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원고의 주장
원고는 2007. 8. 1.부터 2020. 11. 30.까지 피고의 야구단 트레이너 또는 코치 직책으로 근무한 근로자이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퇴직금 73,662,243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법리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아닌지는 계약의 형식이 고용계약인지 도급계약인지보다 그 실질에 있는 근로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 여기에서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인사)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 수행 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 · 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 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자가 이에 구속을 당하는지, 노무제공자가 스스로 비품·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하게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노무 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및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는지 등의 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 제공 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의 근로자 지위 인정 여부 등의 경제적·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3. 6. 27. 선고 2011다44276 판결 등 참조).
판단
갑 제1 내지 10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음), 을 제8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① 피고는 프로야구 구단을 운영하는데, 원고가 2007. 8.경부터 2012년경까지는 '트레이너' 직책으로, 2013년경부터 2020년경까지는 '코치' 직책으로 주로 부상을 당한 후 재활 중인 피고 소속 야구선수의 부상상태를 점검하고 물리치료를 실시하는 등의 재활 업무를 담당하면서 응급처치, 병원진료, 의약품 관리, 체력단력실 운용 및 위 각 업무 관련 보고서 작성 등의 업무를 담당한 사실, ② 원고와 피고는 매년 용역 대가 또는 연봉을 정한 계약을 체결하였고, 피고가 원고에게 1월부터<각주1> 11월까지 매월 그 용역 대가 또는 연봉을 균분하여 지급하였고, 위 계약에 원고가 자기 귀책사유로 업무를 정지할 경우 정지기간 1일 당 연봉의 1/300이 감액될 수 있다고 기재된 사실, ③ 원고가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야구 경기가 없는 월요일을 제외한 매일 아침 9시경 피고의 2군 야구장 내에서 미팅을 하고, 주중에 그 야구장의 트레이너실에서 업무를 한 사실, ④ 원고가 담당한 업무에 필요한 의약품, 기기, 시설 등은 원고의 의뢰에 따라 피고의 비용으로 구매된 사실은 각각 인정된다.
그러나 을 제1 내지 7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보태여 인정되는 아래와 같은 사실이나 사정에 비추어, 앞서 인정된 사실과 원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원고가 피고와 관계에서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근로를 제공하였다고 평가하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원고는 프로야구가 진행되는 기간 중 부상당하여 재활을 하는 피고 소속선수들의 상태를 관찰하고 그들의 부상 부위의 치료와 재활을 돕는 일을 주된 업무로 하였는데, 그 업무의 특성 상 매일 선수들을 직접 만나 재활을 위한 운동이나 활동을 할 필요성이 있어 보인다. 현재까지 제출된 증거만으로는 원고가 그러한 업무의 특성상 거의 매일 피고의 2군 야구장에 가서 주간에 업무를 담당한 것인지, 피고와 계약, 피고의 내부 규칙, 인사규정을 준수하기 위하여 위와 같이 매일 2군 야구장에 가야만 했던 것인지를 정확히 알 수 없다. 또한 원고의 업무는 어느 정도 전문성이 요구되는 것으로 보이므로, 원고에 비하여 상대적으로 비전문가인 피고 소속 육성팀장이나 사무국 직원들이 원고의 업무 내용에 대하여 구체적이고 직접적인 지시 · 감독을 하기는 어려울 수 있고, 원고가 근무기간 중 자신이 한 업무의 주요 내용을 피고의 사내 전산망에 업무일지 형태로 작성하여 수시로 보고하였지만, 이는 통상의 위임계약에 있어서도 있을 수 있는 일이다.
근로자의 업무량 또는 업무시간에 따라 사용자의 이익이 달라지는 업종의 경우 사용자가 근로기준법 등 근로자에게 유리한 법령의 적용을 회피하고 근로관계가 아닌 다른 법률관계의 외관을 만들 가능성이 있고, 그러한 경우에는 그 경제적인 이해관계 상 직접적이거나 명시적인 지휘 또는 감독이 없더라도 지시 · 감독이나 종속적인 관계 유무를 다른 업종보다 상대적으로 보다 완화하여 인정될 여지가 있다. 하지만 이 사건의 경우 원고가 부상당한 선수의 재활을 돕거나 선수의 건강 상태를 관리하는 업무를 처리한 양이나 시간에 비례하여 피고에게 직접적으로 경제적인 수익이 발생한다는 주장이나 증명이 없는바, 그렇다면 상당한 지휘 · 감독 또는 종속적인 관계의 인정 여부와 관련하여 피고의 원고에 대한 직접적이거나 명시적인 지휘 또는 감독 여부가 여전히 중요한 판단 기준이 되고, 그에 대한 증명책임은 원고에게 있다.
피고는 매년 원고와 업무에 관한 계약을 체결하면서 원고에게 지급할 용역대가나 연봉을 과거와 다르게 정하기도 한 것으로 보이는데, 이는 원고의 과거 업무처리 정도나 능력을 평가한 것에 근거할 것일 가능성이 높으며, 원고가 자신의 능력에 따라 다른 프로야구 구단과 다른 조건으로 계약을 체결할 가능성이 전혀 없다고 볼 수 없다. 이와 같은 사정은 일반적인 계속적이고 종속적인 관계에 있는 근로관계와는 다른 것이고, 원고에게 지급되는 돈이 근로에 대한 대상적 성격이 아니라 원고의 능력 또는 성과에 대한 보수라고 평가하는 근거가 된다.
근로자와 사용자 사이의 종속적인 관계 여부에 대한 판단 근거로는 부차적인 요소이지만, 원고에게 피고의 취업규칙, 복무 또는 인사 규정이 적용된다거나, 피고가 원고에게 지급하는 돈과 관련하여 기본급과 그에 기초한 수당이 있다는 증거가 없고, 오히려 원고의 소득과 관련하여 근로소득세가 아니라 사업소득세가 납부되었다. 또한 피고는 C단체가 정한 선수 연금보험 규정에 기초하여 원고를 위하여 연금보험에 가입하고 그 보험료를 납부하였는데, 이는 의무 가입이 아니고 원고의 희망에 의한 것이다. 그리고 피고는 선수단 소속으로 분류되어 있고 원고의 내부 조직도 상 직원이나 소속 팀으로 기재되어 있지 아니하다.
결론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한다.
판사 오세영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