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은 무죄.
이 판결의 요지를 공시한다.
이유
항소이유의 요지
D은 피고인이 운영하는 C(이하 '이 사건 회사'라고 한다)에서 납품할 거래처를 소개시켜 주는 일명 '영업 딜러'로서 독자적인 업무를 수행하였을 뿐 피고인에게서 구체적이고 직접적인 지휘·감독을 받지 않았으므로, 근로기준법에서 정하는 근로자가 아니다. 그럼에도 원심은 D이 회사 소속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보아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였으니, 원심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하거나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판단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부산 사하구 B에 있는 C 대표로서 상시근로자 9명을 사용하여 인쇄제조업을 경영하는 사용자이다.
피고인은 2014. 4. 11.부터 2015. 5. 31.까지 회사에서 근무하다가 퇴직한 D에 대한 연차미사용수당 765,550원, 퇴직금 2,229,898원을 당사자 사이의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 없이 각 지급사유 발생일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원심의 판단
원심은 'D이 피고인에 의하여 업무내용, 근무시간, 근무장소가 지정되었고 그 대가로 고정급여를 지급받은 사실이 인정되므로, 회사 소속 근로자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피고인의 주장을 배척하고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하였다.
당심의 판단
살피건대, 원심 및 당심에서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또는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D이 공소사실에 기재된 기간 동안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피고인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다는 점에 관하여 합리적 의심이 없을 정도로 충분한 증명이 이루어졌다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이 사건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여 무죄를 선고하여야 할 것임에도 원심은 이와 다른 전제에서 공소사실을 유죄라고 판단하였으니, 원심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하거나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회사 소속 직원들은 모두 출퇴근 카드를 작성하였는데, D은 출퇴근 카드를 발급받지도 않았고 별도로 출퇴근 시간을 기록하지도 않았다.
D을 통해 회사에서 포장재를 납품받은 업체들은 구체적인 거래조건을 D과 상의하였고, 물품대금도 D에게 직접 지급한 점, 피고인이 D에게 회의에 참석하라거나 늦지 않게 출근하라는 취지의 문자메시지를 보낸 사실은 인정되나 그 빈도가 1년 동안 수회에 불과한 점, D은 1년 동안 거래처를 소개하고 관리한 것 이외에 회사에서 수행한 구체적인 업무 내용을 진술하지 못하고 있고 회사의 승인이나 결재를 받아 작성한 업무관련 서류도 없는 점, D이 회사에서 물품제작을 위해 사용하던 필름과 목형을 임의로 가져간 점 등에 비추어 보면, D이 업무 수행 과정에서 피고인의 구체적이고 직접적인 지휘·감독을 받았는지 의심스럽다.
회사에서 D에게 매달 일정 금액의 돈을 지급한 사실은 인정된다. 그러나 다른 직원들에게는 월급을 계좌로 송금하면서도 D에게는 현금으로 지급하였고 이를 비용으로 회계처리조차 하지 않았다.
거래처 중 N의 경우 D을 통해 O과 포장박스 납품 거래를, 불상의 회사와 스티커제품 납품 거래를 각 하다가 이 사건 회사로 거래처를 변경하였는데, 당시 이 사건 회사는 포장박스 제작뿐만 아니라 스티커제품 제작도 하고 있었음에도 포장박스 납품계약만 체결하였다. 그 외에도 D은 회사에 소속되어 있던 기간 동안 다른 업체와 독자적인 거래관계를 유지하였다.
D은 회사와의 거래관계가 종료된 이후인 2015. 9. 21. 'D이 N, ㈜ P, Q의 미수대금채권 합계 11,825,620원을 인수하되 회사에 5백만 원을 우선 지급하고 잔액은 필름 및 목형을 이상 없이 인수인계함과 동시에 전액 지불한다'는 취지의 거래처 미수금인계인수서를 작성하였다.
D은 회사와의 거래관계가 종료된 2015. 5. 31. 이후 약 6개월 동안 퇴직금 등의 지급을 독촉하거나 그와 관련된 법적조치를 취하지 않다가, 회사가 D을 통해 소개받은 거래처 및 D을 상대로 물품대금청구의 소를 제기한 후인 2016. 12. 9.에 이르러서야 부산지방고용노동청에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았다'는 취지의 진정서를 접수하였다.
따라서 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 주장은 이유 있다.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의 항소는 이유 있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6항에 따라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와 같이 판결한다.
[다시 쓰는 판결]
이 사건 공소사실의 요지는 2.의 가.항 기재와 같은데, 이는 2.의 다.항에서 살펴 본 바와 같이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따라 피고인에게 무죄를 선고하고, 형법 제58조 제2항에 따라 판결의 요지를 공시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전지환(재판장) 한경근 엄기표
각주1) 공소장 기재 'G'은 오기임이 명백하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