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J은 “K”이라는 상호로 L 주식회사(이하 ‘L’라 한다)의 협력업체를 운영하면서 원고들 등을 고용하였는데, 2019. 6. 30. 폐업하였다.
피고는 “M”이라는 상호로 L의 작업을 도급받아 수행하던 중 K이 하던 작업을 L로부터 도급받으면서, 2019. 7. 1. 및 7. 8.에 원고들을 포함한 K 출신 근로자 31명을 고용하였다(원고들과는 7. 8. 근로계약을 체결하였다).
원고 C, D은 2018. 12. 31.까지 M에서 근무하다가 퇴직하였고, 나머지 원고들은 2020. 4. 30.까지 근무하다가 퇴직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4호증의 1 내지 8, 을 제1 내지 10, 13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원고들 주장의 요지
피고가 K의 물적 설비를 그대로 인수하고 K의 근로자 35명 중 31명을 채용하여 인적 조직을 인수함으로써 영업을 양수하였으므로, K의 원고들에 대한 고용을 승계하였다. 그렇지 않더라도, 원고들은 그 고용승계에 대한 기대권이 있었으므로, 피고의 합리적 이유 없는 고용승계 거절은 무효이다.
따라서 피고와 원고들 사이의 고용관계는 원고들이 K에 입사한 날부터 M에서 퇴사한 날까지 존속하였다. 별지 기재와 같이, 피고는 원고들에게 원고들이 K에서 중간정산을 받고 남은 퇴직금, 2019. 7. 1.부터 7. 7.까지의 피고의 귀책사유로 인한 휴업에 따른 휴업수당, 상생협력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판 단
관련 법리
영업의 양도라 함은 일정한 영업목적에 의하여 조직화된 업체, 즉 인적·물적 조직을 그 동일성은 유지하면서 일체로서 이전하는 것으로서 영업의 일부만의 양도도 가능하고, 이러한 영업양도가 이루어진 경우에는 원칙적으로 해당 근로자들의 근로관계가 양수하는 기업에 포괄적으로 승계되는바, 여기서 영업의 동일성 여부는 일반 사회관념에 의하여 결정되어야 할 사실인정의 문제이기는 하지만, 문제의 행위(양도계약 관계)가 영업의 양도로 인정되느냐 안 되느냐는 단지 어떠한 영업재산이 어느 정도로 이전되어 있는가에 의하여 결정되어야 하는 것이 아니고 거기에 종래의 영업조직이 유지되어 그 조직이 전부 또는 중요한 일부로서 기능할 수 있는가에 의하여 결정되어야 한다(대법원 2005. 6. 9. 선고 2002다70822 판결 등 참조).
도급업체가 사업장 내 업무의 일부를 기간을 정하여 다른 업체(이하 ‘용역업체’라 한다)에 위탁하고, 용역업체가 위탁받은 용역업무의 수행을 위해 해당 용역계약의 종료 시점까지 기간제근로자를 사용하여 왔는데, 해당 용역업체의 계약기간이 만료되고 새로운 용역업체가 해당 업무를 위탁받아 도급업체와 용역계약을 체결한 경우, 새로운 용역업체가 종전 용역업체 소속 근로자에 대한 고용을 승계하여 새로운 근로관계가 성립될 것이라는 신뢰관계가 형성되었다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근로자에게는 그에 따라 새로운 용역업체로 고용이 승계되리라는 기대권이 인정된다. 이와 같이 근로자에게 고용승계에 대한 기대권이 인정되는 경우 근로자가 고용승계를 원하였는데도 새로운 용역업체가 합리적 이유 없이 고용승계를 거절하는 것은 부당해고와 마찬가지로 근로자에게 효력이 없다. 이때 근로자에게 고용승계에 대한 기대권이 인정되는지는 새로운 용역업체가 종전 용역업체 소속 근로자에 대한 고용을 승계하기로 하는 조항을 포함하고 있는지 여부를 포함한 구체적인 계약내용, 해당 용역계약의 체결 동기와 경위, 도급업체 사업장에서의 용역업체 변경에 따른 고용승계 관련 기존 관행, 위탁의 대상으로서 근로자가 수행하는 업무의 내용, 새로운 용역업체와 근로자들의 인식 등 근로관계 및 해당 용역계약을 둘러싼 여러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21. 4. 29. 선고 2016두57045 판결 등 참조).
판단
앞서 본 사실, 갑 제1 내지 3, 5, 6호증, 을 제1 내지 8, 12, 22, 23, 26 내지 34호증의 각 기재, 증인 J의 일부 증언, 이 법원의 L에 대한 사실조회 결과 및 국세청에 대한 과세정보제출명령 결과와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아래와 같은 사정 등에 비추어 볼 때, 원고들이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가 K의 영업을 양수함으로써 K의 원고들에 대한 고용을 승계하였다거나 원고들에게 그 고용승계에 대한 기대권이 있었음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원고들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K 소유의 자재 운반용 장비 “토모터” 17대 중 3대는 L가 2019. 6. 10.경 2,158,452원에 매수하였고, 14대는 피고가 2019. 6. 27.경 29,780,468원에 매수하였다. 위 토모터 14대 외에 피고가 K의 물적 조직을 이전받았음을 인정할 증거가 없다(오히려, 증인 J의 증언에 의하면, K은 폐업할 당시 L에 대한 채권 등이 있었으나 그 채권 등은 피고에게 이전되지 않았다).
K은 폐업하면서 원고들 중 일부를 포함하여 1년 이상 근로한 사람들에게 퇴직금을 지급하였는데, 그 퇴직금이 중간정산 퇴직금 명목으로 지급되었음을 인정할 증거가 없다. 피고는 2019. 7. K 출신 근로자 35명 중 원고들을 포함한 31명만 선별적으로 채용하였고(4명은 L에서 출입증을 발급받을 수 없거나 태도가 불량하다는 등의 이유로 채용하지 않았다), K 출신이 아닌 근로자 1명도 함께 채용하였다.
증인 J의 증언만으로는 L 협력업체가 폐업하여 그 협력업체가 수행했던 작업을 다른 협력업체가 수행하는 경우 관련 협력업체들 사이에 고용을 승계하는 관행이 존재함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오히려, 이 법원의 L에 대한 사실조회 결과에 의하면, L와 협력업체 사이의 도급계약이 종료된 후 해당 공정의 운영에 있어 정해진 방식은 없고, 해당 공정에 관하여 ① 1개 업체가 도급계약을 체결하는 경우, ② 여러 업체가 나누어 도급계약을 체결하는 경우, ③ L가 직접 수행하는 경우가 있다.
피고와 J 사이에 영업양도계약서 또는 고용승계계약서 등이 작성되지 않았고 이처럼 중요한 계약을 구두로 체결한다는 것은 이례적인 점, 원고들과 피고 사이에 작성된 근로계약서에 고용승계에 관한 내용이 없는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피고가 구두 합의로 K의 원고들에 대한 고용을 승계하였다’는 취지의 J 진술조서(갑 제3호증)의 기재와 증인 J의 증언은 신빙성이 부족하다.
또한, 위 진술조서의 기재 내용은 위와 같이 K이 영업양도가 아니라 폐업을 하고 1년 이상 근로한 사람들에게 퇴직금을 지급함으로써 대외적으로 피고에게 영업이나 고용관계를 양도하지 않았음을 표시한 것과 모순된다.
검찰은 2021. 4. 5. 위 진술조서 등에 불구하고 피고의 근로기준법위반죄 등 혐의에 대해 혐의없음의 불기소처분을 하였다.
피고는 원고들을 채용하기 전 원고 H에게 ‘휴가를 잘 보내셨는지요’라는 문자메시지를 보내고, 원고들에게 2019. 7.분 급여를 지급하면서 지원금 10만 원을 추가 지급하였다.
그러나 이는 피고가 원고들의 고용관계가 2019. 7. 1.부터 7. 7.까지 단절되었다가 M에서 다시 시작되는 점 등을 고려하여 원고들에게 물심양면으로 호의를 베푼 것으로 볼 수 있으므로, 피고가 원고들에게 고용승계의 의사표시를 하였음을 인정하기에 부족하다.
피고는 2019. 7. 1. 고용한 K 출신 근로자들 중 2019. 9. 22. 퇴직한 N, O과 2020. 1. 5. 퇴직한 P, Q, R에게 각 ‘M에서 근무한 일수’에 따라 산정한 퇴직위로금을 지급하였다.
그러나 이러한 사실만으로는 위 퇴직위로금이 피고가 K의 원고들에 대한 고용을 승계하였음을 전제로 한 퇴직금임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오히려 피고가 위 퇴직위로금 산정 시 위 근로자들이 K에서 근무한 일수를 산입하지 않았음을 알 수 있다(원고의 주장처럼 피고가 원고들과 달리 60세 미만인 K 출신 근로자들에 대하여만 고용을 승계하였다고 가정하더라도, 위 주장에 의하면 피고가 일정한 연령을 기준으로 선별적으로 고용을 승계하였다는 것이고, 이때 고용승계의 대상에 포함되지 못한 근로자들에게 그 대상에 포함되지 못하였다는 이유만으로 당연히 고용승계에 대한 기대권이 발생한다거나 피고가 연령 등을 기준으로 선별적으로 고용을 승계한 것 자체가 위법하다고 볼 수 없으므로, 원고들도 고용이 승계되었다거나 고용승계에 대한 기대권이 인정된다고 단정할 수 없다).
결 론
그렇다면 원고들의 청구는 이유 없어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신민석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