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심판결
중 피고사건 부분을 파기한다.
피고인을 벌금 100만 원에 처한다.
피고인이 위 벌금을 납입하지 아니하는 경우 10만 원을 1일로 환산한 기간 피고인을 노역장에 유치한다.
위 벌금에 상당한 금액의 가납을 명한다.
이유
이 법원의 심판범위
원심은 이 사건 공소사실에 대하여 판결 이유에서 무죄로 판단하면서 이에 포함된 그 판시 범죄사실을 유죄로 인정하였다. 피고인과 검사는 각각 위 유죄 부분에 대하여만 항소하였고 이유무죄 부분에 대하여는 항소하지 아니하였으나, 상소불가분의 원칙에 따라 위 이유무죄 부분도 유죄 부분과 함께 당심에 이심되어 이 법원의 심판범위에 포함된다.
원심은, 원심 배상신청인의 배상신청을 각하하였는데, 배상신청인은 배상신청을 각하한 재판에 대하여 불복을 신청할 수 없어(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 제32조 제4항), 위 배상신청 각하 부분은 그 즉시 확정되었으므로 이 법원의 심판범위에서 제외된다.
항소이유의 요지(유죄부분에 대하여)
피고인
사실오인
피고인은 이 사건 가계약서를 작성할 당시 변제기인 2019. 9. 10.까지 5,000만 원을 지급하고 피해자 B에게 교부한 당좌수표를 회수할 의사와 능력이 있었을 뿐 아니라 위 가계약서는 S의 강요에 의하여 작성된 것이므로, 피고인은 피해자들을 기망한 사실이 없고 편취의 범의도 없었다.
양형부당
원심이 선고한 형(벌금 300만 원)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검사(양형부당)
원심이 선고한 위 형은 너무 가벼워서 부당하다.
직권판단
항소이유에 대한 판단에 앞서 직권으로 살피건대, 검사가 당심에서 공소사실을 아래 ‘변경 후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변경하는 내용의 공소장변경 허가신청을 하였고, 이 법원이 이를 허가함으로써 심판대상이 변경되었으므로, 이 점에서 원심판결 중 피고사건 부분(이유무죄 부분 포함)은 그대로 유지될 수 없게 되었다.
변경 후 공소사실
전제사실
피고인은 부산 부산진구 C상가 1층 D호 내지 E호에서 피해자인 B을 포함한 구분 소유자 62명으로부터 임차를 받아 ‘F’이라는 상호로 일반음식점을 운영하는 자이다. 피고인은 2018. 2. 24. 피해자들과 위 부동산에 대해 보증금 50,000,000원에 월세 10,000,000원으로 하고, 보증금 중 30,000,000원은 2018. 8. 31.까지 지급하고, 잔금 20,000,000원은 2018. 12. 31.까지 지급하기로 하며, 월세는 매월 10일에 지급하고, 첫 지급일은 2018. 3. 10.이라고 명시하여 상가건물 임대차계약을 체결하였으나, 2018. 3. ~ 4.분에 대한 월세만을 지급하고 임대차계약에 따른 보증금과 밀린 월세를 지급하지 못하였다.
범죄사실
피고인은 2019. 5. 28. 위 ‘F’에서, 피해자 B 및 G에게 ‘내가 밀린 월세를 줄 테니까 보증금과 월세를 재조정하자, 이전 계약은 없었던 것으로 하고 새로 계약서를 작성하자’고 제의하여 보증금 60,000,000원, 월세금 6,000,000원, 그 동안의 밀린 월세는 40,000,000원으로 하는 내용으로 피해자 B 및 G와 합의하고, H으로부터 교부받아 소지하고 있는 백지 당좌수표(I은행, 수표번호: J)의 금액란에 50,000,000원을 기재하여 피해자 B에게 주면서 피해자 B에게 ‘수표가액 50,000,000원 중에서 20,000,000원은 월 세미납금에 사용하고, 30,000,000원은 새로운 임대차계약의 보증금 중 일부로 사용하고, 당좌수표는 2019. 9. 10.까지 기다려 달라, 그때까지 수표금액에 해당하는 돈을 가져와서 이 당좌수표를 회수해 가겠다’라고 말하였다.
그러나 사실 위 당좌수표는 발행일자가 기재되어 있지 않아 수표법상 유효한 수표도 아니었고, 피고인은 그 무렵 별다른 재산이 없었던 반면 2018. 8. 15.경 신용등급이 9등급까지 떨어졌으며, V은행에 채무 약 8,000만 원을 연체 중이었고, 피고인이 운영하던 ‘F’ 식당 근로자에 대한 미지급 임금 등 29,308,071원과 ‘W’ 식당 근로자에 대한 미지급 임금 등 26,258,400원을 각 지급하지 못해 근로기준법위반 등으로 기소된 후 징역 6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은 사건이 2019. 3. 28. 확정되었으며, 피고인이 H 등에 대해 가지고 있던 채권은 사실상 회수가 어려운 상황이었으므로, 피해자들이 채무 변제기를 연기해주더라도 변제기인 2019. 9. 10.까지 50,000,000원을 지급하고 위 당좌수표를 회수할 의사나 능력이 없었다.
피고인은 위와 같이 피해자 B 및 G를 기망하여 이에 속은 피해자들로부터 새로운 임대차계약에 관한 가계약서를 작성하게 하여 2018. 2. 24.부터 2019. 5. 28.까지 연체된 보증금 및 월세의 채무이행을 2019. 9. 10.까지 연기받아 이에 상당한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하였다.
피고인의 사실오인 주장에 대한 판단
위와 같은 직권파기 사유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 부분 주장은 여전히 이 법원의 판단대상이 되므로 이에 관하여 살펴본다.
원심의 판단
원심은 그 판시 증거들을 종합하여 변경 전 공소사실의 축소사실인 원심 판시 범죄사실에 관하여 사기죄가 인정된다고 판단하였다.
당심의 판단
원심 및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은 연기된 변제기인 2019. 9. 10.까지 5,000만 원을 지급하고 피해자 B에게 교부한 당좌수표를 회수할 의사나 능력이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이에 관하여 피해자들을 기망하여 채무 이행을 연기함에 따른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이와 결론을 같이 하는 원심의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할 수 있고, 거기에 피고인이 주장하는 사실오인의 위법이 없으므로, 피고인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피고인은 2018. 5. 28. 위 변경 후 공소사실 기재 백지 당좌수표의 금액란에 ‘50,000,000원’이라 기재하여 피해자 B에게 교부하면서 ‘2019. 9. 10.까지 5,000만 원을 지급하고 수표를 회수하여 가겠다’는 취지로 말하고, 2018. 2. 24.자 임대차계약에 따른 보증금 및 연체 차임의 변제기를 2019. 9. 10.로 연기하는 등의 내용으로 이 사건 가계약서를 작성하였다.
그러나 피고인은 2019. 9. 10.까지 위 수표를 회수하지 못하였는바, 아래와 같은 여러 사정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은 애초에 위 2019. 9. 10.까지 미지급 보증금 및 차임을 지급할 만한 변제능력이 없었다고 봄이 타당하고, 피고인으로서도 피해자들에게 약속한 바와 같이 5,000만 원을 지급하고 위 수표를 회수하지 못할 수 있음을 적어도 미필적으로는 인식하였을 것으로 보인다.
피고인은 2018. 5.경 이후부터 사실상 이 사건 ‘F’ 식당의 영업을 중단하였으므로 고정적인 수입은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피고인은 이 사건 당시 V은행에 연체 중인 약 8,000만 원 상당의 채무가 있었고, 신용등급이 9등급으로서 매우 낮았으며, 위 식당 직원들에 대한 임금을 지급하지 못하여 근로기준법위반죄로 처벌받기도 하였다.
피고인은 이 사건 후인 2019. 11. 12.경 피해자들을 비롯한 임대인들에게 연체된 차임 등을 2019. 12. 25.까지 지급하겠다는 내용의 이행각서를 작성해 주기도 하였으나, 현재까지도 그 차임 등은 변제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피고인의 신용등급은 2019. 12. 31.경 10등급으로 한 단계 더 낮아졌다.
피고인은 이 사건 당시 X, Y에게 합계 20억 원 이상의 대여금 등 채무를 부담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피고인은 이 사건 당시 H에 대한 6억 8,000만 원 상당의 보증금 등 반환채권이 있었던 것으로 보이긴 하나, 피고인은 제3자로부터 상당한 금액을 차용하여 H에게 위 보증금 등을 지급하였기 때문에 위 채권액 중 피고인에게 실질적으로 귀속될 부분은 크지 않고, H은 2019. 4.경부터 2021. 3.경까지 약 7천만 원을 변제하였을 뿐이어서 위 채권의 회수가능성이 높다고 보기도 어렵다. 또한 피고인은 위 변제금을 다른 용도로 사용한 것으로 보인다.
피고인은 이 사건 당시 위 채권 이외에도 다수의 채권이 있었기 때문에 변제능력이 있었다는 취지로 주장하나, 위와 같은 여러 사정에 더하여, 피고인이 주장하는 대부분의 채권은 그 발생시로부터 상당한 기간이 경과한 것으로서 변제 가능성이 낮아 보이는 점까지 고려하여 보면, 그 채권들의 존재만으로 피고인의 변제능력이 인정된다고 보기는 어렵다.
피고인은 위 식당을 인수할 새로운 임차인으로부터 권리금 명목으로 5억 원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 예상하였다고도 주장하나, 이 사건 당시 위 식당이 위치한 상가의 대부분은 영업을 중단하여 상권이 활성화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이므로, 피고인이 위 주장과 같이 권리금을 지급받을 가능성은 높지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
피고인은 이 사건 가계약서가 S의 강요에 의해 작성된 것이라 주장하나, 그러한 주장을 뒷받침할 만한 뚜렷한 자료가 없다. 또한 피고인이 2019. 3. 20.경 위 식당의 임대인 측으로부터 보증금 등 미납을 이유로 점포의 원상복구 및 점유 이전을 요구하는 내용증명을 받은 점, 이 사건 가계약서 작성 전후인 2019. 4. 22. 및 2019. 11. 22.에도 위 가계약서와 유사한 내용의 이행각서를 작성하여 각각 변제기를 연기한 사실이 있는 점 등을 고려하면, 위 가계약서는 피고인에게 이익이 되는 내용의 문서로 볼 수 있으므로, 제3자의 강요로 작성했다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
결론
원심판결
중 피고사건 부분에는 위와 같은 직권파기 사유가 있으므로 피고인 및 검사의 양형부당 주장에 대한 판단을 생략한 채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2항에 따라 원심판결 중 피고사건 부분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아래와 같이 판결한다.
[다시 쓰는 판결 이유]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