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제1심판결을 취소한다.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총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제1, 2항과 같다.
이유
기초사실
부산 중구 C빌딩 신축공사를 수급한 D 주식회사는 2022. 1. 20. 위 신축공사 중 철근콘크리트공사(이하 '이 사건 공사'라 한다)를 피고에게 공사금액 9억 7,000만 원에 하도급하였다.
피고는 2022. 10. 15.경 원고에게 이 사건 공사를 평당 78만 원, 총 9억 3,600만 원에 재하도급하기로 구두 약정하였으나, 위 약정은 이내 파기되었다. 그 후 피고는 E등에게 이 사건 공사의 세부 공정을 재하도급하거나 직접 시공하여 2022. 11.경 이 사건 공사를 마무리하였다.
원고는 2022. 10. 21.경부터 2022. 11. 20.경까지 이 사건 공사 현장에 출입하였다. 원고는 이를 근거로 2022. 12. 12. 부산지방고용노동청에 피고의 사업장에서 2022. 10. 21.부터 2022. 11. 20.까지 임금조건을 일당 20만 원으로 정하여 근로하였다면서 임금체불 진정을 접수하였으나, 근로기준법 적용대상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2023. 1. 2. 행정종결 처리되었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호증, 을 제6호증의 1, 2, 을 제7호증의 각 기재, 당심 증인 E의 증언, 변론 전체의 취지
청구원인에 관한 판단
원고는, 피고로부터 일당 20만 원을 받기로 하고 2022. 10. 21.부터 2022. 11. 20.까지 30일 간 이 사건 공사 현장의 현장소장으로 근로하였으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위 기간 동안의 임금 600만 원(= 20만 원 × 30일)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주장한다.
살피건대, 원고가 제출한 모든 증거인 갑 제1 내지 8호증의 각 기재만으로는 원고가 2022. 10. 21.부터 2022. 11. 20.까지 30일 간 이 사건 공사 현장에서 피고에게 종속되어 현장소장으로 근로하였다는 점, 위와 같은 근로에 관하여 원고와 피고 사이에 일당20만 원으로 하는 임금조건의 합의가 있었다는 점을 각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오히려, 앞서 든 증거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 사정들, 즉 ① 이 사건 공사에 있어 원고의 지위나 근로기간, 근무시간 등 원고가 피고에게 어떠한 근로를 제공하기로 하였다는 점에 관한 처분문서가 존재하지 아니하는 점, ② 원고가 이 사건 공사의 진행 상황 보고, 작업인원 및 장비 배치, 자재 발주 및 관리, 공사비 집행 및 실행 내역 관리 등 현장소장으로서의 통상적인 업무를 수행하였다고 인정할 만한 자료 또한 존재하지 않는 점, ③ 한편 원고는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와 사이에 이 사건 공사와 관련하여 재하도급 형식의 약정을 체결한 적이 있었고, 임금체불 진정사건에서도 '실행소장으로서 도급계약식으로 구두계약을 하였고, 이문을 남기면 이문을 가져가고 손해가 나면 손해를 가져가는 구조이다'라고 진술하였던 점, ④ 이른바 '실행소장'은 공사현장에서 지칭되는 용어로서, 건설산업기본법 등 관련 법령상 금지된 일괄하도급을 수행하기 위하여 형식적으로는 원청의 현장소장으로 있으면서 실질적으로는 원청으로부터 하도급을 받아 자신의 위험부담과 계산으로 공사를 완성한 다음 하도급 공사대금을 지급받는(실제 지출 비용이 하도급 공사대금을 초과하거나 그에 미치지 못함으로써 발생하는 손익을 실행소장 스스로 부담하는) '변형된 형태의 하도급업자'를 의미하는 경우가 있는바, 원고도 이른바 변형된 형태의 하도급업자로서 이 사건 공사를 재하도급 받으려고 하였던 것으로 보이는 점, ⑤ 원고는 이처럼 재하도급을 기대하고 이 사건 공사 현장에 출입하기는 하였으나 상주하지는 않은 것으로 보이고(오히려 원고는 이 사건 공사 당시 F의 이사직을 수행하고 있었다), 철근 시공 및 콘크리트 타설과 관련하여 일부 현장 지시를 한 것으로 보이기는 하나, 그 지시마저도 잘못되어 피고가 이에 항의하면서 원고에게 이 사건 공사 현장에 출입하지 말 것을 통보한 것으로 보이는 점, ⑥ 원고가 일부 현장 지시를 한 것으로 보이는 공정 관련 인부 노임 및 자재대금도 피고 또는 해당 공정의 재하도급업체가 부담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이 사건 공사 현장에서 피고에게 종속되어 임금을 목적으로 근로를 제공하였다고 볼 수 없고, 현장소장으로서의 근로 내용 및 임금의 범위도 특정할 수 없다.
따라서 원고가 이 사건 공사 현장의 현장소장으로 근로하였음을 전제로 하는 이 사건 임금 지급 청구는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
결론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여야 한다.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달리하여 부당하므로, 제1심판결을 취소하고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판사 이보람(재판장) 김윤희 이미경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