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을 징역 2년에 처한다.
다만, 이 판결 확정일부터 3년간 위 형의 집행을 유예한다.
피고인에 대하여 120시간의 사회봉사를 명한다.
사건정보
부산지방법원
판결
사건
2023고합379
판결선고
2024. 9. 25.
부산지방법원
제5형사부
판결
범죄사실
[범죄전력]
피고인은 2023. 12. 26. 울산지방법원에서 근로기준법위반죄 등으로 징역 1년 2월,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고 2024. 1. 3. 그 판결이 확정되었고, 2024. 1. 18. 부산지방법원 동부지원에서 도로교통법위반(음주운전)죄로 징역 8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고 2024. 1. 26. 그 판결이 확정되었다.
[범죄사실]
피고인은 부산 해운대구 B에서 'C의원'을 운영한 경력이 있고, 2021. 7.경 의료기관개설허가를 얻어 2021. 10.경부터 2023. 4. 하순경까지 경남 양산시 D에서 'E요양병원'을 운영한 경력이 있는 자이다.
피고인은 2021. 2. 18.경 위 'C의원' 사무실에서 피해자 F에게 '당신이 소유하고 있는 경남 양산시 D에 있는 3층 건물(이하 '이 사건 건물'이라 한다)을 임대차 기간은 인도일로부터 2026. 1. 31.까지, 보증금은 3억 원(계약 시 1억 원, 2021. 3. 31.까지 2억 원을 각 지급), 월 임대료는 3,000만 원으로 하여 내게 임대하여 주면 그곳에 병원을 개원하여 운영하면서 그 수입으로 보증금과 매월 임대료를 차질없이 지급하겠다'라는 취지로 거짓말을 하였다.
그러나 사실은 피고인은 당시 8억 원 상당의 채무를 부담하고 있었고 그로 인해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대한 진료비 채권에 다수의 압류 등이 진행되어 있었던 반면 별다른 재산이 없어 위 장소에서 병원을 개원하더라도 정상적인 운영이 어려워 피해자에게 위와 같이 보증금이나 월 임대료 등을 지급할 의사나 능력이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위와 같이 피해자를 기망하여 이에 속은 피해자로부터 위 건물을 임차하고도 임대보증금을 지급하지 않은 채 2021. 11.경부터 2023. 4.경까지 모두 18개월 간 합계 5억 4,000만 원(3,000만 원 × 18개월)<1>의 임대료를 납부하지 않
아 동액 상당의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였다.
증거의 요지
피고인의 일부 법정진술
증인 G, F, H의 각 법정진술
F에 대한 각 경찰 진술조서(피고인 대질 부분 포함)
고소장
수사보고[피해자 제출자료 첨부- 부동산임대차계약서('21. 2. 18.자), 임대차계약해지통보서('21. 12. 24.), 내용증명('21. 12. 6.자)], 수사보고[피의자 제출자료 첨부- 수입지출명세서, 총지출내역('21~'22. 1분기), 진료비수납통계, 진료비 집계표, 산재고용보험 '21. 보수총액신고서, 급여대장('22. 1.~'22. 2.), 매입전자세금계산서 합계표('21~'22)], 수사보고(피해자 제출자료 첨부- 압류진료비 채권압류 확인서 사진), 수사보고(압류진료비 현황 첨부), 수사보고(피의자 제출 자료 첨부- 약정서), 수사보고(참고인 H 전화통화), 수사보고(피의자 제출자료 첨부 등- 폐업사실증명, 차용증 2부, 거래내역조회), 수사보고(참고인 I 전화통화), 수사보고[피해자 제출 약정서 초안 첨부- 약정서(초안, '22. 5. 10.자)], 수사보고(피의자 제출 자료 첨부- 압류진료비채권압류 확인서, 심문기일통지서), 수사보고(채권압류현황 첨부), 수사보고(국민건강보험공단의 회신내용 확인), 수사보고(관련 민사신청 사건 진행경과 자료 첨부- 대법원 나의 사건검색 자료)
합의각서('21. 5. 26.자), 공사계약서 등, 금전차용증서('21. 5. 26.자), 의료기관 개설허가증, 채무완제 확인서('22. 9. 23.자), 부동산임대차계약서('21. 5. 31.자), 내용증명('21. 12. 3.자), 상가건물 임대차 표준계약서('20. 9. 9.자), 부동산임대차계약서('21. 2. 18.자), 임대차계약 해지통보서, 주요등기사항요약 및 등기사항 전부증명서 1. 수사보고[피의자 제출자료 첨부- 수입지출명세서, 총지출내역('21~'22. 1분기), 진료비수납통계, 진료비 집계표, 산재고용보험 '21. 보수총액신고서, 급여대장('22. 1.~'22. 2.), 매입전자세금계산서 합계표('21~'22)]
판시 전과: 조회회보서(A), 부산동부지원 2023고단2184 도로교통법위반(음주운전) 판결문, 울산지방법원 2023고단1145 등 근로기준법위반 판결문
법령의 적용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법조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3조 제1항 제2호, 형법 제347조 제1항(포괄하여)
경합범처리
형법 제37조 후단, 제39조 제1항[판시 죄와 판결이 확정된 근로기준법위반죄 등 죄및 도로교통법위반(음주운전)죄 상호간]
정상참작감경
형법 제53조, 제55조 제1항 제3호(아래에 기재한 유리한 정상 참작)
집행유예
형법 제62조 제1항(아래에 기재한 유리한 정상 거듭 참작)
사회봉사명령
형법 제62조의2
피고인 및 변호인의 주장에 대한 판단
주장의 요지
이 사건 임대차계약서는 피해자와 피고인이 공동으로 병원을 운영하기로 하는 약정을 전제로 의료기관개설 허가와 사업자등록을 위해 형식적으로 작성된 것일 뿐이고, 실질적으로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월 임대료를 지급하여야 할 의무 자체가 없었다. 뿐만 아니라, 피해자 또한 피고인에게 경제적 능력이 없다는 점을 잘 알고 있었으므로 피고인이 피해자를 기망한 사실이 없다.
인정사실
이 법원이 적법하게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들이 인정된다.
피해자는 2020. 9. 9. G과 사이에 이 사건 건물을 임대보증금 3억 원, 월 차임 3천만 원(부가가치세 별도), 임대차기간은 2020. 9. 9.부터 2025. 9. 8.까지 5년으로 정하여 임차하기로 하는 임대차계약을 체결하였다(다만, 월 임대료를 3천만 원으로 하되 개원 후 1년간은 병원경영 정상화를 위하여 월 1천만 원을 지급하기로 한다고 정하였다). 피해자는 위 계약체결일인 2020. 9. 9. G으로부터 계약금 1억 원을 지급받았다.
G이 이 사건 건물을 인도받아 병원 개원을 위한 인테리어 공사를 하던 중 피해자와 사이에 건물 수리 문제와 관련한 분쟁이 발생하였고, 이후 계약 해지와 관련한 논의가 이루어졌다.
피해자는 위 나.항과 같이 분쟁이 발생한 이후 2020. 12. 피고인이 운영하던 병원을 방문하여 이 사건 건물에서 병원을 운영해 볼 것을 제안하였고, 피고인이 이를 수락하여 2021. 2. 18. 이 사건 건물에 관하여 임대보증금 3억 원, 월 차임 3천만 원, 임대차기간은 인도일로부터 2026. 1. 31.까지로 정하여 임차하기로 하는 임대차계약(이하 '이 사건 임대차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였다(위 계약 당시 피고인이 건강보험공단에서 받게 될 진료비 채권에 대하여 채권청구금액 합계 4억 7,900만 원 상당의 가압류및 채권청구금액 1,800만 원 상당의 압류가 설정되어 있었고, 채권자 J 및 K에 대하여 합계 2억 8,900만 원 상당의 채무도 있는 상태였다). 피해자와 피고인은 임대차계약의 특약사항으로 다음과 같은 내용을 정하였다.
피해자는 2021. 2. 18.<2> 피고인과 사이에 병원개설 및 운영과 관련한 약정(이하 '이 사건 약정'이라 한다)을 체결하였는바, 그 주요한 내용은 다음과 같다.
피고인은 이 사건 임대차계약 이후인 2021. 3. 11. E병원(이하 '이 사건 병원'이라 한다) 상호로 사업자등록을 마쳤고, 2021. 3. 15.경부터 병원 개설을 위한 준비를 시작하였다.
피고인은 2021. 5. 26. G에게 8천만 원을 지급하고 이 사건 병원 시설 일체를 일괄적으로 인수하기로 하는 내용의 합의각서를 작성하였다. 이때, 피고인은 G이 'P'에 지급해야 할 미지급금 1,740만 원은 P에 직접 지급하고, 나머지 6,260만 원은 2021. 6.30.까지 G의 계좌로 입금하기로 하였다.
한편, 피고인은 위 합의각서 작성일자와 같은 날인 2021. 5. 26. H로부터 1억 4천만 원을 차용하기로 하는 내용의 금전차용증서를 작성하였고, 피해자가 위 금전차용계약에 연대보증하였다(G은 피해자에게 자신이 반환받아야 할 계약금 1억 원을 H에게 지급하여 달라고 요청한 바 있고, 피고인은 위 1억 원에다가 H로부터 4천만 원을 추가로 차용하는 것으로 하여 총 1억 4천만 원에 대한 금전차용계약을 체결하였다).
피고인과 피해자는 2021. 5. 31. 이 사건 건물에 대하여 임대보증금을 종전 3억 원에서 5억 원으로 상향하고, 월 임료는 3천만 원, 임대차기간은 인도일로부터 2026. 5.31.까지로 정하여 새로운 임대차계약(이하 '제2차 임대차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였다.
이 사건 병원은 2021. 7. 9. 의료기관개설허가를 받았고, 2021. 10.경 처음으로 환자를 받아 정상적으로 병원을 운영하기 시작하였다. 2021. 10.부터 2022. 2.까지 이 사건 병원의 총 수입은 618,429,270원(위 다.항에 기재한 바와 같은 사유로 피고인이 건강보험공단에 진료비 채권을 청구할 수 없어 환자부담금만 수익으로 계산되었다)이고,2021년부터 2022년 1분기까지 총 지출내역은 822,164,021원이었다.
피고인은 피해자에게 단 한 차례도 월 임대료를 지급하지 않았고, 피해자는 2021. 12. 3. 피고인에게 월 임료를 지급할 것을 촉구하는 취지의 내용증명 우편을 발송하고,2021. 12. 24. 피고인에게 임대차계약 해지통보서를 발송하였다(피고인은 위 내용증명우편 및 해지통보서에 대하여 어떠한 회신도 하지 않았다).
구체적 판단
이 사건 임대차계약의 효력에 관하여
피고인은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임대차계약서는 피해자과 피고인이 공동으로 병원을 운영하기로 하는 약정을 전제로 의료기관개설 허가와 사업자등록을 위해 형식적으로 작성된 것에 불과하고, 이 사건 약정에 따라 피해자에게 이 사건 병원의 수익금이 발생할 경우 이를 분배할 의무만이 존재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 법원이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피고인과 피해자 사이에 체결된 이 사건 임대차계약은 피고인의 임대료 지급의무를 전제로 하는 실질적인 계약으로 봄이 상당하다.
위 제2의 라.항 기재와 같이 이 사건 약정서 제1항은 "「갑」 은 상기 소재건물을 「을」에게 임대한다. 별도의 건물임대차계약서를 작성한다"고 기재하고 있고, 동 약정서 제4항은 수익 배분의 방법과 관련하여 '월임대료 등 일체의 비용을 제외한 월순수익분을 일정비율로 배분한다'고 정하고 있다. 처분문서인 이 사건 약정서의 내용에 비추어 보면, 피해자와 피고인 사이에 이 사건 건물에 관한 임대차계약과 병원운영및 수익배분에 관한 약정은 별도로 존재하는 것으로서, 수익 배분과 무관하게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월 임료를 지급할 의무가 인정되는 것으로 해석하는 것이 타당하다.
피해자가 종전에 G과 사이에 체결한 임대차계약에서도 임대료를 '월 3,000만 원'으로 정한 바 있고, G 또한 이 법정에서 '위 임대료는 주변의 임대료 시세와 이 사건 건물의 상태 등을 고려하여 피해자와의 합의하에 정한 것'이라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이 사건 임대차계약 상의 월 임대료 3,000만 원이 이 사건 건물의 가치에 비해 과다하다거나 단순히 형식적인 기재에 그친다고 보기 어렵다.
피해자가 위 제2의 자.항 기재와 같이 피고인에게 내용증명 우편 및 임대차계약 해지통보서를 발송하였으나, 피고인은 이에 대해 아무런 답변을 하지 않았다. 피고인의 주장과 같이 이 사건 임대차계약이 형식적인 것에 불과하여 피고인에게 월 임대료 지급 의무가 없는 상황이었다면 이를 적극적으로 항변하는 것이 상식적인 대응이라 할 것임에도 피고인이 아무런 대응을 하지 않아 법적으로 위험한 지위에 놓이는 것을 초래한 것은 선뜻 이해하기 어렵다.
한편, 피해자는 이 법정에서 제2차 임대차계약 체결 이전에 이 사건 임대차계약과 이 사건 약정은 이미 무효가 되었다는 취지로 증언하였다. 그러나 이 사건 임대차계약과 제2차 임대차계약은 임대차보증금의 액수를 제외한 나머지 내용이 사실상 동일한 점, 피해자는 이 사건 임대차계약 체결 당시 피고인으로부터 직접 임대차보증금을 지급받지 않았고 제2차 임대차계약이 체결된 후에도 임대차보증금을 추가로 지급받지 않은 점, 이 사건 임대차계약이 체결된 이후 제2차 임대차계약 체결된 때까지 이 사건 병원의 점유형태나 운영방식, 임대차보증금이나 임대료 지급여부 등 사정변경이 없었던 점, 이 사건 임대차계약서는 피고인과 피해자가 각자 자필 서명한 것에 비해 제2차 임대차계약서상의 피고인과 피해자의 이름 및 서명은 그 필체가 동일한 것으로 확인되는 등 이전의 임대차계약에 비해 간이한 방식으로 작성된 것으로 보이는 점, 이 사건 임대차계약 체결 이후에 피고인이 자신을 대표자로 하는 사업자등록을 마쳤는데 그 이후에 피해자가 위 등록을 말소할 것을 요구하는 등의 사정이 확인되지 않는 점, 피고인이 수사기관에서 "실질적인 계약 내용은 최초 작성한 보증금 3억 원, 월세 3,000만 원인가요"라는 질문에 "네, 맞습니다"라고 답변하였던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제2차 임대차계약은 피고인의 변소와 같이 투자유치나 금융기관 대출 용도로 체결한 형식적인 계약인 것으로 보일 뿐이고 위 계약의 체결 이전에 기존의 이 사건 임대차계약이 무효가 되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피고인에게 편취의 고의가 있었는지 여부<3>
앞에서 채택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아래와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피해자가 이 사건 임대차계약 체결 당시 피고인의 채무 상황 등에 대하여 알고 있었다고 보기 어렵고, 피고인은 피해자에게 자신의 신용상태를 알리지 않은 상태에서 이 사건 임대차계약을 체결한 사실이 인정된다. 따라서 피고인에 대하여 편취의 고의를 인정할 수 있다.
피해자는 수사기관에서 '피고인이 해운대에서 암 요양병원을 운영하고 있었기 때문에 재산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었다'고 진술한 바 있다. 피고인 또한 수사기관에서위 제2의 다.항 기재와 같이 다액의 채무가 있는 상태였음을 인정하면서도 이를 피해자에게 알리지는 않았다고 진술하였다. 이러한 피고인의 진술에 의하더라도 피해자가
피고인이 건강보험공단에 대한 진료비 청구를 할 수 없는 상황이라거나 피고인이 신용불량자라는 사정을 알지 못한 상태에서 이 사건 임대차계약 및 약정을 체결하였음은 명백하며,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위 사실들을 알리지 않은 것은 기망행위에 해당한다.
G은 이 법정에서 '피해자와 피고인이 수차례 찾아와 이 사건 건물에 대한 임대차계약을 해지해달라고 요청했다. 합의각서를 작성하기 위해 피고인을 만났을 때 피고인이 신용불량자인지 물어보았는데, 피고인과 피해자 모두 피고인의 신용에 문제가 없다고 답하였다. 나중에 보니 피고인의 신용에 문제가 있었다'라는 취지로 증언하였다. 이러한 G의 진술 내용에 비추어 보더라도, 피해자가 만약 피고인이 신용불량자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면 오히려 G과의 기존 계약을 유지하려는 노력을 하는 것이 합리적인 선택이었을 것이지, 신용불량자인 피고인과의 새로운 계약 체결을 위하여 G에게 계약을 해지해 줄 것을 요청할 이유는 없었을 것으로 보인다.
피해자는 피고인이 2021. 10.경부터 환자를 받기 시작하였음에도 월 임대료를 지급하지 않자 이를 의아하게 여기고 피고인의 경제 상황에 대하여 수소문하는 과정에서 '피고인과 같이 일하는 사람들로부터 피고인이 신용불량자라는 얘기를 들었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실제로 피해자는 피고인이 신용불량자라는 사실을 인지하였다는 시점 이후인 2021. 12. 3.에 이르러서야 내용증명 우편을 통하여 월 임대료 지급을 요구하는 등 구체적인 독촉 절차에 나아간 것으로 보이는바, 피해자가 이 사건 임대차계약 체결 당시에는 피고인이 신용불량자라거나 다액의 채무를 지고 있다는 사실 등을 인지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피해자가 이 사건 임대차계약 체결 당시 피고인이 신용불량자라는 사실, 재산압류 내지는 채무내역을 알았더라면 이 사건 임대차계약을 체결하지 않았거나 적어도그와 같은 조건으로 이를 체결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보는 것이 경험칙에 비추어 합리적이다. 또한, 위 제2의 다.항에 기재한 바와 같은 피고인의 재산상태 등에 미루어보면, 피고인의 채무의 액수와 규모는 그 당시 이미 감당하기 어려운 상태에 이르렀음을 알 수 있고, 피고인은 이 사건 임대차계약 체결 당시 피해자에 대한 월 임대료 지급이 어려울 수 있음을 충분히 예상하면서도, 편취의 고의로 기망행위에 나아갔음이 인정된다.
구체적인 편취액의 범위에 관하여
이 사건 공소사실에서는 피고인이 편취한 임대료를 2021. 6.부터 2023. 4.까지 23개월간의 임대료 합계 6억 9,000만 원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이 법원이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피해자는 수사기관에서 '피고인이 보증금이나 월 임대료는 이 사건 병원을 운영하여 얻은 수익으로 지급하겠다'고 하여 이를 믿었다고 진술한 것에 비추어 보면 피해자가 병원이 정상 운영되어 본격적으로 환자를 유치하기 이전까지의 병원 개설 준비 기간 동안에는 병원 수익이 발생하지 않아 월 임대료를 지급받지 못할 가능성이 있음을 예견할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 ② 이 사건 약정서에도 '수익 배분은 병원 개설 허가가 난 달이 포함된 달로부터 3개월 이후에 하기로 한다'고 하여 병원 개설 준비 기간 동안은 수익 배분을 보류하기로 한 사정도 확인되는 점, ③ 피고인 또한 2021. 10. 첫 환자를 유치하기 이전까지는 고정적인 지출만이 발생하였을 뿐 전혀 수익이 날 수 없는 구조였다고 진술한 점, ④ 피해자는 앞선 G과의 계약 당시에도 병원이 정상 운영될 때까지 1년간은 월 임대료를 1천만 원으로 하기로 약정한 바 있고, 피고인 또한 이 법정에서 "일단 (병원이) 정상화되면, 물론 안 될 수도 있겠지만 일단은 된다고 보고, 정상화되고 나서는 월세조로 드린다고 구두로도 되어 있었습니다"라고 하여 병원이 정상 운영되는 시점 이후부터 월 임대료를 지급하기로 구두 약정하였다고 밝히기도 한 점, ⑤ 피해자가 2021. 12. 이전까지는 피고인에 대하여 월 임대료를 지급할 것을 명시적으로 독촉한 사실이 확인되지 않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 이 사건 병원에 환자를 유치하기 시작한 2021. 10. 이전의 임대료, 즉 2021. 6.부터 2021. 10.까지의 임대료 합계 1억 5,000만 원(3,000만 원 x 5개월)는 이 사건 임대차계약에 따라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지급하여야 할 의무가 있다고 단정하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결국이 사건 사기 범행으로 인한 편취액은 이 사건 병원에 환자를 유치한 달의 다음 달인 2021. 11.부터 2023. 4.까지 임대료 합계 5억 4,000만 원(3,000만 원 x 18개월)로 봄이 타당하다.
양형의 이유
법률상 처단형의 범위: 징역 1년 6개월~15년
양형기준에 따른 권고형의 범위: 판시 죄는 판결이 확정된 판시 범죄전력 기재 각 죄들과 형법 제37조 후단 경합범 관계에 있으므로, 이 사건에는 양형기준이 적용되지 않는다.
선고형의 결정
피고인은 자신의 변제능력에 관해 속인 채 피해자로부터 이 사건 건물을 임차하여 상당한 기간 동안 암 전문 요양병원을 운영하면서 단 한 차례도 월 임대료를 지급하지 않아 피해자에게 심각한 경제적 손실을 입혔다. 그럼에도 피고인은 현재까지 피해 금액을 전혀 변제하지 못하였고, 피고인의 경제적 상태 등에 비추어 볼 때 향후에도 완전한 피해 회복이 이루어질 수 있을지 여부가 불투명하다.
다만, 피해자가 이 법정에서 피고인에 대한 처벌불원의 의사표시를 한 점, 피고인이 적극적으로 이 사건 편취 범행을 계획한 것으로 보이지는 않고 피해자로부터 선제적인 제안을 받은 후 이에 응하여 임대차계약을 체결한 것이어서 범행 경위에 일부 참작할 만한 사정이 있는 점, 피고인이 의사로서 경제 활동을 지속하여 최대한 피해 회복을 위해 노력할 것임을 다짐하고 있는 점, 판결이 확정된 판시 범죄전력 기재 범행들과 동시에 판결할 경우와의 형평을 고려할 필요가 있는 점 등을 유리한 정상으로 참작하고, 그 밖에 피고인의 연령, 성행, 환경, 범행의 동기와 수단, 결과, 범행 후의 정황 등이 사건 기록 및 변론에 나타난 모든 양형요소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주문과 같이 형을 정한다.
무죄부분
이 부분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이 판시 범죄사실 기재와 같이 피해자를 기망하여 이에 속은 피해자로부터 이 사건 건물을 임차하고도 임대보증금을 지급하지 않은 채 2021. 6.경부터 2021. 10.경까지 모두 5개월 간 합계 1억 5,000만 원(3,000만 원 × 5개월)의 임대료를 납부하지 않아 동액 상당의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였다.
판단
이 부분 공소사실은 피고인 및 변호인의 주장에 대한 판단 제3의 다.항 기재와 같이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 이를 인정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으므로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여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의하여 무죄를 선고하되, 이와 포괄일죄로 기소된 판시 기재 범죄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이상 주문에서 따로 무죄를 선고하지 아니한다.
판사 장기석(재판장) 한혜진 민지환
각주1) 뒤에서 보는 바와 같이, 이 사건 공소사실 중 2021. 6.부터 2021. 10.까지의 임대료 합계 1억 5천만 원에 대하여는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 해당하여 무죄를 선고한다.
각주2) 약정서에는 그 작성일자가 '2020. 2. 18.'로 기재되어 있으나, 이는 '2021. 2. 18.'의 오기인 것으로 보인다.¦
각주3) 피고인의 변호인은 피고인의 변제능력에 관하여는 다투지 않고 임대차계약의 효력에 대하여만 다툰다고 밝힌 바 있고(제6회 공판조서), 피해자 또한 피고인의 변제능력이 없었음을 알고 있었다는 취지로 변론하고 있는바, 이에 관하여 중점적으로 살펴본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