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지방법원판결

부산지방법원 2023. 4. 14. 선고 2022노3745 판결

주문

피고인의 항소를 기각한다.

이유

1.

항소이유의 요지

가.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각 사기의 점에 관하여, 피고인은 피해자들을 기망한 사실이 없고, 편취의 범위가 없다.

나.

양형부당

원심이 선고한 형(징역 3년 및 벌금 800만 원)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2.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에 대한 판단

가.

관련 법리

1)

현행 형사소송법상 항소심은 속심을 기반으로 하되 사후심적 요소도 상당 부분 들어 있는 이른바 사후심적 속심의 성격을 가지므로 항소심에서 제1심판결의 당부를 판단할 때에는 그러한 심급구조의 특성을 고려하여야 한다. 그러므로 항소심이 그 심리과정에서 심증의 형성에 영향을 미칠 만한 객관적 사유가 새로 드러난 것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제1심의 판단을 재평가하여 사후심적으로 판단하여 뒤집고자 할 때에는, 제1심의 증거가치 판단이 명백히 잘못되었다거나 사실인정에 이르는 논증이 논리와 경험법칙에 어긋나는 등으로 그 판단을 그대로 유지하는 것이 현저히 부당하다고 볼 만한 합리적인 사정이 있어야 하고, 그러한 예외적 사정도 없이 제1심의 사실인정에 관한 판단을 함부로 뒤집어서는 안 된다. 그것이 형사사건의 실체에 관한 유죄·무죄의 심증은 법정 심리에 의하여 형성하여야 한다는 공판중심주의, 그리고 법관의 면전에서 직접 조사한 증거만을 재판의 기초로 삼는 것을 원칙으로 하는 실질적 직접심리주의의 정신에 부합한다(대법원 2017. 3. 22. 선고 2016도18031 판결 참조).

2)

사기죄의 요건인 기망은 널리 재산상의 거래관계에서 서로 지켜야 할 신의와 성실의 의무를 저버리는 모든 적극적·소극적 행위를 말한다. 반드시 법률행위의 중요 부분에 관한 허위표시를 해야 하는 것은 아니고, 상대방을 착오에 빠뜨려 행위자가 희망하는 재산적 처분행위를 하도록 하기 위한 판단의 기초가 되는 사실에 관한 것이면 충분하다. 따라서 거래의 상대방이 일정한 사정에 관한 고지를 받았더라면 거래를 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관계가 인정되는 경우에는, 그 거래로 재물을 받는 자에게는 신의성실의 원칙상 사전에 상대방에게 그와 같은 사정을 고지할 의무가 있다. 그런데도 이를 고지하지 않은 것은 고지할 사실을 묵비함으로써 상대방을 기망한 것이 되어 사기죄를 구성한다(대법원 2018. 8. 1. 선고 2017도20682 판결 참조). 사기죄의 주관적 구성요건인 편취의 범의의 존부는 피고인이 자백하지 아니하는 한 범행 전후의 피고인의 재력, 환경, 범행의 내용, 거래의 이행과정, 피해자와의 관계 등과 같은 객관적인 사정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민사상의 금전대차관계에서 그 채무불이행 사실을 가지고 바로 차용금 편취의 범의를 인정할 수는 없으나 피고인이 확실한 변제의 의사가 없거나 또는 차용 시 약속한 변제기일 내에 변제할 능력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변제할 것처럼 가장하여 금원을 차용한 경우에는 편취의 범의를 인정할 수 있다(대법원 2019. 10. 31. 선고 2016도9208 판결 참조).

나.

원심의 판단

원심은, 원심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피고인이 ① 원심 판시 제3항 기재와 같이 피해자 H을 기망하여 피해자 H으로부터 합계 262,000,000원 상당의 재물을 교부받거나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한 사실, ② 원심 판시 제4 내지 6항 기재와 같이 피해자 K, N, Q을 기망하여 이에 속은 피해자들로부터 각 재물(순차로 67,912,790원, 5,173,000원, 7,680,000원)을 교부받은 사실이 인정된다. 따라서 피고인 및 그 변호인의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1)

우선, 피고인 및 변호인은, 판시 제3항 기재 금원의 성격에 대해 대여금이 아니라 투자금이라는 취지로 다투고 있다. 그런데,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면, 판시 제3항 기재 금원은 피고인이 피해자 H으로부터 차용한 금원임이 인정된다. 피해자 H도 수사기관에서 수차례 피고인에게 돈을 대여해준 것이라고 진술한 바 있다.

가)

피고인은 2020. 11. 5. 피해자 H에게 “을(A)는 갑(H)에게 ‘D’의 사업지원금 명목으로 일금 오천만 원을 현금 차용합니다.”, “이에 대한 월 이자(배당금)은 월 이백오십만 원으로 매월 22일에 지급토록 하며 이에 더불어 ‘D’ 회사의 총 지분 중 20%의 수익 지분을 보장키로 한다.”, “본 차용증서는 을(A)의 직접 자필 문서이고 상기 내용을 상환 위반 시 민사상, 형사상의 어떠한 책임도 감수키로 한다.”라고 기재된 현금 보관증을 작성하여 교부하였다(2022고단1713 증거기록 1권 16쪽). 위 현금 보관증의 기재 내용을 보면, ‘차용합니다.’라고 명시적으로 기재되어 있다. 피고인이 피해자 H으로부터 투자금을 교부 받은 것이었다면, 위와 같은 내용의 현금 보관증을 작성하여 교부하였을 리 없다.

나)

피고인은 2020. 11. 5. 피해자 H과 “갑(H)과 을(A)는 가칭 ‘AZ’의 사업 추진과 관련하여 일금 1억 2천을 갑이 투자키로 하며 상기 업체의 모든 지분의 절반을 가지기로 한다.”, “또한 상기 투자 금액에 대해 을은 원금보장 약속의 일환으로 일금 1억 2천을 갑으로부터 현금 차용한 것으로 서약한다.”는 내용의 계약서를 작성하였다(2022고단1713 증거기록 1권 17쪽). 위 계약서의 기재 내용을 보면, ‘현금 차용한 것으로 서약한다.’라고 명시적으로 기재되어 있다. 피고인이 피해자 H으로부터 투자금을 교부 받은 것이었다면, 계약서에 위와 같은 내용을 기재하였을 리 없다. 비록 위 계약서에 피해자 H이 피고인에게 일금 1억 2천을 투자하기로 하고, 업체 지분의 절반을 가지기로 한다는 내용도 기재되어 있으나 이는 피해자 H에게 자금이 투입될 업체의 지분을 보장하고, 대여금의 사용처를 명시할 목적으로 기재한 형식적인 문구로 보이고, 피고인과 피해자 H의 일치된 의사로는 피해자 H에게 위 1억 2천만 원의 원금을 보장해주는 것이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고 보이는바, 이 부분 금원도 차용금이라고 보아야 한다. 피해자 H도 경찰에서 “빌려 준 것입니다. 저는 애견샵 사업을 하는 것에 대해 관여를 한 적이 없습니다. 사업에 필요하니 돈을 빌려주면 지분도 주겠다고 말을 했습니다.”라고 진술하였다(2022고단1713 증거기록 1권 25쪽). 위 금원이 투자금이었다면, 피해자 H과 피고인이, 애견용품점 사업 등과 관련한 투자조건에 대해 보다 구체적으로 명시했을 것으로 보인다.

다)

피고인은 2020. 12. 10. 피해자 H에게 “을(A)는 갑(H)에게 일금 삼천만 원을 현금 차용하여 월 이자는 150만 원으로 하여 매월 11일에 지급한다.”라고 기재된 현금보관증을 작성하여 교부하였다(2022고단1713 증거기록 1권 18쪽). 위 현금 보관증의 기재 내용을 보면, ‘차용합니다.’라고 명시적으로 기재되어 있다. 피고인이 피해자 H으로부터 투자금을 교부 받은 것이었다면, 위와 같은 내용의 현금 보관증을 작성하여 교부하였을 리 없다.

2)

피고인은 피해자 H으로부터 차용한 돈을 이 사건 회사의 사업자금으로 사용하지 않았다. 피고인은 최초 경찰에서 조사를 받으면서 피해자 H으로부터 차용한 돈을 모두 이 사건 회사의 사업자금에 사용하였다는 취지로 거짓으로 진술하였다가 피고인의 계좌 입출금 내역 등에 대한 수사가 진행되자 사용처에 대해 기억이 나지 않는다거나 피해자 H과 차용한 돈의 사용처에 대해 약정한 바 없으므로 피고인이 금원을 임의로 지출할 수 있다는 식으로 진술을 번복하였다. 무엇보다도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면, 피고인은 피해자 H으로부터 판시 제3항 기재와 같이 현금 2억 4,200만 원을 교부 받은 다음, 이를 기존 거래처들에 대한 채무 변제 명목(소위 ‘돌려막기’), 미지급 임금 지급 명목, 도박 자금 명목 및 생활비 명목 등으로 모두 사용한 사실이 인정된다. 또한 피고인은 피해자 H에게는 부산 수영구 C 1, 2층 건물에 대해 애견용품점을 운영하겠다고 이야기한 다음 피해자 H으로 하여금 임대차보증금 2천만 원을 대납하게 하였음에도, 실제로는 위 건물을 이 사건 회사 사무실로 이용하였다. 가) 차용금의 사용처를 보면, 피고인은 피해자로부터 교부 받은 돈을 이 사건 회사의 사업자금으로 사용하지 않았을 뿐 아니라 피고인에게는 정상적으로 이 사건 회사를 운영하면서 매출, 영업이익, 순이익 등을 발생시켜 창출된 현금흐름으로 피해자에 대한 약정된 이자 및 원금을 변제할 의사 내지 능력이 없었음이 분명하다. 특히 이 사건 회사와 관련된 거래처들에 대한 미지급 대금, 근로자들에 대한 미지급 임금이 상당히 다액이었고, 거래처들에 대한 공사대금도 소위 ‘돌려막기’로 지급되고 있었던 상황이었기에 피고인이 이 사건 회사를 운영하면서 수익을 창출하여 피해자에 대한 원리금을 상환할 형편이 되지 않았음은 명백하다. 달리 피고인이 수사기관 및 이 법정에 이르기까지 이 사건 회사의 수익 창출 가능성에 대한 자료를 제출한 바도 없다.

나)

구체적으로 보면, 증거기록상 이 사건 회사의 거래처들 중 피고인으로부터 공사대금을 지급 받지 못한 곳이 상당수 존재할 뿐 아니라 이 사건 회사의 근로자들도 피고인으로부터 임금을 지급 받지 못해 피고인에 대한 고소에 이르러 피고인이 현재 근로기준법위반의 점에 대하여도 병합하여 재판을 받고 있을 뿐만 아니라 피고인은 과거에도 수차례에 걸쳐 인테리어 대금 사기 및 근로기준법위반 혐의로 형사처분을 받은 바 있다(피고인은 위 사기 및 근로기준법위반과 관련한 형사처분에 따른 벌금도 납입하지 않았다). 더욱이 참고인들의 진술에 의하면, 피고인은 피해자 H으로부터 교부 받은 돈으로 거래처에 대한 연체된 공사대금과 근로자들에 대한 미지급 임금 등을 지급하는 과정에서도 그 미납금을 완납하지 못하였는바(결국 피고인으로서는 추가로 금원을 차용하지 않는 이상 미지급 공사대금 및 미지급 임금도 변제할 방법이 없다) 피고인이 이 사건 회사를 정상적으로 운영하여 피해자 H에 대한 차용금을 포함한 미지급 임금, 미지급 공사대금 등을 변제할 능력은 없었다고 보아야 한다.

다)

이처럼 피고인으로서는 추가적으로 금원을 차용하지 않는 이상 피해자 H에 대한 차용금을 변제하지 못할 뿐만 아니라 이 사건 회사는 운영자금 부족으로 인해 거래처 및 근로자들에 대해 지급해야 할 미지급 공사대금과 미지급 임금 등을 지급하지 못하는 자금 경색 상황에 처해 있었다. 특히 앞서 본 바와 같이 참고인들과 수사기관과의 전화통화 결과를 보면, 피고인은 이 사건 회사를 운영하면서 거래처들에 대한 공사대금, 자재대금 등을 지급하지 못하였는데, 그 액수가 상당히 고액인 것으로 보이고, 미납금의 이자, 지연손해금 등을 고려하면 실제 정확한 채무 규모도 가늠하기 어렵다.

라)

피고인으로서는 피해자로부터 돈을 차용하더라도 이를 이 사건 회사의 운영자금으로 사용할 의사가 없었고, 차용 당시 피고인의 채무 상황, 이 사건 회사의 사업진행 상황, 차용금의 사용처 등에 비추어 볼 때, 피고인은 정상적으로 이 사건 회사를 운영하여 피해자 H에 대한 차용금을 변제할 의사나 능력이 없었음에도 피해자 H에게 거짓말을 하여 이에 속은 피해자 H으로부터 판시 제3항 기재와 같이 합계 2억 6,200만 원 상당의 재물을 교부받거나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하였음이 인정된다.

3)

피해자들은 수사기관에서 주요 부분에 있어 일관되게 피고인에 의한 사기 피해사실을 진술하였고, 피해자들의 각 진술 내용은 앞서 본 현금 보관증, 계약서 등의 객관적인 증거와 피해자들과 피고인 사이의 카카오톡, 문자메시지 대화 내역에도 부합하는 점, 달리 피해자들이 허위로 피고인에게 불리한 진술을 할 만한 동기나 이유도 분명하게 드러나지 않는 점, 금원을 교부 받은 후의 피고인의 언행, 피고인의 수사기관에서의 진술 태도 및 진술 내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공소사실에 부합하는 피해자들의 진술은 신빙성이 높다고 판단된다.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인은 피해자 H으로부터 교부 받은 돈을 이 사건 회사의 운영자금으로 사용하지 않았고, 피해자 K, N, Q로부터 인테리어 자재, 에어컨, 싱크태 등을 납품받기로 하였음에도 그 대금을 정상적으로 지불하지 않았다. 피고인은 피해자 K, N, Q로부터 인테리어 자재, 에어컨, 싱크태 등을 납품받을 당시부터 이 사건 회사의 근로자들에 대한 임금을 정상적으로 지급하지 못하고 있었고, 다른 업체들에 대한 공사대금도 연체하고 있어서 피고인에게는 위 피해자들에 대한 물품대금을 정상적으로 지급할 의사나 능력이 없었다고 봄이 상당하다.

4)

일반거래의 경험칙상 상대방이 그 사실을 알았더라면 당해 법률행위를 하지 않았을 것이 명백한 경우에는 신의칙에 비추어 그 사실을 고지할 법률상 의무가 인정된다. 그런데, 피고인은 피해자 H으로부터 돈을 차용하면서 이 사건 회사의 사업 현황, 차용금의 사용처, 채무 규모 등에 대해 사실대로 고지하지 않았고, 피해자 K, N, Q로부터 인테리어 자재, 에어컨, 싱크대 등을 납품 받으면서 이 사건 회사의 미지급 공사대금 현황, 미지급 자재대금 현황, 미지급 임금 현황, 피고인의 재무 상황 등에 대해 사실대로 고지하지 않았다. 만약 피해자들이 피고인으로부터 차용금의 사용처(판시 제3항 관련), 이 사건 회사의 현금 흐름 창출 가능성, 이 사건 회사의 거래처에 대한 채무 현황, 이 사건 회사의 근로자들에 대한 임금 미지급 현황, 피고인의 채무 규모 등에 대해서 사실대로 고지 받았다면 동일한 조건으로 피고인에게 돈을 교부하고, 임대차보증금을 대납하거나(판시 제3항 관련) 인테리어 자재, 에어컨, 싱크대 등을 납품하였을(판시 제4 내지 6항 관련)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피고인도 검찰에서 “(왜 피의자는 고소인이 피의자의 도박거래내역에 대해서 알 필요가 없다고 생각을 하는 것인가요) 불리한 사정이라 말할 필요가 없다고 느꼈습니다.”라고 진술하였다(2022고단1713 증거기록 3권 1,650쪽)].

다.

당심의 판단

위와 같은 원심의 판단에다가 원심에서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들을 종합하면, 위와 같은 원심의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할 수 있고, 원심의 증거가치 판단이 명백히 잘못되었다거나 사실인정에 이르는 논증이 논리와 경험법칙에 어긋나는 등으로 그 판단을 그대로 유지하는 것이 현저히 부당하다고 볼 만한 합리적인 사정도 없으므로, 피고인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1)

피고인은 2020. 10.경에 인테리어 매장을 직접 시공하여 운영하고, 4~5개의 인테리어 공사계약을 하여 원활히 사업을 진행하고 있었고, 다수의 공사 진행을 통해 수익을 창출하고 있었으므로 피해자 H에 대한 편취의 범위가 없었다고 주장하나, 원심에서 판시한 바와 같이 피고인이 2020. 10.경부터 2021. 4.경까지 피해자 H으로부터 사업자금 및 애견샵 동업 명목으로 금원을 차용할 당시 피고인의 회사의 거래처들 중 피고인으로부터 공사대금을 지급 받지 못한 곳이 상당수 존재할 뿐 아니라 피고인의 회사로부터 임금을 지급 받지 못하여 고소를 한 근로자들도 있었으며, 피고인이 피해자 H 외에 다른 사람으로부터도 차용금을 빌려 갚지 못하고 있었던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이 피해자 H으로부터 금전을 차용하였더라도 추가적으로 금원을 차용하지 않는 이상 정상적으로 회사를 운영하거나 미지급 공사대금, 차용금 등을 지급할 능력이 없었던 것으로 보이는데, 피고인은 피해자 H으로부터 받은 금원을 기존 거래처들에 대한 채무 변제, 미지급 임금 지급, 도박자금, 생활비 등으로 사용하였다.

2)

피고인은 피해자 H으로부터 애견샵 운영 명목으로 받은 금원을 애견샵 운영을 위하여 사용하였다고 주장하나, 피고인이 그 주장과 같이 용도에 따라 사용하였다고 볼 구체적인 자료가 없다(피고인은 애견샵 인테리어를 하는 용도로 사용하였다고 하나 인테리어 비용 이외에 다른 지출은 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가사 피고인이 피해자 H으로부터 위와 같은 명목으로 받은 돈을 애견샵 운영을 위한 인테리어 공사에 사용하였다고 하더라도, 피고인이 피해자 H에게 보장한 수익금이나 이자 등을 제대로 지급할 수 있었는지 여부도 불분명하다.

3)

피고인과 피해자 H 사이에 작성된 각 현금보관증(2022고단1713 증거기록 제16쪽, 18쪽)의 기재 내용에 의하면, 피고인이 피해자 H으로부터 금원을 차용한다는 취지의 문언이 기재되었고 원금 반환 시기 및 이자 지급 등의 문언이 포함되어 있어 위 각 현금보관증에 따라 피해자 H이 피고인에게 지급한 금원의 성격은 차용금이라고 봄이 타당하다. 또한, 피고인과 피해자 H 사이에 작성된 계약서(2022고단1713 증거기록 제17쪽)의 기재 내용에 의하면, ‘현금 차용한 것으로 서약한다’라고 명시적으로 기재되어 있고 원금 반환 보장 문언이 포함되어 있어 위 계약서에 따라 지급한 금원의 성격 역시 차용금이라고 봄이 타당하다. 만약, 피고인이 피해자 H으로부터 받은 금원이 투자금이라고 한다면 투자조건 및 투자손실에 따른 위험부담의 분배 등에 관한 자세한 내용을 정하였을 것임에도 그렇지 아니하였다.

4)

가사, 피해자 H이 피고인에게 지급한 금원이 투자금이라고 보더라도 투자금의 편취에 의한 사기죄의 성립 여부에 있어 투자약정 당시 투자받은 사람이 투자자로부터 투자금을 지급받아 투자자에게 설명한 투자사업에 사용하더라도 일정 기간 내에 원금을 반환하거나 수익금을 지급할 의사나 능력이 없음에도 마치 일정 기간 내에 투자자에게 원금을 반환하거나 수익금을 지급할 것처럼 거짓말을 한 경우에는 투자를 받는 사람과 투자자의 관계, 거래의 상황, 투자자의 경험, 지식, 성격, 직업 등 행위 당시의 구체적인 사정에 비추어 투자자가 원금반환 및 수익금 지급약정을 전적으로 믿고 투자를 한 경우라면 사기죄의 요건으로서 기망행위에 해당할 수 있고, 이때 투자금 약정 당시를 기준으로 피해자로부터 투자금을 편취할 고의가 있었는지 여부를 판단하여야 할 것인바(대법원 2013. 9. 26. 선고 2013도3631 판결 등 참조), 위 원심의 판단과 같이 피고인이 피해자 H으로부터 금원을 지급받을 당시 피고인 회사의 사업 현황, 투자금의 사용처, 채무 규모 등을 제대로 고지하지 않은 점, 실제로 투자약정에 따른 원금 내지 수익금이 제대로 지급되지 않은 점에 비추어 볼 때 피고인이 피해자 H으로부터 금원을 지급받을 당시 투자원금과 수익금을 지급할 수 없다는 점을 인식하였음에도 불구하고 피해자 H을 기망하여 금원을 편취하였다고 볼 수 있다.

5)

피해자들의 일부 진술이 객관적인 사실과 정확하게 일치하지 않는다고 하여 피해자들의 진술이 신빙성이 없다고 볼 것은 아니고, 오히려 위 원심의 판단과 같이 피해자들이 수사기관에서 주요 부분에 있어 일관되게 피고인에 의한 사기 피해 사실을 진술한 점, 피해자들의 각 진술 내용은 피해자들이 제출한 현금 보관증, 계약서 등의 객관적인 증거와 피해자들과 피고인 사이의 카카오톡, 문자메시지 대화 내역에도 부합하는 점, 달리 피해자들이 허위로 피고인에게 불리한 진술을 할 만한 동기나 이유도 분명하게 드러나지 않는 점, 금원을 교부 받은 후의 피고인의 언행, 피고인의 수사기관에서의 진술 태도 및 진술 내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공소사실에 부합하는 피해자들의 진술은 신빙성이 높다고 판단된다.

3.

양형부당 주장에 대한 판단

제1심과 비교하여 양형의 조건에 변화가 없고, 제1심의 양형이 재량의 합리적인 범위를 벗어나지 아니하는 경우에는 이를 존중함이 타당하다(대법원 2015. 7. 23. 선고 2015도3260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위와 같은 법리를 기초로 살펴보면, 당심에서 새로운 양형자료가 제출되지 아니하여 원심과 비교하여 양형조건에 별다른 변화가 없고, 피고인이 항소이유로 주장하는 사정은 원심이 피고인에 대한 형을 정하면서 모두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피고인은 근로기준법위반 범행을 자백하고 반성하고 있고, 사기 사건의 피해자들 중 일부(피해자 H, K)에게 피해금액 중 일부를 변제한 것으로 보이기는 한다. 그러나 피고인은 사기 범행에 대하여는 당심에 이르기까지 범행을 부인하며 반성하고 있지 않은데 사기 범행의 경위, 내용 및 방법, 범행기간, 범행횟수 및 편취금액, 피해자들과 관계 등에 비추어 그 죄질이 상당히 좋지 않고 비난가능성이 높은 점, 피고인에게는 동종의 사기 범죄 및 근로기준법위반 범죄로 처벌 받은 전력이 다수 있고, 특히 근로자들에 대하여 미지급한 임금의 합계 금액이 매우 다액인 점, 그 밖에 피고인의 연령, 성행과 환경, 범행의 동기, 범행 후의 정황 등 이 사건 변론 과정에 나타난 여러 양형요소를 종합하면, 피고인에 대한 원심의 양형이 너무 무거워서 재량의 합리적인 범위를 벗어났다고 보이지 아니한다(피고인은 피해근로자들에 대한 미지급 임금 등 대부분이 체당금으로 지급되었다며 유리한 양형사유로 주장을 하나 피고인이 근로복지공단에 체당금 상당액을 상환하지 않아 현재 근로복지공단이 피고인을 상대로 체당금에 대한 지급을 청구하는 소송이 계속 중인 것으로 보이므로 체당금이 위와 같이 지급된 사정을 피고인의 노력으로 피해가 회복된 것과 동일하게 평가하기는 어렵다).

따라서 피고인의 양형부당 주장도 이유 없다.

4.

결론

피고인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의하여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성금석(재판장) 우경아 박승휘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