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처분의 경위
원고는 1007. 10. 20. 부산광역시 부산진구(이하 '부산진구'라 함) B과에 지방운전원(10등급)으로 임용되어, 2022. 7. 25.부터 부산진구 C 주민센터(이하 '이 사건 센터'라 함)에서 지방행정주사보로 근무 중이다.
이 사건 센터에서 자활근로 복지도우미로 근무하고 있는 D(이하 '피해자'라 함는 2023. 2. 16. 원고가 2022. 12.경부터 2023. 1.경까지 사이 이 사건 센터 사무실의 좁은 통로에서 3차례 자신의 신체를 접촉하고, 2023. 2. 1. 20:26경 자신에게 사적으로 전화하는 등 성희롱 하였다는 내용의 피해신고를 하였고, 부산진구청은 2023. 2. 22.부터 2023. 3. 7.까지 위 피해신고에 대하여 조사(이하 '이 사건 조사'라 함)를 진행하였다.
부산진구 성희롱·성폭력 고충심의위원회(이하 '고충심의위원회'라 함)는 2023. 3. 20. 심의를 개최하여 원고의 행위를 성희롱으로 인정하였고, 피고는 2023. 4. 17. 원고가 지방공무원법 제55조(품위유지의 의무)를 위반하였다는 이유로 부산광역시인사위원회(이하 '인사위원회'라 함)에 원고에 대한 중징계 의결을 요구하였다. 인사위원회는 2023. 5. 17. 원고에 대한 정직 1월 처분을 의결하였고, 이에 따라 피고는 2023. 6. 7. 원고에게 정직 1월 처분을 통지하였다.
원고는 2023. 6. 15. 부산광역시소청심사위원회(이하 '소청심사위원회'라 함)에 정직 1월 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소청을 하였고, 소청심사위원회는 2023. 9. 8. 다음과 같은 이유로 원고에 대한 처분을 감봉 3월로 변경하는 결정을 하였다.
이에 따라 피고는 2023. 9. 27. 원고에게 감봉 3월의 소청위원회 심사 결정사항을 통보하였다(이하 변경된 감봉 3월의 징계처분을 '이 사건 처분'이라 함).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제1호증 내지 갑제3호증, 갑제10호증, 을제1호증, 을제2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각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음)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본안 전 항변에 대한 판단
피고의 주장
지방공무원법 제20조의2에 의하면 징계처분에 대한 행정소송은 소청심사위원회의 심사·결정을 거치지 않으면 제기할 수 없는바, 위 소청심사위원회의 심사·결정을 거치지 않은 이 사건 소는 부적법하다.
판단
지방공무원법 제20조의2에서는 본인의 의사에 반한 불리한 처분에 관한 행정소송은 심사위원회의 심사·결정을 거치지 아니하면 제기할 수 없다고 정하고, 제67조 제3항에서는 공무원이 제1항에서 정한 처분 외에 본인의 의사에 반하는 불이익처분을 받았을 때에는 그 처분이 있은 것을 안 날부터 30일 이내에 심사위원회에 그 처분에 대한 심사를 청구할 수 있는 것으로 정하고 있으나, 제소 당시에 비록 전치요건을 구비하지 못한 위법이 있다 하여도 사실심 변론종결당시까지 그 전치요건을 갖추었다면 그 흠결의 하자는 치유된다고 할 것이다(대법원 1987. 9. 22. 선고 87누176 판결 등 참조).
그런데 앞서 인정한 바와 같이 원고는 이 사건 처분일로부터 30일이 경과하기 전인 2023. 6. 15. 소청심사 청구를 하였고, 이 사건 변론종결일 전에 소청심사 결정이 이루어진 이상, 당초 소청심사위원회의 심사·결정을 거치지 아니한 채 이 사건 소를 제기하였던 하자는 치유되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그러므로 피고의 본안 전 항변은 이유 없다.
이 사건 처분의 적법 여부에 대한 판단
원고의 주장
처분사유 부존재 주장
원고는 좁은 통로를 지나면서 피해자의 신체에 우연히 접촉하게 된 것일 뿐 성희롱에 해당하는 신체접촉을 하지 않았다.
원고와 피해자 사이의 전화통화는 일상적인 대화였고 성희롱으로 볼만한 대화내용은 없었다.
따라서 이 사건 처분은 처분사유가 인정되지 않으므로 위법한 처분으로 보아야 한다.
재량권 일탈·남용 주장
설령 이 사건 처분사유가 인정된다고 하더라도 원고가 피해자의 신체를 접촉한 것은 우연 또는 실수에 의한 것이었고, 위법한 행위로 평가되거나 사회적으로 비난받을 행위로 볼 수 없다. 원고는 25년 넘게 공무원의 명예를 지키고 공무원이라는 자긍심을 가지고 생활하여 왔는데, 이 사건 처분으로 인해 직장과 가정에서 심한 불명예를 겪게 되었고, 경제적 손실뿐만 아니라 향후 승진에서도 불이익을 받게 된다. 따라서 이 사건 처분에는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은 것이므로,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위법이 있다.
관계 법령
별지 기재와 같다.
처분사유 부존재 주장에 대한 판단
관련 법리
성희롱이란 업무, 고용, 그 밖의 관계에서 국가기관 · 지방자치단체, 각급 학교, 공직유관단체 등 공공단체의 종사자, 직장의 사업주·상급자 또는 근로자가 ① 지위를 이용하거나 업무 등과 관련하여 성적 언동 또는 성적 요구 등으로 상대방에게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끼게 하는 행위, ② 상대방이 성적 언동 또는 요구 등에 따르지 아니한다는 이유로 불이익을 주거나 그에 따르는 것을 조건으로 이익 공여의 의사표시를 하는 행위를 하는 것을 말한다[양성평등기본법 제3조 제2호,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 제2조 제2호, 국가인권위원회법 제2조 제3호 (라)목 등 참조]. 여기에서 '성적 언동'이란 남녀 간의 육체적 관계나 남성 또는 여성의 신체적 특징과 관련된 육체적, 언어적, 시각적 행위로서 사회공동체의 건전한 상식과 관행에 비추어 볼 때, 객관적으로 상대방과 같은 처지에 있는 일반적이고도 평균적인 사람으로 하여금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끼게 할 수 있는 행위를 의미한다. 성희롱이 성립하기 위해서는 행위자에게 반드시 성적 동기나 의도가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당사자의 관계, 행위가 행해진 장소 및 상황, 행위에 대한 상대방의 명시적 또는 추정적인 반응의 내용, 행위의 내용 및 정도, 행위가 일회적 또는 단기간의 것인지 아니면 계속적인 것인지 등의 구체적 사정을 참작하여 볼 때, 객관적으로 상대방과 같은 처지에 있는 일반적이고도 평균적인 사람으로 하여금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낄 수 있게 하는 행위가 있고, 그로 인하여 행위의 상대방이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꼈음이 인정되어야 한다. 또한 '지위를 이용하거나 업무 등과 관련하여'라는 요건은 포괄적인 업무관련성을 나타낸 것으로서 업무수행의 기회나 업무수행에 편승하여 성적 언동이 이루어진 경우뿐 아니라 권한을 남용하거나 업무수행을 빙자하여 성적 언동을 한 경우도 이에 포함된다고 할 것이고, 어떠한 성적 언동이 업무관련성이 인정되는지 여부는 쌍방 당사자의 관계, 행위가 행해진 장소 및 상황, 행위의 내용 및 정도 등의 구체적 사정을 참작하여 판단하여야 할 것이다(대법원 2006. 12. 21. 선고 2005두13414 판결, 대법원 2018. 4. 12. 선고 2017두74702 판결 등 참조).
추가로 인정되는 사실
이 사건 센터 사무실 모습 및 피해자 자리의 위치는 다음과 같다.
피해자는 2023. 2. 22. 이 사건 조사에서 다음과 같이 진술하였다.
피해자는 위 진술을 하면서 두 번째 및 세 번째 신체접촉 이후 이 사건 센터의 다른 직원들에 대해 원고의 신체접촉 사실을 알렸다고 진술하였고, 피해자가 위 사실을 알렸다고 한 이 사건 센터의 직원들은 이 사건 조사에서 피해자의 진술과 부합하는 진술을 하였다.
원고는 2023. 3. 2. 이 사건 조사에서 다음과 같이 진술하였다.
한편, 원고는 2023. 3. 20. 다음과 같이 기재된 추가 진술서를 제출하였다.
피해자는 2023. 3. 20. 개최된 고충심의원회 심의에 참석하여 다음과 같이 진술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제6호증, 을제3호증 내지 을제7호증의 각 기재 및 영상, 변론 전체의 취지
구체적 판단
원고의 피해자에 대한 신체접촉 행위에 대한 판단
살피건대, 앞서 인정된 사실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의 사정, 즉 ① 이 사건 센터의 사무실 통로는 매우 좁아서 두 명이 동시에 지나가는 경우 주의를 기울이지 않으면 신체접촉이 이루어질 가능성이 높고, 원고는 평소 이 점에 대해 인식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 ② 피해자의 진술은 신체접촉이 일어난 당시의 상황에 대해 매우 구체적이고 일관되고, 이 사건 센터의 다른 직원들도 피해자의 진술에 부합하는 진술을 하였다는 점에서 믿을 만 한 점, ③ 원고는 짧은 기간 동안 세 차례에 걸쳐 피해자의 신체를 접촉하였는데, 이는 의도적인 행동이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이는 점, ④ 원고가 부딪친 피해자의 신체 부위가 민감한 부위인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의 행위는 객관적으로 상대방과 같은 처지에 있는 일반적이고도 평균적인 사람으로 하여금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낄 수 있게 하는 행위로서, 성희롱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원고의 피해자에 대한 전화통화에 대한 판단
살피건대, 피해자의 진술에 의하더라도 원고가 전화통화에서 피해자에게 한 말이 성적 언동이었던 것으로 보기는 어렵고, 원고가 업무가 종료된 후 피해자에게 불필요한 전화통화를 한 것에 대해 피해자로서는 불쾌감을 느꼈을 수도 있으나, 이로 인해 피해자가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낀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다.
따라서 원고의 피해자에 대한 전화통화는 성희롱에 해당하는 것으로 보기는 어려운바, 이 사건 처분 중 위 행위가 성희롱에 해당함을 전제로 원고가 품위유지 의무를 위반하였다고 본 부분은 위법하다.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있다.
재량권 일탈·남용 주장에 대한 판단
관련 법리
공무원인 피징계자에게 징계사유가 있어 징계처분을 하는 경우 어떠한 처분을 할 것인가는 징계권자의 재량에 속하고, 징계권자가 재량권의 행사로 한 징계처분은 그것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재량권을 남용한 것이라고 인정되는 경우에 한하여 위법하다 할 것이다. 공무원에 대한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었다고 하려면 구체적인 사안에 따라 징계의 원인이 된 비위사실의 내용과 성질, 징계에 의하여 달성하려고 하는 행정목적, 징계 양정의 기준 등 여러 요소를 종합하여 고려할 때 그 징계 내용이 객관적으로 명백히 부당하다고 인정되어야 한다(대법원 2016. 1. 28. 선고 2015두53015 판결 등 참조).
제재적 행정처분의 기준이 부령의 형식으로 규정되어 있더라도 그것은 행정청 내부의 사무처리준칙을 정한 것에 지나지 아니하여 대외적으로 국민이나 법원을 기속하는 효력이 없고, 당해 처분의 적법 여부는 위 처분기준만이 아니라 관계 법령의 규정 내용과 취지에 따라 판단되어야 하므로, 위 처분기준에 적합하다고 하여 곧바로 당해 처분이 적법한 것이라고 할 수는 없다. 그러나 위 처분기준이 그 자체로 헌법 또는 법률에 합치되지 아니하거나 위 처분기준에 따른 제재적 행정처분이 그 처분사유가 된 위반행위의 내용 및 관계 법령의 규정 내용과 취지에 비추어 현저히 부당하다고 인정할 만한 합리적인 이유가 없는 한 섣불리 그 처분이 재량권의 범위를 일탈하였거나 재량권을 남용했다고 판단해서는 안 된다(대법원 2014. 1. 29. 선고 2013두19882 판결 등 참조).
구체적 판단
위와 같은 법리에 비추어, 앞서 본 인정된 사실과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고려하면, 원고가 주장하는 모든 사정들을 고려하더라도, 이 사건 처분이 재량권의 범위를 일탈하였다거나 재량권을 남용한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원고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소청심사위원회도 이 법원의 판단과 동일하게 원고의 피해자에 대한 신체접촉행위는 성희롱으로 인정하는 한편, 피해자와의 전화통화 행위는 성희롱으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하였고, 이를 전제로 원고가 주장하고 있는 사유들을 고려하여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에 대한 종전의 정직 1월 처분을 감봉 3월 처분으로 변경하였다.
구 지방공무원 징계규칙(2024. 9. 19. 행정안전부령 제515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조 제1항은 '인사위원회는 징계혐의자의 비위(非道) 유형, 비위 정도 및 과실의 경중과 혐의 당시 직급, 비위행위가 공직 내외에 미치는 영향, 수사 중 공무원의 신분을 감추거나 속인 정황, 평소 행실, 공적(功績), 뉘우치는 정도, 규제개혁 및 국정과제 등 관련 업무 처리의 적극성 또는 그 밖의 사정 등을 고려하여 별표 1의 징계기준, 별표 1의2의 초과근무수당 및 여비 부당수령 징계기준, 별표 2의 청렴의무 위반 징계기준, 별표 2의2의 성폭력 등 성 관련 비위 사건 징계기준, 별표 3의 음주운전 징계기준 및 별표 4의 징계부가금 부과기준에 따라 징계 또는 징계부가금 사건을 의결해야 한다'고 정하고 있고, 위 시행규칙 [별표 2의2]에 의하면, 지방공무원이 양성평등기본법 제3조 제2호에 따른 성희롱 행위를 한 경우 비위의 정도가 심하고 경과실이거나, 비위의 정도가 약하고 중과실인 경우 '강등~정직' 처분을, 비위의 정도가 약하고 경과실인 경우 '감봉~견책' 처분을 하는 것으로 정하고 있다. 따라서 이 사건 처분은 위 기준에 부합하거나 오히려 그보다 가벼운 처분에 해당한다. 또한 이 사건에 적용되는 징계양정 기준 자체가 헌법 또는 법률에 합치되지 아니하거나 현저하게 부당하다고 볼 만한 사정도 없다.
원고의 성희롱 행위는 여러 차례 이루어졌으므로 피해자가 느꼈을 성적 굴욕감 또는 혐오감이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원고의 행위를 징계함으로써 근무 기강과 질서를 회복하고 피해자를 구제하며 올바른 근무환경을 만드는 것은 매우 중요한 공익으로서 이로 인하여 침해되는 원고의 사익보다 크다.
결론
따라서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기각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천종호(재판장) 강태규 우희성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