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당사자의 지위
피고 B 주식회사(이하 '피고 회사'라고 한다)는 냉장고용 탈취제 제조 및 판매업 등을 목적으로 설립된 주식회사이다. 피고 C은 2010. 3. 22. 피고 회사의 대표이사로 취임하였고, 원고는 피고 회사의 대표이사로 재직하다가 2010. 5. 25. 대표이사에서 사임하였다.
피고 회사에 관한 경영권양수도계약의 체결
원고는 피고 C과 2010. 3. 15. 원고가 피고 C에게 피고 회사의 발행주식 160,000주 및 피고 회사의 경영권을 양도하기로 하는 내용의 경영권양수도계약(이하 '이 사건 경영권양수도계약'이라고 한다)을 체결하였다.
피고들의 이행각서 작성·교부
피고 회사는 2010. 5. 25. 10:00에 임시주주총회를 개최하여 피고 회사의 임원 중 근무일수 20년 이상인 임원에게는 퇴직 당시 퇴직금에 200%를 추가하여 지급한다는 내용의 결의를 하였다. 그리고 피고 C은 같은 날 피고 회사의 대표이사 및 개인의 지위에서 원고에게 아래와 같은 내용의 이행각서(이하 '이 사건 이행각서'라고 한다)를 작성·교부하였다.
관련사건의 경과
원고는 2010. 5. 26. 피고 회사의 경리업무를 담당하던 D에게 지시하여 피고 회사의 계좌에 예치되어 있던 446,000,000원을 원고의 계좌로 송금하게 하였다.
피고 C은 2010년경, 원고가 위와 같이 446,000,000원을 임의로 인출하여 횡령하였다는 범죄사실로 원고를 고소하였다(부산지방검찰청 2010년 형제93941호, 2011년 형제572호). 그러나 검사는 2011. 5. 30. 원고에 대한 위 범죄사실에 관하여 혐의 없음(증거불충분)으로 불기소처분을 하였고, 이에 피고 C이 검찰항고를 거쳐 재정신청을 하였으나 재정신청도 기각되었다(부산고등법원 2011. 12. 15.자 2011초재566 결정, 이하 위 사건을 '이 사건 관련고소사건'이라고 한다).
피고 회사는 2020. 5. 25. 원고를 상대로, 원고가 2010. 5. 26. 피고 회사의 계좌에서 인출한 위 446,000,000원과 관련하여 불법행위에 기한 손해배상 또는 부당이득의 반환을 구하는 소를 제기하였다. 그러나 위 사건의 1심 법원은 원고의 불법행위 또는 부당이득을 인정할 수 없다는 이유로 피고 회사의 청구를 기각하였다(창원지방법원 2021. 6. 24. 선고 2020가합52996 판결). 피고 회사는 위 판결에 항소하였으나, 위 사건의 항소심 법원은 피고 회사의 항소를 기각하였다[부산고등법원 2022. 8. 18. 선고(창원)2021나12301 판결]. 피고 회사는 위 항소심 판결에 상고하였으나, 2022. 12. 29. 상고기각(심리불속행)되었다(대법원 2022. 12. 29.자 2022다274585 판결, 이하 위 사건을 '이 사건 관련민사사건'이라고 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1, 4, 5호증, 갑6호증의 1, 2, 갑7, 10, 15호증, 을1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주장 및 판단
청구원인에 대한 판단
위 사실에 의하면, 피고 회사는 2010. 5. 25. 이 사건 이행각서를 통하여 원고에게 2010. 6. 24.까지 미지급 퇴직금 280,000,000원을 지급하기로 하고, 피고 C은 피고 회사의 위 채무를 연대보증하였는바, 피고들은 다른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연대하여 원고에게 미지급 퇴직금 280,000,000원 및 그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피고들의 주장에 대한 판단
이 사건 이행각서상의 약정이 무효화되었는지 여부
피고들은, 피고들이 2010. 5. 25. 오전 이 사건 이행각서를 원고에게 작성하여 주었으나, 같은 날 오후 원고의 요청으로 이 사건 경영권양수도계약을 종결하고 이 사건 이행각서상의 약정을 무효화하기로 하였다고 주장한다.
법원은 처분문서의 진정성립이 인정되는 경우에도 그 기재 내용을 부인할 만한 분명하고도 수긍할 수 있는 반증이 인정되거나 그 문서에 기재된 내용이 객관적인 진실에 반하는 것으로 볼 만한 합리적인 이유가 있는 경우에는 그 증명력을 배척할 수 있다(대법원 1994. 2. 8. 선고 93다57117 판결, 대법원 2010. 11. 11. 선고 2010다56616 판결 참조).
살피건대, 을8, 9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면 ① 원고가 2010. 5. 26. 피고 회사 앞으로 미반환 확인서(이하 '이 사건 미반환 확인서'라고 한다)를, 피고 C 앞으로 영수증 및 약정서(이하 '이 사건 영수증'이라고 한다)를 각 작성한 사실, ② 이 사건 미반환 확인서에는 '원고는 2010. 5. 25. 오전 퇴직금 지급 연장 및 추가금에 대하여 협의하였으나, 같은 날 오후 원고의 요청으로 피고 회사로부터 퇴직금을 추가적으로나 연장 없이 모두 지급받아 이 사건 경영권양수도계약을 종결하였고, 원고는 이 사건 이행각서를 반환하여야 하지만 이를 반환하지 못하여 이 사건 미반환 확인서를 작성·교부하며, 이 사건 이행각서는 무효임을 확인한다'는 취지의 기재가 있는 사실, ③ 이 사건 영수증에는 '원고가 피고 C으로부터 지급받을 주식양도대금 중 우발채무 상당액으로 기존에 지급이 제외되었던 464,024,000원을 2010. 5. 26. 지급받기로 하되 향후 해결되지 아니하는 우발채무 상당액은 이를 반환하고, 추가로 발견되는 우발채무에 대하여는 기지급 퇴직금 전액인 234,000,000원의 범위에서 원고가 책임을 진다'는 취지의 기재가 있는 사실은 인정된다.
그러나 앞서 든 증거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미반환 확인서 및 이 사건 영수증의 기재는 이를 믿기 어렵고, 그밖에 피고들이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이 사건 이행각서가 무효임을 인정하기에 부족하며,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피고들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피고 회사는 2010. 5. 25. 원고와 피고 C이 참석한 가운데 임시주주총회를 개최하여 원고의 퇴직금을 증액하는 퇴직금 지급규정을 의결하였고, 같은 날 위와 같이 증액된 퇴직금의 지급을 2010. 6. 24.까지 모두 이행하기로 하는 이 사건 이행각서까지 작성되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원고가 아무런 사정변경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바로 그 다음날인 2010. 5. 26. 증액되기 전의 퇴직금만을 지급받기로 재차 합의를 한다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피고 C은 이 사건 관련고소사건에서 이 사건 미반환 확인서 및 이 사건 영수증에 관하여는 아무런 진술을 하지 않았다. 이 사건 이행각서의 작성시점으로부터 불과 1년 내에 이루어진 고소사건에서 이 사건 미반환 확인서 및 이 사건 영수증에 관하여 아무런 진술이 없었다는 것은 쉽사리 납득하기 어렵다. 오히려 피고 C은 이 사건 관련고소사건에서 '원고에게 지급할 퇴직금이 있으나, 그 액수는 280,000,000원에 불과하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갑5호증 5면). 위 진술은 이 사건 이행각서의 내용에 부합하고, 이 사건 미반환 확인서 및 이 사건 영수증의 내용과는 정면으로 배치된다.
그뿐만 아니라 피고 회사는 이 사건 관련민사사건의 1심에서는 이 사건 미반환 확인서 및 이 사건 영수증의 존재에 관한 주장을 전혀 하지 않다가 위 사건 항소심에 이르러서야 이 사건 영수증을 증거로 제출하였으며, 이 사건 미반환 확인서의 경우에는 피고 C의 부친 사망 후 그 유품을 정리하다가 이를 우연히 발견하였다고 하며 이를 추가 증거로 제출하였다. 이러한 증거제출 경위 및 증거입수 경위에 관한 피고 회사의 설명에 비추어 보더라도, 이 사건 영수증과 미반환 확인서가 작성자의 진의에 따라 작성된 실질적 증거력이 있는 문서인지 상당한 의문이 든다.
소멸시효 완성 여부
피고들은 원고의 피고 회사에 대한 미지급 퇴직금 채권에는 5년의 상사소멸시효가 적용되는데, 이 사건 소는 퇴직금 채권의 변제기로부터 5년이 경과한 시점에 제기되어 소멸시효가 완성되었다고 항변한다.
살피건대, 이사 등 임원의 보수청구권에는 근로기준법상 임금채권의 시효에 관한 규정이 적용되지 아니하고 일반채권의 시효규정이 적용되어야 한다(대법원 1988. 6. 14. 선고 87다카2268 판결 참조). 회사가 이사를 선임하여 위임계약을 체결하는 행위는 회사의 영업을 위한 행위로서 보조적 상행위에 해당하며 그에 따른 이사의 보수청구권은 '상행위로 인한 채권'이므로, 상법 64조에 따라 5년의 상사소멸시효가 적용된다. 또한 주채무에 대한 소멸시효가 완성된 경우에는 시효완성의 사실로 주채무가 소멸되므로 보증채무의 부종성에 따라 보증채무 역시 당연히 소멸된다(대법원 2018. 5. 15. 선고 2016다211620 판결 참조)
이 사건에서 원고가 2010. 5. 25. 피고 회사의 대표이사에서 사임한 사실, 이 사건 이행각서상 원고의 피고 회사에 대한 미지급 퇴직금 채권의 변제기는 2010. 6. 24.로 정해진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다. 이에 의하면 원고의 피고 회사에 대한 퇴직금채권은 그 변제기인 2010. 6. 24.로부터 5년이 경과한 2015. 6. 24. 소멸시효의 완성으로 소멸하였다고 할 것이다. 그런데 이 사건 소는 그 이후인 2020. 6. 25.에 제기되었다. 따라서 피고들의 소멸시효완성 항변은 이유 있다.
소결론
피고들의 소멸시효완성 항변이 이유 있으므로, 결국 원고의 피고들에 대한 주장은 이유 없다.
결론
그러므로 원고의 피고들에 대한 각 청구는 모두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한다.
판사 남재현(재판장) 여한울 이래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