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의 항소를 기각한다.
당심 소송비용은 피고인이 부담한다.
이유
항소이유 요지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피고인이 이 사건 공소사실 기재 퇴직 근로자들(이하 ‘위 퇴직 근로자들’이라 한다)에게 ‘실제 근무한 기간’에 대하여 임금을 지급한 점 등을 감안하면, 피고인이 위 퇴직 근로자들에게 미지급한 임금은 없거나 이 사건 공소사실 기재 금액보다 적다. 또한 피고인이 위 퇴직 근로자들 중 I, E, H, L, F에게 임금을 지급하지 못한 것은 불가피한 사정이 있으므로(I, E, L: 불명확한 퇴직 의사, 연락 두절 등, H: 가족인 D가 대신 임금을 지급받음, F: 150만 원 상당의 강아지를 분양받아 감) 위법성조각사유에 해당한다. 그럼에도 이 사건 공소사실 전부를 유죄로 판단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
양형부당
원심이 선고한 형(벌금 300만 원)은 무거워서 부당하다.
피고인의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에 대한 판단
피고인이 위 퇴직 근로자들에게 미지급한 임금이 없거나 이 사건 공소사실 기재된 금액보다 적은지 여부 (부정)
우리 형사소송법이 공판중심주의의 한 요소로서 채택하고 있는 실질적 직접심리주의의 정신에 따라 제1심과 항소심의 신빙성 평가 방법의 차이를 고려할 때, 제1심판결 내용과 제1심에서 적법하게 증거조사를 거친 증거들에 비추어 제1심 증인이 한 진술의 신빙성 유무에 관한 제1심의 판단이 명백하게 잘못되었다고 볼 만한 특별한 사정이 있거나, 제1심 증거조사 결과와 항소심 변론종결시까지 추가로 이루어진 증거조사 결과를 종합하면 제1심 증인이 한 진술의 신빙성 유무에 관한 제1심의 판단을 그대로 유지하는 것이 현저히 부당하다고 인정되는 예외적인 경우가 아니라면, 항소심으로서는 제1심 증인이 한 진술의 신빙성 유무에 관한 제1심의 판단이 항소심의 판단과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이에 관한 제1심의 판단을 함부로 뒤집어서는 안 된다(대법원 2012. 6. 14. 선고 2011도5313 판결 등 참조). 현행 형사소송법상 항소심은 속심을 기반으로 하되 사후심적 요소도 상당 부분 들어 있는 이른바 사후심적 속심의 성격을 가지므로 항소심에서 제1심판결의 당부를 판단할 때에는 그러한 심급구조의 특성을 고려하여야 한다. 그러므로 항소심이 심리과정에서 심증의 형성에 영향을 미칠 만한 객관적 사유가 새로 드러난 것이 없음에도 제1심의 판단을 재평가하여 사후심적으로 판단하여 뒤집고자 할 때에는, 제1심의 증거가치 판단이 명백히 잘못되었다거나 사실인정에 이르는 논증이 논리와 경험법칙에 어긋나는 등으로 그 판단을 그대로 유지하는 것이 현저히 부당하다고 볼 만한 합리적인 사정이 있어야 하고, 그러한 예외적 사정도 없이 제1심의 사실인정에 관한 판단을 함부로 뒤집어서는 안 된다. 그것이 형사사건의 실체에 관한 유죄·무죄의 심증은 법정 심리에 의하여 형성하여야 한다는 공판중심주의, 그리고 법관의 면전에서 직접 조사한 증거만을 재판의 기초로 삼는 것을 원칙으로 하는 실질적 직접심리주의의 정신에 부합한다(대법원 2017. 3. 22. 선고 2016도18031 판결 등 참조).
살피건대, 피고인은 원심에서도 이 부분 항소이유와 같은 취지의 주장을 하여, 원심은 위 퇴직 근로자들 중 E, F, D, G에 대한 증인신문 절차를 진행한 뒤 진술 자체의 합리성, 논리성, 모순 또는 경험칙 부합 여부, 피고인의 진술내용과의 모순점 등은 물론, 법관의 면전에서 선서한 후 공개된 법정에서 진술에 임하고 있는 증인의 모습이나 태도, 진술의 뉘앙스 등 여러 사정을 직접 관찰함으로써 얻게 된 심증까지 고려하여 위 E, F, D, G의 원심 법정진술에 신빙성이 있다고 판단한 후 그 진술에다가 각 수사자료 입수보고 등 원심 거시증거들을 근거로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였다.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을 원심이 설시한 사정들에다가 원심 및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와 대조하여 자세히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할 수 있고, 거기에 피고인의 주장과 같은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의 잘못이 없다. 피고인은 위 퇴직 근로자들이 체당금을 모두 지급받았음에도 피고인이 처벌받는 것은 부당하다는 취지로 주장하나, 이 사건 범죄는 사용자가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 없이 근로자가 퇴직한 때부터 14일 이내에 근로자에게 임금 등을 지급하지 않으면 성립하는 범죄이므로, 범죄 성립 후에 근로자에게 체당금이 지급되었다고 하더라도 이미 성립한 범죄가 없어지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피고인의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은 이유 없다.
위 퇴직 근로자들 중 I, E, H, L, F에게 임금을 지급하지 못한 것이 위법성조각사유에 해당하는지 여부 (부정)
피고인이 주장하는 사유만으로는 피고인이 I, E, H, L, F에게 임금을 지급하지 못한 것이 형법 제20조의 정당행위 등 위법성조각사유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다.
피고인의 양형부당 주장에 대한 판단
제1심과 비교하여 양형의 조건에 변화가 없고, 제1심의 양형이 재량의 합리적인 범위를 벗어나지 아니하는 경우에는 이를 존중함이 타당하다(대법원 2015. 7. 23. 선고 2015도3260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당심에서 원심의 형을 변경할 만한 새로운 사정이 없고, 원심이 설시한 양형의 이유에다가 원심 및 당심의 변론에 나타난 피고인의 나이, 성행, 범행 전력, 범행의 경위와 수법, 범행 후 정황 등 여러 양형조건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원심이 선고한 형은 재량의 합리적인 범위 내에서 이루어진 것으로서 무겁지 않다.
따라서 피고인의 양형부당 주장은 이유 없다.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의하여 기각하고, 당심 소송비용은 형사소송법 제191조 제1항, 제190조 제1항, 제186조 제1항 본문에 따라 피고인에게 부담하게 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다만, 형사소송규칙 제25조 제1항에 의하여 원심판결 3면 마지막 행의 ‘개정되기’를 ‘개정되어 2018. 5. 29. 시행되기’로 고치는 것으로 경정한다).
판사 성기준(재판장) 박주영 주문식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