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지방법원판결

부산지방법원 2024. 8. 28. 선고 2024나44785 판결

주문

1.

피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2.

항소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인정사실

가.

원고는 2020. 3. 16.부터 2022. 5. 30.까지 자동차정비업을 영위하는 피고에 고용되어 근무하였다.

나.

피고는 “원고의 2020년 3월 임금 1,225,807원, 2021년 9월 임금 388,172원, 합계 1,613,979원의 임금 및 퇴직금 8,735,812원을 당사자 간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 없이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아니하였다.”는 범죄사실로 기소되어 2023. 6. 1. 제1심(부산지방법원 서부지원 2022고정854호)에서 벌금 200만 원을 선고받았고, 피고의 항소로 진행된 항소심(부산지방법원 2023노2081호)에서 2024. 7. 4. 항소기각판결을 선고받았으며, 2024. 7. 12. 확정되었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제2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판단

가.

청구원인에 대한 판단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피고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원고에게 미지급 임금 및 퇴직금 10,349,791원 및 이에 대하여 퇴직일로부터 14일 이후인 2022. 6. 14.부터 다 갚는 날까지 근로기준법이 정한 연 20%의 비율에 의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나.

피고의 주장에 대한 판단

1)

주장의 요지

피고는 원고와 사이에 급여를 세전 400만 원으로 정하였고, 세금을 공제한 월 급여 실 수령액 약 340만 원에 퇴직금 40만 원을 포함하여 매월 실 급여로 380만 원을 지급하였으므로, 퇴직금 지급의무가 없다. 설령 그것이 퇴직금 지급으로서의 효력이 없다고 하더라도, 피고는 원고에 대하여 위 금액 상당의 부당이득반환채권을 가지므로, 이를 자동채권으로 하여 원고의 위 임금 등 채권과 상계한다.

2)

관련 법리

사용자와 근로자가 매월 지급하는 월급이나 매일 지급하는 일당과 함께 퇴직금으로 일정한 금원을 미리 지급하기로 약정(이하 ‘퇴직금 분할 약정’이라 한다)하였다면, 그 약정은 퇴직금 중간정산으로 인정되는 경우가 아닌 한 최종 퇴직 시 발생하는 퇴직금청구권을 근로자가 사전에 포기하는 것으로서 강행법규에 위배되어 무효이고, 그 결과 퇴직금 분할 약정에 따라 사용자가 근로자에게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지급하였다 하더라도 퇴직금 지급으로서의 효력이 없다. 한편 근로기준법상 임금은 사용자가 근로의 대가로 근로자에게 지급하는 일체의 금원으로서, 근로자에게 계속적ㆍ정기적으로 지급하고 그 지급에 관하여 사용자가 단체협약, 취업규칙, 급여규정, 근로계약, 노동관행 등에 따라 지급의무를 부담하는 것을 의미한다. 그런데 근로관계의 계속 중에 퇴직금 분할 약정에 의하여 월급이나 일당과는 별도로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지급하였으나 퇴직금 분할 약정이 위와 같은 이유로 무효여서 퇴직금 지급으로서의 효력이 없다면 위 약정에 의하여 이미 지급한 퇴직금 명목의 금원은 ‘근로의 대가로 지급하는 임금’에도 해당한다고 할 수 없다. 따라서 사용자는 법률상 원인 없이 근로자에게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지급함으로써 그 금액 상당의 손해를 입은 반면 근로자는 같은 금액 상당의 이익을 얻은 셈이 되므로, 근로자는 수령한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부당이득으로 사용자에게 반환하여야 한다고 보는 것이 공평의 견지에서 합당하다. 다만 퇴직금 제도를 강행법규로 규정한 입법 취지를 감안할 때 위와 같은 법리는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에 실질적인 퇴직금 분할 약정이 존재함을 전제로 하여 비로소 적용할 것이어서, 사용자와 근로자가 체결한 당해 약정이 실질은 임금을 정한 것에 불과함에도 불구하고 사용자가 퇴직금의 지급을 면탈하기 위하여 퇴직금 분할 약정의 형식만을 취한 것인 경우에는 위와 같은 법리를 적용할 수 없다. 즉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에 월급이나 일당 등에 퇴직금을 포함시키고 퇴직 시 별도의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합의가 존재할 뿐만 아니라, 임금과 구별되는 퇴직금 명목 금원의 액수가 특정되고, 위 퇴직금 명목 금원을 제외한 임금의 액수 등을 고려할 때 퇴직금 분할 약정을 포함하는 근로계약의 내용이 종전의 근로계약이나 근로기준법 등에 비추어 근로자에게 불이익하지 않아야 하는 등, 사용자와 근로자가 임금과 구별하여 추가로 퇴직금 명목으로 일정한 금원을 실질적으로 지급할 것을 약정한 경우에 한하여 위와 같은 법리가 적용된다(대법원 2020. 8. 27. 선고 2017다290613, 290620 판결 등 참조).

3)

판단

갑 제1 내지 5호증, 을 제6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에 피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원고와 피고 사이에 퇴직금 중간정산의 합의가 있었다거나 실질적인 퇴직금 분할약정이 있었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원고와 피고 사이에 그러한 약정이 존재하였다는 점을 전제로 한 피고의 위 주장은 모두 이유 없다.

①

피고는 원고와 처음 근로계약을 체결한 2020년 3월은 물론, 그 이후에도 서면으로 퇴직금 분할 약정서 등을 작성한 적이 전혀 없고, 원고에게 급여대장상 급여(평균 230만 원)와 현금을 합하여 총액 380만 원을 지급한 것으로 보일 뿐, 피고가 원고에게 매달 지급한 금원 중 월급 명목과 퇴직금 명목의 금원이 각 얼마씩인지 특정할 수 있는 별다른 자료가 없다.

②

원고는 고용노동청에서 “저는 380만 원에 대해서만 들었지 세전 금액이 어떻게 되는지 알지 못했습니다. (피고가 원고에게 지급한 380만 원과 340여만 원의 차액이 퇴직금 명목이라고 주장하는 것에 대하여) 처음 듣는 내용이고, 피고의 일방 주장입니다.”라고 진술하면서 “피고가 월 급여를 400만 원이라 주장하는 부분에 대하여 잘 모르지만 이의가 없다.”거나 “세전 임금을 400만 원을 기준으로 하여 법정 퇴직금을 계산한 것에 대하여 이의가 없다.”는 취지로 진술하였을 뿐인바, 이러한 점에 비추어 원고가 근로계약 당시 월 급여가 세전 400만 원인 사실을 알고 있었다거나 피고의 주장과 같이 퇴직금을 포함하여 380만 원을 지급받기로 합의하였다고 인정하기 어렵다.

③

설령 피고가 퇴직금 분할 약정에 따라 원고에게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지급하여 왔다고 하더라도, 위 약정이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 제8조 제2항에서 정한 퇴직금 중간정산으로 인정되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볼 아무런 근거가 없으므로 강행법규 위반으로 무효이고, 위 약정에 따라 지급된 돈은 퇴직금 지급으로서의 효력이 없다.

3.

결론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여야 한다.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하여 정당하므로, 피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판사 고종영(재판장) 금덕희 이상균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