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지방법원판결

부산지방법원 2024. 5. 22. 선고 2023나41796 판결

주문

1.

피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2.

항소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3.

제1심 판결의 주문 제1항은 이 법원에서의 청구의 감축에 따라 다음과 같이 변경되었다.

피고는 원고에게 14,115,161원 및 이에 대하여 2020. 4. 28.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20%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제3항 기재와 같다(원고는 이 법원에서 청구취지를 감축하였다.).

2.

항소취지

제1심 판결을 취소한다.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원고는 1995. 4. 12.부터 2014. 9. 30.까지 C이 운영하는 C 세무회계사무소에서 근무하였다.

나.

피고는 조세에 대한 신고, 신청, 청구를 주된 목적으로 하는 세무법인으로서 2014. 9. 26. 법인설립등기를 마쳤다. C은 위 법인설립등기시부터 현재까지 피고의 대표이사로 재직 중이다.

다.

원고는 2014. 10. 1.부터 피고 법인에서 근무하다가 2020. 4. 13. 퇴직하였다.

라.

이후 원고가 피고의 대표이사인 C을 상대로 연차수당 등을 지급받지 못하였다는 내용의 진정을 제기하여 C은 근로기준법위반,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으로 기소되었다. 위 사건에서 제1심 법원은 2023. 2. 15. C 세무회계사무소와 피고가 실질적으로 동일한 사업체이고, 원고의 연차 발생일수를 산정하는 데 기초가 되는 근무기간에 C 세무회계사무소에서 근무한 기간도 포함되어야 함을 전제로, C에 대하여 원고에게 15,142,935원(=연차유급휴가 수당 미지급분 9,218,496원 + 2020. 4.분 임금 1,183,000원 + 미지급 퇴직금 4,741,439원)을 그 지급기일 내에 지급하지 아니하였다는 등의 범죄사실로 벌금 400만원의 형을 선고하였다(부산지방법원 2020고정1445).

마.

이에 대하여 C이 항소하였는데, 항소심 법원은 위 범죄사실 외에 C의 사문서위조 및 위조사문서행사의 범죄사실을 병합하여 심리하였다. 항소심 법원은 2023. 11. 9. 위 각 공소사실을 모두 유죄로 인정하고 C에 대하여 벌금 1000만 원의 형을 선고하였다[부산지방법원 2023노820, 2562(병합)]. 이에 대하여 C이 다시 불복하여 상고하였으나 2024. 4. 12. 상고가 기각됨으로써(대법원 2023도16851), 위 항소심 판결은 그대로 확정되었다(이하 위 일련의 형사사건을 ‘관련 형사사건’이라 하고, 확정된 위 항소심 판결을 ‘관련 형사판결’이라 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 3, 11, 15, 20, 23, 24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

2.

당사자들의 주장

가.

원고의 주장

C 세무회계사무소와 피고는 실질적으로 동일한 사업체에 해당하므로 연차 발생일수를 산정하는 데 기초가 되는 근무기간에 피고에서 근무한 기간뿐만 아니라 C 세무회계사무소에서 근무한 기간도 포함되어야 하고, 원고가 연간 12일 전후로 부여받은 휴가는 세무업무 특성상 업무량이 많은 달의 초과근무, 휴일근무를 보상하기 위한 보상휴가이다. 따라서 피고는 퇴직금 등 합계액인 14,115,161원(=연차유급휴가 수당 미지급분 8,837,282원 + 2020. 4.분 임금 1,183,000원 + 미지급 퇴직금 4,094,879원) 및 그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나.

피고의 주장

피고는 C 세무회계사무소와 피고는 엄연히 독립된 권리주체이고 동일성이 없어 원고와의 근로관계는 단절되었고, 원고가 주장하는 연간 12일 전후의 휴가는 보상휴가가 아니라 연차 유급휴가에 해당하므로 원고는 주어진 유급휴가 일수를 모두 소진하였다. 따라서 피고가 원고에게 지급할 연차수당이 존재하지 않는다.

3.

고용계속 여부

갑 제3, 11, 15호증, 을 제1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의 사실 내지 사정을 종합하면, C 세무회계사무소와 피고는 실질적으로 동일한 사업체로서 원고의 연차 발생일수를 산정하는데 기초가 되는 근무기간은 피고에서 근무한 기간뿐만 아니라 C 세무회계사무소에서 근무한 기간도 포함되어야 한다.

①

C은 2014. 10. 1. 피고에게 C 세무회계사무소의 세무서비스에 관한 영업권을 양도하였다.

②

C 세무회계사무소는 2014. 9. 1.경 소재지를 기존 ‘부산 중구 D, E호’에서 ‘부산 중구 F, 4층’으로 이전하였고, 2014. 10. 1.경부터는 피고 법인이 위 소재지에서 계속 영업을 하였으므로 결국 사무소와 법인의 소재지는 동일하였다.

③

원고를 포함한 기존 C 세무회계사무소의 직원들이 피고 법인으로의 변경 이후에도 법인 소속 근로자로서 근무를 계속하였고, 업무 내용도 세무보조업무로 기존의 업무와 동일하였을 뿐만 아니라 사업체의 대표자, 주요 거래처도 모두 동일하였다.

④

한편 피고는 원고가 피고 법인으로 변경될 때 퇴직금을 수령하였으므로 기존 근로관계를 단절하고 재입사한 것이라고 주장하나, 원고는 C 세무회계사무소가 피고 법인으로 전환된 시점인 2014. 9. 26.로부터 약 1년이 지난 2015. 9.경 위 금원을 수령하였는바, 이는 원고가 동일한 사업체에서 계속하여 근무하는 것을 전제로 퇴직금을 중간 정산한 것으로 봄이 상당하다. 그 외 피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원고의 근로관계가 단절되었다고 보기 어렵다.

4.

원고가 사용한 휴가가 보상휴가 사용인지 연차 유급휴가 사용인지 여부

앞서 든 증거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비추어 알 수 있는 다음의 사실 내지 사정을 종합하면, 원고가 매년 3월, 5월 등 결산신고 업무 이후에 사용한 휴가는 연차 유급휴가가 아닌 보상휴가로 봄이 타당하다.

①

휴무일을 연차 유급휴가로 대체하기 위해서는 근로기준법 제62조에 따라 사용자와 근로자대표 사이의 서면 합의가 있어야 하는데, 위와 같은 서면 합의를 인정할 아무런 자료가 없다.

②

출퇴근내역상 결산신고 업무 이후의 일정한 시기에 대부분의 근로자들이 같이 휴가를 사용하였는데, 이는 위 휴가가 통상 각 개인의 일정에 맞추어 사용하는 연차 유급휴가가 아니라 근로자들에게 보상의 성격으로 제공된 휴가인 점을 뒷받침한다.

③

또한 위 휴가를 보상휴가가 아닌 연차 유급휴가라고 한다면 피고는 원고에게 매년 3월, 5월 등 결산시기의 추가근무에 대한 수당 등을 지급한 사실이 있어야 하는데, 이러한 수당 등을 지급하지 않은 정황으로 보아서도 위 휴가가 보상휴가의 성격으로 부여된 것으로 보인다.

④

한편 피고는 근로기준법 제57조에 근거하여 원고와 피고 사이에서 위와 같은 휴가 지급을 보상휴가로서 지급한다는 점에 관한 서면에 의한 합의가 없었으므로 위 휴가가 보상휴가일 수 없다고 주장하나, 근로기준법의 편면적 강행규정성에 비추어 볼 때 근로기준법 제57조가 근로자가 자신에게 지급된 휴가가 보상휴가라고 주장하는 경우에 있어서도 반드시 서면합의가 있어야 함을 요구하는 규정이라고 볼 수 없다.

5.

미지급된 임금액 판단

가.

법리

민사재판에 있어서는 형사재판의 사실인정에 구속을 받는 것은 아니라고 하더라도 동일한 사실관계에 관하여 이미 확정된 형사판결이 유죄로 인정한 사실은 유력한 증거자료가 되므로 민사재판에서 제출된 다른 증거들에 비추어 형사재판의 사실 판단을 채용하기 어렵다고 인정되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이와 반대되는 사실은 인정할 수 없다(대법원 2008. 2. 14. 선고 2007다69148, 69155 판결 등 참조).

나.

판단

1)

위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관련 형사사건의 1심 및 항소심법원이 ‘피고 법인이 원고에게 연차유급휴가 수당 9,218,496원, 2020. 4.분 임금 1,183,000원, 퇴직금 4,741,439원을 각 미지급하였다’는 사실을 인정한 후 이를 기초로 C에 대하여 유죄판결을 선고하여 항소심 판결이 확정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다. 관련 형사판결에서 인정된 사실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민사재판인 이 사건에서도 유력한 증거자료가 되어 이를 함부로 배척할 수 없는바, 위 인정사실에 따르면 피고가 원고를 상대로 체불한 임금액은 위 각 금액의 합계액인 15,142,935원이며 피고가 제출한 증거자료들만으로는 관련 형사판결의 사실인정의 증명력을 번복할 정도의 특별한 사정이 존재한다고 보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2)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원고가 구하는 바에 따라 14,115,161원<1> 및 이에 대하여 원고가 퇴직한 날로부터 14일이 지난 다음날인 2020. 4. 28.부터 다 갚는 날까지 근로기준법이 정한 연 20%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6.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여야 할 것인바,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하여 정당하므로 피고의 항소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고, 제1심 판결의 주문 제1항은 이 법원에서의 청구의 감축에 따라 주문 제3항과 같이 변경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상균(재판장) 고종영 금덕희

각주1) 다만, 원고는 4일의 연차 사용을 인정하면서, 이를 반영하여 당심에서 청구금액을 15,142,935원에서 14,115,161원으로 일부 감축하였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