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이 사건 소 중 해고무효 확인청구 부분은 각하한다.
원고의 나머지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당사자의 지위
피고는 부산 연제구 B아파트(이하 ‘이 사건 아파트’라 한다)를 관리하기 위하여 그 입주자들로 구성된 단체이다.
원고는 2016. 11. 22.부터 2019. 9. 21.까지 이 사건 아파트 관리사무소의 관리소장으로 근무하였다.
원고와 피고의 근로계약 체결
원고는 2016. 11. 22. 피고와, 2016. 11. 22.부터 2017. 9. 21.까지(10개월) 이 사건 아파트 관리사무소의 관리소장으로 근무하고, 임금은 월 2,000,000원[= 10개월 기본급 17,000,000원 및 제 수당(업무추진비) 3,000,000원 합계 10개월 연봉 20,000,000원]을 지급하기로 하는 내용의 근로계약(이하 재계약된 근로계약까지 통틀어 ‘이 사건 근로계약’이라고 한다)을 체결하였다.
이후 원고와 피고는 2017. 9. 22. 근무기간을 2017. 9. 22.부터 2018. 9. 21.까지(12개월)로 하고 임금은 월 2,100,000원[= 12개월 기본급 21,600,000원 및 제 수당(업무추진비) 3,600,000원 합계 12개월 연봉 25,200,000원]으로 하는 내용으로 재계약하였다가, 다시 근로기간 2018. 2. 1.부터 2018. 9. 21.까지(8개월) 임금을 월 2,300,000원(= 12개월 기본급 21,600,000원 및 제 수당(업무추진비) 6,000,000원 합계 12개월 연봉 27,600,000원)으로 인상하여 근로계약을 체결하였다.
원고는 피고와 근로기간 2018. 9. 22.부터 2019. 9. 21.까지(12개월), 임금은 위
2)항의 인상된 임금과 같이 월 2,300,000원으로 하여 근로계약을 체결하였다.
원고에 대한 근로계약기간 만료 통보 등
피고는 2019. 7. 8. 원고에게 ‘2019. 7. 3.자 입주자 동대표 회의에서 원고를 근로계약 만료에 따라 당연직 퇴직처리한다는 의결을 하였으므로, 2019. 9. 21.에 근로계약 관계가 종료됨을 통지한다’는 취지의 내용으로 ‘근로계약기간 만료 통보서’(이하 ‘이 사건 종료통지’라고 한다)를 내용증명우편으로 발송하였다.
이에 원고는 2019. 7. 19. 피고에게 이 사건 종료통지는 부당해고에 해당한다는 취지의 내용증명을 보냈다.
원고의 사직서 제출
원고는 2019. 9. 21. 피고에게 ‘계약만료에 의하여 2019. 9. 21.부로 사직하고자 합니다’로 기재한 사직서(이하 ‘이 사건 사직서’라고 한다)를 제출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4호증, 을 제13, 14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
당사자의 주장 요지
원고의 주장 요지
원고는 34개월을 이 사건 아파트에서 관리소장으로 근무함으로써 정당한 근로계약 갱신에 대한 기대권을 가지고 있었음에도, 피고가 이 사건 근로계약을 갱신하지 아니하고 이 사건 종료통지를 한 것은 부당해고와 동일한 것으로서 무효이다.
한편 원고는, 원고의 착오 내지 피고의 회장인 C의 지시를 거부할 수 없어 강박에 의하여 이 사건 사직서를 작성하고 이를 제출하였으므로, 이 사건 사직서는 효력이 없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이 사건 근로계약 만료일 다음날인 2019. 9. 22.부터 이 사건 승소확정시까지 매월 원고의 월 급여인 2,300,000원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피고의 주장 요지
피고는 이 사건 근로계약의 기간 만료에 따라 정당하게 계약기간 연장을 거절한 것이지 원고를 해고한 것이 아니다. 원고는 2019. 9. 21. 스스로 이 사건 사직서를 제출하였다.
설령 이 사건 종료통지를 해고로 본다고 하더라도, 원고가 근무기간 중 입주자대표회의의 안건도 아닌 사항을 입주자대표회의의 추가 안건으로 기재하고 마치 의결을 거친 것처럼 회의록을 조작하는 행위를 하는 등 해고 사유가 있으므로, 피고가 원고를 해고한 것은 정당하다.
이 사건 소 중 해고무효 확인청구 부분에 관한 직권판단
해고무효확인의 소는 근로계약상 지위 회복을 목적으로 하므로, 사실심 변론종결 당시 다른 사유로 해당 근로관계가 종료되어 근로자로서의 지위를 회복하는 것이 불가능한 경우에는, 다른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해당 해고의 무효확인을 구할 확인의 이익이 없다(대법원 2004. 7. 22. 선고 2002다57362 판결 등 참조). 한편 기간을 정하여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의 경우 기간만료로 근로자로서의 신분관계는 당연히 종료되고 근로계약을 갱신하지 못하면 갱신거절의 의사표시가 없어도 근로자는 당연퇴직되는 것이 원칙이다(대법원 2011. 7. 28. 선고 2009두5374 판결 등 참조).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원고는 피고와 사이에 이 사건 근로계약의 종기를 2019. 9. 21.까지로 정한 사실, 피고가 이 사건 근로계약의 기간만료일로부터 약 2개월 전인 2019. 7. 8. 원고에게 이 사건 종료통지를 보내어 이 사건 근로계약의 연장의사가 없음을 표시한 사실, 원고는 2019. 9. 21. 피고에게 이 사건 사직서를 제출한 뒤 더는 근무하지 않은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다.
그렇다면 원고와 피고 사이의 근로관계는 2019. 9. 21. 종료되었다고 할 것인데, 원고가 이미 종료된 근로관계에 따른 원래의 지위나 신분을 회복하기 위하여 해고무효 확인을 구하는 것은 단순한 사실관계나 과거의 법률관계에 대한 확인을 구하고 있는 것이어서, 확인의 소의 대상이 될 수 없으므로 부적법하다고 할 것이다.
다만, 원고가 해고무효 확인청구와는 별도로 이 사건 종료통지가 부당해고여서 무효임을 전제로 지급받지 못한 임금을 청구하고 있으므로, 위와 같은 임금 청구의 당부를 판단하기 위한 전제로서 이 사건 종료통지의 법적 성격, 이 사건 사직서의 효력 등을 판단하기로 한다.
본안에 관한 판단
이 사건 종료통지의 법적 성격(근로계약 갱신기대권의 인정 여부)
기간을 정하여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의 경우 기간이 만료됨으로써 근로자로서 신분 관계는 당연히 종료되고, 근로계약을 갱신하지 못하면 갱신 거절의 의사표시가 없어도 당연퇴직하는 것이 원칙이다. 다만, 근로계약, 취업규칙, 단체협약 등에서 기간이 만료되더라도 일정한 요건이 충족되면 당해 근로계약이 갱신된다는 취지의 규정을 두고 있거나, 그러한 규정이 없더라도 근로계약의 내용과 근로계약이 이루어지게 된 동기 및 경위, 계약 갱신의 기준 등 갱신에 관한 요건이나 절차의 설정 여부 및 실태, 근로자가 수행하는 업무의 내용 등 당해 근로관계를 둘러싼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볼 때, 근로계약 당사자 사이에 일정한 요건이 충족되면 근로계약이 갱신된다는 신뢰관계가 형성되어 있어 근로자에게 근로계약이 갱신될 수 있으리라는 정당한 기대권이 인정되는 경우에는, 사용자가 이를 위반하여 부당하게 근로계약의 갱신을 거절하는 것은 부당해고와 마찬가지로 아무런 효력이 없고, 기간만료 후의 근로관계는 종전의 근로계약이 갱신된 것과 동일하다(대법원 2014. 2. 13. 선고 2011두12528 판결 등 참조).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앞서 본 인정사실, 위 증거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알 수 있는 아래와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이 사건 근로계약상 기간 만료 당시 원고에게 근로계약 갱신에 대한 정당한 기대권이 있음을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으므로, 원고와 피고 사이의 근로관계는 계약기간의 만료에 따라 종료하고 피고의 이 사건 종료통지는 이러한 근로관계 종료를 통지한 것이지 해고가 아니다.
원고가 2018년경 피고와 이 사건 근로계약을 체결할 무렵에는 만 63세였으므로 기간제 및 단시간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하 ‘기간제법’이라 한다) 제4조 제1항 단서 제4호의 고령자에 해당하여 피고로서는 원고를 2년을 초과하여 기간제근로자로 사용할 수 있다.
원고와 피고는 근로계약서에 근로계약 기간을 정하면서 계약이 끝날 무렵 근로계약서를 새로 작성하는 방법으로 근로계약을 갱신해왔는데, 이 사건 근로계약 역시 계약기간을 2018. 9. 22.부터 2019. 9. 21.까지로 정하여 갱신계약을 체결하였으므로 피고는 이 사건 근로계약기간이 만료되면 원고를 퇴직시킬 수 있는 것이 원칙이다.
이 사건 근로계약에는 일정한 요건이 충족되면 위 근로계약이 갱신된다는 취지의 명시적인 규정이 없다.
이 사건 사직서의 효력
사직의 의사 없는 근로자로 하여금 어쩔 수 없이 사직의 의사표시를 하게 하였다면 실질적으로 사용자의 일방적인 의사에 의하여 근로계약관계를 종료시키는 것이어서 해고에 해당한다 할 것이나,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사용자가 사직의 의사표시를 수락함으로써 사용자와 근로자의 근로계약관계는 합의해지에 의하여 종료되는 것이므로 사용자의 권고사직처분을 해고라고는 볼 수 없고(대법원 2003. 4. 11. 선고 2002다60528 판결 등), 의원면직이 실질적으로 해고에 해당하는지는 근로자가 사직서를 제출하게 된 경위, 사직서의 기재 내용과 회사의 관행, 사용자 측의 퇴직권유 또는 종용의 방법, 강도 및 횟수, 사직서를 제출하지 않을 경우 예상되는 불이익의 정도, 사직서 제출에 따른 경제적 이익의 제공 여부, 사직서 제출 전후의 근로자의 태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7. 2. 3. 선고 2016다255910 판결).
위와 같은 법리에 비추어 살피건대, 위 인정사실 및 갑 제11, 12호증의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원고는 2019. 2.경 부산지방고용노동청에 ‘피고의 회장인 C가 원고에 대한 갑질행위를 하고 임금체불 등 위법행위를 하였다’는 취지의 내용으로 진정을 하였으나, 부산지방고용노동청은 2019. 2. 19. 원고의 진정사항 중 2019. 1월분 임금을 정기지급일에 지급하지 않은 위반 사실만 확인하고 이에 대해 주의촉구한 뒤 내사종결하였던 점, ② 원고는 2019. 2. 22. 국민권익위원회에 재차 진정을 하였으나 원고 주장과 같이 피고의 회장 C의 부당한 업무방해 행위가 있었다는 점에 대하여 밝혀진 것이 아무것도 없는 점, ③ 원고는 이 사건 종료통지를 받은 뒤 2019. 7. 19. 피고에게 부당해고에 해당한다는 취지의 내용증명우편을 보냈으나, 그럼에도 원고는 2019. 9. 21. 계약기간이 만료되자 사직사유를 ‘계약만료’로, 퇴직일자를 ‘2019. 9. 21.’ 취지로 기재한 내용의 사직서를 피고에게 제출한 점, ④ 결국 원고는, 원고가 피고의 전(前) 회장이었던 D 및 현 회장인 C 등의 부당한 업무지시 내지 위법행위에 항의하였고, 피고의 회장들은 원고를 언제든지 해고할 수 있는 지위에 있어 이 사건 사직서를 강박 내지 착오로 인하여 제출하게 되었다는 취지로 주장하나, 이를 인정할 아무런 증거가 없는 점 등을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사직서의 제출이 원고의 착오로 인한 것이라거나 피고의 회장 C의 강박에 따라 어쩔 수 없이 제출하게 되었다고 보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소결
결국 원고와 피고 사이의 근로관계는 2019. 9. 21., 한편으로는 그 근로계약 기간의 종료로, 다른 한편으로는 원고가 제출한 사직서의 수리로 정당하게 종료하였으므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원고의 주장은 모두 이유 없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소 중 해고무효 확인청구는 부적법하여 각하하고, 원고의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현석(재판장) 황지현 신승아
각주1) “2019. 7. 3.자”라고 기재되어 있으나, 을 제13호증의 기재에 비추어 이는 “2019. 7. 8.자”의 오기인 것으로 보인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