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지방법원판결

부산지방법원 2022. 12. 9. 선고 2021노955 판결

주문

피고인의 항소를 기각한다.

이유

1.

항소이유 요지

가.

법리오해

피고인이 원청으로부터 D 상호로 하도급 받지 않은 현장에서는 단지 피고인이 E을 원청에 소개시켜 주고, 피고인과 E이 동료 내지 협업관계로 함께 근무하였을 뿐이지, E이 2017. 9. 1.부터 2019. 9. 17.까지 피고인에게 고용되어, 피고인의 근로자로서 근무한 사실이 없다. 그럼에도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원심판결에는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

나.

양형부당

원심이 선고한 형(벌금 100만 원)은 무거워서 부당하다.

2.

피고인의 법리오해 주장에 대한 판단(배척)

가.

현행 형사소송법상 항소심은 속심을 기반으로 하되 사후심적 요소도 상당 부분 들어 있는 이른바 사후심적 속심의 성격을 가지므로 항소심에서 제1심판결의 당부를 판단할 때에는 그러한 심급구조의 특성을 고려하여야 한다. 그러므로 항소심이 심리과정에서 심증의 형성에 영향을 미칠 만한 객관적 사유가 새로 드러난 것이 없음에도 제1심의 판단을 재평가하여 사후심적으로 판단하여 뒤집고자 할 때에는, 제1심의 증거가치 판단이 명백히 잘못되었다거나 사실인정에 이르는 논증이 논리와 경험법칙에 어긋나는 등으로 그 판단을 그대로 유지하는 것이 현저히 부당하다고 볼 만한 합리적인 사정이 있어야 하고, 그러한 예외적 사정도 없이 제1심의 사실인정에 관한 판단을 함부로 뒤집어서는 안 된다. 그것이 형사사건의 실체에 관한 유죄·무죄의 심증은 법정 심리에 의하여 형성하여야 한다는 공판중심주의, 그리고 법관의 면전에서 직접 조사한 증거만을 재판의 기초로 삼는 것을 원칙으로 하는 실질적 직접심리주의의 정신에 부합한다(대법원 2017. 3. 22. 선고 2016도18031 판결 등 참조).

원래 근로자가 반드시 월 평균 25일 이상 근무하여야만 근로기준법상 퇴직금지급의 전제가 되는 근로자의 상근성·계속성·종속성의 요건을 충족시키는 것은 아니고, 최소한 1개월에 4, 5일 내지 15일 정도 계속해서 근무하였다면 위 요건을 충족한다 할 것이고, 또한 형식상으로는 비록 일용직근로자로 되어 있다 하더라도 일용관계가 중단되지 않고 계속되어 온 경우에는 상용근로자로 보아야 할 것이며, 근로계약이 만료됨과 동시에 근로계약기간을 갱신하거나 동일한 조건의 근로계약을 반복하여 체결한 경우에는 갱신 또는 반복한 계약기간을 모두 합산하여 계속근로년수를 계산하여야 한다(대법원 1995. 7. 11. 선고 93다26168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나.

살피건대, 피고인은 이 부분 항소이유와 같은 취지의 주장을 하여, 원심은 E의 경찰진술, 사업자등록증, 재직증명서(E), 일용노무자출력현황(2018), 일용노무자출력현황(2019), 각 평균임금 및 퇴직금산정서, 입금내역(정리본), 통장거래내역 등 원심 거시 증거들을 근거로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였다.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을 원심이 설시한 사정들에다가 원심 및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것으로 당심이 추가로 설시하는 다음 사실 내지 사정을 종합하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할 수 있고, 거기에 피고인의 주장과 같은 법리오해의 잘못이 없다.

①

E이 다수 현장에서 피고인에게 근로를 제공하였고, 그 근로 제공일수는 월 평균 15일 이상이었다(피고인의 부산지방고용노동청 부산동부지청에서의 진술에 의하더라도 E은 2017년에는 월 평균 15일에서 20일, 2018년과 2019년 9월까지는 월 평균 20일 정도 피고인이 D 상호로 하도급 받거나 피고인이 소개시켜 준 현장에서 근로를 제공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②

E이 피고인에게 근로를 제공한 월 평균 일수가 15일 이상인 점, 피고인이 E과의 특정 공사현장에서의 근로계약관계가 만료되면 짧은 시간 내에 동일하거나 유사한 조건의 근로계약을 E과 반복적으로 체결하여 왔던 점, 피고인은 D 상호로 하도급을 받은 현장이거나 피고인이 섭외한 다른 현장에서도 E에게 업무에 관한 지시를 하여 온 점, 원청에서 근로자들에게 직불로 임금을 지급한 경우에도 E이 원청으로부터 지급받은 일급 중 일부를 피고인과의 약정에 따라 피고인에게 지급한 점, E이 투입된 현장의 투입인원 및 조공, 기공의 일급은 원청과 피고인이 협의하여 정하였던 점, 피고인은 공사현장에서 식대, 공구 및 소모품비 등 경비 일체를 부담한 점 등의 사정들을 종합하면, 근로기준법상 퇴직금지급의 전제가 되는 근로자의 상근성·계속성·종속성의 요건이 충족된다고 봄이 타당하다.

3.

피고인의 양형부당 주장에 대한 판단 (배척)

제1심과 비교하여 양형의 조건에 변화가 없고, 제1심의 양형이 재량의 합리적인 범위를 벗어나지 아니하는 경우에는 이를 존중함이 타당하다(대법원 2015. 7. 23. 선고 2015도3260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당심에서 원심의 형을 변경할 만한 새로운 사정이 없고, 원심이 설시한 양형의 이유에다가 원심 및 당심의 변론에 나타난 피고인의 나이, 성행, 범행 전력, 범행의 경위와 수법, 범행 후의 정황 등 여러 양형조건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원심이 선고한 형은 재량의 합리적인 범위 내에서 이루어진 것으로서 무겁지 않다.

따라서 피고인의 양형부당 주장은 모두 이유 없다.

4.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의하여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다만, 형사소송규칙 제25조 제1항에 의하여 원심판결 3면 9행의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을 ‘구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2021. 4. 13. 법률 제18038호로 일부개정되기 전의 것)’으로 고치는 것으로 경정한다].

[한편, 피고인의 변호인은 변론종결일(2022. 10. 26.) 후인 2022. 12. 8. 변론재개신청을 하였다.

변론종결

후 변론재개신청이 있는 경우에 종결한 변론을 재개할지 여부는 법원의 재량에 속한다. 따라서 검사나 피고인에게 주장과 증명을 위한 충분한 기회를 부여했다가 변론을 종결한 이상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후에 이루어진 변론재개신청을 법원이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하여 이를 위법하다고 할 수 없다(대법원 2009. 1. 15. 선고 2008도10365 판결, 대법원 2017. 6. 8. 선고 2017도4195 판결 등 참조).

원심과 당심에서 오랫동안 이 사건을 충분히 심리하였고, 원심 및 당심에서 제출된 모든 자료들과 변론종결 후 새롭게 제출된 변론재개신청서, 변론요지서(준비서면), 참고자료, 검사의 의견서 등에 기재된 내용을 자세히 검토해보아도, 기존에 제출된 증거자료를 통해 확인되는 내용이나 검사의 주장 및 대법원 판례의 법리를 정리하는 내용의 검사의 의견서에 대하여 반박하기 위하여 변론을 재개할 필요는 없을 것으로 판단된다. 따라서 이 사건의 변론을 재개하지 않는다.]

판사 성기준(재판장) 민희진 목명균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