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들의 항소를 모두 기각한다.
항소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피고는 창원시 진해구 D에서 보일러 제조업 및 도·소매업 등을 영위하는 회사이다.
피고 회사의 사내이사이자 실질적 운영자인 E은 원고들에 대한 퇴직금의 미지급을 이유로 창원지방법원 2022고정41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 사건으로 기소되었으나 2022. 10. 20. 무죄의 판결을 선고받았고, 위 판결은 그 무렵 그대로 확정되었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3호증, 을 제3호증(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 변론 전체의 취지
주장 및 판단
당사자들의 주장
원고들의 주장
피고 회사에서 원고 A은 2019. 7. 1.부터 2021. 4. 27.까지 현장 총괄책임자 겸 제관공으로, 원고 B는 2020. 1. 10.부터 2021. 3. 16.까지 용접공으로 각 근무하다가 퇴사하였으므로 피고는 원고들에게 미지급 퇴직금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피고의 주장
원고 A은 피고와 고용관계가 아닌 도급 내지 용역관계에 있었고, 원고 B는 A이 위 도급업무를 수행하기 위해 고용한 직원이었으므로, 피고는 원고들에게 퇴직금을 지급할 의무가 없다. 설령 원고들이 피고 회사의 근로자였다고 보더라도, 미지급 퇴직금은 각 6,466,894원 및 3,191,888원에 불과하다.
판단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는지는 계약의 형식보다 근로제공관계의 실질이 근로제공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해야 한다. 여기에서 종속적인 관계인지는 업무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수행과정에서 사용자가 지휘·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제공자가 이에 구속을 받는지, 근로제공자가 스스로 비품·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하게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근로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가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해졌고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는지, 그리고 근로제공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그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의 경제적·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해서 판단해야 한다(대법원 2022. 8. 19. 선고 2020다296819 판결 등 참조).
민사소송에 있어서 형사재판에서 인정된 사실에 구속을 받는 것은 아니라 할지라도 이미 확정된 관련되는 형사판결의 인정사실은 이를 채용할 수 없는 특별한 사정이 나타나 있지 않은 이상 유력한 자료가 되어 이를 배척할 수 없다(대법원 1986. 9.
선고 85다카2255 판결 등 참조).
이 사건의 경우
갑 제1, 2, 4 내지 15, 17, 18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원고들이 피고로부터 작업도구 및 자재를 제공받아 작업을 하였던 사실, 원고들이 피고가 관리하는 지문인식기로 각 월별 작업일수를 정산한 다음 거기에 일당을 곱하는 방식으로 피고로부터 돈을 받았던 사실, 원고 A이 피고로부터 공장장 직함이 기재된 명함을 제공받은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 앞서 인정한 바와 같이 피고 회사의 실질적인 운영자인 E이 창원지방법원 2022고정41 사건에서 무죄의 확정판결을 받은 점에, 위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의 사정들을 더하여 보면, 원고들이 피고 회사에서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근로를 제공하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원고들의 주장은 모두 이유 없고, 피고의 주장은 이유 있다.
원고들은 피고와 별도로 근로조건에 관하여 협의한 바 없고 취업규칙이나 복무규정 등의 적용을 받지도 않았으며, 피고로부터 도면을 제공받고 납기일을 지정받으면 그에 맞추어 자율적인 판단 하에 작업을 하였고, 최종적으로 제작한 물품에 관하여 하자가 있는지 여부를 확인받는 외에는 위 작업 과정에서 E 등 피고 측의 구체적인 지휘·감독을 받지 않았다.
원고 B 등 작업자들은 원고 A을 통해 피고 회사의 사업장에서 일하기 시작하였는데 각자의 일당을 원고 A과 협의하여 결정하였고, 연장 또는 휴일 근무 여부도 원고 A이 판단하였으며, 결근할 경우 이러한 사정도 원고 A에게, 수주 물량 부족으로 일당을 받지 못하게 되자 일을 그만두겠다는 통지도 원고 A에게 각 하였다.
원고들은 개인사정이 있을 경우 임의로 작업을 하지 않았고, 납기일이 촉박하면 원고 A이 제3자를 추가로 데려와 업무를 수행하기도 하였으며, 바쁘면 주말에도 작업하고 그렇지 않으면 토요일에는 쉬는 등 건별 수주 물량의 납기만 맞추면 근로 형태는 자유로웠던 것으로 보인다.
원고들이 피고 회사에 출입하면서 지문인식기로 출퇴근 여부를 등록하기는 하였으나, 피고는 이를 원고들에 대한 일당 지급 외에 근태관리 용도로 사용한 적이 없었다.
원고들은 근로소득세가 아닌 사업소득세를 납부하였고 피고를 사업자로 한 국민연금, 건강보험, 고용보험과 산업재해보상보험에 가입되어 있지도 않았는데, 이는 피고 회사가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를 이용하여 임의로 정한 것이 아니라 원고 A이 자발적으로 선택한 것이었다.
원고 A이 작업일자에 일당을 곱하는 방식으로 돈을 정산받은 것은, 각 물품별 납품가를 산출하는 것이 어려우므로 위와 같은 방식으로 납품가를 결정하기로 한 원고 A과 피고 사이의 협의에 의한 것이다. 또한 원고 B를 비롯한 작업자들에게도 피고 회사가 직접 돈을 정산해주기는 하였으나, 이는 원고 A이 신용불량 상태에 있어 자신의 계좌를 사용하기 어려운 사정이 있었기 때문으로 보인다.
결론
원고들의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모두 기각할 것인바, 제1심 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 하여 정당하므로 원고들의 항소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최윤성(재판장) 김아름 이순혁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