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항소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인정사실
원고는 토공사업 등을 영위하는 회사이고, 피고는 2013. 8. 28.부터 2019. 8. 5.까지 원고에게 일당제 근로자로 고용되어 원고의 공사현장에서 형틀목공으로 근무하였다.
피고는 2019. 10. 30. 노동청에 원고로부터 퇴직금을 지급받지 못했다는 이유로 진정을 하였다. 이에 원고는 2019. 12. 5. 피고에게 퇴직금 18,696,240원을 지급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2 내지 6호증, 19, 20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원고의 주장
원고는 피고와 사이에 일정 금액을 일당과 별도로 퇴직금으로 추가하여 지급하는 방법으로 퇴직금 선급금을 미리 분할하여 지급하기로 약정하고, 피고에게 퇴직금 선급금 합계 20,071,600원을 지급하였지만, 이러한 퇴직금 선급금의 지급은 무효이므로, 피고는 법률상 원인 없이 이를 취득하였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이를 반환할 의무가 있다.
판단
관련 법리
사용자와 근로자가 매월 지급하는 월급이나 매일 지급하는 일당과 함께 퇴직금으로 일정한 금원을 미리 지급하기로 약정하였다면, 그 약정은 퇴직금 중간정산으로 인정되는 경우가 아닌 한 최종 퇴직 시 발생하는 퇴직금청구권을 근로자가 사전에 포기하는 것으로서 강행법규에 위배되어 무효이고, 그 결과 퇴직금 분할 약정에 따라 사용자가 근로자에게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지급하였다 하더라도 퇴직금 지급으로서의 효력이 없다. 한편 근로기준법상 임금은 사용자가 근로의 대가로 근로자에게 지급하는 일체의 금원으로서, 근로자에게 계속적・정기적으로 지급하고 그 지급에 관하여 사용자가 단체협약, 취업규칙, 급여규정, 근로계약, 노동관행 등에 따라 지급의무를 부담하는 것을 의미한다. 그런데 근로관계의 계속 중에 퇴직금 분할 약정에 의하여 월급이나 일당과는 별도로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지급하였으나 퇴직금 분할 약정이 위와 같은 이유로 무효여서 퇴직금 지급으로서의 효력이 없다면 위 약정에 의하여 이미 지급한 퇴직금 명목의 금원은 ‘근로의 대가로 지급하는 임금’에도 해당한다고 할 수 없고, 따라서 사용자는 법률상 원인 없이 근로자에게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지급함으로써 그 금액 상당의 손해를 입은 반면 근로자는 같은 금액 상당의 이익을 얻은 셈이 되므로, 근로자는 수령한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부당이득으로 사용자에게 반환하여야 한다고 보는 것이 공평의 견지에서 합당하다(대법원 2010. 5. 20. 선고 2007다90760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다만 퇴직금 제도를 강행법규로 규정한 입법 취지를 감안할 때 위와 같은 법리는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에 실질적인 퇴직금 분할 약정이 존재함을 전제로 하여 비로소 적용할 것이어서, 사용자와 근로자가 체결한 당해 약정이 그 실질은 임금을 정한 것에 불과함에도 불구하고 사용자가 퇴직금의 지급을 면탈하기 위하여 퇴직금 분할 약정의 형식만을 취한 것인 경우에는 위와 같은 법리를 적용할 수 없다. 즉,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에 월급이나 일당 등에 퇴직금을 포함시키고 퇴직 시 별도의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합의가 존재할 뿐만 아니라, 임금과 구별되는 퇴직금 명목 금원의 액수가 특정되고, 위 퇴직금 명목 금원을 제외한 임금의 액수 등을 고려할 때 퇴직금 분할 약정을 포함하는 근로계약의 내용이 종전의 근로계약이나 근로기준법 등에 비추어 근로자에게 불이익하지 아니하여야 하는 등, 사용자와 근로자가 임금과 구별하여 추가로 퇴직금 명목으로 일정한 금원을 실질적으로 지급할 것을 약정한 경우에 한하여 위와 같은 법리가 적용된다 할 것이다(대법원 2012. 10. 11. 선고 2010다95147 판결 등 참조).
구체적 판단
우선 갑 제2, 4, 10, 19, 20, 21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면, ① 원고와 피고 사이에 작성된 근로계약서에 항을 구분하여 임금과 퇴직금이 구분되어 있는 사실, ② 위 근로계약서에 퇴직금을 퇴직 시에 한꺼번에 지급받을지 아니면 퇴직금을 분할하여 매월 일정 금액을 지급받을지 여부에 대하여 선택할 수 있게끔 기재되어 있고 추가로 서명까지 요구하고 있으며, 피고가 이에도 서명한 사실, ③ 원고는 피고 계좌로 임금과 별도로 퇴직금을 이체하였고, 입금계좌 메모에 “A퇴직선급금”이라는 내용을 기재한 사실을 각 인정할 수 있다.
그러나 갑 제8, 21호증, 을 제2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에 비추어 보면, 앞에서 인정한 사실만으로 원고와 피고가 임금과 구별하여 추가로 퇴직금 명목으로 일정한 금원을 실질적으로 지급할 것을 약정하였다고 보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원고는 2016년 10월부터 2017년 7월까지 일용노임 210,000원과 퇴직선급금 20,000원 합계 230,000원을 지급하였는데, 이는 당시 C단체이 협약체결시 피고와 같은 형틀목공의 노임에 적용하였던 금액(이하 ‘C단체 기준’이라고 한다)인 185,000원(2016. 6. 1.부터 2017. 4. 30.까지) 혹은 195,000원(2017. 1. 1.부터 2018. 6. 30.까지)과 비교하면 지급금액이 35,000원 내지 45,000원이 많다. 이러한 이유로 원고는 위 기간동안 지급한 20,000원은 퇴직선급금 명목으로 임금과 별도로 지급한 것이고 퇴직금을 퇴직시에 일괄 지급하는 것과 비교하여 피고에게 불리하지도 않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원고의 주장에 의하더라도 근로자가 속한 팀의 성과에 따라 해당 팀 근로자의 일당이 정하여졌으므로 노임이 증액되는 것이 이례적이라고 볼 수 없을 뿐만 아니라 2017년 8월부터 2017년 10월까지는 노임과 퇴직금 합계액으로 185,000원 내지 200,000원을 지급하여 당시 C단체 기준인 195,000원과 유사한 금액을 지급하였고, 2016년 6월부터 2016년 9월까지도 노임과 퇴직금 합계액으로 180,000원 내지 190,000원을 지급하여 당시 C단체 기준인 185,000원과 유사한 금액을 지급하였다. 결국 일부 기간 동안 노임이 C단체 기준보다 초과 지급된 사정만으로 실질적으로 퇴직금이 지급된 것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
게다가 퇴직선급금 약정이 피고에게 불리하지 않았다면 피고가 C단체에 가입한 직후인 2017년 11월부터는 퇴직선급금 약정이 피고에게 불리하다는 이유로 퇴직선급금이 없는 형태로 약정을 변경한 이유를 쉽게 납득하기 어렵다.
근로계약서에 임금과 퇴직금이 구분되어 기재되어 있고, 퇴직금을 퇴직 시에 한꺼번에 지급받을지 분할하여 받을지 선택할 수 있도록 되어 있다고 하더라도 근로자는 사용자가 요구하는 경우 퇴직금 분할 조건에 서명을 할 수 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또한 피고도 위와 같이 주장하고 있다).
원고가 퇴직선급금을 결정한 기준을 보면 동일한 노임에 대하여 동일한 퇴직선급금을 적용한 것이 아니라 해당 노임 별로 일정한 구간의 퇴직선급금 중 선택하는 방식을 채택하여 퇴직선급금을 결정하는 기준이 정해져 있다고 보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피고에게 적용된 퇴직선급금 역시 그 산정 근거가 명확하지 않아, 결국 원고가 퇴직금을 임의적으로 결정하였다고 볼 여지가 있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하여야 할 것인바,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하여 정당하므로 원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판사 홍준서(재판장) 권현영 조윤정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