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지방법원판결

부산지방법원 2023. 11. 17. 선고 2023노1047 판결

주문

피고인과 검사의 항소를 모두 기각한다.

이유

1.

항소이유의 요지

가.

피고인

D이 한 업무의 내용과 자율성을 고려하면 D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지 않고, 설령 그렇다 하더라도 피고인은 D이 근로자라는 점을 인식하지 못하였으므로 근로기준법위반 및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의 점에 대한 고의가 없었다. 그럼에도 이와 달리 판단하여 이 사건 공소사실에 대하여 유죄를 선고한 원심에는 사실오인,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 설령 그렇지 않다하더라도 원심이 선고한 형(벌금 300만 원)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나.

검사

원심이 선고한 위 형은 너무 가벼워서 부당하다.

2.

사실오인, 법리오해 주장에 대한 판단

가.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부산 기장군 B, 2층에서 ‘C’(이하 ‘이 사건 사업장’이라 한다)라는 상호로 상시 근로자 5명을 사용하여 헬스장을 운영하는 사용자이다.

(1)

근로기준법위반

사용자는 근로자가 사망 또는 퇴직한 경우에는 그 지급사유가 발생한 날로부터 14일 이내에 임금, 보상금, 그 밖의 모든 금품을 지급하여야 한다. 다만,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당사자 사이의 합의에 의하여 지급기일을 연장할 수 있다.

그럼에도 피고인은 위 사업장에서 2013. 11. 18.경부터 2021. 7. 31.경까지 트레이너로 근무하다 퇴직한 D의 임금 5,000,000원, 연차미사용 수당 2,504,853원 등 합계 7,504,853원을 당사자 간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 없이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2)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

사용자는 근로자가 퇴직한 경우에는 그 지급사유가 발생한 날로부터 14일 이내에 퇴직금을 지급하여야 한다. 다만,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당사자 사이의 합의에 의하여 지급기일을 연장할 수 있다.

그럼에도 피고인은 위 사업장에서 2013. 11. 18.경부터 2021. 7. 31.경까지 트레이너로 근무하다 퇴직한 D의 퇴직금 17,340,177원을 당사자 간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 없이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나.

원심의 판단

원심은,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D의 휴무, 출퇴근 시각 및 휴게시간 등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는 피고인이 일정 부분 지정하였고, 휴가 사용도 미리 피고인의 허락을 받아야 했던 것으로 보이는 점, ② D은 이 사건 사업장에서 트레이너로서 개인강습(Personal Training, 이하 ‘PT’라 한다)을 하는 외에도 일반 회원들에 대한 안내, 홍보 및 청소 등 피고인이 정한 업무를 담당함과 아울러 위 사업장에서 이루어지는 단체PT도 일정 시간을 정하여 담당한 점, ③ D 등 트레이너들의 PT 대상은 자신이 직접 PT 대상으로 유치한 회원뿐만 아니라, 피고인이 해당 일정에 강습이 가능한 트레이너에게 배정해 주는 회원들도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 ④ D의 PT 업무 수행에 있어 피고인이 그 구체적 일정이나 내용을 지시한 바가 없어 보이긴 하나, 이는 PT의 성격상 트레이너가 개별 회원과 서로 일정을 조율하고 강습 내용 또한 그때마다 회원의 목표, 신체조건 등 특성을 반영하여야 하는 것이어서 그 자체로 피고인이 관여할 만한 성질의 것이 아닌 점, ⑤ 피고인은 D에게 고정 기본급(퇴사 직전 기준 월 250만 원)과 PT 강습료의 일정 비율을 PT 수당으로서 매월 지급하였는데, 이러한 PT 수당도 성과급으로서 임금의 성격을 가진다고 볼 수 있는 점, ⑥ D이 이 사건 사업장에서 트레이너로 일하면서 필요한 운동기구, 장비 등도 피고인이 제공한 점 등을 종합해 보면, D은 이 사건 사업장에서 자신의 사업을 독자적으로 행한 것이 아니라 피고인의 지휘‧감독에 따라 근로를 제공하고 그에 대한 대가로 임금을 지급받는 종속적 관계에 있었다고 봄이 상당하다고 판단하여 이 사건 공소사실에 대하여 유죄를 선고하였다.

다.

당심의 판단

1)

판단기준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계약의 형식이 고용계약인지 도급계약인지보다 그 실질에 있어 근로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하고, 위에서 말하는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 여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인사)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 수행 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ㆍ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자가 이에 구속을 받는지, 노무제공자가 스스로 비품ㆍ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하게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노무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및 근로소득세의 원천징수 여부 등 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 제공 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그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의 경제적ㆍ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07. 9. 7. 선고 2006도777 판결 등 참조). 또한 전체적으로 보아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다고 인정되는 이상, 근로자에 대한 위 여러 징표 중 일부 사정이 결여되었거나 다른 지위를 아울러 가지고 있다고 하여도 그러한 사유만으로 근로기준법상 근로자가 아니라고 할 수는 없다(대법원 2009. 4. 23. 선고 2008도11087 판결 등 참조).

2)

구체적 판단

원심이 적절히 설시한 사정에 더하여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을 종합하여 보면, D은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 관계에서 이 사건 사업장에서 근로를 제공한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고, 피고인에게 근로기준법위반 및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의 점에 대한 고의도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①

피고인과 D 사이에 2013. 11. 18.경 트레이너 계약서를 작성한 이후 별다른 서면 약정을 체결한 바 없었고, 기본급 상향 약정은 구두로 이루어졌다. D은 2013. 11. 18.부터 2014. 4. 17.까지 이 사건 사업장의 트레이너로 일하고, 2014. 4. 28.부터 2018. 2. 18.까지 팀장으로 일했으며, 2018. 2. 19.부터 2021. 7. 31.까지 매니저로 일하였다.

②

D은 2013년경에는 기본급으로 월 40만 원을 받았고, 개인 PT수업에 대하여 피고인과 D이 6:4의 비율로 인센티브를 나누어 가졌다. D은 2015년경부터 기본급 100만 원을 받았고, 그 무렵부터 개인 PT수업에 대한 인센티브를 피고인과 D이 5:5로 나누어 가졌다. D은 2016. 12.경부터 기본급 150만 원을 받았고, 2021. 2.경부터 기본급을 250만 원을 받았다.

③

한편, 이 사건 사업장의 다른 트레이너들은 기본급으로 100만 원 내지 150만 원을 받고 있는데, D은 이 사건 사업장에서 오래 근무하고 다른 트레이너들과 달리 그룹 수업을 하기 때문에 기본급을 더 많이 수령하고 있다.

④

이 사건 사업장에는 개인 PT수업뿐만 아니라 그룹수업도 있고, 그룹수업은 피고인과 D이 나누어서 진행하였다. 그룹수업은 월 내지 금요일 10시, 11시, 19시, 20시에 있는데, 월, 수, 금요일 오후 수업은 피고인이, 화, 목요일 오후 수업은 D이 담당하였다. 오전 수업은 원래 피고인이 담당하다가 최근에 D이 모두 진행하게 되었고, 이에 D의 기본급을 50만 원 인상하게 되었다. D은 그룹수업에 대한 인센티브를 별도로 받지 않고, 그 대가는 기본급에 포함되어 있었다.

⑤

D은 피고인과 이 사건 센터 직원, 트레이너들이 있는 단체 카톡방에 출퇴근을 보고하였고, 피고인은 D에게 출퇴근을 똑바로 하라거나 자리를 비우지 말고 어쩔 수 없이 자리를 비우는 경우 이를 카카오톡으로 보고할 것으로 요구하는 등 D의 근무시간을 관리하였다.

⑥

D은 이 사건 센터의 홍보전단지 제작을 담당하고, 이 사건 센터의 비품을 관리하였으며, 이 사건 센터의 블로그, 카카오톡 오픈채팅, 인스타그램을 개설하여 운영하는 등 PT수업 외에도 이 사건 센터의 행정업무에 일정 정도 관여하였다.

⑦

피고인은 이 사건 사업장 외에도 동래, 하단, 울산, 다대포에서 휘트니스 센터를 운영하였는데 이때 D은 피고인의 지시로 한 달 정도 다른 지점에서 일을 하면서 다른 지점의 기본적인 틀을 잡아 주고 오기도 하였다.

3.

양형부당 주장에 대한 판단

제1심과 비교하여 양형의 조건에 변화가 없고 제1심의 양형이 재량의 합리적인 범위를 벗어나지 아니하는 경우에는 이를 존중함이 타당하다(대법원 2015. 7. 23. 선고 2015도3260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위와 같은 법리에 비추어 기록을 살펴보면,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여러 정상을 종합하여 피고인에 대한 형을 정한 것으로 보이고, 원심이 든 사정 이외에 당심에서 원심의 형량을 변경할 만한 새로운 사정을 찾을 수 없다. 그 밖에 피고인의 나이, 성행, 환경, 범행의 수단 및 결과, 범행 후의 정황 등 원심의 양형심리 과정에서 나타난 양형의 조건이 되는 여러 사정들과 함께 검사와 피고인이 주장하는 모든 양형부당 사유들을 종합하여 보더라도 원심의 형은 적절한 것으로 판단되고, 재량의 합리적인 범위를 벗어나 지나치게 무겁다거나 가볍다고 보이지 않는다.

피고인과 검사의 각 양형부당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는다.

4.

결론

피고인과 검사의 항소는 모두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따라 이를 기각한다.

판사 문춘언(재판장) 이민령 박병주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