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지방법원판결

부산지방법원 2022. 10. 21. 선고 2022구합21109 판결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처분의 경위

가.

원고는 부산 연제구 B에서 ‘C직업전문학교’라는 상호로 직업능력개발훈련을 실시하는 훈련기관(이하 ‘이 사건 훈련기관’이라 한다)을 운영하는 사람이다.

나.

원고는 피고와 사이에 아래와 같은 훈련과정(이하 ‘이 사건 각 훈련과정’이라 한다)에 관하여 ‘국가기간·전략산업직종훈련’ 위탁계약(이하 ‘이 사건 각 위탁계약’이라 한다)을 각 체결하고, 이 사건 훈련기관에서 그 훈련과정을 진행하였다.

다.

피고 소속 직원들은 2021. 11. 18. 15:50경부터 16:05경까지 이 사건 훈련기관을 방문하여 진행 중인 10개의 훈련과정에 대한 사회적 거리두기 준수 여부 등에 대한 점검을 시행하였는데, 그 과정에서 이 사건 각 훈련과정의 수업들이 등록된 강의실에서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상황을 확인하였다.

라.

피고는 사전통지절차를 거친 후 2021. 12. 16. 원고에 대하여 다음과 같은 훈련과정 위반사항을 이유로 하여 ‘① 재발방지 대책마련, ② 관계직원 규정숙지 등의 교육실시’의 시정요구처분(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을 하였다.

마.

원고는 2021. 12. 27. 피고에게 재발방지 대책보고서, 직원교육 증빙자료를 첨부한 시정요구조치 보고서를 제출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4, 10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각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 을 제2, 3, 5 내지 8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이 사건 처분의 적법 여부

가.

원고의 주장

1)

처분사유의 부존재

원고는 이 사건 각 훈련과정을 운영하면서 수업시간과 휴식시간의 순서를 약간 바꾸어서 진행하고 교육의 효율을 위해 일시적으로 강의실을 바꾸어 사용하였을 뿐이다. 따라서 원고가 이 사건 각 위탁계약을 위반한 것으로 평가할 수 없으므로, ‘강의실 미준수’를 이유로 한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므로 취소되어야 한다.

2)

재량권 일탈·남용

이 사건 처분으로 인해 원고는 2022년도 직업능력개발훈련과정 통합심사에 있어 감점을 받게 되어 향후 훈련과정 선정에 있어 부적합 판정을 받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는 법문상 ‘시정요구’라는 표현과는 달리 사실상 원고로 하여금 훈련과정을 개설할 수 없도록 하는 중한 처분에 해당하여 지나치게 가혹하므로, 이 사건 처분은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처분으로서 위법하여 취소되어야 한다.

나.

관계 법령

별지 관계 법령 기재와 같다.

다.

판단

1)

처분사유 부존재 여부에 관한 판단

가)

구 근로자직업능력 개발법(2021. 8. 17. 법률 제18425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 제16조 제2항 제3호에 의하면, 위탁받은 자가 위탁계약을 위반하여 직업능력개발훈련을 실시한 경우 직업능력개발훈련을 위탁한 자는 시정을 요구할 수 있다. 그리고 같은 법 제16조 제7항, 구 근로자직업능력 개발법 시행령(2021. 1. 5. 대통령령 제31380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 제13조 제4항, 구 근로자직업능력 개발법 시행규칙(2022. 2. 17. 고용노동부령 제347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 제6조, [별표1]에 의하면, ‘훈련기간, 훈련시간, 학급 편성, 훈련교사, 훈련장소, 훈련시설·장비 등 훈련과정의 중요 사항에 관하여 훈련목적에 위배될 정도로 위탁계약을 위반한 경우’ 등의 명시된 위반행위 외에 ‘그 밖에 위탁계약을 위반하여 직업능력개발훈련을 실시한 경우’에 대해서는 조치기준이 ‘시정요구’로 정해져 있다.

나)

갑 제3, 8호증, 을 제10호증의 각 기재, 증인 D, E의 각 증언에 의하면, 아래와 같은 사실들을 인정할 수 있다.

①

이 사건 각 위탁계약에 의하면, 훈련의 실시방법과 내용은 피고로부터 인정받아 직업능력개발정보망(HRD-Net, 이하 ‘HRD-Net’이라 한다)에 등록·관리되는 것과 동일하여야 하고, 훈련개설일정, 훈련생 출결관리 등 훈련실시와 관련된 모든 정보는 HRD-Net에 입력·관리하여야 하며(제2조 제4항), 이 사건 훈련기관은 훈련을 실시할 때 국민내일배움카드 운영규정(이하 ‘이 사건 운영규정’이라 한다)에서 정한 사항을 모두 준수하여야 한다(제2조 제5항). 또한 피고는 이 사건 훈련기관이 구 근로자직업능력개발법 제16조 제2항에 따라 위탁계약을 위반하여 직업능력개발훈련을 실시한 경우에는 시정을 요구하거나 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제11조 제2항).

②

이 사건 각 훈련과정의 HRD-Net에 등록되어 있던 시간표상 2021. 11. 18. 15:30부터 16:30<1>까지 각 수업이 진행되는 것으로 등록되어 있었고, 피고 소속 직원들이 같은 날 15:50경부터 16:05경까지 사이에 이 사건 훈련기관을 방문하였을 때, 이 사건 각 훈련과정의 수업들이 이루어지던 상황은 아래 표 기재와 같다.

다)

위 인정사실에 앞서 든 증거들, 을 제1, 4, 9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이 사건 각 위탁계약에서 훈련의 실시방법과 내용은 HRD-Net에서 등록·관리되는 것과 동일해야함을 명시하고 있는데, 피고 소속 직원들이 이 사건 훈련기관을 방문하였을 때 이 사건 각 훈련과정의 수업들이 HRD-Net에 등록되어 있던 강의실(실습실)이 아닌 다른 장소에서 진행되고 있었던 것은 사실인 점, ② 구 근로자직업능력 개발법 제19조 제1항, 구 근로자직업능력개발법 시행령 제17조 제2항에 의하면, 직업능력개발훈련을 실시하려는 자는 훈련과정인정(적합성심사)을 받아야 하는데, 그 인정 내용에는 훈련과정의 명칭, 훈련내용, 훈련기간·시간, 훈련방법, 훈련시설·장비와 함께 훈련장소가 명시적으로 포함되어 있고, 이는 훈련과정의 주요 부분이라고 봄이 상당한 점, ③ 이 사건 각 위탁계약에서 준용하고 있는 이 사건 운영규정 제31조 제1항, 제29조 제2호, 제6호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훈련기관은 수업일 바로 전날까지도 HRD-Net을 통해 이 사건 각 훈련과정에 관한 강의실·실습실이나 시간표 변경을 신고함으로써 인정내용을 변경할 수 있었음에도, 이를 변경하지 않고 임의로 강의실을 변경하여 수업을 진행하였던 점, ④ 이 사건 훈련기관으로 하여금 임의로 이 사건 각 훈련과정의 등록된 시간표와 다르게 진행하는 것을 허용한다면 앞서 본 관련 법령에서 훈련시간, 훈련장소, 훈련시설·장비 등 훈련과정의 주요 요소들을 엄격하게 정하고 있는 취지에 반하는 결과가 발생할 수 있는 점 등을 종합하면, 이 사건 처분에 있어 이 사건 각 훈련과정에 대해 ‘강의실 미준수’로 인한 이 사건 각 위탁계약 위반이라는 처분사유는 존재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2)

재량권 일탈·남용에 관한 판단

가)

제재적 행정처분이 재량권의 범위를 일탈하였거나 남용하였는지는, 처분사유인 위반행위의 내용과 위반의 정도, 처분에 의하여 달성하려는 공익상의 필요와 개인이 입게 될 불이익 및 이에 따르는 여러 사정 등을 객관적으로 심리하여 공익침해의 정도와 처분으로 개인이 입게 될 불이익을 비교·교량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이러한 제재적 행정처분의 기준이 부령 형식으로 규정되어 있더라도 그것은 행정청 내부의 사무처리준칙을 규정한 것에 지나지 않아 대외적으로 국민이나 법원을 기속하는 효력이 없다. 따라서 그 처분의 적법 여부는 처분기준만이 아니라 관계 법령의 규정 내용과 취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 그러므로 처분기준에 부합한다 하여 곧바로 처분이 적법한 것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처분기준이 그 자체로 헌법 또는 법률에 합치되지 않거나 그 기준을 적용한 결과가 처분사유인 위반행위의 내용 및 관계 법령의 규정과 취지에 비추어 현저히 부당하다고 인정할 만한 합리적인 이유가 없는 한, 섣불리 그 기준에 따른 처분이 재량권의 범위를 일탈하였다거나 재량권을 남용한 것으로 판단해서는 안 된다(대법원 2022. 4. 14. 선고 2021두60960 판결 등 참조).

나)

앞서 본 인정사실에다가 앞서 든 증거들, 갑 제5 내지 9, 11, 12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들을 종합하면, 원고가 주장하는 여러 사정을 모두 참작하더라도, 이 사건 처분이 재량권의 범위를 일탈하거나 재량권을 남용한 것이라고 보기 어려우므로, 원고의 위 주장도 받아들일 수 없다.

①

구 근로자직업능력 개발법상의 직업능력개발훈련은 고용보험법상 고용보험기금 등 한정된 공적 재원에 의하여 이루어지는 것으로서, 훈련생에게 직업에 필요한 직무수행능력을 습득·향상시킴으로써 산업현장에서 필요한 기술·기능 인력을 양성하려는 직업능력개발훈련의 목적을 달성하고 훈련비의 적절한 사용과 부당청구 방지를 위하여 훈련과정에 대한 등록·관리는 엄격하게 이루어질 필요가 크다.

②

이 사건 처분은 구 근로자직업능력 개발법 제16조 제7항, 구 근로자직업능력 개발법 시행령 제13조 제4항, 구 근로자직업능력 개발법 시행규칙 제6조, [별표1]에서 정한 조치기준에 적합한 것인데(피고는 이를 훈련과정의 중요 사항에 관하여 훈련목적에 위배될 정도로 위탁계약을 위반한 경우로 보지 않았다), 위 규정들의 구체적인 내용이나 그 입법 취지 등에 비추어 볼 때, 위 조치기준이 그 자체로 헌법 또는 법률에 합치되지 않는다거나 그 처분기준을 적용한 결과가 현저히 부당하다고 보이지 않는다.

③

원고는 이 사건 각 훈련과정에 있어 실습에 관한 피드백, 설명 등을 효과적으로 수행하기 위한 목적으로 이 사건 각 훈련과정의 강의실을 중간에 변경하였다는 취지의 주장도 하나, 통상적으로 실습에 관한 피드백은 그 현장인 실습실에서 하는 것이 보다 효과적인 것으로 보이는 점, 수업 도중에 강의실을 변경한 이유에는 훈련자들에게 수업종료 전 실습실 정리, 세면·환복 등을 마칠 수 있도록 하여 훈련자들의 불만을 잠재우고 편의를 제공하려는 목적도 다소 포함된 것으로 판단되는 점 등을 고려할 때, 이러한 이 사건 각 위탁계약 위반행위는 외관상 사소해보이더라도 훈련과정 자체의 충실성, 투명성 등에 위해를 줄 우려가 있는 행위임이 분명하고, 그것이 위반의 정도가 매우 경미하다거나 고의성이 없는 사소한 부주의에 의한 것에 불과하다고 평가하기는 어렵다. 이와 별개로 이 사건 각 훈련과정이 성실하게 수행되었다거나 그에 대한 훈련생들의 만족도가 높았다고 하더라도 마찬가지이다.

한편,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각 훈련과정의 수업들 중 일부는 실습실 정리, 세면·환복 등을 하면서 정해진 수업시간도 제대로 준수하지 못한 것으로 보이나, 피고는 이 사건 처분을 함에 있어 ‘훈련시간 미준수’에 관한 부분은 포함시키지 않았다. ④ 원고는 이 사건 처분으로 인하여 추후 2022년도 직업능력개발훈련과정 통합심사 등에 있어 감점을 받게 되므로 침해 정도가 극심하다는 취지의 주장을 하나, 이 사건 처분과 별도로 이러한 사실로 인해 장래에 관련 절차에서 불이익을 받을 우려가 있다는 점은 이 사건 처분 전후에 발생할 수 있는 부수적·간접적인 사정에 해당할 뿐 이 사건 처분으로 인하여 원고가 입게 되는 직접적인 불이익이라고 보기 어려우므로, 이 사건 처분으로 달성하고자 하는 공익 목적과 비교·교량하는 원고의 불이익으로 고려하기에는 적절하지 않다.

3.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문흥만(재판장) 박정현 이순혁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