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지방법원판결

부산지방법원 2025. 1. 15. 선고 2023나69282 판결

주문

1.

이 법원에서 확장된 청구를 포함하여, 제1심판결을 다음과 같이 변경한다.

가.

피고는 원고에게 2,000,000원 및 이에 대하여 2022. 8. 10.부터 2025. 1. 15.까지는 연 5%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각 비율에 의한 금원을 지급하라.

나.

원고의 나머지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총비용 중 90%는 원고가, 나머지는 피고가 각 부담한다.

3.

제1의 가.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원고는 기상청 C기관의 해양수산주사보, 피고는 해양수산주사로서 2019. 6.경부터 ‘D’라는 기상 관측선에서 함께 근무하였다.

나.

피고는 2019. 6. 27. 원고에게 “A주임 그래 수고했고 올라가서 딸딸이도 좀 치고”라고 말하였고(이하 ‘이 사건 제1행위’라 한다), 2019. 5.경에서 2019. 6.경 사이 원고에게 “항문을 깨끗이 씻어라”라고 말하였으며(이하 ‘이 사건 제2행위’라 한다), 2019. 5.경부터 2019. 10.경 사이 원고를 비롯한 직장동료들이 있는 앞에서 기관조정실 내 의자에 한쪽 다리를 올리고 엉덩이를 앞뒤로 흔들며 성행위를 묘사하는 행위를 하였다(이하 ‘이 사건 제3행위’라 한다).

다.

피고는 2019년 가을경 원고와 E(원고의 직장동료)에게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아랍계 여성과 2:1로 성관계를 했었다.”고 말하였다(이하 ‘이 사건 제4행위’라 한다).

라.

피고는 2021. 7. 16. 원고가 근무하는 기관조종실에 “A(원고)야, 내 마음에 아픈 손가락이 너다. 내 맘대로 되면 좋다고 생각했는데 니 맘대로 해도 좋은 것 같다. (중략) 사랑한다.”는 내용의 편지(위 편지의 상세한 내용은 별지 기재와 같다)를 놓아두고 갔다(이하 ‘이 사건 제5행위’라 한다).

마.

원고는 2022. 7.경 ‘혼합형 불안 및 우울장애’ 진단을 받고 2022. 8. 11.부터 2023. 8. 11.까지 1년간 질병을 사유로 휴직하였다. 한편 원고는 2022. 8.경부터 2023. 10.경까지 정신건강의학과에서 진료를 받았으며 위 기간 중 통원진료비로 총 1,227,674원을 지출하였다.

바.

기상청 보통징계위원회는 2022. 12. 26. 이 사건 제1, 2, 3, 5행위를 사유로 하여 피고에 대한 감봉 1월의 징계를 의결하였고, 기상청장은 2023. 1. 13. 이에 따라 피고에게 감봉 1월의 인사명령을 발령하였다. 그러자 피고는 2023. 2. 10. 인사혁신처 소청심사위원회에 소청심사청구를 접수하였고, 소청심사위원회는 2023. 5. 4. 피고에 대한 감봉 1월 처분을 견책으로 변경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7, 17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을 제1, 2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

2.

당사자들의 주장

가.

원고

원고는 피고의 이 사건 각 행위로 인하여 위와 같은 정신장해를 입었고, 그 치료를 위해 위와 같이 1,227,674원을 지출하였다. 또한 원고는 위 질병으로 2022. 8. 11.부터 2023. 8. 11.까지 휴직을 하게 되어 휴직을 하지 않았더라면 받을 수 있었던 급여를 받지 못하는 손해를 입게 되었고, 그 손해액은 42,393,526원[= 70,000,896원(원고가 2021. 1.부터 2022. 7.까지 받은 월 평균 급여 실수령액인 5,833,408원 × 12개월) – 원고가 휴직기간 동안 받은 급여액 27,607,370원]이다. 나아가 피고는 원고의 정신적 손해를 금전적으로 위자할 의무가 있고, 그 위자료 금액은 10,000,000원이 적정하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53,621,200원(= 적극적 손해 1,227,674원 + 소극적 손해 42,393,526원 + 위자료 10,000,000원) 및 이에 대하여 이 사건 각 행위 후인 2022. 8. 10.<1>부터의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나.

피고

이 사건 각 행위는 성희롱에 해당하지 아니하여 원고에 대한 불법행위라 볼 수 없다. 또한 불법행위가 인정된다 할지라도 이 사건 각 행위와 원고의 정신과 진료비(적극적 손해) 및 휴직으로 인하여 받지 못한 급여(소극적 손해)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존재한다고 볼 수도 없다. 그리고 이 사건 제1 내지 4행위를 원인으로 한 손해배상채권은 각 행위가 있었던 시점으로부터 민법 제766조 제1항에 의하여 3년의 소멸시효기간이 경과하여 그 소멸시효가 모두 완성되었다.

3.

손해배상청구권의 발생

가.

관련 법리

성희롱이란 업무, 고용, 그 밖의 관계에서 국가기관·지방자치단체, 각급 학교, 공직유관단체 등 공공단체의 종사자, 직장의 사업주·상급자 또는 근로자가 ① 지위를 이용하거나 업무 등과 관련하여 성적 언동 또는 성적 요구 등으로 상대방에게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끼게 하는 행위, ② 상대방이 성적 언동 또는 요구 등에 따르지 아니한다는 이유로 불이익을 주거나 그에 따르는 것을 조건으로 이익 공여의 의사표시를 하는 행위를 하는 것을 말한다[양성평등기본법 제3조 제2호,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 제2조 제2호, 국가인권위원회법 제2조 제3호 (라)목 등 참조]. 여기에서 ‘성적 언동’이란 남녀 간의 육체적 관계나 남성 또는 여성의 신체적 특징과 관련된 육체적, 언어적, 시각적 행위로서 사회공동체의 건전한 상식과 관행에 비추어 볼 때, 객관적으로 상대방과 같은 처지에 있는 일반적이고도 평균적인 사람으로 하여금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끼게 할 수 있는 행위를 의미한다. 성희롱이 성립하기 위해서는 행위자에게 반드시 성적 동기나 의도가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당사자의 관계, 행위가 행해진 장소 및 상황, 행위에 대한 상대방의 명시적 또는 추정적인 반응의 내용, 행위의 내용 및 정도, 행위가 일회적 또는 단기간의 것인지 아니면 계속적인 것인지 등의 구체적 사정을 참작하여 볼 때, 객관적으로 상대방과 같은 처지에 있는 일반적이고도 평균적인 사람으로 하여금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낄 수 있게 하는 행위가 있고, 그로 인하여 행위의 상대방이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꼈음이 인정되어야 한다(대법원 2018. 4. 12. 선고 2017두74702 판결 등 참조).

나.

구체적 판단

1)

인정되는 불법행위

앞서 든 증거, 갑 제13 내지 16, 19 내지 22호증, 을 제16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알 수 있는 아래와 같은 사정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이 사건 제4행위는 성희롱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지만, 이 사건 제1 내지 3행위 및 제5행위는 성희롱에 해당하여 불법행위를 구성한다고 봄이 상당하다.

①

이 사건 제4행위는 피고가 자신의 경험담을 원고와 E에게 농담조로 이야기한 것으로 보이는데, 갑 제14호증(질문답변서)의 기재를 보더라도 원고는 당시 상황에 대하여 불편하고 어이가 없었다는 취지로 진술하고 있을 뿐이고, 발언의 경중과 정도, 그에 관한 동료 직원의 진술(을 제16호증 등 참조) 등을 고려하더라도 일반적ㆍ평균적인 사람으로 하여금 성적 수치심 내지 혐오감을 느끼게 할 수 있는 정도의 행위라고 평가하기 어렵다.

②

이 사건 제1 내지 3행위에 관하여 보건대, 이는 자위행위를 연상하게 하거나 개인의 은밀한 영역에 해당하는 신체부위에 관한 발언 또는 구체적인 성행위를 연상하게 하는 행위로서 원고와 같은 처지에 있는 일반적이고 평균적인 사람으로 하여금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끼게 할 수 있는 행위로 평가할 수 있다.

③

이 사건 제5행위에 관하여 보건대, 원고와 피고가 상하급자 관계이고 근무장소가 선박 내로서 협소한 공간이었던 점, 편지의 내용을 보더라도 원고의 성적 정체성과 관련하여 원고 본인이 원하지 않는 불필요한 오해를 불러일으킬 소지가 있는 내용이 기재되어 있는 점 등을 고려할 때, 이는 원고와 같은 처지에 있는 일반적이고 평균적인 사람으로 하여금 성적 수치심 내지 혐오감을 느끼게 할 수 있는 행위로 여겨진다.

2)

소멸시효 완성

피고의 소멸시효 항변에 관하여 살펴본다.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제1, 2, 3, 5행위는 불법행위에 해당하나, 위 각 불법행위는 원고로 하여금 성적 수치심 내지 혐오감을 느끼게 하려는 피고의 일련의 의도 하에 시간적으로 근접하여 계속적으로 이루어진 것으로 보이지는 아니하고 각 행위마다 단발적ㆍ우발적으로 발생한 것으로 보이므로, 각 행위가 독립하여 별개의 불법행위를 구성한다고 봄이 상당하고, 이 사건에 제출된 증거들만으로는 위 각 불법행위를 전체로서 이루어진 하나의 불법행위로 평가하기에 부족하다.

한편,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청구권은 피해자나 그 법정대리인이 그 손해 및 가해자를 안 날로부터 3년간 이를 행사하지 아니하면 시효로 인하여 소멸하는 것이고(민법 제766조 제1항),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제1 내지 3행위는 모두 2019년경에 발생하였는바, 원고는 이 사건 제1 내지 3행위가 각 발생한 당시에 위 행위들로 인한 손해 및 가해자를 알았다고 봄이 상당하다.

나아가 보건대, 원고가 이 사건 제1 내지 3행위가 발생한 날로부터 3년이 경과한 2023. 3. 23. 이 사건 소를 제기한 사실은 기록상 명백하므로 원고의 이 사건 청구 중 이 사건 제1 내지 3행위로 인한 부분은 소멸시효가 완성되었다. 피고의 이 부분 항변은 이유 있다(가정적으로 이 사건 제1 내지 3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청구권의 소멸시효가 완성되지 아니하였다고 보더라도, 위 각 행위들이 모두 2019년에 있었던 점, 그 행위의 태양과 정도 및 아래 제4.항에서 보는 바와 같은 제반 사정 등에 비추어, 원고가 주장하는 손해와 위 각 행위들 사이에 인과관계를 인정하기도 어렵다).

3)

소결

따라서 피고는 이 사건 각 행위 중 소멸시효가 완성되지 아니한 이 사건 제5행위를 원인으로 한 손해배상책임만을 부담한다.

4.

손해배상의 범위

가.

관련 법리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을 지우려면 그 위법한 행위와 원고가 입은 손해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어야 하고, 그 상당인과관계의 유무는 결과발생의 개연성, 위법행위의 태양 및 피침해이익의 성질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1994. 6. 10. 선고 93다30877판결, 대법원 2007. 5. 11. 선고 2004다11162 판결 등 참조).

나.

구체적 판단

1)

앞서 든 증거들과 을 제1, 6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이 사건 제5행위가 발생한 시점은 2021. 7. 16.이고, 원고가 정신건강의학과에서 진료를 받고 치료 및 휴직을 시작한 시점은 그로부터 약 1년 후인 2022. 7.경인 점, ② 소청심사위원회 징계결정서(을 제1호증)에 의하여 알 수 있듯이 원고와 피고 및 다른 직원들 사이의 불화와 다툼 과정에서 이 사건 각 행위가 드러나게 된 것으로 보이는 점, ③ 정신건강의학과 입원 기록지(을 제6호증)를 보면 원고의 정신건강의학과 내원 경위와 관련하여 “2015년부터 사무관이 욕설과 집단 따돌림, 사직을 선동하는 발언을 해서 직장 내에서 입지가 좁아지고 사람들이 나를 싫어하게 되었다고 함”이라고 기재되어 있는데, 피고는 2019. 4. 8. 기상청 C기관 F부 해양수산직 6급으로 최초 임용된 자이므로 원고가 정신건강의학과에서 치료받은 것이 피고의 이 사건 각 행위에서 비롯되었다고 보기 어려운 점, 여기에 앞서 본 바와 같은 이 사건 제5행위의 내용 등을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에서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이 사건 제5행위와 원고의 정신건강의학과 치료비(적극적 손해) 및 휴직기간 상당의 일실수입(소극적 손해)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고 볼 수 없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청구는 이유 없다.

2)

다만, 원고가 이 사건 제5행위로 인하여 정신적 고통을 받았을 것임은 경험칙상 명백하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그로 인한 손해를 금전으로 위자할 의무가 있다. 그리고 이 사건 제5행위에 이르게 된 경위 및 위 행위의 정도 등 여러 사정을 참작하여 위자료 액수를 2,000,000원으로 정한다.

5.

결론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위자료 2,000,000원 및 이에 대하여 불법행위일 이후로서 원고가 구하는 바에 따라 2022. 8. 10.부터 피고가 그 이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하여 항쟁함이 타당하다고 인정되는 이 판결 선고일인 2025. 1. 15.까지는 민법이 정한 연 5%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12%의 각 비율에 의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위 인정범위에서 이유 있어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없어 기각하여야 한다. 제1심판결 중 위 인정금액을 초과하여 지급을 명한 피고 패소 부분은 이와 결론을 달리하여 부당하므로, 원고의 항소를 받아들이지 아니하고 피고의 항소를 일부 받아들여, 제1심판결을 위와 같이 변경한다.

판사 고종영(재판장) 금덕희 이상균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