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검사의 항소를 기각한다.
이유
항소이유의 요지
E에 대한 검찰 진술조서는 형사소송법 제314조에 의해 증거능력이 인정되고, 그 신빙성 역시 인정된다. 그럼에도 원심은 E에 대한 검찰 진술조서의 증거능력이 없고, 달리 이 사건 공소사실을 인정할 증거가 없다고 보아 피고인에게 무죄를 선고하였는바, 원심판결에는 사실오인의 위법이 있다.
판단
공소사실의 요지
사용자는 근로자가 노동조합을 조직 또는 운영하는 것을 지배하거나 이에 개입하는 행위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
피고인은 B 주식회사(2017. 11. 1.자로 회사 명칭이 C 주식회사에서 B 주식회사로 변경되었다, 이하 'B'라고만 한다)의 영남지역본부 본부장으로 영남지역에 있는 총 8개 지점을 총괄하며, 사업주인 위 회사의 근로자에 관한 사항에 대하여 사업주를 위하여 행동하는 자로 사용자이다.
피고인은 2017. 5. 2. 오전경 부산 동래구 D에 있는 B 부산본점 내 피고인이 근무하는 영남지역본부장실에서, 인사를 온 계약직 직원이자 노동조합 가입자인 E에게 "큰일입니다. 노조 이대로 하면 부산지역에 점포 1개를 남겨두고 다 없앨 수도 있습니다. 노조에서 나와야 됩니다. "라고 말을 하는 등 노조에 계속 가입 시 회사로부터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니 탈퇴하라는 취지로 회유하여 위 E로 하여금 2017. 5. 8. 노동조합에서 탈퇴하게 하였다.
이로써 피고인은 근로자가 노동조합을 운영하는 것에 개입하는 행위를 하였다.
원심의 판단
원심은 ① 이 사건 당일은 피고인이 부임한 첫 날이어서 상견례를 겸한 직원 조회가 예정되어 있었는데 정식직원이 아닌 E는 우연히 본부장실 앞을 지나다가 차나 한 잔 마시자고 초대되어 10분 정도 인사와 덕담을 나누게 된 점, ② E는 조회 후 정식직원들로부터 피고인이 조회 중에 노조에 대해 언급하였다는 말을 들은 점, ③ 그 후 직원들 사이에서 피고인이 지점장들에게, 지점장들이 다시 일반 직원들에게 노조 탈퇴를 종용하고 있다는 소문이 파다하였던 점, ④ 2017. 5. 8.에 E를 포함한 28명의 조합원이 한꺼번에 노조에서 탈퇴하였는데, 그 중 일부 직원은 지점장으로부터 압박을 받았다는 취지로 진술하였고 일부 직원은 자발적인 탈퇴라고 진술한 점 등 E가 피고인과 대면한 우연하고 짧은 시간에 피고인으로부터 직접 노조에 대한 언급을 들었다기보다는 소문 또는 다른 직원에게 들은 내용과 추측을 종합하여 피고인으로부터 들은 것으로 오인하고 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보이고, 여기에 2018. 10. 11.자 수사보고서에 의하면 E가 "피고인이 우리한테 개인적으로 인사를 받은 사실도 없다고 부인하면 그만이고, 우리는 이렇게 오래된 일을 자세하게 기억을 꺼내서 정확하게 진술해야 된다는 것이 이해가 안 된다."고 진술하였고, 이 사건 재판과정 중 2019. 6. 12. 원심 재판부의 전화 소환을 받고 "현재 부산에 있지 않고 생업으로 전국 각지로 떠돌고 있어 출석하기 어렵다."고 말하여 사실상 증언을 거부함으로써 증인으로 출석하지 않는 경위에 석연치 않은 면이 있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E의 진술내용에 허위개입의 여지가 거의 없고 그 신빙성을 담보할 구체적이고 외부적인 정황이 있다는 점이 합리적 의심을 배제할 만큼 확실히 증명되어 법정에서 반대신문을 통한 확인·검증을 거치지 않아도 될 정도에 이르렀다고 보기 어렵다고 보아 E에 대한 검찰 진술조서는 그 증거능력을 인정할 수 없으며, 그 진술이 사실이라는 취지의 진술이 기재된 2018. 11. 13.자 수사보고서 역시 증거로서의 가치가 없고, 달리 위 공소사실을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고 판단하여 이 사건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하였다.
당심의 판단
관련 법리
형사소송법 제314조, 제316조 제2항에서 말하는 '그 진술 또는 작성이 특히 신빙할 수 있는 상태하에서 행하여진 때'라 함은 그 진술내용이나 조서 또는 서류의 작성에 허위개입의 여지가 거의 없고, 그 진술내용의 신빙성이나 임의성을 담보할 구체적이고 외부적인 정황이 있는 경우를 가리킨다(대법원 2006. 4. 14. 선고 2005도9561 판결 등 참조).
나아가 형사소송법 제314조가 참고인의 소재불명 등의 경우에 그 참고인이 진술하거나 작성한 진술조서나 진술서에 대하여 증거능력을 인정하는 것은, 형사소송법이 제312조 또는 제313조에서 참고인 진술조서 등 서면증거에 대하여 피고인 또는 변호인의 반대신문권이 보장되는 등 엄격한 요건이 충족될 경우에 한하여 증거능력을 인정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직접심리주의 등 기본원칙에 대한 예외를 인정한 데 대하여 다시 중대한 예외를 인정하여 원진술자 등에 대한 반대신문의 기회조차 없이 증거능력을 부여할 수 있도록 한 것이므로, 그 경우 참고인의 진술 또는 작성이 '특히 신빙할 수 있는 상태하에서 행하여졌음에 대한 증명'은 단지 그러할 개연성이 있다는 정도로는 부족하고 합리적인 의심의 여지를 배제할 정도에 이르러야 한다(대법원 2014. 2. 21. 선고 2013도12652 판결 등 참조).
또한 법원이 형사소송법 제314조에 따라 증거능력을 인정하기 위하여는 단순히 그 진술이나 조서의 작성과정에 뚜렷한 절차적 위법이 보이지 않는다거나 진술의 임의성을 의심할 만한 구체적 사정이 없다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이를 넘어 법정에서의 반대신문 등을 통한 검증을 굳이 거치지 않더라도 진술의 신빙성과 임의성을 충분히 담보할 수 있는 구체적이고 외부적인 정황이 있어 그에 기초하여 법원이 유죄의 심증을 형성하더라도 증거재판주의의 원칙에 어긋나지 않는다고 평가할 수 있는 정도에 이르러야 할 것이다(대법원 2014. 8. 26. 선고 2011도6035 판결 등 참조).
구체적 판단
위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에 관하여 살피건대, 원심이 판시한 위와 같은 사정들에다가,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이 사건은 G노동조합이 2017. 5.경 B 및 위 회사의 임직원들이 부당노동행위를 하였다며 고소하면서 시작되었는데, 당시 고소의 주된 취지는「B 측이 부산지역에서 노조가입이 늘어나자 피고인을 영남본부장으로 인사발령하였고, 피고인은 부산지역 지점장들을 불러 모아 '부산지역 직원들이 노동조합을 탈퇴하지 않으면 지점 통폐합을 실시하겠다'는 취지로 발언하였고, 지점장들은 이를 듣고 지점 소속 직원들에게 노동조합 탈퇴를 권유하였다」는 것이고, 달리 피고인이 직접 직원들을 상대로 노동조합 탈퇴를 회유 또는 권유하였다는 내용은 없는 점, ② 서울지방고용노동청 서울남부지청이 B 부산지역 노동조합 탈퇴자들을 상대로 한 설문조사 및 전화조사에 따르면 일부 직원들이 "피고인과 면담하여 노동조합을 탈퇴하라는 말을 들었다"라는 취지로 응답하기는 하였으나(위와 같은 답변을 한 사람들 중에는 E 역시 포함되어 있는 것으로 보인다), 반면 "피고인과 면담한 것이 아니라 지점장으로부터 노조 탈퇴에 관하여 이야기를 들었다"고 응답한 직원도 존재하는 점, ③ E의 검찰 진술은 E가 2018. 8. 29. B로부터 재계약 불가 통보를 받은 이후에 이루어진 것인 점, ④ 피고인은 수사단계에서부터 일관하여 이 사건 공소사실을 부인하고 있으며 앞서 본 사정들에 비추어 E의 진술 내용에 대하여 반대신문 등을 통한 검증이 필요하다고 보이는 점 등의 사정을 보태어 보면, E에 대한 검찰 진술조서에 기재된 진술내용의 신빙성이나 임의성을 담보할 구체적이고 외부적인 정황이 있다는 점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를 배제할 정도로 증명되었다고 보기 어렵다.
결국 E에 대한 검찰 진술조서 등에 대하여 증거능력을 인정하지 않은 원심 판단은 정당하고, 나아가 그 이외에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이 사건 공사실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없이 증명되었다고 보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그러므로 이 사건 공소사실을 무죄로 인정한 원심의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가고, 거기에 검사가 주장하는 바와 같은 사실오인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따라서 검사의 사실오인 주장은 이유 없다.
결론
그렇다면 검사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의하여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홍준(재판장) 손태원 박병주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