱 사실을 알리고 문제를 삼는 과정에서 오히려 부정적 반응이나 여론, 불이익한 처우 또는 그로 인한 정신적 피해 등에 노출되는 이른바 '2차 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점을 유념하여야 한다. 피해자는 이러한 2차 피해에 대한 불안감이나 두려움으로 인하여 피해를 당한 후에도 가해자와 종전의 관계를 계속 유지하는 경우도 있고, 피해사실을 즉시 신고하지 못하다가 다른 피해자 등 제3자가 문제를 제기하거나 신고를 권유한 것을 계기로 비로소 신고를 하는 경우도 있으며, 피해사실을 신고한 후에도 수사기관이나 법원에서 그에 관한 진술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는 경우도 적지 않다. 이와 같은 성희롱 피해자가 처하여 있는 특별한 사정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은 채 피해자 진술의 증명력을 가볍게 배척하는 것은 정의와 형평의 이념에 입각하여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따른 증거판단이라고 볼 수 없는바(대법원 2018. 4. 12. 선고 2017두74702 판결 참조), D이 이 사건 징계사실 발생 당시 정식임용을 받기 전인 실습 발령상태로 원고로부터 업무를 배워가던 상황이라 그 지위가 불안정하여 조직 내에서 문제를 제기하기 어려웠던 것으로 보이는 점, 같은 팀의 상급자인 원고와 사이에서 성희롱 문제를 제기할 경우에 올 수 있는 불편함이나 직장 내에서의 따돌림 등을 걱정하여 곧바로 문제를 제기하지 못한 채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할 수밖에 없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 D도 징계과정의 조사나 이 법원의 증언에서도 위와 같은 사정 때문에 곧바로 원고에 대하여 성희롱 등으로 문제를 삼지 못하였다고 진술하고 있는 점 등을 고려하면, D이 이 사건 징계사실의 발생 전후로 원고와 평상시처럼 G 메시지를 주고받은 점만으로 D의 피해 진술의 신빙성을 의심할 만한 사유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원고의 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재량권 일탈·남용 여부에 관한 판단
관련 법리
공무원인 피징계자에게 징계사유가 있어서 징계처분을 하는 경우 어떠한 처분을 할 것인가는 징계권자의 재량에 맡겨진 것이고, 징계권자가 재량권의 행사로서 한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징계권자에게 맡겨진 재량권을 남용한 것이라고 인정되는 경우에 한하여 그 처분을 위법하다고 할 수 있으며, 공무원에 대한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었다고 하려면 구체적인 사례에 따라 징계의 원인이 된 비위사실의 내용과 성질, 징계에 의하여 달성하려고 하는 행정목적, 징계 양정의 기준 등 여러 요소를 종합하여 판단할 때에 그 징계 내용이 객관적으로 명백히 부당하다고 인정할 수 있는 경우이어야 한다(대법원 2012. 10. 11. 선고 2012두10895 판결 등 참조). 그리고 징계권자가 내부적인 징계양정기준을 정하고 그에 따라 징계처분을 하였을 경우 정해진 징계양정기준이 합리성이 없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당해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었다고 할 수 없다(대법원 2017. 11. 9. 선고 2017두47472 판결 등 참조).
판단
위와 같은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앞에서 인정한 사실 및 앞에서 든 각 증거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범죄의 수사와 치안의 확보를 담당하고 그와 관련한 폭넓은 권한을 행사하는 경찰공무원에게는 고도의 도덕성과 준법성이 요구되는 점, ② 이 사건 징계처분 의결 당시 징계양정에 있어 경찰공무원 징계양정 등에 관한 규칙 제4조의 제반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이루어진 것으로서 징계양정이 비합리적이라거나 타당성을 잃었다고 볼 만한 사정을 찾을 수 없는 점, ③ 특히 원고의 이 사건 행위가 경찰공무원 징계양정 등에 관한 규칙 제4조 제1항 [별표1] 7. 품위유지의무위반(기타) 중 '그 밖의 성희롱'에 대한 징계기준 중 가장 가벼운 '의무위반행위의 정도가 약하고 경과실인 경우'에 해당한다고 하더라도 이 경우의 징계기준은 '감봉 내지 정직'이고, 원고의 이 사건 징계사실은 경찰공무원 징계양정 등에 관한 규칙 제9조 제3항 제2호의 성희롱 행위에 해당하여 그 징계를 감경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원고는 2016. 8. 31. 성매매 비위로 감봉 2월의 징계처분을 받은 바 있어 그로부터 경찰공무원 승진임용 규정(2018. 9. 18. 대통령령 제29170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6조 제2항에서 정한 감봉에 따른 승진임용 제한기간 12개월이 지나기 전인 2017. 7.경 발생한 이 사건 징계사실로 징계의결이 요구되었으므로, 2단계 위의 징계로 의결할 수 있는바, 결국 원고에 대한 징계양정의 범위는 '감봉 내지 해임'이므로, 이 사건 처분은 위 징계기준에 부합하는 점, ④ 이 사건 징계사실이 인정됨에도 원고는 혐의사실을 전부 부인하면서 자신의 잘못을 반성하지 않고, 피해자인 D에게 피해회복이나 사과의 노력을 하지 않는 등 반성의 모습과 개선의지가 모두 부족한 점 등을 종합하면, 원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이 사건 처분이 객관적으로 명백히 부당하다거나,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비례 원칙 또는 평등 원칙에 반한다고 보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원고의 위 주장도 이유 없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최병준(재판장) 김진원 하진우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