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지방법원판결

부산지방법원 2020. 2. 12. 선고 2019고정69 판결

주문

피고인은 무죄.

이 판결의 요지를 공시한다.

이유

1.

공소사실의 요지

사용자는 근로자가 노동조합을 조직 또는 운영하는 것을 지배하거나 이에 개입하는 행위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

피고인은 B 주식회사(2017. 11. 1.자로 회사 명칭이 C 주식회사에서 B 주식회사로 변경되었다)의 영남지역본부 본부장으로 영남지역에 있는 총 8개 지점을 총괄하며, 사업주인 위 회사의 근로자에 관한 사항에 대하여 사업주를 위하여 행동하는 자로 사용자이다.

피고인은 2017. 5. 2. 오전경 부산 동래구 D에 있는 B 부산본점 내 피고인이 근무하는 영남지역본부장실에서, 인사를 온 계약직 직원이자 노동조합 가입자인 E에게 "큰일입니다. 노조 이대로 하면 부산지역에 점포 1개를 남겨두고 다 없앨 수도 있습니다. 노조에서 나와야 됩니다."라고 말을 하는 등 노조에 계속 가입 시 회사로부터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니 탈퇴하라는 취지로 회유하여 위 E로 하여금 2017. 5. 8. 노동조합에서 탈퇴하게 하였다.

이로써 피고인은 근로자가 노동조합을 운영하는 것에 개입하는 행위를 하였다.

2.

판단

가.

형사재판에서 공소제기된 범죄사실에 대한 증명책임은 검사에게 있는 것이고 유죄의 인정은 법관으로 하여금 합리적 의심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공소사실이 진실한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게 하는 증명력을 가진 증거에 의하여야 하므로, 그와 같은 증거가 없다면 설령 피고인에게 유죄의 의심이 간다 하더라도 피고인의 이익으로 판단할 수밖에 없다(대법원 2010. 11. 11. 선고 2010도9633 판결 등 참조).

나.

검사가 제출한 증거와 피고인의 일부 진술에 의하면 피고인이 공소사실 기재 일시, 장소에서 E를 만난 사실과 E가 2017. 5. 8. 노동조합에서 탈퇴한 사실이 인정된다.

한편, 이 사건 공소사실은 피고인이 E에게 노동조합 탈퇴를 종용하는 취지의 말을 하였고, 그로 인하여 E가 노동조합에서 탈퇴하게 되었다는 것인바, 공소사실에 부합하는 증거로는 E의 검찰에서의 진술과 2018. 11. 13.자 수사보고서 중 E의 진술 부분이 유일하다.

E에 대한 검찰 진술조서에 관하여 보건대, E는 이 사건 재판과정에서 증인으로 여러 차례 소환장을 보냈음에도 주소불명 등의 사유로 집행이 되지 않았고 소재탐지촉탁에 의하여서도 소재가 파악되지 아니하였으므로, 이는 형사소송법 제314조가 규정한 '진술을 요할 자가 공판기일에 진술할 수 없는 경우'에 해당하기는 한다. 다음으로, 참고인의 소재불명 등의 경우에 그 참고인에 대한 진술조서나 참고인이 작성한 진술서에 대하여 증거능력을 인정하는 것은, 형사소송법이 제312조 또는 제313조에서 참고인 진술조서 등 서면증거에 대하여 피고인 또는 변호인의 반대신문권이 보장되는 등 엄격한 요건이 충족될 경우에 한하여 증거능력을 인정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직접심리주의 등 기본원칙에 대한 예외를 인정한 데 대하여 다시 중대한 예외를 인정하여 원진술자 등에 대한 반대신문의 기회조차 없이 증거능력을 부여할 수 있도록 한 것이므로, 그 경우 참고인의 진술 또는 작성이 '특히 신빙할 수 있는 상태 하에서 행하여졌음에 대한 증명'은 단지 그러할 개연성이 있다는 정도로는 부족하고 합리적인 의심의 여지를 배제할 정도에 이르러야 한다고 할 것인데(대법원 2014. 2. 21. 선고 2013도12652 판결 참조), 이 사건 재판과정 또는 기록에 나타난 사정들 즉, ① 이 사건 당일은 피고인이 부임한 첫 날이어서 상견례를 겸한 직원 조회가 예정되어 있었는데 정식직원이 아닌 E는 우연히 본부장실 앞을 지나다가 차나 한 잔 마시자고 초대되어 10분 정도 인사와 덕담을 나누게 된 점, ② E는 조회 후 정식직원들로부터 피고인이 조회 중에 노조에 대해 언급하였다는 말을 들은 점, ③ 그 후 직원들 사이에서 피고인이 지점장들에게, 지점장들이 다시 일반 직원들에게 노조 탈퇴를 종용하고 있다는 소문이 파다하였던 점, ④ 2017. 5. 8.에 E를 포함한 28명의 조합원이 한꺼번에 노조에서 탈퇴하였는데, 그 중 일부 직원은 지점장으로부터 압박을 받았다는 취지로 진술하였고 일부 직원은 자발적인 탈퇴라고 진술한 점 등 E가 피고인과 대면한 우연하고 짧은 시간에 피고인으로부터 직접 노조에 대한 언급을 들었다기보다는 소문 또는 다른 직원에게 들은 내용과 추측을 종합하여 피고인으로부터 들은 것으로 오인하고 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보이고, 여기에 2018. 10. 11.자 수사보고서에 의하면 E가 "피고인이 우리한테 개인적으로 인사를 받은 사실도 없다고 부인하면 그만이고, 우리는 이렇게 오래된 일을 자세하게 기억을 꺼내서 정확하게 진술해야 된다는 것이 이해가 안 된다."고 진술하였고, 이 사건 재판과정 중 2019. 6. 12. 재판부의 전화 소환을 받고 "현재 부산에 있지 않고 생업으로 전국 각지로 떠돌고 있어 출석하기 어렵다."고 말하여 사실상 증언을 거부함으로써 증인으로 출석하지 않는 경위에 석연치 않은 면이 있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E의 진술내용에 허위개입의 여지가 거의 없고 그 신빙성을 담보할 구체적이고 외부적인 정황이 있다는 점이 합리적 의심을 배제할 만큼 확실히 증명되어 법정에서 반대신문을 통한 확인·검증을 거치지 않아도 될 정도에 이르렀다고 보기 어렵다. 그러므로 E 대한 검찰 진술조서는 그 증거능력을 인정할 수 없다.

또한 E의 검찰 진술조서의 증명력을 인정할 수 없는 이상 그 진술이 사실이라는 취지의 진술이 기재된 2018. 11. 13.자 수사보고서 역시 증거로서의 가치가 없다.

그리고 이와 같이 증명력이 부족하거나 증거능력이 없는 증거를 제외하면 달리 위 공소사실을 인정할 만한 아무런 증거가 없다.

3.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따라 무죄를 선고하고, 형법 제58조 제2항에 의하여 이 판결의 요지를 공시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오규희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