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지방법원판결

부산지방법원 2020. 11. 27. 선고 2020나40549 판결

주문

1.

제1심판결을 당심에서 확장 및 감축된 청구를 포함하여 다음과 같이 변경한다.

가.

피고는 원고에게 7,052,900원 및 그 중 6,740,700원에 대하여는 2019. 1. 29.부터 2019. 12. 4.까지 연 5%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312,200원에 대하여는 2020. 10. 6.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12%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각 지급하라.

나.

원고의 나머지 청구를 기각한다.

2.

피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3.

소송총비용 중 75%는 원고가, 나머지는 피고가 각 부담한다.

4.

제1의 가.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1.

인정사실

가.

피고는 재단법인 C(이하 '이 사건 연구원'이라고 한다)에서 책임연구원으로서 연구장비운영실의 총괄책임자인 운영실장으로 근무하고 있었고, 원고는 이 사건 연구원에서 선임사무원으로서 연구원들의 연구비용과 관련된 행정업무를 담당하고 있었다.

나.

피고는 2018. 2.경부터 2018. 8.경까지 원고에게 사내메신저, 문자메시지, 카카오톡 등을 통해 둘만의 사적인 술자리를 가질 것을 수차례 요구하였다. 이에 원고는 선약이나 야근 등을 핑계로 거절하기도 하였으나, 매번 거절하는 것에 부담을 느끼고 몇 차례 이에 응하기도 하였다.

다.

원고와 피고는 2018. 8. 28.에도 피고의 요구로 술자리를 가지게 되었는데, 피고는 술자리가 끝나고 원고를 집에 데려다주던 중 원고의 손을 잡았고, 원고에게 "뽀뽀 한 번만 해줘."라고 말하였으나 원고가 거절하자 "알았다. 알았다. 잘못했다."라고 말하고 돌아갔다.

라.

이 사건 연구원은 2018. 10. 26. 피고의 위와 같은 행위가 '직장 내 성희롱'에 해당한다고 판단하고 피고를 '정직 무급 6개월'에 처하는 내용의 징계의결을 하고 2018. 11. 1. 피고에게 이를 통지하였다. 이에 피고가 이 사건 연구원 인사위원회에 재심을 청구하였으나 2018. 11. 28. 재심청구는 기각되었고, 다시 부산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하였으나 2019. 3. 28. 구제신청도 기각되었으며, 이에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하였으나 2019. 7. 16. 재심신청 역시 기각되었다.

마.

한편 원고는 피고의 위와 같은 행위가 업무상 위력에 의한 추행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며 피고를 고소하였으나, 부산지방검찰청은 2018. 12. 21. 피고가 원고의 손을 잡는 행동이 원고에게 성적수치심을 일으키게 할 만한 추행행위라는 점에 대해서 인식하고 있었다고 보기 어렵고, 뽀뽀를 요구한 행동은 원고의 성적 자유의사를 제압하기 충분한 세력에 의하여 추행행위에 나아간 것으로 보기 어렵다는 이유로 피고에 대해 불기소처분(혐의없음, 증거불충분)을 하였다. 이에 원고가 항고하였으나, 부산고등검찰청은 2019. 4. 5. 위 항고를 기각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 6, 7, 9호증(가지번호 포함), 을 제1, 2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판단

가.

손해배상청구권의 발생

1)

성희롱이란 업무, 고용, 그 밖의 관계에서 국가기관·지방자치단체, 각급 학교, 공직유관단체 등 공공단체의 종사자, 직장의 사업주·상급자 또는 근로자가 ① 지위를 이용하거나 업무 등과 관련하여 성적 언동 또는 성적 요구 등으로 상대방에게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끼게 하는 행위, ② 상대방이 성적 언동 또는 요구 등에 따르지 아니한다는 이유로 불이익을 주거나 그에 따르는 것을 조건으로 이익 공여의 의사표시를 하는 행위를 하는 것을 말한다[양성평등기본법 제3조 제2호,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 제2조 제2호, 국가인권위원회법 제2조 제3호 (라)목 등 참조]. 여기에서 '성적 언동'이란, 남녀 간의 육체적 관계나 남성 또는 여성의 신체적 특징과 관련된 육체적, 언어적, 시각적 행위로서 사회공동체의 건전한 상식과 관행에 비추어 볼 때, 객관적으로 상대방과 같은 처지에 있는 일반적이고도 평균적인 사람으로 하여금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끼게 할 수 있는 행위를 의미한다. 성희롱이 성립하기 위해서는 행위자에게 반드시 성적 동기나 의도가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당사자의 관계, 행위가 행해진 장소 및 상황, 행위에 대한 상대방의 명시적 또는 추정적인 반응의 내용, 행위의 내용 및 정도, 행위가 일회적 또는 단기간의 것인지 아니면 계속적인 것인지 여부 등의 구체적 사정을 참작하여 볼 때, 객관적으로 상대방과 같은 처지에 있는 일반적이고도 평균적인 사람으로 하여금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낄 수 있게 하는 행위가 있고, 그로 인하여 행위의 상대방이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꼈음이 인정되어야 한다(대법원 2018. 4. 12. 선고 2017두74702 판결 등 참조).

2)

이 사건으로 돌아와 보건대, 앞서 든 증거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보태어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피고는 원고의 직장 내 상급자인 점, ② 피고가 원고에게 장기간 동안 수차례 사적인 술자리를 요구하였는데, 원고는 상급자인 피고에게 명시적인 거절의 표현을 하지 못하였고, 때로는 어쩔 수 없이(피고는 원고가 바쁘다는 이유로 자신과의 약속을 피할 때마다 서운해하는 듯한 반응을 보였다) 피고와 술자리를 가졌던 것으로 보이는 점, ③ 이로 인하여 원고는 상당한 스트레스를 받았던 것으로 보이고 같은 직장 내 지인에게도 이러한 고충을 토로해왔던 점, ④ 원고는 위 2018. 8. 28.에도 남자친구에게 어쩔 수 없이 피고와 술자리를 가져야 하는 것이 불편하다고 호소하였고, 피고가 손을 잡으려 한다면서 데리러 와달라고 부탁하였던 점, ⑤ 원고의 입장에서는 피고가 손을 잡거나 뽀뽀해달라고 말할 때 이에 화를 내거나 불쾌함을 표현하기는 어려웠을 것으로 보이는 점, ⑥ 원고가 이전에 술을 마시고 피고에게 먼저 팔짱을 낀 적이 있었다고 하더라도 이를 근거로 원고가 평소 피고에게 호감을 가지고 있었다고 보기는 어렵고, 피고의 주장과 달리 원고가 위 2018. 8. 28.에도 먼저 손을 잡았음을 인정할 증거는 없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가 원고에게 장기간 동안 수차례 사적인 술자리를 가질 것을 요구하고, 나아가 2018. 8. 28.에는 술자리를 마친 후 원고의 손을 잡고 뽀뽀를 해달라고 말한 행위는 일반적·평균적인 사람으로 하여금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끼게 할 수 있는 행위로서 성희롱에 해당하여 원고에 대한 불법행위를 구성한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피고는 이로 인하여 원고가 입은 손해를 배상할 의무가 있다.

나.

손해배상청구권의 범위

1)

적극적 손해 : 1,052,900원

갑 제3, 4, 5, 8, 9, 10호증의 각 기재와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원고는 2018. 9. 4.부터 D정신건강의학과의원에서 혼재성 불안 및 우울장애(Mixed anxiety and depressive disorder)로 약물 및 정신치료를 받기 시작한 사실, 위 의원 소속 의사 E는 2018. 9. 7. 원고가 불안, 불면, 우울 등의 증상이 지속되어 향후 6개월 이상의 치료가 필요한 것으로 판단되며 증상의 변화에 따라 치료기간은 바뀔 수 있다는 소견을 제시한 사실, 원고는 2018. 9. 10.부터 2019. 3. 8.까지 이 사건 연구원으로부터 휴가(병가) 및 병가를 받은 사실, 원고는 위 의원에서 치료비로 2018. 9. 4.부터 2019. 10. 23.까지 740,700원, 2019. 11. 6.부터 2020. 2. 20.까지 147,800원, 2020. 3. 18.부터 2020. 9. 9.까지 164,400원 합계 1,052,900원을 지출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고, 위와 같은 원고의 증상과 치료기간에 비추어 볼 때 위 치료비 1,052,900원은 앞서 인정한 피고의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로 봄이 상당하다.

2)

정신적 손해 : 6,000,000원

앞서 든 증거들과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알 수 있는 원고와 피고의 관계, 피고의 불법행위 기간과 그 내용, 이로 인하여 원고가 약물 및 정신치료를 받게 된 기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보면, 원고가 피고의 불법행위로 인하여 입은 정신적 손해에 대한 위자료를 6,000,000원으로 정함이 상당하다.

다.

소결론

피고는 불법행위에 따른 손해배상으로 원고에게 7,052,900원(= 1,052,900원 + 6,000,000원) 및 그 중 제1심판결에서 인용한 부분인 6,740,700원에 대하여는 피고의 불법행위일 이후로서 원고가 구하는 바에 따라 이 사건 소장 부본 송달일 다음날인 2019. 1. 29.부터 피고가 그 이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하여 항쟁함이 타당하다고 인정되는 제1심판결 선고일인 2019. 12. 4.까지 민법이 정하는 연 5%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하는 연 12%<2>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당심에서 추가로 인용하는 부분인 312,200원(= 7,052,900원 - 6,740,700원)에 대하여는 2020. 9. 29.자 청구원인 변경신청서 부본 송달일 다음날인 2020. 10. 6.부터<3> 다 갚는 날까지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하는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3.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여야 할 것이므로, 당심에서 확장 및 감축된 청구를 포함하여 제1심판결을 위와 같이 변경하고, 피고의 항소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박형준(재판장) 한혜진 강현준

각주1) 원고가 당심에서 정신적 손해에 관하여 28,947,100원으로 청구취지를 감축하였으므로, 이와 같이 선해하여 판단한다(28,947,100원 - 제1심 인정 위자료 6,000,000원).

각주2) 원고는 이 사건 소장 부본 송달일 다음날부터 연 15%의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의 지급을 구하나,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 제3조 제1항 본문에 따른 법정이율을 연 15%에서 연 12%로 인하하는 내용의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 제3조 제1항 본문의 법정이율에 관한 규정(대통령령 제29768호)이 2019. 5. 21. 개정, 공포되어 2019. 6. 1.부터 시행되었으므로,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에 따른 지연손해금은 연 12%의 범위 내에서만 인정한다. 이하 같다.

각주3) 원고는 위 312,200원에 대하여 이 사건 소장 부본 송달일 다음날부터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하는 지연손해금의 지급을 구하나, 원고는 2020. 9. 29.자 청구원인 변경신청서를 제출함으로써 위 312,200원에 관한 청구취지를 확장하였으므로,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하는 지연손해금은 위 변경신청서 부본 송달일 다음날부터만 인정한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