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는 원고들에게 별지 1 인용금액 총합계 란 기재 각 돈과 그중 청구원금 란 기 재 각 돈에 대하여 2022. 7. 27.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20%, 청구확정지연손해금 란 기재 각 돈에 대하여 2022. 8. 2.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12%로 각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기초사실
피고는 자동차 및 중기와 동부품의 제조업 등을 영위하는 회사이고, 원고들은 피고의 직원으로서 원고 H은 J노동조합(이하 이 사건 조합이라고 한다) K지회 소속의 조합원이고, 나머지 원고들은 이 사건 조합 K 사무지회 소속 조합원들이다(이하 위 지회들을 이 사건 지회들이라고 한다).
피고는 2020. 10. 4. 원고들을 비롯한 울산공장 소속 근로자 355명을 경영상 이유로 해고하였다(이하 이 사건 해고라고 한다). 울산지방노동위원회는 2020. 12. 4. 이 사건 해고가 긴박한 경영상 필요성이 없고, 피고가 해고회피노력을 다 하지도 아니 하였으며, 해고대상자 선정에 있어서 합리성·공정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는 이유 등으로 원고들을 비롯한 근로자 350명에 대한 이 사건 해고가 부당해고임을 인정하고 피고로 하여금 위 근로자들에게 부당해고기간의 임금상당액을 지급하라는 판정을 하였다. 이에 피고는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심판하였으나 2021. 4. 5. 피고의 재심신청이 기각되었다. 이에 피고는 2021. 5. 18. 서울행정법원에 중앙노동위원회의 재심판정 중 부당해고에 관한 부분의 취소를 구하였다.
피고는 2021. 6. 11. 이 사건 지회들과 아래와 같은 내용의 정리해고 철회 의견일치서를 작성하였고, 2021. 6. 18. 이 사건 조합과 사이에 아래와 동일한 내용의 정리해고 철회 합의서를 작성하였다(이하 이를 이 사건 정리해고 철회라고 한다).
피고는 2021. 6. 21. 원고들을 비롯한 근로자들에게 이 사건 해고를 철회한다고 통지하면서 만일 출근을 하지 않은 경우 결근 처리되며 향후 불이익이 있을 것이라는 고지를 하였다. 위 철회 통지에는 근로자들로 하여금 아래와 같은 내용의 복직관련 합의서에 서명·날인 및 제출을 요구하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었다.
한편, 서울행정법원은 2022. 5. 26. 피고의 중앙노동위원회의 재심판정에 대한 취소 청구를 기각하였고, 위 판결은 2022. 6. 15. 확정되었다.
피고는 2022. 7. 11. 이사회를 개최하여 회사 해산을 위한 주주총회 개최 결의를 하고, 같은 날 주주총회를 개최하여 해산을 결의하였다. 피고는 2022. 7. 12. 근로자들에게 회사의 폐업을 공고하면서 원고들을 제외한 복직 근로자들을 상대로 해임 인사명령 및 통지를 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1호증, 갑2, 3호증의 각 1, 2, 갑4호증의 1~3, 갑5호증의 2, 갑6호증의 1, 2, 을1, 4~8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당사자들의 주장 요지
원고들
이 사건 해고가 무효인 이상 피고는 원고들에게 별지 2 원고별 산정 근거 기재와 같이 산정한 이 사건 해고일 다음날인 2020. 10. 5.부터 피고가 폐업한 2022. 7. 12.까지의 임금 등을 청구취지 기재와 같이 지급할 의무가 있다.
피고
피고는 이 사건 정리해고 철회를 통하여 원고들에게 복직을 명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원고들은 이를 거부하였으므로, 원고들과 피고 사이의 근로계약은 묵시적으로 합의 해지되었거나, 그렇지 않더라도 원고들은 정당한 사유 없이 출근을 거부하고 있으므로 2021. 6. 21.부터 2022. 7. 12.까지의 임금 등을 지급할 의무가 없다. 원고들의 월차수당은 원고들이 복직을 거부하였고 관련 규정상으로도 지급의무가 없다. 또한 원고들의 소는 지나치게 오랜 기간이 흐른 후에 제기 된 것으로서 신의성실의 원칙에 위배된다. 3. 판단
청구원인에 대한 판단
앞에서 채택한 증거들 및 갑8호증의 1~5, 갑9호증의 1~8, 갑10, 11호증의 각 1, 2, 갑12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피고는 2020. 10. 4. 원고들을 부당하게 해고한 사실, 원고들이 해고되지 않았더라면 원고들은 이 사건 해고일 다음날인 2020. 10. 5.부터 피고가 폐업한 2022. 7. 12.까지 별지 2 원고별 산정 근거 기재와 같은 돈을 지급 받을 수 있었던 사실이 각 인정되므로, 피고는 원고들에게 위 돈 및 그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피고의 항변 등에 대한 판단
묵시적 합의해지 여부
계약이 합의해지되기 위하여는 일반적으로 계약이 성립하는 경우와 마찬가지로 계약의 청약과 승낙이라는 서로 대립하는 의사표시가 합치될 것을 그 요건으로 하는 것이지만, 계약의 합의해지는 명시적인 경우뿐만 아니라 묵시적으로도 이루어질 수 있는 것이므로 계약 후 당사자 쌍방의 계약 실현 의사의 결여 또는 포기가 쌍방 당사자의 표시행위에 나타난 의사의 내용에 의하여 객관적으로 일치하는 경우에는, 그 계약은 계약을 실현하지 아니할 당사자 쌍방의 의사가 일치됨으로써 묵시적으로 해지되었다고 해석함이 상당하다(대법원 2003. 1. 24. 선고 2000다5336, 5343 판결 등 참조).
그러나 앞에서 채택한 증거들과 갑7호증의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아래와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피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 원고들과 피고 사이의 근로계약이 묵시적으로 합의해지가 되었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따라서 이 부분 피고의 항변은 이유 없다.
피고는 중앙노동위원회가 이 사건 해고가 부당하므로 부당해고기간 동안의 임금을 지급하여야 한다는 취지의 판정을 하자 이 사건 정리해고 철회를 하면서 근로자들에게 부당해고 기간의 임금 일부를 지급하지 않겠다고 하였다. 피고는 원고들에게 이러한 일방적인 임금 삭감을 요구하면서 이에 응하지 않으면 결근 처리를 하겠다고도하였다.
그런데 이 사건 조합과 이 사건 지회들이 위와 같은 임금 삭감에 동의하였다고 하더라도 그 효력이 근로자 개개인에게 미치는 것이 아니므로, 원고들이 이러한 임금 삭감을 거부하고 출근을 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무단으로 결근을 하였다고 볼 수 없고, 나아가 원고들이 피고를 퇴사할 의사가 있었다고도 볼 수 없다.
원고들은 피고가 제기한 행정소송의 판결이 확정된 직후인 2022. 6. 24. 피고에게 원고들이 피고의 근로자가 분명하므로 부당해고 기간 동안의 임금을 지급하라는 취지의 내용증명을 보내기도 하였다. 이러한 점에 비추어 보면 원고들과 피고 사이에 근로계약을 합의 하에 해지하기로 하는 의사표시의 합치가 있었다고 볼 수 없다.
위험부담 법리
쌍무계약의 당사자 일방의 채무가 채권자의 책임있는 사유로 이행할 수 없게 된 때에는 채무자는 상대방의 이행을 청구할 수 있다(민법 제538조 제1항). 사용자의 부당한 해고처분이 무효이거나 취소된 때에는 그동안 피해고자의 근로자로서 지위는 계속되고, 그간 근로의 제공을 하지 못한 것은 사용자의 귀책사유로 인한 것이므로 근로자는 민법 제538조 제1항에 의하여 계속 근로하였을 경우 받을 수 있는 임금 전부의 지급을 청구할 수 있다(대법원 2012. 2. 9. 선고 2011다20034 판결 등 참조).
앞에서 채택한 증거들과 갑5호증의 1의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피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 원고들의 노동력을 제공받지 않은 데에 귀책사유가 없다고 보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따라서 이 부분 피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피고는 이 사건 정리해고 철회를 하면서 근로자들에게 부당해고 기간의 임금 일부를 지급하지 않겠다고 하였다. 피고는 원고들에게 복직을 하려면 이러한 일방적인 임금 삭감에 동의하는 취지의 동의서를 제출하라고 요구하기도 하였다.
원고들로서는 부당해고 기간에 지급 받지 못한 임금을 당연히 지급 받을 수 있으므로 이와 같은 임금 삭감을 전제로 복직을 할 이유가 전혀 없다. 오히려 원고들에게 복직을 하지 않으면 결근 처리를 하겠다고 한 피고의 일방적인 통지가 불합리한 것으로 보인다.
결국 원고들이 노동력을 제공하지 않게 된 것은 피고가 일방적으로 부당해고 기간 동안의 임금을 삭감하겠다고 한 것에 주된 원인이 있다고 보일 뿐, 원고들에게 어떠한 귀책이 있다고 보이지 않는다.
월차수당 지급의무 존부
앞에서 채택한 증거들과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아래와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피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 피고가 원고들에게 월차수당을 지급할 의무가 없다고 보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따라서 이 부분 피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앞에서 보았듯이 피고의 귀책사유로 인하여 원고들이 노동력을 제공하지 않은 것으로 보이지 않는 이상 피고의 귀책이 없었더라면 원고들은 정상적으로 월차수당을 받을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원고 H을 제외한 나머지 원고들은 이 사건 K 사무지회 소속의 조합원들이다. 피고의 주장과 같이 위 지회와 피고 사이에는 아래와 같은 내용의 단체협약과 임금협약을 하기는 하였다.
피고는 미 사용 월차휴가에 대하여는 수당을 지급하지 않는다는 단체협약규정과 중도퇴직자의 미사용 월차를 수당으로 지급하지 않는다는 2019년 임금 합의서의 규정을 근거로 원고 H을 제외한 원고들이 월차휴가를 사용하지 않은 이상 수당을 지급할 수 없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앞에서 보았듯이 피고의 귀책으로 위 원고들에게 적절한 근로제공의 기회가 보장되지 않았던 이상 원고들이 월차휴가를 사용하지 못한 것도 피고의 귀책으로 보인다.
신의성실의 원칙 위배 여부
앞에서 채택한 증거들과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아래와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피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 원고들이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하는 행동을 하였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따라서 이 부분 피고의 항변은 이유 없다.
원고들은 이 사건 해고 이후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이 사건 해고가 부당하며 피고가 부당해고 기간 동안의 임금을 지급하여야 한다고 일관되게 주장하였다. 그 과정에서 원고들이 피고에게 적극적으로 이와 반대되는 내용의 신뢰를 부여할 만한 행동을 한 사실이 없다.
원고들은 2022. 6. 15 행정소송 판결이 확정되고 이로부터 얼마 지나지 않은 시점인 2022. 7. 21. 이 사건 소를 제기하였다. 이러한 점을 고려하면 원고들이 장기간 자신들의 권리를 방치하여 피고로 하여금 원고들이 이 사건 정리해고 철회의 효력을 다투지 아니하였다는 외관을 만들었다고 볼 수 없다.
소결론
따라서 피고는 원고들에게 별지 1 인용금액 총합계 란 기재 각 돈과 그중 청구원금 란 기재 각 돈에 대하여 원고가 구하는 바에 따라 2022. 7. 27.부터 다 갚는 날까지 근로기준법이 정한 연 20%로, 청구확정지연손해금 란 기재 각 돈에 대하여 소장 송달 다음날인 2022. 8. 2.부터 다 갚는 날까지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에 정한 연 12%로 각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피고는 원고들의 청구가 임금 및 퇴직금의 전부 또는 일부의 존부를 법원이나 노동위원회에서 다투는 것이 적절한 경우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나, 피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 원고들의 임금 및 퇴직금 청구의 전부 또는 일부에 대하여 다투는 것이 적절하다고 볼 만한 충분한 사정이 없다. 따라서 이 부분 피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결론
그러므로 원고들의 청구는 모두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기로 한다.
판사 남재현(재판장) 여한울 이래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