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지방법원판결

부산지방법원 2024. 10. 24. 선고 2023나70633 판결

주문

1.

원고의 항소와 이 법원에서 추가한 예비적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2.

항소제기 이후의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원고는 택시, 기타 여객 자동차 운송사업 등을 영위하는 회사이고, 피고는 원고 소속의 택시기사이다.

나.

대법원 2019. 4. 18. 선고 2016다2451 전원합의체 판결의 요지는 다음과 같다(이하 ‘관련 전원합의체 판결’이라 한다).

다.

원고와 피고는 2020. 10. 13. 관련 전원합의체 판결과 관련하여 아래와 같은 내용의 합의각서(이하 ‘이 사건 합의각서’라 하고, 이에 따른 합의를 ‘이 사건 합의’라 한다)를 작성하였다. 이에 따라 피고는 원고로부터 합의금 3,000,000원을 수령하였다.

라.

피고는 2023. 1. 26. 원고를 상대로 부산지방법원 2023가소508247호로 체불임금 청구의 소(이하 ‘별건 소송’이라 한다)를 제기하였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원고의 주장

가.

주위적 청구

피고는 이 사건 합의각서에 따라 합의일까지 발생한 임금 및 퇴직금을 비롯하여 향후 발생할 임금 및 퇴직금 등 일체의 임금에 관하여 이의를 제기하지 않기로 하였음에도 이를 위반하여 관련 소송을 제기하였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이 사건 합의각서에서 정한 위약벌로 15,000,000원(= 합의금 수령액 3,000,000원 × 5배)을 지급하여야 한다.

나.

예비적 청구

만일 이 사건 합의 중 합의일 이후 장래 발생할 임금 및 퇴직금 부분이 무효라면 민법 제137조 본문에 따라 이 사건 합의 전체가 무효이다. 또한 C노동조합 부산지역본부와 D운송사업조합 사이에 체결된 소정근로시간 단축에 관한 임금협정(이하 ‘소정근로시간 단축합의’라 한다)이 유효하므로, 이 사건 합의 당시 원고가 피고에게 지급하여야 할 최저임금 미달분은 존재하지 않는다. 그렇다면 위와 같은 최저임금 미달분(합의일로부터 소급하여 과거 3년분)이 있음을 전제로 한 이 사건 합의는 부분적으로도 효력이 없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합의금으로 수령한 3,000,000원을 부당이득으로 반환하여야 한다.

3.

주위적 청구에 대한 판단

이 법원이 이 부분에서 설시할 이유는 아래와 같이 일부 고쳐 쓰는 것 외에는 제1심 판결 이유 제2항 기재와 같으므로, 민사소송법 제420조 본문에 의하여 이를 인용한다. 【고쳐 쓰는 부분】

○

제2면 제19행의 “살피건대”를 “위 인정사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바와 같이”로 고친다.

○

제3면 제5행의 “위 부산지방법원 2023가소508247호 임금청구 소송”을 “관련 소송”으로 고친다.

○

제3면 제7행의 “표시하였다”를 “표시하였음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다”로 고친다.

4.

예비적 청구에 대한 판단

가.

위 주위적 청구에 대한 판단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이 사건 합의를 합의일 기준 장래 발생할 일체의 임금 및 퇴직금을 포함하여 재판상 청구권을 포기하고 이에 위반하면 위약벌을 가하기로 하는 취지의 약정으로 해석한다면, 그 부제소(위약벌) 합의는 근로기준법 등의 강행규정에 위반되어 효력이 없다.

나아가 앞서 든 증거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원고와 피고는 장래 발생할 임금 및 퇴직금 부분에 관한 위 합의가 무효임을 알았더라도 이미 구체적으로 지급청구권이 발생한 임금 및 퇴직금 부분에 관한 합의를 하였을 것으로 봄이 상당하므로, 이 사건 합의 중 위와 같이 효력이 없는 부분을 제외한 나머지 부분은 유효하다.

①

이 사건 합의일 이전에 이미 구체적으로 지급청구권이 발생한 임금 및 퇴직금은 근로자인 피고가 자유롭게 처분할 수 있고, 이 사건 합의각서가 근로자인 피고의 자유로운 의사에 따라 작성된 이상 이 부분에 대한 포기, 부제소 합의 및 위약벌 약정은 유효하다.

②

원고는 장래 발생할 일체의 임금 및 퇴직금까지 모두 위약벌 약정의 대상으로 하였기 때문에 다른 지역의 동종 업체들보다 합의금을 대폭 상향하였다고 주장하나, 이 사건 합의 당시 피고의 장래 근무기간이 확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어느 시점을 기준으로 합의금을 산정하였는지, 그 계산 근거가 어떠한지 등을 전혀 특정하지 못하고 있다.

③

근로기준법 제15조 제1항은 “이 법에서 정하는 기준에 미치지 못하는 근로조건을 정한 근로계약은 그 부분에 한정하여 무효로 한다.”라고 규정하고, 같은 조 제2항은 “제1항에 따라 무효로 된 부분은 이 법에서 정한 기준에 따른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위 각 규정은 근로기준법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개별적 노사 간의 합의라는 형식을 빌려 근로자로 하여금 근로기준법에서 정한 기준에 미치지 못하는 근로조건을 감수하도록 하는 것을 저지함으로써 근로자에게 실질적으로 최소한의 근로조건을 유지시켜 주기 위한 것이다(대법원 2019. 11. 28. 선고 2019다261084 판결 참조). 근로기준법 제34조의 퇴직금 제도에 관하여도 위 근로기준법 제15조가 적용되며, 최저임금법도 제6조 제3항에서 같은 취지의 규정을 두고 있다. 이에 비추어 볼 때, 이 사건 합의가 장래 발생할 임금 및 퇴직금 부분에 한정하지 않고 이미 구체적으로 지급청구권이 발생한 임금 및 퇴직금 부분까지 전체적으로 무효가 된다고 보기도 어렵다.

나.

한편, 원고는 피고와 같은 근로자들이 관련 전원합의체 판결에 따라 원고를 상대로 임금 소송을 제기할 경우 그 결과에 따라 임금 지급 의무를 부담할 수도 있을 것으로 예상되자, 이를 소송에 의하지 않고 해결하기 위하여 피고와 이 사건 합의에 이르렀다. 즉 이 사건 합의는 원고가 피고에게 지급하여야 할 최저임금 미달분이 존재하는지, 존재한다면 그 금액이 얼마인지 특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향후 분쟁의 여지를 줄이기 위하여 성립되었고, 그 합의금의 액수 역시 최저임금 미달분이 존재하지 않는 경우뿐만 아니라 최저임금 미달분이 합의금을 초과하는 경우까지 고려하여 결정되었다고 할 것이다. 그렇다면 향후 소송을 통해 소정근로시간 단축합의가 유효하여 최저임금 미달분이 존재하지 않았음이 밝혀진다 하더라도, 이는 이 사건 합의 당시부터 예상할 수 있었거나 합의 이후의 사정에 불과한 것이어서 이 사건 합의의 효력을 부인하는 근거가 될 수 없다.

다.

따라서 원고의 예비적 주장은 어느 모로 보나 모두 이유 없다.

5.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주위적, 예비적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모두 기각하여야 한다. 원고의 주위적 청구를 기각한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하여 정당하므로 원고의 항소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고, 원고가 이 법원에서 추가한 예비적 청구도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최윤성(재판장) 양소영 김혜림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