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는 원고에게 367,857,439원 및 이에 대하여 2022. 12. 11.부터 2026. 3. 19.까지연 5%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원고의 나머지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 중 45%는 원고가, 나머지는 피고가 각 부담한다.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기초사실
피고는 크레인부선인 C(이하 '이 사건 선박'이라 한다)의 소유자로, 선박 및 해상장비임대업, 선박운항업 등을 영위하는 회사이고, 원고는 2022. 9. 3. 피고와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이 사건 선박에서 2022. 10. 31.까지는 부선장으로, 이후부터는 기관장으로 근무한 자이다.
피고 소속으로 이 사건 선박의 선장인 D, 부선장인 E(이하 '선장', '부선장'이라고만 한다), 기관장인 원고 및 갑판장인 F는 2022. 12. 11. 03:00경 거제시 가조도 서방1.2해리 해상에서 이 사건 선박에 대한 예인작업을 준비하면서, 선박 선수에 설치된 페어리드(롤러 등으로 구성되어 예인색의 마모를 방지하기 위한 선체 구조물) 상부에 예인색(예인줄) 한 가닥을 올려두고, 나머지 예인색은 선박의 갑판상에 배치해두었다.
같은 날 03:20경 페어리드 위에 준비된 예인색이 선체 내부로 떨어져 페어리드 하단의 날카로운 모서리에 걸렸고, 이 사건 선박과 예인선(G) 간 장력에 의해 위 예인색이 마모·절단됨과 동시에 예인색에 연결되어 있던 회수용 로프(직경 32mm)가 튕기면서 그 부근에 있던 원고의 얼굴과 머리 부분을 가격하였다(이하 '이 사건 사고'라 한다).
원고는 이 사건 사고 발생 직후 병원으로 후송되어 급성 경막밑 혈종(외상성), 미만성 뇌신경축산 손상, 뇌경색, 척수손상, C6/C7 경추의 탈구, 아래턱뼈의 골절, 광대활&위턱뼈 골절, 안와파열 골절(아래안쪽), 시신경 및 시각로의 손상 등의 진단을 받아 응급 전방경추디스크제거 및 유합술, 후방 유합술 등의 치료를 받았고, 현재까지 의식소실상태에 있다.
D과 E은 창원지방법원 통영지원 2024고단402호로 이 사건 사고의 발생과 관련하여 업무상과실치상죄로 기소되어, D은 금고 1년 4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E은 금고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각 선고받았고, 그 무렵 판결이 확정되었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6, 11, 12호증, 을 제1 내지 5호증의 각 기재및 영상(가지번호 포함), 변론 전체의 취지
손해배상책임의 발생
사용자는 근로계약에 수반되는 신의칙상의 부수적 의무로서 피용자가 노무를 제공하는 과정에서 생명, 신체, 건강을 해치는 일이 없도록 인적 물적 환경을 정비하는 등 필요한 조치를 강구하여야 할 보호의무를 부담하고 이러한 보호의무를 위반함으로써 피용자가 손해를 입은 경우 사용자는 채무불이행잭임과 경합하여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한다(대법원 2007. 6. 1.선고 2006다25844 판결 등 참조).
앞서 열거한 증거, 갑 제10호증, 을 제10 내지 14, 24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인정되는 다음 사실 내지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의 사용자인 피고의 안전조치의무 위반 및 피고의 피용자들의 과실로 인하여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한 사실이 인정되는 바, 피고는 원고가 입은 손해를 배상할 의무가 있다.
이 사건 선박에는 운전실에서 외부를 확인할 수 있는 CCTV가 6대 존재하나 이 사건 사고 당시 고장이 난 상태였고, 선장은 이를 알고도 수리하지 않고 방치하였으며, 이 사건 사고 당일 예인작업 현장이 보이지 않는 운전실에서 무전기를 통해 상황을 전달받았을 뿐, 작업 진행경과 및 현장상황을 주의 깊게 살피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부선장은 평소 예인색의 선체 낙하를 방지하는 페어리드 상부의 아이볼트가 수리를 위해 철거된 상태임을 잘 알고 있었음에도 예인색이 선체로 떨어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추가 설비를 설치하지 아니하였고, 예인색이 선체 구조물의 날카로운 면에 마모되어 절단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하여 고무판을 덧대는 등 필요한 조치를 하지 아니하였다.
피고는 이 사건 선박의 최소 승선인원이 법적으로 정해져 있지 않고,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한 것은 원고의 과실로 인함이며 작업인력이 부족하여 사고가 발생한 것은 아니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피고의 해상크레인 업무지침서의 조직도는 14명을 기준으로 하고 있는데, 이 사건 사고 당일 이 사건 선박에는 원고를 포함하여 4명만이 승선하였던 바, 당시 작업인력이 충분하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다만, 을 제8, 9, 14, 21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인정되는 다음 사정 즉, ① 원고는 1981년경부터 선박에 승선하였고 이 사건 선박과 같은 크레인부선에 승선하였던 경력도 풍부하여 예인작업 과정 중 발생할 수 있는 안전사고의 위험성을 예견할 수 있었을 것임에도 예인줄에 발생한 장력이 소멸하기를 기다리지 않고 문제를 해결하려 예인줄이 걸린 구조물로 접근한 것으로 보이는 점, ② 피고는 이 사건 사고 발생 이전인 2022. 10. 19. 원고를 상대로 안전보건교육을 진행하였고, 피고의 해상 작업 안전수칙에는 'ROPE나 WIRE ROPE에 장력이 걸려있을 때 끊어지거나튀게 되면 매우 위험하므로 ROPE에서 떨어지거나 안전한 지역에 있어야 한다.'고 기재되어 있어, 원고에게도 해당 부분에 대한 교육이 이루어졌을 것으로 보이는 점을 고려할 때, 피고의 책임을 75%로 제한함이 상당하다.
손해배상책임의 범위<1>
계산의 편의상 기간은 월 단위로 계산함을 원칙으로 하되, 마지막 월 미만 및 원 미만은 버린다. 손해액의 사고 당시의 현가 계산은 월 5/12푼의 비율에 의한 중간이자를 공제하는 단리할인법에 따른다. 그리고 당사자의 주장 중 별도로 설시하지 않는 것은 모두 배척한 것이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앞서 열거한 증거, 갑 제7호증, 을 제22, 23, 26, 27호증의 각 기재, 이 법원의 충남대학교병원장에 대한 진료기록감정 촉탁결과 및 감정보완촉탁결과, 변론 전체의 취지
기초사항
일실수입 : 10,798,125원
기대여명 및 여명종료일
이 법원의 충남대학교병원장에 대한 진료기록감정결과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원고는 두부 외상으로 인한 지속적 식물상태에 있어 여명이 단축되어 감정일인 2025. 6. 10. 기준으로 잔여 기대여명이 3.26년 ~ 4.075년인 사실을 인정할 수 있으므로, 원고의 여명종료일을 감정일로부터 4.07년이 경과한 2029. 7. 4.로 본다.
소득 및 가동기간
원고와 피고 사이에 2022. 9. 3.부터 2023. 9. 2.까지 월 급여를 3,750,000원으로 정하여 근로계약을 체결하였던 바, 원고는 이 사건 사고일인 2022. 12. 11.부터 만65세가 되는 2024. 4. 3.까지<2> 월 3,750,000원의 소득을 얻을 수 있었던 것으로 본다.
월 가동일수는 20일로 한다(대법원 2024. 4. 25. 선고 2020다271650 판결 참조).
한편 원고는 취업선원의 연령 현황을 고려할 때, 원고의 가동연한을 68세로 보아야 하되, 65세까지의 일실수입을 우선 청구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2024. 12. 31. 기준내항선 선원 7,603명 중 60세~69세 선원이 2,848명, 70세 이상 선원이 1,688명인 사실(한국선원통계연보 참조)만으로는 원고가 만 68세에 이르기까지 선원으로 근무할 수 있었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원고의 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노동능력상실률
뇌손상 및 경추손상으로 인한 사지마비 상태 : 100%
계산 : 54,451,875원
손익공제 후 남은 금액 : 10,798,125원
산업재해보상보험법상 보험급여를 받은 재해근로자가 제3자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할 때 그 손해 발생에 재해근로자의 과실이 경합된 경우에, 재해근로자의 손해배상청구액은 보험급여와 같은 성질의 손해액에서 먼저 보험급여를 공제한 다음 과실상계를 하는 공제 후 과실상계의 방식으로 산정하여야 한다(대법원 2022. 3. 24. 선고
2021다241618 전원합의체 판결). 산재보험법에 규정한 휴업급여는 휴업기간 중의 일실이익에 대응하는 것이므로 휴업급여는 그것이 지급된 휴업기간 중의 일실이익 상당의 손해액에서만 공제되어야 한다(대법원 1993. 12. 21. 선고 93다34091 판결, 대법원1994. 4. 26. 선고 94다6628 판결 등 참조).
갑 제7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원고는 2022. 12. 12.부터 가동종료일에 가까운 2024. 3. 31.까지 근로복지공단으로부터 휴업급여 합계 43,653,750원을 지급받았으므로 위 54,451,875원에서 43,653,750원을 공제하면 10,798,125원(= 54,451,875원 - 43,653,750원)이 남는다.<3>
개호비 : 415,844,817원
관련 법리
피재근로자가 산재보험법에 따라 그의 여명기간까지 간병급여를 지급받을 수 있다 하더라도 이를 현실적으로 지급받지 아니한 이상 이러한 장래의 보험급여액을 개호비 상당의 손해액에서 미리 공제할 수 없다(대법원 2004. 7. 9. 선고 2004다12752 판결 참조).
계산 : 475,985,097원
진료기록감정의는 원고의 중환자실 입원기간 동안 전문 중환자 관리가 필요하였고, 일반 병실로 전동한 이후부터는 1일 1인 또는 1.5인의 개호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밝혔다. 원고는 이 사건 사고 이후 현재까지 의식소실, 사지마비 상태에 있고 기관절개 유지기구, 위루관, 요관 등을 삽입하고 있어, 이를 위생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개호인이 필요한 점에 비추어, 2023. 1. 12.부터<4> 여명종료일인 2029. 7. 4.까지 아래와
같이 1일 1.5인의 개호가 필요한 것으로 본다.
손익공제 후 남은 금액 : 415,844,817원
갑 제7호증, 을 제22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면 원고는 2023. 1. 12.부터 2025. 9. 30.까지 근로복지공단으로부터 개호비 명목의 이종요양비 60,140,280원을 지급받았으므로 위 475,985,097원에서 60,140,280원을 공제하면 415,844,817원이 남는다. 한편, 원고는 2025. 8. 1.부터 여명종료일인 2029. 7. 4.까지 지급받을 것으로 기대되는 이종 요양비를 공제하고 있으나, 위 법리에 의하면 현실적으로 지급받지 않은 장래의 보험급여액을 개호비 상당의 손해액에서 미리 공제할 수 없고, 을 제22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2025. 9. 30.까지의 이종요양비 지급분이 확인되는 바, 2025. 10. 1.부터 그 지급이 예상되는 장래 이종요양비는 개호비에서 공제하지 않는 것으로 한다.<5>
책임 제한 후 재산상 손해액 : 319,982,206원{= (일실수입 10,798,125원 + 개호비415,844,817원) × 75%}
위자료 : 70,000,000원
이 사건 사고의 경위와 내용, 원고의 나이, 부상 및 후유장해의 부위와 정도, 여 명이 단축된 점 등 이 사건 변론에 나타난 제반 사정을 참작하여 피고의 원고에 대한 위자료를 위와 같이 정한다.
손익공제
을 제23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이 사건 선박의 선장과 부선장은 2024. 11. 5. 원고에게 손해배상금으로 20,000,000원을 공탁한 사실이 인정된다. 원고가 위 공탁금을 수령하지 않았더라도, 위 돈은 피고와 부진정연대채무 관계에 있는 피고의 피용자들이 원고에 대한 손해배상금의 일부로 공탁한 것으로서, 손해배상금에서 공제되어야 한다고 봄이 상당하다.
피고는 2022. 12. 12. 및 2023. 3. 31. 원고가 입원하였던 I병원, 부산대학교병원에 합계 9,638,218원의 치료비를 지불하였고, 2023. 4. 21. 근로복지공단으로부터 위 돈 중 1,139,150원만을 상환 받았으며 나머지 8,499,068원은 비급여라는 이유로 상환을 받지 못한 바, 피고는 원고에게 8,499,068원 중 원고의 과실분에 해당하는 금액에 대한반환채권을 가지고 있으므로 이를 원고의 피고에 대한 손해배상채권과 대등액의 범위에서 상계하겠다고 항변한다.
살피건대, 을 제26, 27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면 피고가 원고의 병원치료비로 합계 9,638,218원을 지불하였고, 근로복지공단으로부터 그중 1,139,150원을 상환 받은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따라서 나머지 8,499,068원(= 9,638,218원 - 1,139,150원) 중 원고의 과실분 25%에 해당하는 2,124,767원(= 8,499,068원 × 25%)은 피고가 지급하여야 하는 손해배상금 원금에서 공제하는 것으로 한다.
공제 후 남은 금액 : 367,857,439원(= 책임 제한 후 재산상 손해 319,982,206원 + 위자료 70,000,000원 - 공탁금 20,000,000원 - 피고가 지급한 원고 치료비 중 원고 과실분 2,124,767원)
소결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367,857,439원{= (일실수입 10,798,125원 + 개호비415,844,817원) × 75% + 위자료 70,000,000원 - 공탁금 20,000,000원 - 피고가 지급한 원고 치료비 중 원고 과실분 2,124,767원} 및 이에 대하여 이 사건 사고일인 2022. 12. 11.부터 피고가 이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대하여 항쟁함이 상당한 이 판결 선고일인 2026. 3. 19.까지 민법이 정한 연 5%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조현철
각주1) 이 사건 소에서 원고는 전체 손해 중 일실수입(전체 일실수입 중 일부), 개호비, 위자료만을 일부 청구하고 있다.
각주2) 이에 대하여 원고는 만 65세가 되는 때를 2025. 3. 4.로 보아 일실수입을 청구하고 있으나, 이는 착오로 보인다.¦
각주3) 원고와 피고는 근로복지공단으로부터 지급받은 휴업급여 전부가 일실수익에서 공제되어야 함을 전제로 하고 있으나, 만 65세가 되는 때로 가동종료일인 2024. 4. 3. 이후 원고가 지급받은 휴업급여 및 상병보상연금은 공제대상이 아니라고 봄이 타당하다.
각주4) 원고의 중환자실 입원기간은 정확히 알 수 없으나 해당 기간은 개호가 필요치 않은 바, 근로복지공단이 원고에게 2023. 1. 12.부터의 이종요양비를 지급한 사실에 비추어 위 일자를 원고가 일반 병실로 전동하여 개호가 필요하게 된 때로 본다.
각주5) 다만, 근로복지공단으로부터 향후 지급받을 것으로 기대되는 이종요양비를 개호비에서 공제하지 않더라도, 이 사건 소에서 원고가 구하는 개호비인 550,167,956원보다 위 인정금액 415,844,817원이 적으므로 처분권주의는 문제되지 않는다(앞서 일실수입의 경우에도 마찬가지임).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