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이 사건 소 중 계약 해지 무효확인청구 부분을 각하한다.
원고의 나머지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청구취지<1>
원고와 피고 사이의 계약에 관하여 피고가 한 2023. 3. 8.자 계약해지·해제통보는 효력이 없음을 확인한다.
피고는 원고에게 91,977,760원 및 이에 대하여 소장 송달일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12%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이유
기초사실
피고 산하 B의 재무관(이하 피고, B, B 재무관을 별도로 구별하지 않고 ‘피고’라고만 칭한다)은 2022. 11. 16. 부산광역시 B 공고 C로 물품(소액수의) 견적제출 안내 공고(이하 ‘이 사건 공고’라 한다)를 하였다. 이 사건 공고에 따르면 낙찰자는 D을 위한 디지털북키오스크 2대, 안내로봇 1대를 계약일로부터 30일 내에 납품하여야 하고, 그 기초금액(예정금액)은 8,900만 원(부가세 포함)이며, 예정가격 대비 견적금액을 88% 이상으로 입찰서(견적서)를 제출한 자 중 최저가격으로 제출한 자를 계약상대자로 결정한다.
원고는 2022. 11. 22. 이 사건 공고에 따라 견적가 78,652,150원으로 응찰하였고, 같은 날 최저가 입찰자로 낙찰되었다.
위 입찰결과에 따라 원고와 피고는 2022. 12. 12. 계약금액 78,652,150원, 납품기한을 2023. 1. 11.로 한 D 물품계약(이하 ‘이 사건 계약’이라고 한다)을 체결하였다.
한편 이 사건 공고에 첨부된 과업지시서 중 ‘III. 구매물품 세부내역’의 ‘1. 실감도서 디지털북 키오스크 세부사항’에는 “국립중앙도서관 실감서재 디지털북 콘텐츠가 설치 가능하여야 하며, 발주기관이 원하는 국립중앙도서관 실감서재 디지털북 콘텐츠를 설치하여 도서관 이용객에게 서비스할 수 있도록 구현하여야 한다. 국립중앙도서관 인터렉티브 고지도 콘텐츠의 경우 발주기관이 별도 도입한 장비에 콘텐츠를 설치하여 도서관 이용객에게 서비스할 수 있도록 구현하여야 한다.”는 내용이 기재되어 있었는데, 원고는 2022. 12. 13. 피고에게 위 내용을 삭제하여 설계를 변경하여 달라고 요청하였다. 이에 대하여 피고는 2022. 12. 15. 국립중앙도서관 실감서재 콘텐츠 설치가 가능해야 하는 과업내용은 변경 불가하고 위 콘텐츠 설치가 가능한 타사 제품을 제안하여 주면 검토하겠다는 내용으로 회신하였다.
원고는 피고에게, 2022. 12. 21. 이 사건 계약에 따른 키오스크 등 제품 금액이 피고가 설계한 8,900만 원이 아니라 1억 1,300만 원으로 확인되었음을 이유로 제품의 규격 및 사양의 변경을 요청하였고, 2022. 12. 23. 규격서와 사양서 협의 요청을 이유로 납품기일을 계약일로부터 60일로 연장하여 달라고 요청하였다. 이에 피고는 내부검토를 거쳐 2022. 12. 30.경 원고와 납품기한을 2023. 2. 10.로 변경하는 계약을 체결하였다.
⑴ 피고는 2022. 12. 30. 원고에게, 이 사건 계약의 과업지시서에 기재된 납품장비 세부사양, 제조사 정품 물품공급 확약서, 제조사 기술지원증명서의 제출을 요청하였다. ⑵ 한편 원고는 같은 날 피고에게 피고가 특정업체의 계열회사로부터 견적을 받아 물품을 부실하게 설계하여 지방자치단체입찰계약법 시행령 및 시행규칙 등 관련 규정을 위반한 것이라는 등의 이유를 들어 설계금액 및 계약금액 증액을 요청하였다. 피고는 내부검토를 거쳐 2023. 1. 10. 원고에게 원고의 요구사항을 수용할 수 없다는 내용을 통보하며 납품기한 내 과업의 이행을 촉구하였고, 2023. 2. 1. 및 2023. 2. 8. 재차 과업의 이행을 촉구하였다. ⑶ 원고는 2023. 2. 8. 피고에게, 계약금액 조정의 일방불가 통보는 부당하고, 계약금액을 증액하거나 규격서의 제품사양을 완화하는 등 원고와 협의하여 과업이행이 진행될 수 있도록 협조하여 달라고 요구하였다. 이에 대해 피고는 2023. 2. 9. 원고에게 재차 원고의 요구사항은 수용할 수 없음을 통보하면서 납품기한 내 계약이행을 촉구하였다.
피고는 원고가 2023. 3. 3.까지 이 사건 계약을 이행하지 않을 경우 계약해지를 추진하기로 내부검토를 마친 뒤, 2023. 2. 15. 원고에게 재차 계약이행을 촉구하는 공문을 보냈다. 그러나 원고가 2023. 3. 3.까지도 이를 이행하지 않자, 피고는 2023. 3. 7. 내부검토를 거쳐 이 사건 계약을 해지하고 2023년도 상반기 중으로 신규계약을 추진하기로 정한 뒤, 2023. 3. 8. 원고에게 이 사건 계약 해지를 통보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1~5, 11~13호증, 을1~17호증의 각 기재(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를 포함한다), 변론 전체의 취지
이 사건 계약해지 무효확인 청구 부분에 관한 판단
관련 법리
확인의 소에 있어서 확인의 이익은 그 대상인 법률관계에 관하여 당사자 사이에 분쟁이 있고, 그에 따라 원고의 법적 지위가 불안·위험할 때에 그 불안·위험을 제거함에 확인판결로 판단하는 것이 가장 유효·적절한 수단인 경우에 인정된다(대법원 2010. 2. 25. 선고 2009다93299 판결). 또한 확인의 소는 원고의 법적 지위가 불안·위험할 때에 그 불안·위험을 제거함에 확인판결로 판단하는 것이 가장 유효·적절한 수단인 경우에 인정되므로, 이행을 청구하는 소를 제기할 수 있는데도 불구하고 확인의 소를 제기하는 것은 분쟁의 종국적인 해결 방법이 아니어서 확인의 이익이 없다(대법원 2001. 12. 24. 선고 2001다30469 판결, 대법원 2021. 12. 30. 선고 2020다204643 판결 등).
구체적 판단
위 법리에 비추어 직권으로 보건대, 원고는 이 사건 소로써 피고의 이 사건 계약 해지가 무효임을 전제로 계약금액의 증액을 주장하며 증액된 금액의 지급을 별도로 구하고 있는바, 원고가 위와 같이 이 사건 분쟁의 종국적인 해결을 위하여 유효·적절한 다른 수단을 이미 실행하고 있는 이상 이 사건 소 중 이 사건 계약 해지 무효확인 청구 부분은 그 확인의 이익이 없어 부적법하다.
피고의 본안전 항변에 관한 판단
피고의 본안전 항변의 요지
계약금액을 증액하고 그 증액된 계약금액 및 이에 대한 지연이자를 지급하라는 것은 법률상 허용되지 않는 재판형식이므로 원고의 이 부분 소제기는 부적법하여 각하되어야 한다.
판단
이행의 소는 원칙적으로 원고가 이행청구권의 존재를 주장하는 것으로서 권리보호의 이익이 인정된다(대법원 2022. 1. 27. 선고 2018다259565 판결). 원고의 이 부분 청구는 원고의 이 사건 계약의 대금 변경요청을 피고가 거부한 것이 위법하므로 그 증액된 계약금액으로의 계약 변경이 이루어졌어야 함을 전제로 증액된 대금을 청구하는 것이므로 그 형식상 계약대금 청구, 즉 이행의 소에 해당하고, 이 사건 계약 해지의 적법 여부, 계약금액 증액 대상인지 여부 및 그 이행청구권의 존부 등은 본안에서 판단되어야 한다. 따라서 피고가 주장하는 사정만으로 이 부분 소제기가 법률상 허용되지 않는 재판형식이라거나 권리보호이익이 없다고 볼 수 없다. 피고의 이 부분 본안전 항변은 받아들일 수 없다.
본안에 관한 판단
원고 주장의 요지
피고가 납품을 요구한 이 사건 물품들은 국내 특정 회사의 독과점 제품들로, 피고로서는 입찰참가자들이 해당 물품의 가액을 확인하고 응찰하도록 이를 공고하였어야 함에도 이를 이행하지 않았다. 피고가 위와 같이 독과점 제품인 특정 모델을 지정하여 입찰 공고를 한 것이나 원고의 설계 변경 및 계약금액 증액 요청을 피고가 거부한 것 역시 부당하고, 관련 법령을 위반한 것이다. 원고가 이 사건 계약을 이행하지 않은 데에는 정당한 이유가 있고, 피고의 이 사건 계약 해지 통보는 해지사유가 없어 무효이다. 이 사건 계약의 계약금액은 91,977,760원으로 증액되었어야 하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위 증액된 대금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구체적 판단
관련 규정
지방자치단체를 당사자로 하는 계약에 관한 법률(이하 ‘지방계약법’이라고 한다) 제30조의2 제1항 제5호는 계약상대자가 정당한 이유 없이 계약담당자의 이행촉구에 따르지 아니한 경우 지방자치단체의 장 또는 계약담당자는 낙찰자 결정을 취소하거나 계약을 해제 또는 해지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지방계약법 시행령 제10조 제1항 제4호는 지방자치단체의 장 또는 계약담당자는 감정가격, 유사한 물품·공사·용역 등의 거래실계가격 또는 견적가격으로 예정가격을 결정하여야 한다고 규정하면서 제3항에서 예정가격을 결정할 때에는 행정안전부장관이 정하는 바에 따라 그 적절성과 적법성을 심사하여야 함을, 제4항에서 예정가격의 결정에 필요한 사항은 행정안전부장관이 정함을 각 규정하고 있다.
지방계약법 시행령의 위임에 따른 행정안전부 예규인 구 지방자치단체 입찰 및 계약 집행기준(2022. 12. 23. 행정안전부예규 제231호로 전부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이 사건 집행기준’이라고 한다)의 제2장 예정가격 작성요령에서는 예정가격의 정의를 ‘계약담당자가 계약을 체결함에 있어 낙찰자, 계약상대자 또는 계약금액을 결정하는 기준 등으로 삼기 위하여 입찰이나 계약 체결 전에 미리 작성 비치해 두는 가격을 말하며 개산계약을 체결하기 위하여 표준설계도 등을 기초로 하여 결정하는 개산예정가격을 포함한다.’라고 규정하면서[제1절 통칙 제2항 (나)목], 지방자치단체의 장이나 계약담당자는 예정가격을 결정할 때에는 지방계약법 시행령 제10조 제3항에 따라 “제3장 계약심사 운영요령”의 원가심사를 통하여 그 적절성과 적법성을 심사해야 한다[제2절 제2항 (사)목]고 규정하고, 제2절 제3항에서 예정가격의 결정기준으로 적정한 거래가 형성된 경우에는 그 거래실례가격(가목), 신규개발품, 특수규격품 등을 사용한 특수한 물품·공사·용역 등 계약의 특수성으로 인하여 적정한 거래실례가격이 없는 경우에는 원가계산에 따른 가격(나목), 공사의 경우 종류별 계약단가, 입찰단가와 시공단가 등을 토대로 시장상황과 시공상황을 고려하여 축적한 표준시장단가로서 관계 중앙행정기관의 장이 인정한 가격(다목), 가부터 다까지의 가격을 기준으로 할 수 없는 경우에는 감정평가, 유사한 거래실례가격이나 견적가격(라목)을 규정하고 있다.
한편 이 사건 집행기준 제2장 제3절에서는 적격심사에 따른 입찰의 예정가격 결정에 관하여 규정하고 있는데, 제1항 본문에서 지방자치단체의 장이나 그 위임을 받은 계약담당자는 기술 또는 설계 담당자(원가계산용역기관·업체 등 포함) 등이 거래실례가격·원가계산가격 및 견적가격 등에 따라 조사한 가격이나 설계가격에 대하여 적정여부를 검토한 기초금액을 작성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 사건 집행기준 제1장 입찰 및 계약 일반기준 중 제1절 제7항은 계약담당자 주의사항을 정하고 있는데, (나)목 7)에서는 입찰 및 계약시 금지해야 할 사항 중 하나로 “입찰공고나 설계서(도면·시방서·물량내역서·현장설명서)·규격서·사양서 등에 부당하게 특정 규격·모델·상표 등을 지정하여 입찰에 부치거나 계약을 하고 품질·성능 면에서 동등 이상의 물품을 납품하더라도 이를 인정하지 아니하는 사례(특히, 특정업체와의 수의계약 및 협상에 의한 계약을 체결하기 위해 특정 규격·사양 등을 명시하는 사례) 다만, 국민의 생명보호, 건강, 안전, 보건위생 등 특별한 사유가 있을 경우는 예외로 한다.”라고 정하고 있다.
또한 지방계약법 제22조 제1항은 지방자치단체의 장 또는 계약담당자는 공사ㆍ물품ㆍ용역, 그 밖에 재정지출의 원인이 되는 계약을 체결한 후 물가 변동 및 설계 변경, 그 밖에 계약내용의 변경으로 인하여 계약금액을 조정할 필요가 있으면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그 계약금액을 조정한다(제2항)고 규정하고 있다. 그 위임에 따른 지방계약법 시행령 제73조는 물가 변동으로 인한 계약금액의 조정을, 제74조는 설계 변경으로 인한 계약금액의 조정을 규정하는 한편, 제75조는 그 밖에 계약내용의 변경으로 인한 계약금액의 조정을 규정하면서 지방자치단체의 장 또는 계약담당자는 법 제22조 제1항에 따라 공사, 제조 등의 계약에서 제73조와 제74조에 따른 경우 외에 공사기간ㆍ운반거리의 변경 등 계약내용의 변경으로 계약금액을 조정하여야 할 필요가 있는 경우에는 그 변경된 내용에 따라 실비를 초과하지 아니하는 범위에서 조정하고(제1항), 지방자치단체의 장 또는 계약담당자는 단순한 노무에 의한 용역계약으로서 행정안전부령으로 정하는 용역계약에 대해서는 최저임금법에 따른 최저임금액이 변동되어 당초의 계약금액(제73조 제8항에 따라 계약금액 조정을 하는 경우를 포함한다)으로는 최저임금 지급이 곤란하다고 인정하는 경우로서 행정안전부장관이 정하는 요건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계약금액을 조정하며(제2항), 제1항 및 제2항의 경우에는 제74조 제7항을 준용한다(제3항)고 정하고 있다. 이 사건 집행기준 제1장 제1절 (나)목 13)에서는 ‘법 제22조 및 시행령 제75조의 그밖에 계약 내용의 변경에 따른 계약금액 조정 신청 시 계약담당자가 계약금액 조정신청을 거부하거나 인정하지 아니하는 사례’를, 31)에서는 ‘물품·공사·용역 등을 구성하는 재료비·노무비·경비의 책정기준 및 일반관리비율 및 이윤율을 입찰공고의 내용에 명시하지 않는 사례’를 각 계약담당자가 금지해야 할 사항으로 정하고 있다.
이 사건 계약 해지 통보의 효력에 관한 판단
위 규정에 더하여, 앞서 본 인정사실, 앞서 든 증거들, 갑6~8호증, 을18호증의 1~5, 을19호증의 1, 2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로 인정할 수 있는 아래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드는 사정들만으로는 이 사건 계약 과정에 위법이 있어 무효라거나 원고가 계약담당자의 이행 촉구에 따르지 아니한 것에 정당한 사유가 있다고 보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는바, 피고의 지방계약법 제30조의2 제1항 제5호에 따른 이 사건 계약의 해지 통보가 무효라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이에 대한 원고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이 사건 공고 및 계약 과정의 실체적·절차적 위법 부존재
피고는 지방계약법 시행령 제10조 제1항 제4호, 이 사건 집행기준 제2장 제2절 3. 예정가격의 결정기준에 따라 예정가격을 산출하기 위하여 주식회사 E 및 주식회사 F으로부터 각 견적서를 받았는데, 그 견적금액은 8,900만 원 및 9,400만 원이었다. 이에 피고는 그중 낮은 가격인 8,900만 원으로 예정가격을 산출하였고, 부산광역시 계약심사업무 처리규칙 제4조에 따라 계약심사과정을 거쳤다. 원고는 피고가 견적을 받은 위 두 업체가 모두 실질적으로 동일한 하나의 업체라는 것이나, 각 견적서 기재에는 상호, 주소, 대표자의 성명이 모두 다른 사실이 인정되고, 그럼에도 피고가 각 업체의 실질적 운영자가 동일한지도 조사하였어야 하는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달리 피고의 이 사건 공고상의 예정금액 결정을 함에 있어 앞서 본 관련 규정을 위반하였다고 볼 만한 사정이 없다.
원고는 이 사건 계약에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 및 산업안전보건법에 따른 제반 비용이 누락되었고, 소프트웨어 진흥법 및 관련 기준 등도 지키지 않아 위법하다고도 주장한다. 살피건대, 과업지시서에 따르면, 제7의 가항에서 ‘계약자가 제공하는 제품은 반드시 제조사의 정품 및 신품을 납품하여야 하며, 제조사에서 발급된 제조일자가 표시된 제품 증명서 등을 제출하여야 한다.’라고 기재하고 있는 등 낙찰자에게 해당 제품의 설계 및 제조를 요청하는 것이 아니라 위 과업지시서 중 ‘III. 구 매물품 세부내역’에 기재된 사양을 충족하는 제품의 단순 구매 및 설치를 요청하는 것임은 분명하다. 따라서 원고가 주장하는 사정만으로는 위 법령에 따른 노무비나 안전관리비 등 각종 비용이 별도의 항목으로 추가 책정되어야 한다거나 설계용역, 소프트웨어 산업 관련 규정이 적용된다고 보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사정이 없다.
원고는 이 사건 공고에서 요구하는 제품사양은 특정 업체에 특혜를 제공하는 방식의 물품 설계로서 이 사건 집행기준 제4장 제3절 제2항 (라)목 및 제1장 제1절 제7항 (나)목 7)을 위반한 것이라는 취지의 주장도 한다. 그러나 이 사건 공고 및 개찰 결과에 따르면 특정 업체와의 수의계약을 체결하기 위한 것으로 보기 어렵고, 피고가 원고에게 해당 사양과 동등 또는 그 이상의 물품 제안을 요청하였던 사정까지 더하여 보면, 원고가 주장하는 사정만으로 피고의 이 사건 계약 체결 과정이 원고가 드는 이 사건 집행기준이나 관련 법령을 위반한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
원고의 계약 불이행에 정당한 사유 부존재
이 사건 공고에는 중요 유의사항으로 공고문, 시방서 및 관련 규정의 착오 또는 미숙지 등으로 계약을 체결하고 불이행하는 경우 불이익을 받게 되니 담당자에게 반드시 문의하여 정확히 확인하고 입찰에 참가하라는 취지의 기재가 있고, 이 사건 공고에 첨부된 과업지시서(을1호증)에는 물품의 성능과 규격에 관하여 비교적 상세한 기재가 있다.
원고는 이 사건 공고에 응찰한 이후 이 사건 계약 체결 전인 2022. 12. 8. B에 견적을 받은 업체 등을 문의하였는데, 이는 원고가 이 사건 공고에 응찰하면서 최저가로 입찰받을 것만을 고려하고 해당 입찰가로 계약이행이 가능한지는 검토하지 않았던 것을 뒷받침하는 사정이다.
원고는 이 사건 계약에 따른 물품의 순수 구입비용만으로도 1억 450만 원(= 실감도서 디지털북 키오스크 4,950만 원 + 안내용 지능형 자율주행 로봇 5,500만 원)에 이르므로 피고가 제시한 기초금액 8,900만 원(부가가치세 포함)은 부당하고, 위 1억 450만 원에 원고의 투찰률 88.017%를 적용하면 이 사건 계약의 계약대금은 최소한 91,977,760원으로 변경되어야 한다는 취지의 주장도 한다. 그러나 그 근거로 제출된 갑9호증은 원고가 주식회사 G 및 주식회사 H 2개 업체로부터 안내용 지능형 자율주행 로봇의 견적을 받은 것이고 그 예상가격도 서로 다르므로 위 견적서만으로 이 사건 계약에 따른 자율주행로봇의 예정가격이 부당함을 증명하기에 부족하다. 오히려 원고를 제외한 2순위 최저입찰자인 I조합은 79,285,750원으로 이 사건 공고에 응찰하였고, 최고가 입찰자인 주식회사 J도 그 투찰금액이 89,873,000원으로 원고가 제시하고 있는 금액보다 낮은 점에 비추어 보면, 피고가 이 사건 공고에서 제시한 기초금액으로는 이 사건 계약의 이행이 불가하다거나 그 기초금액이 현저히 부당하다고 보이지 않는다.
원고가 그 삭제를 요청한 이 사건 물품의 기능요구사항은 이 사건 공고의 과업지시서에서 요청하였던 핵심적인 내용에 해당하고, 원고의 설계 변경 및 계약금액 조정 요청이 지방계약법 제22조 및 같은 법 시행령 제75조에서 정한 계약금액 조정사유에 해당한다고 보이지도 않는바, 피고가 이를 거절한 것이 부당하다고 보기 어렵다. 피고가 원고에게 기능요구사항을 충족하는 다른 제품의 제안을 요청하였음에도 원고가 그러한 검토에 나아간 바도 없다.
원고의 요청에 따라 피고가 이 사건 계약의 이행기한을 연장하여 주었음에도 원고는 그 이행기한이 지나도록 이 사건 계약을 전혀 이행하지 못하였고, 위 기한 동안에도 이 사건 계약의 계약대금 변경과 물품 설계의 변경만을 요청하고 있을 뿐 달리 이 사건 계약의 이행을 위한 구체적인 준비에 나아갔다는 사정은 전혀 보이지 않는다.
원고의 계약대금 청구에 관한 판단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의 이 사건 계약 해지 통보는 적법하다. 원고가 이 사건 계약에 따른 납품 의무를 일부라도 이행하였음을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음은 앞서 살펴본 바와 같고, 그럼에도 원고가 그 계약대금을 청구하고 있는 법률상 및 계약상 근거에 관하여도 전혀 밝히지 않고 있는바, 원고의 계약대금 청구 부분은 그 증액의 타당성 여부를 불문하고 이유 없음이 명백하다. 따라서 원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결론
그러므로 이 사건 소 중 계약 해지 무효확인 청구 부분은 부적법하여 각하하고, 나머지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하기로 한다.
판사 남재현(재판장) 박정미 길선미
각주1) 원고의 2023. 3. 20.자 청구취지 변경신청서 기재의 청구취지를 판결문 형식에 맞게 직권으로 수정하여 기재한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