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당사자의 지위
원고는 산업재해보상보험법(이하 '산재보험법'이라 한다)에 따라 고용노동부장관으로부터 산업재해보상보험 업무를 위탁받은 법인이고, B(이하 '피해자'라 한다)는 ㈜C 울산사업장 소속 근로자이다.
D(이하 '가해자'라 한다)은 (차량번호 1 생략) 차량(이하 '피고차량'이라 한다)의 운전자이고, 피고는 피고차량에 관하여 보험계약을 체결한 보험회사이다.
사고의 발생
2021. 6. 14. 06:56경 울주군 E에 있는 F요양병원 부근에서 피고차량 운전자인 가해자가 신호를 대기하던 중 브레이크 페달에서 발이 떨어져 피고차량 전면부로 정차하고 있던 피해자 차량의 후면부를 추돌하였다(이하 '이 사건 사고'라 한다).
피해자는 이 사건 사고 발생일인 2021. 6. 14. G병원에서 '요추의 염좌 및 긴장, 어깨관절의 염좌 및 긴장, 경추의 염좌 및 긴장'의 진단을, 그다음 날인 2021. 6.15. 위 같은 병원에서 '경부척수의 손상 제5-6번, 요추간판의 외상성 파열'의 진단을, 추가로 2022. 5. 18. '경추추간판 탈출증 제5-6번'의 진단을 받고 입원치료 및 통원치료를 받았다.
보험급여의 지급
원고는 이 사건 사고를 업무상 재해로 인정하여 피해자에게 휴업급여 31,697,630원, 장해급여 24,905,400원, 요양급여 9,915,820원의 합계 66,518,850원을 지급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3, 7 내지 9호증, 을 제1, 2, 5, 6, 9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포함)의 각 기재 및 영상, 이 법원의 전북대학교병원장에 대한 진료기록감정촉탁 및 사실조회회신 결과, 변론 전체의 취지
당사자 주장의 요지
원고
피고차량에 관하여 보험계약을 체결한 피고는 이 사건 사고로 인한 피해자의 상해에 대하여 산업재해보상보험금을 지급한 원고에게 위 보험금에서 기왕증 30%를 공제한 나머지와 피해자의 실제 손해 중 적은 금액의 합계인 24,426,580원(= 휴업급여5,460,399원 + 장해급여 12,025,110원 + 요양급여 6,941,074원)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피고
이 사건 사고는 신호대기 중 피고차량이 피해자 차량의 뒷범퍼를 가볍게 접촉한 경미한 사고이므로, 원고가 주장하는 피해자의 상해와 이 사건 사고 사이에는 인과관계가 인정되지 아니한다.
손해배상책임의 발생
관련 규정 및 법리
모든 차의 운전자는 차의 조향장치와 제동장치, 그 밖의 장치를 정확하게 조작하여야 하며, 도로의 교통상황과 차의 구조 및 성능에 따라 다른 사람에게 위험과 장해를 주는 속도나 방법으로 운전하여서는 아니 된다(도로교통법 제48조 제1항).
한편, 일반적으로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청구 사건에서 가해자의 가해행위, 피해자의 손해 발생, 가해행위와 피해자의 손해 발생 사이의 인과관계에 관한 증명책임은 피해자가 부담하며(대법원 2020. 6. 25. 선고 2019다292026, 292033, 292040 판결 참조), 손해배상소송에서 가해자 측이 피해자 측의 상해 또는 장해, 사망 등이 기왕증에 의한 것이라고 다투는 경우 가해자 측의 그러한 주장은 소송법상의 인과관계의 부인이고 따라서 피해자 측이 적극적으로 그 인과관계의 존재 즉 당해 사고와 상해 또는 장해, 사망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다거나 소극적으로 기왕증에 의한 장해 또는 사망이 없었음을 증명하여야 한다(대법원 2000. 6. 13. 선고 2000다13337 판결 등 참조).
구체적 판단
살피건대, 이 사건 사고는 피고차량 운전자인 가해자가 주의의무를 위반하여 제동장치 등을 정확하게 조작하지 아니하고 피고차량 전면부로 피해자의 차량 후면부를 추돌하여 발생한 것이므로, 가해자에게는 위 관련 규정을 위반한 과실이 있다고 봄이 상당하다. 다만, 앞서 본 사실 및 열거한 증거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에 의하면, 이 사건 사고와 피해자의 상해 사이에 상당인과관계를 인정하기 어렵다.
이 사건 사고는 신호대기 중이던 가해자의 발이 브레이크에서 떨어지면서 피고차량이 앞서 정차하고 있던 피해자의 차량을 충돌하여 발생한 것으로, 당시 피고 차량의 속도는 매우 느리고 피고차량이 피해자 차량까지 이동한 거리도 아주 짧았을 것으로 보인다.
피고차량은 중량 955kg의 경차(모닝)로, 중량이 1,245kg인 피해자의 차량(아반떼)보다 훨씬 가볍고, 을 제1호증의1 내지 4의 각 영상에 의하면, 두 차량의 충돌 지점에 판재가 찌그러지거나, 페인트가 벗겨지는 등의 현상이 판별되지 아니하며, 피해자는 차량에 대한 별도의 수리조치 없이 수리비 명목으로 450,000원을 수령하였다.
한편, 을 제7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피해자는 이 사건 사고 발생 전인 2014년부터 '요추의 염좌 및 긴장, 어깨 긴장, 어깨의 회전근개의 근육 및 힘줄의 손상' 등의 병명으로 약 50회에 걸쳐 치료를 받아왔으며, 특히 이 사건 사고 발생 직전인 2021. 1. 5.부터 2021. 1. 28.까지도 '어깨관절의 염좌 및 긴장'으로 통원치료를 받았다. (라) 이 법원의 전북대학교병원장에 대한 사실조회회신 결과에 의하면, 감정인 H은 '이 사건 사고로 인한 충격은 경미한 것으로 판단되고, 이러한 정도로 외상성 경추추간판 탈출증이나 척수 손상이 발생하는 경우는 없다. 다만, 환자가 증상을 호소하니 경추부 염좌로 볼 수는 있겠다', 'MRI상 골절이나 연부조직 손상, 혈종, 부종 등의 급성기 외상성 병변은 관찰되지 않는다', '이 사건 사고와 경추추간판 탈출증은 의학적인과관계가 없다'는 의견을 제시하였다.
위와 같은 사실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사고로 인하여 피해자가 받았을 물리적 충격의 정도는 매우 경미하였을 것으로 보이고, 그와 같은 충격만으로 원고가 주장하는 피해자의 상해가 발생하였다는 점을 인정하기 어렵다. 또한,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해자가 이 사건 사고로 인하여 위와 같은 상해를 입었다거나, 그 상해가 피해자의 기왕증이 아닌 이 사건 사고와 인과관계가 있다는 점을 인정하기에 부족하며, 달리 이 사건 사고와 인과관계가 있는 상해의 범위 및 그로 인한 손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소결
따라서 이 사건 사고와 관련하여 피고의 피해자에 대한 손해배상채무는 존재하지 아니한다고 할 것이고, 이와 전제를 달리하는 원고의 청구는 더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이유 없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조현철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